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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이야기...
친정아버지는 5년전 돌아가시고 제가 아버지라고 부를수있는 분은 저희 시아버님뿐이네요...
시아버님 이혼하시고 혼자 사세요.. 비록 어머님과는 잘 맞지 않아 제가 결혼할때쯤 이혼하셔서 혼자 사시지만 한
번도 저희에게 힘든내색 안하시는 분입니다.
제가 결혼해서 얼마 안 있다가 집들이가 있었는데요...아침 7시경 전화 벨이 울리는 겁니다. 잠결에 받으니
아버님이 문앞에 아이스박스 놔두고 간다고 냉장고에 음식넣고 수박이랑 음료는 아이스박스에 넣어놔라 하시고
는 전화를 서둘러 끊으시더라구요. 잠들깬눈 비비면서 나가보니 현관앞에 정말 커다란 아이스박스에 얼음 가득
채워서 놔두고 가셨더라구요. 저희집이 연립이라 2층까지 들고 오기도 힘드셨을텐데 어찌 옮기셨을까 할 정도로..
그리고 또 한동안 연락없이 지내다가 (그쯤에 의성으로 울릉도로 봉사하러 다니셨어요..핸폰이 없어서 어쩌다
아버님 전화 오는것만 받을수 있었구요... 아버님 연락처 절대 안 알려주셔서 연락을 할수 가 없었어요)
제가 임신하고 7개월쯤.... 오전에 아침먹고 있는데 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아버님께서 집앞에 또 무언가를 놔두고
간다고 얼른 들여 놓으라고 하시더라구요. 나가보니 한우 꼬리랑 족이랑....한보따리 사다 놓고는 또 바람처럼
사라지셨어요...그때 아~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는 말이 이럴때 하는 말이구나 라는 생각할정도로 너무
좋더라구요.
그뒤로도 뭐 좋은 과일보면 한번씩 한 보따리 사다 놓고 몰래 가시곤 했어요...
그렇게 곰국 열심히 먹고 낳은 딸이 이제 7살이네요.
요즘엔 억지로 억지로 핸드폰 해 드려서 언제든지 목소리 듣고 싶을때 통화해서 이야기 하지만 얼굴은 일년가야
명절때 2번만 만나 뵐수 있어요...
올여름에도 거봉이 맛있때쯤 두상자 애기 아빠 회사에 사가지고 오셨다는데 다리 한쪽을 절뚝이시더랍니다.
전화해서 어디가 편찮으시냐 물어보니 산에서 내려오다 넘어지셨다고 괜찮으시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어제 우연히 전화해서 어디시냐고 물어보니 보건소 가시는 길이라 하시더라구요.
넘어진 다리를 또 넘어져서 계단을 아예 오르지 못하신다고 할수없이 보건소에 가야겠다고 하시는걸 설득에 설득
을 해서 어제 아버님 만나 정형외과 가서 사진도 찍어보고 약도 먹고 주사도 맞고 왔습니다.
병원비 18,000원.....이 돈 아끼실려고 보건소에 다니신거였어요...
명절때 한번씩 아버님 뵈면 늘 정장 입고 깔끔하게 오셔서 전 정말 아버님이 잘 계시는줄 알았습니다.
어제 갑자기 만나 아버님은 옆단이 터진 바지에 어디서 기념품으로 받으신 폴로 티를 입고 계셨는데 죄책감이
많이 밀려옵니다.
올해가 칠순이신데 (9/22) 미역국도 싫다 명절때나 보자며 가시는데 가슴이 메여지더라구요.
오늘 바지 2벌에 가을 잠바 하나 사놓고 보면서 한숨만 쉬고 있네요.
내 입에 들어가는건 좋은것 이쁜것만 사서 걸치면서 그동안 옷 한번 사드려 보질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버님.......
1. 글보니
'09.9.16 2:42 PM (220.70.xxx.185)눈물이 왈칵나네요ㅠ 같이 사셨으면 좋겠어요
2. 어머
'09.9.16 2:43 PM (211.219.xxx.78)눈물이 나는 글이네요..
며느리를 저렇게나 극진히 사랑해주시는 아버님이나..
그 아버님 사랑 잊지 않고 보답해드리는 며느님이나..
모두 눈물납니다 ㅠㅠㅠ
아버님 부디 건강하시기를 바래요..3. 호야
'09.9.16 2:44 PM (222.116.xxx.81)자주 얼굴 뵈 드리세요
그게 최고입니다4. 니
'09.9.16 2:47 PM (118.37.xxx.194)뭉클해요
짐돼실까봐 아버님 마음 헤아려 드려야 겠네요5. 휴
'09.9.16 2:48 PM (218.38.xxx.130)정말 너무 겸손하신 아버님이세요
아들 부부 잘 사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신가봐요...
더더욱 잘해드리고 싶어지시겠어요...
예쁘게 사세요..^-^6. ..
'09.9.16 2:49 PM (222.107.xxx.181)참 좋은 분이네요,
앞으로도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7. masca
'09.9.16 2:50 PM (211.199.xxx.74)눈물이 와락~~
아버님 건강하세요~~~8. 잘해드리세요
'09.9.16 2:52 PM (121.180.xxx.228)정말 부럽네요.
9. 진정
'09.9.16 2:52 PM (59.26.xxx.138)부럽습니다.
저도 이렇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과 고마움을 가지고 시부모님을
대하는게 소원입니다..10. ...
'09.9.16 2:53 PM (180.65.xxx.128)그런 분이랑 시어머니는 왜 이혼을???
11. 아버지
'09.9.16 2:54 PM (119.67.xxx.242)15년전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맺힙니다..
불쑥 들어오면 며늘이 불편할까바 전화로 말씀하시고..
저토록 며늘 사랑이 지극하신 분도 계신데..
평생을 모시고 살아도 불만이 가득하신 분도 계시답니다..
아버님 마음 편하게 해드리시는것도 좋구요..
가끔씩 찾아 뵈면 되지요..12. 저도
'09.9.16 2:57 PM (58.227.xxx.149)돌아가신 아버지 생각하면서 눈물닦고 있네요
살아생전 정말 정없이 대해드렸는데
그래도 이런글보면 생각나고 죄송하고 그래요13. 마음으로만
'09.9.16 2:58 PM (122.47.xxx.7)여기다 고마운 아버님이라고 글한번 올리는거보다
한번더 찾아뵙고 따뜻한 진지라도 대접하세요
감사한맘은 맘으로만 가지지 마시고 표시를하세요
돌아가시면 더욱더 슬퍼집니다
표시를 하세요꼭!!14. 에이~
'09.9.16 3:03 PM (121.154.xxx.97)물론 따뜻한 진지도 해드리고
또 글도 올리면 되지요~15. 정말
'09.9.16 3:07 PM (211.40.xxx.26)정말 눈물 납니다.....
님이 복이 많으신듯 합니다
자주 자주 찾아 뵙고 말동무 해드리는 것만으로도 아버님은 행복해하실겁니다
부럽습니다16. 멋진
'09.9.16 3:10 PM (61.248.xxx.1)멋진 시아버지 시네요
정말 무던한 아버지의 정을 지대로 느낄수 있네요
앞으로 더 잘채겨드리면되죠 뭐17. 저런
'09.9.16 3:20 PM (58.224.xxx.7)시부라면 저도 열과 성을 다해 섬겨 드리고 싶어요
결혼 19년동안 자식에게 주는 건 하나 없이 너무도 당당하게
다고다고하시는 울 시부와는 하늘과 땅 차이네요 쩝~18. 아빠
'09.9.16 3:25 PM (116.206.xxx.124)나쁜 시아버님 이야기인줄 알고 들어왔다
저 도 눈물났어요.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19. 좋으신분이네요..
'09.9.16 3:26 PM (121.179.xxx.231)부모지만 존경심이 가는 분이네요..
항상 그 고마움 잊지 마시고
건강할때 좀더 신경써 드리세요..20. ...
'09.9.16 3:36 PM (124.216.xxx.190)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네요.
마음이 참 예쁘시네요... 건강하시길 빌께요.21. .
'09.9.16 3:44 PM (125.246.xxx.130)저도 울컥해지네요. 하지마라 오지마라 하시겠지만
일년에 딱 두번밖에 안보다니요.
자식 효도는 별것 없어요. 그저 자식들 얼굴 자주 보여드리는 게 젤 큰 효도입니다.
손녀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요. 오지랖같지만 일년에 최소 4번(명절 2번, 어버이날 즈음, 생신과 추석이 가까우니 휴가즈음) 정도는 보셨으면 합니다.
저희 상하로 극과 극인 거리에 살고 있지만 일년에 6번은 가거든요.22. 우리
'09.9.16 3:52 PM (115.23.xxx.206)친정아빠 같으세요..
말년에 수위하시다 새벽에 교대 하시면 성남에서 구로동까지 오셔서, 절뚝이는 다리로
이따만한 수박이랑, 포도랑 해서 들고 오셔서, 7시경에 오셔서 잠든 딸년 깨워 출근시키시고
한숨 주무시고, 식사도 안 하시고(집에 혼자 사니 먹을것이 없었어요) 11시쯤 열쇄 잘 꽁꽁
숨겨 놓으셨죠.. 돌아가셔서 한이 됩니다.. 이제 결혼해서 딸하나 있는데. 울 아버지
동네 애들만 보면 이뻐서 업고 다니셨는데.. 하나 있는 손녀딸은 얼마나 귀애하셨을꼬..23. 에고...
'09.9.16 3:58 PM (59.1.xxx.154)일단 부럽습니다~
좀 더 찾아뵈는거 어떨까요??24. 근데
'09.9.16 4:16 PM (211.219.xxx.78)정말 일년에 2번 찾아뵙는 건 너무 적네요..ㅠㅠ
25. 정말~
'09.9.16 5:40 PM (115.22.xxx.80)부럽네요. 제 시아버님과 비교 될 정도로...ㅜㅜ...
그런 정성을 한번이라도 받았다면 정말 잘 해 드릴텐데...며느리 우습게 아는 울 시부는 말로서 복을 다~차시는 분인지라...원글님도 마음이 따뜻한 분 같으니 잘하고 계시리라 생각해요. 행복하세요~^^26. 그런 시부도
'09.9.17 5:06 AM (111.171.xxx.102)계시는군요. 시댁갈때 바빠 빈손이면 서운하다고 어머니께 얘기하시고
저희 쳐다도 안봅니다.
매달 드리는 생활비는 생각도 안하시네요.
자주 안온다 짜증에 그 비위를 누가 맞출까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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