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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30분을 넘게 혼자걸어서...

속상한맘 조회수 : 1,810
작성일 : 2009-09-17 10:00:42
초등1학년 아이를 둔 맞벌이 엄마 입니다.
아이가 지금 학교를 마치면 예전에 다니던 어린이집의 방과후교실에 다니고 있어요

근데, 어제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는데, 방과후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그 시간이 12시 50분이었죠.
아이가 끝나는 시간은 급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12시 10분입니다.

전화를 해서 하신다는 말씀이...
원래 항상 가시던 차량 선생님이 오늘 어린이집 행사로 조금 늦어져서 다른 차량 선생님께 부탁을 했는데, 조금 늦게 픽업을 갔더니 아이가 없다...
그래서 태워오지 못했다..
순간 눈앞에 캄캄 해지더군요.
저희아이 남자 아이인데도 겁이 워낙 많고 소심해서 평소에도 걱정을 많이 하거든요..
근데 끝마치고 40분 이라는 시간을 아이가 혼자 헤매고 있을 생각을 하니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고 빨리 집으로 가봐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안들었어요.
회사에 집에 다녀와야 겠다는 얘기를 하고 운전대를 잡았는데, 무슨 정신으로 갔는지도 모르겠어요
회사에서 집까지는 차로 20분 정도 거리입니다.
출발하고 10분쯤 지나서 다시 전화를 해보니 선생님이 아이를 찾아서 학교로 집으로 찾아 다녔는데, 정작 아이는 얼굴이 시뻘겋게 되어서는 걸어서 왔더랍니다.
그 거리가 어른걸음으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아이가 무사히 도착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저 워낙 눈물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고, 갑자기 긴장도 풀어지고..(나중에 생각하니 좀 창피하기도 했어요)

진정을 하고 어린이집에 도착을 해서 아이에게 어떻게 된거냐고 물으니 학교를 마치고 항상 차량이 기다리고 있는곳으로 갔는데 차량이 없더랍니다.
근데 한참을 기다려도 안와서 생각을 해보니 오늘 어린이집 동생들이 포도밭으로 견학을 간다고 해서, 차량이 안오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래요.
그래서 엄마는 집에 당연히 없고 혼자서 걸어 가야겠다 생각을 했다네요..
참 대견했습니다.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하겠다고 몇번씩이나 죄송하다는 선생님께 앞으로는 신경좀 더 써주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회사로 돌아와 일을 마친후 퇴근을 하고 보니 아이 발 뒤꿈치에 물집이 잡혀있어서 또한번 속상했습니다.
앞으로는 차량이 늦어도 절대로 혼자 움직이지 말고 오실때 까지 교문앞에서 기다리라고 신신당부도 했구요..

평소에 당차고 똑부러지는 아이들이라면야 별일 아닐수도 있겠지만, 평소에 성격을 잘 아는터이라 어제의 일이 저에게는 적잖은 충격이기도 했네요..
그래도 저희아들 장하지요?



IP : 211.226.xxx.21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9.17 10:05 AM (58.226.xxx.20)

    제가 다 눈물이 핑도네요.
    그 몇십분 동안 혼이 쏙 나가셨겠어요.
    1학년, 아직 애기인데... 혼자 걸어갈 생각을 하고...
    대견해요.

  • 2. 눈물나네
    '09.9.17 10:09 AM (116.122.xxx.194)

    맞벌이 하시느라 힘드신데..
    육아가 문제지요 ...
    아이가 참 대단하네요
    눈물이 나네요
    그 먼 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걸어 갔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 3. 아이고
    '09.9.17 10:10 AM (61.98.xxx.138)

    저도 코가 시큰해져 와요...
    너무 장해요....
    정말...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이도 자라고, 엄마도 자라게 하는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되세요~

  • 4. 천만다행
    '09.9.17 10:12 AM (125.241.xxx.2)

    아이에게 20-30분이면 정말 긴 시간인데..정말 다행이예요.
    저라면 힘이 풀려 운전도 못 했을 것 같아요.
    요즘은 세상이 험하니 다 큰 아이들도 안심이 잘 되지 않구요...
    남들은 과보호라해도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구요
    아이도 너무 당황했을텐데 대견하네요

  • 5. 저두 초1맘
    '09.9.17 10:12 AM (211.179.xxx.250)

    전 직장맘은 아니고 전업주부인데요...
    아이 학교 끝나고 태권도 차 타고 집에 오는데...
    가끔 걸어올때가 있더라구요...
    숙제를 끝내고 오는경우라든지...선생님이 시키신 공부 다 못했을때...
    좀 늦게 나오면 태권도차가 가버려서...
    두어번 걸어왔어요...
    얼굴이 벌개지고...옷이 젖어서..(땀으로) 왔었어요...
    아이걸음으로 30분정도 걸리네요...저희두...
    첨엔 어찌나 속상하고...맘이 아프던지...(저희 아이가 또래보다도 훨씬 작거든요...말랐고)
    요샌 아침에 100원씩 줘요...혹 태권도 차 놓쳤을경우...문구점 앞에 공중전화에 가서
    엄마에게 전화하라구요...

  • 6. 햇살
    '09.9.17 10:20 AM (220.72.xxx.8)

    저도 하루하루가 힘든 맞벌이 맘인데...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리셨어요..
    별일없이 원으로 돌아왔다니 다행이고 또 다행입니다..
    제 일이였다고 생각만해봐도 가슴이 내려앉네요.
    그래도 한편으론 정말 대견하고 장해요!

  • 7. 어휴,,
    '09.9.17 10:21 AM (61.81.xxx.124)

    요즘 하도 세상이 흉하니 아이가 조금만 안보이면
    심장이 쿵해요 얼마나 아이가 힘들었을까...

  • 8. 장하네요
    '09.9.17 10:25 AM (211.61.xxx.13)

    저도 맞벌이맘이라 공감이 200% 됩니다.
    초등학생이라면 좀 이르겠지만 휴대폰 사 주시고,
    그런 일이 생기면 어린이집 선생님이나 엄마에게 전화하라고 하세요.
    맞벌이맘의 아이들은 휴대폰이 꼭 있어야 합니다.

  • 9. ..
    '09.9.17 10:35 AM (118.33.xxx.194)

    저도 맞벌이에요. 이런 경험 몇 번 있었던듯.
    초등학교 1학년이면 좀 어리긴 하지만 휴대폰 생각해보세요.
    울 애도 셔틀 놓친 적이 몇 번 있었으나 저랑 통화하면서 이동하니까 훨씬 맘도 놓이고 애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어요.
    학원차량 운전자분과도 애가 직접 통화할 수 있고요.
    요즘 모든 통신사들이 아이들을 위한 키즈요금제가 있는데 대략 월 12000원에 아이 현 위치를 2시간 마다 알려줘요. 인터넷 정보 이용은 안되도록 아예 차단할 수도 있구요.
    생각해보세요

  • 10. 에고
    '09.9.17 10:41 AM (125.177.xxx.139)

    읽는 저도 맘이 안좋네요.
    휴대폰을 사주시는 게 좋겠어요.

  • 11. 저도
    '09.9.17 10:42 AM (59.12.xxx.32)

    똑같은 일이 있었어요.울 아들은 신발도 못갈아신고...큰 차들이 빈번히 다니는 큰 길을 한참동안 걸어왔더라구요.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데요.1학년아이가...'엄마가 집에 없으면 이렇게 해야겠다.' 맘속으로 계획하면서...집에 도착해서 저 보자말자 울더라구요.저도 울고...그래도 대견하더라구요.근데 아이한테 그게 충격이었던것같아요.또 반복될까봐 자꾸 확인하는 습관이 생겨서...전 휴대폰 사줬어요.학교안에서는 꺼놓고 급식다 하면 켜고...한시간마다 아빠,엄마한테 위치추적해서 알려주고...지금생각해도 눈물나요~

  • 12. ..
    '09.9.17 11:43 AM (211.219.xxx.78)

    저도 울컥하네요... ㅠㅠ

  • 13. ...
    '09.9.17 1:17 PM (211.193.xxx.24)

    꼭 휴대폰 사주세요. 저도 맞벌이맘인데 휴대폰이 아이 보호자와 같습니다. 게임이나 기타 핸펀요금으로 인한 문제점도 많지만 휴대폰이라도 애가 지니고 있어야 맘이 편합니다. 1학년이면 아직 아기인데... 제가 다 울컥하네요. 학원 차량샘들 다시 한번 주의주셔야 합니다. 그 분들도 고충이 있지만 사정있으면 다른 분이 대타 뛰는 경우도 많거든요. 저학년은 휴대폰 있어도 그닥 문제 없습니다. 꼭 사주세요.

  • 14. ㅠㅠ
    '09.9.17 5:07 PM (78.48.xxx.196)

    정말 장하고 듬직한 아들이네요.^^
    그 먼길을 또 어떻게 알았을꼬?? (제가 워낙 길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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