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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애들이란... (가볍게 써봅니다)

그냥요^^; 조회수 : 3,710
작성일 : 2009-09-14 00:12:05
밑에 공부 잘하는 아이 얘기가 나와서요.
저도 어릴때 공부 잘하는 아이였거든요-_-; 설렁설렁... 요령 피우고.. 공부 별로 안하는...
사실 내신은 별로 안좋았어요. 하지만 수능은 언제나 1등급이었어요.
과탐이 좀 안나오길래 겨울방학에 단과특강 한번 들었더니 바로 1등급...;;;
내신이 좀 안좋길래... 공부 좀 해볼까 해서 했더니 내신도 팍 오르더라고요. 그래봤자 딱 한번만 하고 안했어요.
뭐 수능만 잘나오면 되지~~~ 뭐 이런 마인드여서 -_-; (쿨럭)

거의 만날 책만 보고... (소설책등) 공부 거의 안해서 엄마가 좀 속상해하셨죠.
저희 엄만 제가 공부를 좀 했다면 서울대에 갔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셔요.
결국 서울대는 못갔어요~ (바로 그 아래 대학에 갔죠)

그래서 저는 항상 난 공부한 적이 없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길이 좀 사교육 쪽으로 풀려서... 지금 애들 가르치거든요.
근데 애들 가르치다보면... 애들이 정!말!로! 공부를 안해요. 애들하고 비교해보니까
저는 공부를 효율성 있게 열심히 한 거더라고요.

일단 애들을 좀 분류해보면요.


1. 머리는 잘 도는데 공부 안하는 아이 --> 성적 나쁨

2. 머리는 (엄청!) 잘 돌면서 공부 안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 --> 그런데 성적은 좋음

3. 머리도 그럭저럭 잘 돌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는 아이 --> 성적은 좋은 편이고 매우 잘하는 경우도 많음

4. 이해력은 좀 떨어지지만 공부 무척 열심히 하는 아이 -->  성적은 좋은 편이고 잘하는 경우도 많음 그러나 한계가 있을지도...

5. 이해력은 좀 떨어지지만 공부 무척 열심히 하는 아이 --> 그런데 성적이 안 나온다

6. 이해력도 떨어지면서 공부 안하는 아이 --> 성적 나쁨


가장 바람직한 유형은 3번이겠죠... ^^
2번 유형은 자기가 깨달아서(?) 의지가 뒷받침되는 경우에는 천재가 됩니다.
가장 안타까운 건 5번 유형이죠.


82에도 공부 매우 잘 하셨던 분들 많으실 거예요...
혹시 읽으시다가 이건 아니다! 라거나
자기의 비법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기탄없이 답글 달아주세요.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건 그냥 소일삼아 올려보는 게시글이고요... 그냥 재미삼아, 혹은 도움이 될까 싶은 부분도 있어서 올리는 거니까...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그리고 공부 잘하는 법~~~에 관련된 책 이런 건 시중에 많이 나와있으니까요.


일단 부모님들이 착각하시는 게
자기 애는 머리가 좋은데 공부를 안한다~
이런 경우가 꽤 많은데요

그런 애들은 그냥 하기만 하면 공부가 잘 되는 애들은 절대로 아니에요.

머리가 좋은 애들은 (즉 공부가 타고난 애들은) 공부를 하는데 별 고통(?)이 필요없어요.
공부를 하려면 앉아서 그걸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하잖아요? 집중력과 의지를 가지고.
그런데 공부를 타고난 애들은 이해력과 집중력을 타고난 애들이에요.

공부란 게 이해+암기인데
사실 암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거든요?
이 암기는요, 집중력과 반복학습(노력)이 필요해요.

그런데 공부를 타고났다는 건
이해함과 동시에 암기가 되는 걸 의미해요.

즉 수학 공부를 한다고 쳐요.
수학을 잘하려면
공식 유도부터 할 줄 알아야 돼요.
그냥 문제만 풀어서 되는게 아니고요...

공부 타고난 애들은요
문제를 풀다가 걸려요 (음 이건 왜 이렇지?) 궁금해지거든요
그러면요 공식 유도나 뭐... 개념원리부터 찾아봐요 스스로
궁금하니까요

그게 아니라도
공식 유도부터 배우잖아요 보통?
그거 디게 복잡해 보이는데
처음부터 죽- 따라가면 이해가 돼요.
이해가 되면서 그냥 외워지는 거예요...
아~ 이건 이런 원리구나~ 하면서 머릿속에 바로 입력돼요.

즉 이런 종류의 애들은
공부의 고통이 좀 덜하거나
있더라도 그걸 상쇄해주는 희열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한 번 붙잡으면 공부를 오래할수 있게 되거든요

그리고 공부는 암기인데
시작한 지 30분 정도 지나면 제대로 시동이 걸리면서
그때부터는 내가 지금 공부하는 걸 거의 그대로 스캔하는 수준이 되거든요.
바로 그 순간이 공부의 기쁨이 느껴지는 순간이에요.

근데 애들이 이런 공부의 기쁨을 잘 모른답니다.


위로 올라가서,
1번 유형은 공부의 기쁨을 느끼는 임계점을 못 넘은 아이들이에요.
그렇다고 한번 보면 척 알 정도로 공부 머리는 타고나지 못한 아이들이고요,
강의를 듣거나 할 경우에는 쉽게 이해하는 아이들이에요.
가르쳐보면, 머리는 잘 도는데 대체로 끈기나 집중력이 없어요.
수업 들을 때는 아 알겠어 고개 끄덕이는데
혼자서는 30분 이상 꾸준히 앉아서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이죠.
이런 애들은 공부 습관이 문제에요.
1번 유형의 아이들은 3번 유형의 아이들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런 아이들은...
부모님 혹은 선생님들이 당근과 채찍(여기에 강조)으로 열심히 이끌어줘야 하는 아이들이에요.
사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어릴적부터 공부 습관부터 잡아줘서... 자기 스스로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가장 좋은데요
뭐 안 되면 좀 강압적으로라도-_- 다루거나, 잘 달래서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봐요.
근데 이런 애들은 한계가 있어요, 분명히.

이런 애들을 다루는 건
애들마다 다 달라서요,
때린다, 혹은 혼낸다-_-;는 협박이 통하는 애들도 있고요
마구마구 칭찬해주는 게 통하는 애들도 있고요(주로 남자애들)
공부를 잘 했을 경우 얻어지는 환상적인 미래를 미리 체험해주는 게 효과적인 애들도 있고...
다 다른 것 같아요.
근데 대체적으로 칭찬해주는 게 좋고요 (혼자 힘으로 조금이라도 잘 해내거나 성적이 올랐을 경우 마구마구 칭찬)
기를 꺾는 말은 안하는 게 좋고... 대신 약속한 걸 안했을 경우에는 눈물 쏙 빠지게 혼내야 돼요.
뭐 아무튼 공부를 잘 하게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_-;

안타까운 건 5번 유형인데요
이런 애들은

좀 안됐지만 정말 머리가 나쁜 애들이 있고요
근데 정말 머리가 나쁘다기보다는... 기초가 너무 안되어 있어서
나중에는 쌓아도 쌓아도 모래성처럼 공부한 양이 허물어지는 아이들이랍니다.
이런 애들이 정말 제일 안타깝죠...

5번 유형 중에서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애들이 있는데요...
사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터득해서 자기가 잘 해내기는 해요.
즉 공부 방법을 몰라서 성적이 안 오르는 애들은 자기가 공부 방법을 터득해서 어떻게든 해냅니다.
근데 아무리 해도 안 오르는 애들은
자기에 대한 확신도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거 보다 저거 보다, 이 방법 쓰다 저 방법 쓰다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아요.
혹은 이해가 안 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공부는 이해 + 암기인데
이해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거죠.
이런 애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_-;;;


말이 길어졌는데
공부를 잘 하는 애들은요
공부의 고통(?)을 이길 만큼 의지가 강하거나,
공부의 고통(?)을 쉽게 이길 만큼 이해력이 좋은 아이들이에요.

아이들은 보통 이 이해력(x축)와 의지(y축)의 1차함수 그래프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어요.
(자꾸 수학을 예로 들었는데 저 문과입니다^^; 수학 전공하신 분들께 양해의 말씀을... 알지도 못하면서 자꾸 빌려써서)

의지(집중력)는 집안 환경에서 비롯된 생활 습관에서 결정이 되고요,
이해력은 타고난 머리로 결정이 되겠죠...

이해력이 아주 좋은 애들은 그 이해력이 잘못된 생활 습관까지 극복해 버리고요 (왜냐하면 공부가 고통스럽지 않기 때문에 어느 순간 재밌거나, 필요를 느껴서 스스로 하게 됩니다)
의지가 아주 좋은 애들은 설령 이해력이 부족하더라도 그걸 자기가 극복해 내요. 그리고 어느 순간 이해력도 눈부시게 좋아지죠.
(요런 두 경우를 타고난 공부 머리라고 할 수 있겠죠...)

문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다는 거죠...

어릴 적에 생활습관을 잡아주지 않으셨으면서,
혹은 뛰어난 이해력을 물려주지 않으셨으면서,

공부해라 공부해라... 막 잔소리만 하고... 넌 왜 못하냐 구박하고... 이러시는 건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는데...
애들한테 너무 못할 짓 하시는 거예요.

사실 애들도 힘들거든요.

공부하라 공부하라, 그러는데
책 보면 답답하고... 모르겠고... 하기 싫고
앉아있는 건 왜 이렇게 좀이 쑤시고 괴로운지...
(공부가 정말 하기 싫으며 딴 거 하고 싶은 게 있는 애들 제외)

애들 눈높이를 맞춰서
대체 뭐가 애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피셔야 할거예요
물론 이 나이 먹어서 저는... 세상사의 다른 일보다는
공부가 그래도 제일 쉽다고 생각하지만요,
고 나이 때 애들한테는 공부가 제일 괴롭고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일 테니까요
혹은 제깐엔 한다고 하는데도 너무 안 되어서 괴롭고 고통스러운 어떤 것이겠죠

뭐 그렇다고 애들의 신경질(공부하는 유세)을 받아주시거나
공부하는 거 힘들지? 뭐 이런 대사들 일부러 안 하셔도 됩니다 ^^;

그냥 도대체 무엇이 이 아이의 공부에 문제가 되는지를 살피시라는 거죠...

음...
써놓고 보니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같네요...


그런데 제가 과외선생 그래도 몇년 하면서... 느낀거는요
애들이 가장 성적이 잘 올랐던 경우는...
그 애한테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왜 공부 못하는지 찝어서 말해주고, 애를 진심으로 좋아해주고
열심히 가르치고, 가끔 혼내고...
이럴 경우에 제일 성적이 잘 올랐던 것 같아요.


뭐 사실...
공부는 타고난다는 생각을 저도 하지만요,
그래도 나머지 아이들 중 끌고 갈 만한 아이들은
끌고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죠...
(우리 나라라는 데가 어쨌든 공부를 해야 하는 곳이기에)


사실 고등학생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요(안 가르쳐 본 건 아니지만 일반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네요)

역시 일반론이지만

중학생 이전 아이들일 경우
같이 공부하세요...
공부해라 공부해라 너무 혼내시지 말고요 (뭐 제 생각이긴 하지만요...)

전 어릴 때... 항상 공부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랐답니다.
평범한 공무원이셨지만... 늘 하고 싶은 공부를 하셨어요.



아, 그리고 이건 공부에 흥미 있는 아이와 흥미 없는 아이를 구분해 보는 팁인데요(재미삼아)

새 학기 교과서 받아와서
그냥 던져놓는 아이는 공부에 별 흥미가 없는 아이고요;;;
새 학기 교과서 받아와서
다는 아니더라도 교과서를 한번 죽- 읽어보는 아이는
공부에 흥미가 있는 아이에요. (즉 싹수가 있는 아이)
요런 것도 한 번 체크해 보세요^^ (초등학교 1-2학년은 말고요)


IP : 124.54.xxx.248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하하
    '09.9.14 12:17 AM (219.248.xxx.179)

    우리애는 교과서 받아오면 국어만 펼쳐봐요 읽기랑 말듣쓰 ㅋㅋ 특히 읽기에 재밌는
    소설이나 글들이 많으니까 읽기를 중점적으로 봐요 다른 교과서는 나몰라라 ㅡ.ㅡ

  • 2. 울아들들
    '09.9.14 12:19 AM (211.192.xxx.85)

    책 받아와서 던져놓고 새학기때 찾아요.

  • 3. 제 경험은..
    '09.9.14 12:20 AM (211.172.xxx.172)

    공부를 잘해하는데 있어서 공부욕심, 인내심, 남들보다 잘나고 싶다는 우월감 그런것들이

    힘든 공부하는데 버팀목이었던같습니다 머 상위권이 첨부터 공부잘했나요. 어려운거 참고

    생각하다보니 머리도 좋아지고 끈기도 생겼겠지요. 처음붙커 아주 머리좋은 사람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아주가끔 있긴있는것 같더라구요.

    저같은 경우는 2번과 3번사이인듯.

  • 4. ^^
    '09.9.14 12:22 AM (116.38.xxx.86)

    전 여태까지 공부 거의 안하고도 (심지어 고3때도 열심히 놀고) 명문대에 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님의 글 읽다보니 공부를 안했다기보다 공부하는 시간이 고통스럽지 않아서 뭐 별 기억이 없나봐요. 저도 수학은 과외도 안받고, 그렇다고 수업을 제대로 들은 것도 아니었는데 (수업시간엔 늘 잤거든요. 야행성이라) 어느날 공부좀 해야지, 마음 먹고서는 그냥 수학 정석을 쭉~한 번 읽어봤어요. 한 번 읽어보기만 하면 그 단원이 거의 다 이해되고, 그리고 나서 문제풀면서 몇가지 독특한 응용 정리하면 수학은 거의 틀릴 게 없었거든요. 교과서도 받는 날이면 그거 다 읽어보느라 나가 놀지도 않았다는...^^ 근데 이게 맘먹고 공부해도 몇시간씩 하진 못했어요. 그래서 S대는 못 간듯. 그래서 요즘 딸내미 보면 좀 답답해요. 얘는 공부하는 건 되게 좋아하는데 모르는게 엄청 많아요. 이해도 느리고...특히 수학은 정말...쩝. 딸내미보면 머리는 솔직히 썩 좋지 않은 것 같은데,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비교해보면 성적은 저보다 좋은 것 같아요.

  • 5. ...
    '09.9.14 12:25 AM (220.88.xxx.227)

    어릴 때 독서습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 배우는 것은 지식이지 학문이 아니라서 노력하면 어느정도는 되거든요. 물론 타고난 좋은 머리도 있지만요.
    독서를 많이 해서 사고력이 있는 아이들은 뒤늦게 발동이 걸려도 스스로 익히고 공부할 수 있는데 주입만 해서 공부한 학생들은 들을 때만 이해하고 흘리는 것 같아요. 공부시간은 강의 들은 시간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체득한 시간인데 부모들이나 학생들이나 학원다니느라 바쁘고 겅의 듣고 그러는 게 공부한거라고 착각들 하시는 것 같아요. 집중해서 하는 자기 공부시간이 필요한데...
    사실 학원 밥늦게 다니는 학생을 하루 일과를 보면 자기 공부하는 시간 정말 없어요. 독서실에서도 어영부영... 왔다갔다 시간 버리구요.
    바보같은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교과서 위주!가 정말 최고죠.

  • 6.
    '09.9.14 12:47 AM (125.186.xxx.166)

    헉 너무 복잡해서 다는 못읽었는데요. 잘하는 애들만 모아놓은 학교에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최상위권..으로갈수록 머리가 많이 중요하단걸 느끼겠더군요.문제집 몇권 풀지도않고, 공부하는것도 거의 본적이 없는데 항상 전국 몇등...저도 공부는 참 안하고도, 성적이 좋은 케이스고요.특히, 국영수 이쪽은 타고난애들은 공부 안하고도 100점 맞는 과목인거 같아요. 그에비해, 아닌애들은 해도 점수가 안나오고요. 어찌됐든.. 저도 아이들 가르쳐보면, 적당한 상위권은 보통의 머리와 노력정도면 가능한거 같긴합니다.

  • 7.
    '09.9.14 12:50 AM (121.139.xxx.220)

    저도 공부 참 안했었어요.
    딱 2년 나름 열심히 했었네요.
    중3때 고교 가느라고, 고3때 대학 가느라고. ㅋ
    도서관이라는 데는 고3 여름방학때 잠깐 가본게 다고..

    저도 원글님처럼 내신보다 전국모의고사 성적이 항상 더 잘나오는 편이었어요.
    주요 공부보다 소설같은거 읽는데 더 관심 많고. ㅎㅎㅎ

    수학 과목 끔찍하게 싫어해서 여지껏 평생 사는동안
    수학을 공부해 본 적이 단 하루도 없답니다. 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 보면 수학과목에 대한 학습장애였던 것 같기도.. -_-;;)

    그래서 수학시험시간엔 항상 찍고 놀았어요.
    봐도 모르니까. 아는 문제가 단 하나도 없었으니까.
    쌤들 늘 하시는 말씀들이, 넌 수학만 하면 어디든 갈텐데.. 였네요.

    그나마 다행히(?) 다른 과목들이 꽤 뛰어난 편이어서,
    반에서 바닥으로 노는 허접한 제 수학성적을 나름 커버해 줬었죠.

    영어도 수학과 마찬가지로 단 한번도 공부해 본적이 없었어요.
    그때 당시 그 흔했던 성문이네 맨투맨이네 문법책 한권 본적 없었고요.
    근데 영어는 전교1등이었죠. ㅋㅋㅋㅋ
    오로지 수업만 잘 들었어요.
    그럼에도 모의고사도 영어과목은 1등이었고. ㅎㅎ

    그래서 친구들이 넌 대체 영어 공부 어떻게 하냐고 묻곤 했는데, 해줄 말이 없었어요.
    하나도 안하니까. 그냥 보면 아니까. 단어같은것도 외워본적이 여지껏 한번도 없어요.
    그냥 보면 알아지고 외워지고요. 느낌이 와요.

    그 외 암기과목들도 거의 탑 수준이었던지라
    그야말로 바닥을 박박 기는 수학을 나름 커버해 줬었죠-_-;;

    암튼, 공부 잘하는 애들은 원글님이 말씀하신 것 외에 '욕심'도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더군요.
    남한테 지기 싫은 마음. 이번엔 기필코 몇점이 나와야겠다는 마음. 이걸 꼭 이루고 싶단 마음.

    전 욕심이 별로 없어서 공부 의욕도 그리 투철하지 않았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과목은 탑이었지만 싫어하는건 거들떠도 안봤었죠. 별 미련도 없었고요.
    가끔 내가 의지박약아 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호불호가 강했답니다. ㅋㅋ

    암튼, 나이 들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전공도 하고 직장도 다녀보고 하니까,
    역시나 원글님 말씀대로 공부가 그나마 제일 하기 쉬웠더라고요.

    지금은 우리 아이에게 '공부' 라는걸 가르칠 위치가 되었는데,
    제가 어땠는지 잘 기억이 나니까, 거기에 비추어서 슬슬 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님 말씀처럼 부모가 솔선수범하는게 최고의 교육인것 같아요.

    아 참, 여담인데, 요즘 우리 아이 데리고 이것저것 시켜 보니까,
    한국 교육 참 문제가 많긴 많더군요.
    교사들이 귀찮아서인지 어때서인지, 너무 주입식으로 수업을 이끌어요.
    우리 아이 아직 취학전인데 획일성에 갇히는게 싫어서 유치원도 안보내고
    다양한 수업과 경험을 접하게 해주려고 노력중인데,
    이런 유아들에게조차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곳이 자주 있더군요.
    그런 것 보면 참 씁쓸해요.
    어려서부터 그런식으로 자유로운 사고를 방해하니
    아이들이 그렇게 판에 찍어 놓은듯 똑같이 자라지 않나 싶어서..

  • 8. 기대
    '09.9.14 12:51 AM (114.206.xxx.163)

    울큰애는 2번스탈
    작은애는 3번스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맨마지막보니 아닌거 같네요.
    교과서 받고 절대 넘겨보지도 않다가 학기 시작하면
    그때 찾으로 돌아 댕기거든요^^

  • 9. 딴 얘기이지만..
    '09.9.14 1:22 AM (121.88.xxx.148)

    공부 잘하는 애들..예의도 바르면 좋겠어요!
    저희 시댁 조카..공부 넘 잘합니다~서울대 입학했구요..
    근데..어른한테 인사도 제대로 못합니다!!
    그런거 보면 넘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희 애들은 그렇게 안키우려고 노력합니다!!

  • 10.
    '09.9.14 1:25 AM (116.39.xxx.164)

    다른건 잘 모르겠지만 '공부하는 고통'이란 표현이 맘에 와닿네요.
    저도 공부 안하고 잘한 케이스인데 고3때까지 정말 공부하는 고통은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어요.
    다른게 더 재밌었기 때문이지 공부가 싫지는 않았거든요. 물론 이치도 모르고 무조건 외워야하는 과목들도 있었지만 그런건 그냥 하루 전날 달달 외고 시험만 치면 땡인거고 국영수나 과학 사회 뭐 이런 과목들은 다 나름 재밌었어요.
    제가 공부하는 고통을 느낀 건 대학 이후였어요. 서울대 갔는데 머리 좋은 아이들 많았어요. 물론 저도 제 머리가 나쁘단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는데도 1,2명은 정말 놀랄 정도의 인간들이더라구요. 처음 좌절해봤고 공부가 하기 싫어졌습니다...
    학점이 나쁜 건 아니었지만 공부가 그다지 재밌지는 않았어요.

    전 제 아이들이 대학 가기전에 자신의 적성에 대해 많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또 관심있는 학과라면 미리 대학교재를 보도록 할거에요. 물론 아직은 넘 어리니까 그냥 즐겁게 사는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늘 이 아이의 흥미가 어느 방향인지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 11. 음...
    '09.9.14 1:42 AM (122.32.xxx.10)

    전 경험담이 아니고 질문인데요...

    공부 잘하는 애들은 어릴적부터 표시가 나나요? 난다면 어떻게?

    공부를 즐겁게 하나요? 아니면 하지 않는데 성적이 좋은가요?

    언제부터 얘는 공부 좀 할 아이다 하는 게 눈에 보일까요?

    그리고 그게 크면서 좀 달라지기도 하나요?

  • 12. ...
    '09.9.14 1:43 AM (121.167.xxx.234)

    수능세대 이시군요.
    좀더 길게 살아보세요.
    저는 머리는 좋고 설렁설렁 ..그래도 최고대학나오고 박사학위받고 외국다녀와서 .아직도 학계에 남아있는데요...
    인생길게보니 4번타입이 가장 학계에 오래남아 있더군요^^
    정말 머리좋고 열심히 하는타입이 바람직하지만..소수이고.
    머리좋고 설렁설렁하는 저같은 사람도 학계에 많구요..
    하지만 끈기있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줄기차게 하는이가 뭔가를 이루어냅니다.

  • 13.
    '09.9.14 1:48 AM (125.181.xxx.215)

    타고난 머리 + 과외 + 본인노력 = 놀면서 최상위권
    타고난 머리 + 과외 + 노력 대충대충 = 놀면서 상위권
    보통머리 +과외+본인 노력 = 상위권
    ---
    타고난 멍청이 +과외+본인노력 =100% 공부 못함..구제불능..
    --

  • 14. 저희 아이
    '09.9.14 2:46 AM (58.143.xxx.176)

    여릅 방학 하던 날 받아온 2학기 교과서, 방학 지나니 너덜너덜 누더기가 되었습니다. 1학기 교과서는 학교에 두고오구요. 그런데 겨우 초등 1학년 ㅠㅠ.. 싹수가 보이나요?

    지금 학원 하나도 안다니는데 자기는 집에서 스스로 할테니 제발 학원 보내지 말아달라고 하더군요, 학원이 어떤 곳인지 다녀보지도 않은 애가..

  • 15. 윗님 아이...
    '09.9.14 7:17 AM (125.178.xxx.35)

    싹수가 보입니다.^^
    학원에 대한 생각은 저와 같군요. 어린 것이 이미 그런 것을 터득하다니 흐흐흐~
    잘 키우세요..

  • 16. 저도..
    '09.9.14 11:21 AM (118.220.xxx.25)

    2번이예요.
    "거의 만날 책만 보고... (소설책등) 공부 거의 안해서 엄마가 좀 속상해하셨죠.
    저희 엄만 제가 공부를 좀 했다면 서울대에 갔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셔요.
    결국 서울대는 못갔어요~"--이대목에서 심히 공감합니다.
    점쟁이들한테 서울대 나왔지? 하는 소리 여러번 들었어요.
    저 나온 대학 이름 말하면 공부 안했구만(그리 나쁘지도 않은데..) 소리 듣구요.
    제 남편의 경우는 3번이어서 과학고 나왔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정말 머리 좋은 애들은 못따라 간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머리 좋아서 설렁설렁 하는거 같으면서도 성적 최상위 나오는 애들보면서 좌절감 많이 느꼈데요.

  • 17. 짝짝짝!
    '09.9.14 12:32 PM (152.149.xxx.28)

    최근 몇 달 읽어 본 글 중에 젤 재미있어요. 평소에 대충 감으로 느끼고 있었던 걸 글로 정리받은 느낌이랄까 ㅎㅎ 근데 저도 인생 길게 본다면 4번이 제일 성공한다에 동감이예요. ^^

  • 18. ,
    '09.9.14 1:34 PM (211.178.xxx.85)

    오늘 읽은 글 중에서 제일 좋네요.
    부분 인쇄해서 아이 보여줄랍니다.
    공부의 고통이라....그런 생각은 못했는데 적절한 표현 같아요.

  • 19. 원글님
    '09.9.14 2:46 PM (118.33.xxx.226)

    저랑 너무 비슷해요. ㅎㅎㅎㅎ
    공부 설렁설렁 요령피우면서 시험에 나올것만 딱 골라서 공부하고,
    그래서 내신은 잘 안나오는데 전반적인 지식이나 노하우가 필요한 전국모의고사(수능)는
    잘보고. ㅎㅎㅎ
    저도 내신은 반에서 5~10등 정도였는데 모의고사(수능)는 전교 1~2등이었거든요.
    고등학교 1~2학년 때까지는 설렁설렁 공부해서 수학은 거의 포기하고 살았어요.
    고3때 꼭 가고 싶은 대학에 가려면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고3때는 좀 공부를 했죠.
    그래서 내신도 1등급으로 끌어올리고, 수학 점수도 거의 두배 가까이 오르고...(1~2학년때는
    4~50점 받았어요. ㅡㅡ)
    저는 와이대 들어갔어요. ㅎㅎ
    저희 부모님도 아직 아쉬워하세요. 조금만 더 했으면 서울대 갔을 텐데 하면서요. ㅎㅎ

    원글님 말처럼 공부 열심히 하는데 못하는 아이들을 대부분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요.
    머리가 안따라주기 때문에 뭐가 중요한지 모르고, 그래서 공부할 때 효율적으로 하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친구들 중에 정말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성적 안나오는 애들은 같이 공부해보면
    딱 알아요. 정말 쓸데없는 거 공부하고 있거든요. ㅡㅡ
    인생을 장기적으로 보면 쓸데없는 지식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솔직히 시험기간에 시험공부하는데 시험에 나올 것 같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무작정 공부만 열심히 하는 애들은 시험에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무작정 열심히 하는 거에요. 시험에 뭐가 나올지 알면 그렇게 무작정 할 필요 없거든요.

    마지막에 학기 시작할 때 교과서 한번 훑어본다는 이야기 완전 공감이에요. ㅎㅎ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교과서 지급되면 그 자리에서 읽어보고 학교에서 다 못보면 집에 가는 길에 교과서 읽으면서 걸어가곤 했어요. ㅎㅎㅎ

  • 20. ..
    '09.9.14 4:15 PM (211.219.xxx.78)

    시험에 나올 것 같은 부분은 어떻게 알수 있나요..?
    공부하는 요령도 학원에서 알려주나요? 제가 몰랐던게 바로 이것이네요. ㅠㅠ

  • 21. 원글님
    '09.9.14 5:12 PM (118.33.xxx.226)

    ..// 시험에 나올 것 같은 거는요...그게 참 설명하기 애매해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하는 부분은 당연한거고요.
    그외에는 저는 그냥 보면 딱 보였거든요. 이게 중요하구나. 이게 시험에 나오겠구나.
    특히 암기과목 같은 경우는 더 그래요. 그냥 교과서를 쭈욱 읽다보면 외워야 할게 나오고 그럼 그게 중요한 거거든요. 친구들한테 설명해주면 잘 이해를 못해요. 그래서 저보고 그냥 찍어달라고 했다는 ㅡㅡ;;
    제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거든요. 물론 소설을 주로 파기는 했지만 ㅎㅎ
    그래서 어떤 문장에서 뭐가 중요하고 뭐가 주제인지를 잘 파악했던 것 같아요.
    그게 시험 공부에도 적용이 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
    근데 이것의 문제점은 100점은 못받아요. ㅎㅎㅎㅎㅎ
    내가 보기에 중요한거만 공부하기 때문에 꼭 공부 안한 부분이 한두 개 나와서
    한두개 틀리더라고요. ㅎㅎ

  • 22. 점점
    '09.9.15 12:11 AM (211.208.xxx.78)

    저도 아이들 여럿 가르쳐봐서 아는데 5번, 6번 같은 경우 선생님 속 터집니다 성적은 안 오르죠 성적 안 오르면 부모님들은 선생 탓 하시죠 제발 초등학교때는 다른 거 다 제껴두고라도 책만 읽히세요 제발
    수능 공부할 때 보면 책 읽은 아이와 안 읽은 아이는 확연히 차이 납니다
    책 안읽은 아이들 보면 언어는 물론이고 외국어, 사탐 과탐 다 이해를 못 해요

  • 23. 다들
    '09.9.15 12:55 AM (59.28.xxx.65)

    대단하세요. 공통적으로 소설을 많이 읽고 수학을 시러 한다는 점이 저랑 공감이네여.

  • 24. 점점님
    '09.9.15 9:36 AM (114.206.xxx.209)

    저희 딸이 6번이예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알려주세요
    초등4학년인데
    정말 아주 속이 터집니다
    공부방보내보니 시간만 축내다 와요
    정말 선생님 속터지겠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공부못하는6번 케이스를 예를 들어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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