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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밥차려주기 슬쩍 안했더니
아무리 부부싸움을 해도 그 다음 식사시간에 꼭 밥은 주거든요.
같이 있는데 화났다고 밥안차려주면 너무나 치사스럽다는 생각이라서요.
근데 이틀전에는 너무 화가 나 있는데
맛사지 받고 퇴근해보니 남편이 방청소며 빨래개기 며 다 해놨더라구요.
저는 바로 식사 준비하고.
그런데 남편이 아이들방으로 들어가서 잠시 누웠었나봐요.
밥차릴때 남편 것도 차리긴했지만
일부러 부르러 가기도 싫고 보통 아이들 불러서 아빠 모셔오라하는데
큰아이가 아빠를 안방과 아빠 음악방 만 찾고 막상 자기들방에는 가볼 생각을 안하더라구요.
난 나대로 밥차리는 거 뻔히 알면서 왜 안나와?
하고 우리끼리 먹고 치우려는데
남편이 일어나서 보더니 식탁위에 닭갈비가 거의 다 먹고 없으니까 냄비뚜껑을 열더라구요.
덜어 먹을 생각이었나본데 직전에 제가 냉장고에 넣어 두려고 바로 작은 냄비로 옮겼는데 바로 앞에 있는 그걸 못보고 자기 몫이 없다고 생각되었는지 기분나쁜 표시를 하며 접시를 탁 놓더라구요.
그리고 바로 나갔는데 아마 혼자서 다른 거 사먹고 있나보다 하고 전 그냥 잤어요.
다음날 저녁에는 오자마자 주방에 들어가서 한참 끓고 있는 갈치 조림 뚜껑을 열어보고
앉으라 소리 안해도 자기가 앉아서 열심히 아이들 살발라주고 자기도 먹고 그러더라구요.
내가 먼저 먹고 침대에 앉아 있으니 다 먹고 들어와서는
다리는 주물러 주면서 웃네요.
자기 어제 정말 화많이 났었다고.
왜 자기 부르지 않았냐, 음식이 남아 있었다고 알려주지도 않고, 큰아이한테도 먹기 전에 아빠를 찾아야지 뭐했냐, 혹시 엄마가 아빠찾지 말라고 시키더냐
이제 먹는 거 가지고 치사하게 니가 그렇게 나올지 몰랐다.
어제밤에 김밥집 가서 김밥이랑 라면먹고 맥주 한캔 마시고 들어와서
내가 음식쓰레기통까지 뒤졌다.
혹시 나 주기 싫어서 다 버렸나 싶어서~
분명히 요리할때 보니 양이 넉넉하던데 그걸 다 어쨌나 싶어서~
그런데 다음날 아침 냉장고를 보니까 작은 냄비에 있는 거 보고 맘이 좀 풀렸다. 하더라구요.
듣다보니 정말 웃음이 나와서
우리 남편 자식 많은집 막내에 새어머니 밑에 자라서 살뜰한 정을 못받고 자랐거든요.
결혼해서도 내가 자기를 위해서 자기 입맛에 맞춰서 요리해주는 걸 참 행복하게 생각하거든요.
이 세상에서 누군가가 오직 자기만을 위해 정성을 다해 집밥을 해준다는게 참 좋은가봐요.
그런데 밥을 안 차려주니 엄청 섭섭하고 화났다고 음식쓰레기까지 뒤져보다니~~
남편이 집밥에 가지는 의미와 무게를 생각해보니 귀엽기도 하고 살짝 안스럽기도 하답니다.
앞으로도 싸우더라도 밥은 꼭 달라는 무언의 압력이고 부탁이겠지요?
1. 남편분
'09.9.13 12:08 AM (211.230.xxx.121)너무 귀엽네요 그래요 밥이라는 의미는 사랑도 포험되어 있어요
밥의 따스하고 그 냄새~~ 밥은 사랑이에요 잘 차려주세요2. 꼭!
'09.9.13 12:10 AM (59.3.xxx.222)밥 차려주세요. 저 정도면 착하고 남편이예요.
재밌게 사시네요. 행복하세요~ㅎ3. 꼭!
'09.9.13 12:12 AM (59.3.xxx.222)착하고 좋은 남편이예요.<--위에 좋은 지워 졌어요 ㅎㅎ
4. 원글
'09.9.13 12:15 AM (121.136.xxx.132)네^^
오늘 저녁에 운동 후 회식하고 들어온 남편이
제가 끓여 준 단호박 스프(2시간 정도 정성들여 끓였네요. 호텔식이라고 해서 정석대로 끓여보았거든요.)를 먹어보더니 정말 너무 맛있다고~~
스프 하나에 행복해해요.
제 남편 팔불출같이 명절에 만나면 꼭 자랑하거든요.
우리 와이프는 끼니때마다 따뜻한 새밥해서 올린다고~
알고보니 나같은 대접 받는 거 흔치 않더라고~5. 아
'09.9.13 12:18 AM (203.171.xxx.109)전 왜 눈물이 날까요..
저도 님과 비슷한 년차인데(한 1년쯤 빠지려나~)
전 싸우고 남편 아침밥 안차려준지 2주는 돼 가는것 같네요..
싸운건 그보다 더 전인데 싸우고도 밥은 잘 차려 줬는데
얼마전 저 아플때 콧방귀도 안뀌는 남편에게 오만정이 다 떨어져
이제 밥은 아이들 먹을때 수저 하나 놓는것 외엔 없습니다..
우린 너무 먼 길을 가고 있나 생각도 들면서도...
본인 밥 없다고 밥달라고는 커녕 아침마다 소리 없이 나가는 남편이
참으로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냥...님글 읽으니 부러움이 샘솟네요........6. 깨소금
'09.9.13 12:41 AM (116.206.xxx.20)정말 두분 이뻐요
특히 다리 주물러 주시고 웃는부분
꺄~부러워요
앞으로 더 잘해주시고
깨볶은 이야기 많이 올려 주세요
이놈의 인간 들어만 와봐라 내가 12첩으로 차려줄텐데.....7. 남자들은
'09.9.13 2:31 AM (221.139.xxx.175)기본적인 욕구(먹는것, 하는것?)
만 잘 챙겨줘도 큰 불만이 없는거같아요.
너무 여자 마초적인 발언인가요?
하지만, 사실인거같아요.8. ...
'09.9.13 6:19 AM (114.203.xxx.165)남편분이 정말 순수하시고 예쁘세요.
쓰레기통까지 뒤지시다니...
또 그런말을 솔직하게 말씀까지 하시고...
두분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사세요.9. ^^
'09.9.13 11:58 AM (220.125.xxx.77)남편분 정말 귀여우시고 좋으시네요
선하신 분 같아요
서로 정이 담뿍 드신 것 같고요
저 위에 댓글 "그정도면 착하고 남편이예요" 밑에 실수라고 적으신 글도 너무 재밌어요ㅎㅎ
그 정도면 남편이라고ㅎㅎ 헤헷..놀리는건 아니고 그냥 웃음이^^10. 별별
'09.9.13 1:08 PM (59.28.xxx.197)남편분은 잘해주면 잘해주는 거 알고 고마워하는 분인 듯...좋은 분이 듯해요..잘해주고면 보람있갰어요^^
11. 막내
'09.9.14 12:42 PM (58.224.xxx.7)라 그런지 자기 마음 표현을 잘 하시네요
그러면 사랑 받게 되어 있어요
울 남편처럼 뚱하고 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음 얼마나 얄밉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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