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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술문화.
결혼 10년차... 많이 싸웠지만 한번도 남편이나 저나 손을 든적은 없습니다.
어제 저녁을 먹고 지인의 전화를 받고 한잔 하러 나갔습니다.
술을 참 좋아해요. 일주일에 4번정도 마시고 들어오고 집에서도 소주 한병은 마십니다.
음주 자체보다 음주후 실수가 많아서 밖에서 늦게까지 마시면 늘 좌불안석이에요.
했던 말 무한반복, 다른사람 말 끊기, 상대방에게 평소에는 큰 불만이 없는데 괜히 불평,불만 쏟아내기...
친구에게 절교 선언을 받기도 했지요.
그리고 또 큰 후유증은 금전적인 문제입니다.
보름에서 한달간격으로 단란주점을 가는데 서너명 가면 100만원 쓰고 옵니다.
1/n할 때도 있고 본인이 전부 부담할때도 있고...
살림하는 사람으로서 참 화가 납니다. 그의 무책임성에.
어젯밤 10시쯤 전화했더니 주위가 조용하더군요...
룸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취한 음성이 아니라 약속한 12시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자정 넘어 전화했더니 만취상태더군요.
남편이 있는 술집으로 갔습니다.
몇번 카드명세서에 찍힌 집이었구여 방음처리된 룸들이 즐비해서 어느 방에 있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남자들만의 시간의 제가 끼이는건 예의가 아닌 건 알지만
제앞에서까지 친구로부터 절교를 당하는 수치스런 경험을 두번 다시 겪고 싶지않았습니다.
술집에선 으례히 부인으로 보이는 저를 경계를 하고..
제가 남편에게 전화를 하고... 결국 마담이 남편과 그 지인들이 있는 방으로 안내를 해줍니다.
아가씨 세명과 남자세명.
술집아가씨들을 펌하하고싶진않지만 말그대로 "술집아가씨"란 표현에 걸맞는 옷차림에 짙은 화장을 한
여자들을 한명씩 파트너로 하고 앉아있더군요.
마침 예약한 시간이 다되어 서비스차지를 지불하고 있었고 제가 서있음에도 오빠...고마워..어쩌구하면서
빰에 루즈자국을 남기며 총총히 나가더군요...
여전히 쇼파에 기대 앉아있는 남편에게 나오라고 말한뒤 저 먼저 나와서 업소앞에서 기다렸습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세번째 반박할려는 순간 제가 남편의 빰을 쳤습니다. 그리고 혼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가씨 불러 술마시고 노래하며 휴식을 취하는 남자들을 탓하진 않습니다.
여자들이 커피나 맥주한잔 하면 수다떨듯이 남편들에게도 자기만의 시간, 유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아가씨 한사람정도 불러서 노래신청하고 술마신다면 모르지만 각자 파트너를 정해서까지 놀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가씨가 몇명인가하는 게 문제가 아니고 실은 아가씨 불러 기분좋게 술마시는 남자들만의 유흥 시간을 존중해줘야한다는 내 마음이 가식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평소의 내 생각을 알기에 남편도 그런 장면에서 남들과 조금 다르게 룸에서 여자들과 함께 나를 맞이하고 나와서도 내가 무슨 잘못을 했냐하고 말한 것일테구여...
휴...남편에게 화나기보다 나자신에게 내가 왜이러나.. 혹은 남편보다 술값이 더 신경쓰이는 건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무살때 왜 남자들은 사랑하지 않는 여자하고도 잘 수 있나..라는 얘기를 남자동기에게 물어보니 남자는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 이해하려하지말고 그게 남자다하고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고 하더군요. 저한테는 명쾌하고 단순한 해답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남자의 특성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고 살았는데 또한번 남자들의 행동에 대해 <이해못함>의 꼬리표를 붙이게 됩니다.
제 무거운 맘 덜고자 휴일날 이렇게 유쾌하지 못한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1. 에휴...
'09.9.12 1:41 PM (59.18.xxx.124)무슨 말씀을 드려야 원글님께 위로가 될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정말 아무리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비워서 이해를 하려고 해도 우리나라 남자들 술문화 절대로 이해 못하겠네요.
술이 좋으면 술만 마시면 되지 왜 꼭 여자가 따라주는 술을 마셔야하는지.
목구멍에 필터라도 있답니까.
글만 읽었는데도 제가 다 열불이 나고 속이 상하네요.
머리로 이해하려 하지마시고, 그저 마음 잘 다스리시길....평안하시길....2. 빰은 양호
'09.9.12 1:45 PM (116.206.xxx.219)아유~얼나마 속이 상하셨어요.
정말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장면이네요.
남편분 빰맞으실 짓 하신것 분명하네요.
그뒷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우선 마음 추스리시고 원글님이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시고
남편에게 말씀하세요.3. 남편 친구분들이
'09.9.12 1:47 PM (61.81.xxx.223)님 무서워 할것 같아요 그런데 님 남편분 때린건 잘못 하신거에요
더 엇나가실 것 같아요 어떻게 손을...
빰 맞을 짓이란게 있나요? 잘못한 짓이란 것만 존재하죠
전 어떠한 경우에라도 손을 올리는 건 잘못 한다 생각해요4. 음...
'09.9.12 1:49 PM (98.116.xxx.221)남편분이 일주일에 4번 정도 드시고 소주 한병 정도 집에서도 드신다면..
알콜중독 중기이상이실텐데요. 그러니 술 드시고 밖에서 실수하시는 거야 당연한거구요.
병원가서 치료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알콜은 의존도가 강해서 알콜중독 고치기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양은 더 늘구요.
그리고 남자들이 그렇게 생겨먹은게 아니구요. 일부 한국남자들이 그러고 놀면서 자기 합리화 하는거에요. 여자가 나오는 술집에 간다는 거 자체가 돈거 아닌가요?5. 그건아님
'09.9.12 1:52 PM (211.58.xxx.222)우리나라 남자들의 술문화가 다 저런건 아닙니다.
저런거 좋아하는 사람들의 술문화가 저모양인것이고
또 요즘 남자들은 특히나
저렇게 여자끼고 주물럭거리면서 술마시는걸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점차 긍정적으로 변해가는중이죠.(여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접대받는자리에 가서 어쩔수 없이 그랬다면서 이해를 구하는남자들이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고 만만의 콩떡입니다.
접대하는 사람도 돈이 남아돌아서 밑에서 썩고 있는거 아닙니다.
깔끔하게 술만마시고 끝내던가
접대받는 사람이 원하면 아가씨도 붙여주든가
아니면 나중에 2차도 요구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 그것도 해줍니다.
요구해서 해주는거지
요구하지 않는데 해주는건 절대 없습니다.
그리고 요구하는 사람은 늘 정해져있고
그거 해주고 나서도 뒤돌아서면 드러운놈이라고 그 사람 욕합니다.
10명중에 서너명은 요구하고
나머지는 2차 싫어하고 그렇죠.
원글님 남편도 여자끼고 놀기 좋아하는 그냥 그런 부류입니다.
그리고 그런사람들은 또 끼리끼리 모이고요.
그래서 남자들의 술문화는 다 그런가보다고 이해하게 되는데
슈퍼마켓앞 의자에서 술마시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간단하게 통닭집가서 맥주 몇잔 마시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요.
또 이런 사람은 이런사람들끼리 술자리 자주 갖죠.6. 한대가
'09.9.12 2:01 PM (61.105.xxx.194)아니라 몇대 더 맞아도 되겠네요~
미안해 해도 봐줄까 말까인데 적반하장 하는 그들을 용서하면 안되죠~
저도 지난주 일요일에 28년만에 남편 뺨 한대 때렸습니다.
한대 때리고 세대 맞았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더군요~
난 이미 남편 뺨을 때리는 순간 그 날 밤 죽을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최대한 분노하면 그냥 쓰러져 죽을 수 있겠지 생각하며 내가 알고있는 지구상의 온갖
모욕스럽고 경멸하는 말들을 쏟아내고 제풀에 쓰러져 죽기를 고대했습니다~
허나 아침이왔고 나는 다시 눈을 뜨고 그는 출근하고 절망으로 인해 가슴이 무너진채로
죽지못해 살아가는 비련의 주인공이 나 인가 싶었습니다.
어찌어찌 어설픈 화해를하고 그도 나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으로 새기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하루씩 하루씩 지내는 중입니다.
남자는 이 사회에서 정말 너그러운 특권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술마시고 한 행동이 어디서든 용서 받는 이 사회가 썩어빠진 접대문화가 많은
아내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정말 어디서 부터 바로 잡아야 하는건지 대책은 정녕 없는건지...7. 이런..
'09.9.12 2:03 PM (72.193.xxx.239)많이 참으셨군요.
이상황에서도 뺨을 때린 것이 너무한다는 사람은 남자겠죠?
한국남자들 더러운 밤문화.
이것때문에 제가 한국을 떠나왔고 다시 귀국하기가 싫습니다.
저는 단 한번의 주점출입도 용납 못하는 옹졸한 아내이고,
남편을 못 믿는다기보다 도덕불감증인 이 사회가 싫습니다.8. 윗님
'09.9.12 2:08 PM (61.81.xxx.223)저 여자에요 왜 다 님같이 생각 한다 생각하세요?
전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은 싫어요
왜 여자들이 맞으면 맞는것에 흥분하면서 난리 치는데
남자가 맞으면 아무렇지 않다는 식의 리플들 많던데요
맞을만 했네 어떠네 그러다가 여자가 맞는 경우 진단서를 끊어라 어저라 그러고
이중적 잣대라 생각해요 난 남자든 여자든 폭력은 안된다 생각해요
남편분 편을 들자는게 아니라 전 어떠한 경우라도 비폭력 주의자라 그래요9. 음
'09.9.12 2:18 PM (59.11.xxx.188)그건 그러네요. 빰때리는것도 폭력이죠.
근데 뺨 한대 때린다고 분이 풀리겠어요?
에휴.... 나가 뒈져라 할수도 없고...
냉정하게 앞으로 그런데 쓸 돈줄을 끊는 방법만이 확실한 방법일듯.10. 자기 돈내고
'09.9.12 2:23 PM (122.34.xxx.16)단란주점에 주기적으로 간다는 건 중독이죠.
보통 남자들이 자기 돈내고 좋아서 가는 거보다
회사에서 회식시켜주니 가는거죠.
내돈내고 가라면 태반의 남자들이 아까워서 못가는 게 일반정인 정서라고 봅니다.
내 돈 100만원을 단란비에 매월 쓴다면 부인입장에서 누구나 열뻗치죠.
일년이면 1200만원이네요.
철없는 남편이고 뺨때린 거 참고 참다 폭발한건데 뭐가 문제인지?
그나저나 원글님 입장에선 남편의 더러운 습관을 어찌 바꿀건지가 주제가 되어야 하는건데요.
일단
중독이란 걸 인정할 수 있게 잘 대화를 하시고
단란에 가고싶어할 즈음이 되면 부부여행을 간다던가 해서
관심을 돌려 보시고
전 뭐니뭐니해도
땀을 흠뻑 흘리는 운동을 두 분이 함께 하면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11. 휴
'09.9.12 2:34 PM (218.52.xxx.202)저도 요즘 속앓이 중이었는데.
전 사실 무자비한 댓글들 무서워서 글도 못썼어요.
전 절대로 용서가 안돼요.
상상만 해도 더럽고 지저분해서.
내가 그런 인간 뭐 때문에 같이 사나 싶기도 하고
이번 일 겪으면서 남자들의 밤문화의 지저분한 온상을 다 본것 같아서 기분이 아주 지저분해졌어요.
풀싸롱(?) 룸 안에서 전투(?) 이런 은어들을 사용하면서.
룸안에서 다같이 발가벗고 즐기기도 한다는....말을 듣고
정말 남자들 꼴도 보기 싫어요.
세상 모든 남자가 그렇진 않겠지 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생각만 해도 치가 떨려요12. ㄹㄹ
'09.9.12 2:51 PM (61.101.xxx.30)남편의 술문화를 존중해, 여자들 데리고 놀아도 존중해.
참 아량도 넓으시지..반대로 부인이 저러고 다니면 남편이 뺨치기로 끝냈을까요.
사람이 썩은 문화에 젖어있으면 그게 썩은 줄도 모르고 적반하장이죠.
제가 무역일 하면서 미국인 담당직원(여자)이 조심스레 묻는 말,
한국에 성매매가 쉽다는데 맞냐고
저도 몇몇 직장 거치면서 직접 봐 온 게
부서회식 하는데 커피아가씨 전화로 불러놓던 대리
중국출장 가서도 노래방에 도우미 불러놀던 차장님(저 때문에 자제하신 듯)
직장동료끼리 술먹는 자리에 애인부르던 유부남
(발렌타인 데이라고 애인이 초콜렛 가져옴. 예전직장 경리아가씨라네요.)
...더 적기도 싫네요
얼마나 도덕 불감증이면 직장에서도 당당하게 이럴까13. 더 맞아야돼요.
'09.9.12 3:04 PM (121.146.xxx.132)저도 24년 결혼생활 중 얼마전 질펀하게 노는 술집 찾아가 불러내 남편 뺨을 후려쳤습니다.
물론 저도 맞고 완전 난투극이 벌어졌지요.남편 와이셔츠,가방 다 찢어버렸어요.제가
참다 참다 결국은 터진거지요.
평소 남편 하는말이 한국남자들 술집가서 여자들하고 노는것 무슨문제냐,내가 가정을 깨냐,
돈을 못 벌어다 주냐 이러더라고요.그리고 결정적으로 술집마담하고 음탕한 전화주고 받다가
나한테 걸렸고
잘 돌아가는 가정은 깰 생각은 없고 자기는 나가서 즐기겠다는 그심보.
전 용서 못하겠더라고요.
그런짓거리 할려면 이혼도장찍고 하라고,난 그꼴 못 보니....
그러고 난후 남편이 내눈치를 엄청 보고 삽니다.
주위에 바람피우고 있는 사람들한테 조언이라고 해주는 말이
그거 마누라가 알면 엄청 피곤한일이라고 관계정리를 하라고 한다더군요.
전 지금도 그 일을 후회안합니다.나이드니 눈에 뵈는게 없는지^^14. 저도
'09.9.12 4:34 PM (59.11.xxx.115)항상 현장에 가보고 싶었는데... 원글님 대단하시네요.
위치추적에 술집근방을 서성거린적은 있어도 막상 들어가보는건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저도 꼭 현장을 덮쳐 개망신을 주고 싶네여...15. 화가나요
'09.9.12 5:10 PM (119.196.xxx.245)원글님의 지금 마음이 몹시 좋지 않을 것같아서
험한 댓글을 자제하려고하고 있지만
다시 한 번 더 읽어보니.. 저는 원글님의 마인드에 화가 나네요.
<아가씨가 몇명인가하는 게 문제가 아니고 실은 아가씨 불러 기분좋게 술마시는 남자들만의 유흥 시간을 존중해줘야한다는>..
원글님. 님이 쓰신 글이에요.
남자들의 아가씨 술유흥문화를 <존중>까지 해주다니요?
제정신이십니까?
바로 원글님같은 부인들을 가진 남자들이
그들사회에서 대단히 호기롭고 남자다운 남자인양 행세하면서
그렇지않은 다른 남자들을 꽁생원이니 공처가이니 몰아세우면서
남자들 전체를 그 분위기로 끌고 들어간다는 것은 생각해보셨나요?
오래 전에 제 남편의 회사동료 부인이 원글님 같으셨어요.
저에게 전화를 해서 남편이 술값으로 한달에 몇 백만원씩 카드를 쓴다는 둥.
그러면서 남자들 다 그러니까 거기까지는 이해를 하는데.. (도대체 뭘 이해한다는 것인지.)
남편이 술집여자들에게 힘을 다 쓰고와서는
정작 부인인 자기에게는 의무방어전만 하느라
외로워죽겠다는 둥.. 참당참다 제가 전화를 끊어버렸거든요.
그런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 마인드를 가진 여자분이 여기도 있군요.16. 음
'09.9.12 5:11 PM (61.74.xxx.162)윗님말씀처럼 어떻게 그렇게 이해를 하고 사시는지..
남편분 뺨때린거 제가 다 속이 후련한데요.
저도 얼마전 룸싸롱 갔다온 남편 죽이고 싶었어요.
얼마지나지않아 곧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여자끼고 쳐 노는 남자들 혐오스럽고
머리속에 뭐가 들었는지 깨보고 싶어요.17. 존중해줄 문화
'09.9.12 5:53 PM (211.208.xxx.180)가 전혀 아닌데요.
일 끝나고 어쩌다 한번 동료들끼리 혹은 친구끼리 가볍게 한 잔
이 정도가 존중해줄 수 있는 문화죠.
일주일에 네 번씩, 집에서도 소주 한 병씩
이건 알콜중독을 방치하고 있는 일이고요.
룸싸롱, 단란주점, 노래방에서 아가씨 불러서 노는 것도
절대로 결단코 단 한번도 인정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 번이 두 번 되고 익숙해지면 자기도 똑같이 놀고 싶고 뭐 그런 거 아닌가요?
보름 단위로 단란 주점에 술 값 100만원이라니 세상에나 참나....18. 가식
'09.9.12 7:13 PM (118.220.xxx.159)맞습니다.
이젠 뺨으로 끝내지 마세요.19. 여자
'09.9.12 8:04 PM (59.4.xxx.198)쉽지 않으셨을텐데 개인적인 생각,충고,경험들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의학의 힘까지 빌어야했던 힘든 시간들을 지나고오니 처음보다 많이 무뎌지고 익숙해졌다는 말이 맞겠지요. 함께하는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고 하루하루가 무거운 돌덩어리를 안은 듯 힘겨웠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남편의 행동과 사고를 바꾸려고 애쓰다 위에 어느분처럼 끝장날때 나더라도..하는 심정으로 뒤엎으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제의 제 행동이 참 경박스럽고 후회스럽습니다.
지금은 남편을 포기하고 방임하는 마음이 아니라, 그 스스로 자신을 아끼고 진실되고 행복한 삶이 어떤건지 깨닫기를 희망하며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본인 스스로 과한 음주가 정신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 자신과 가정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느껴야하는데 솔직히 제가 해줄 수 있는게 뭔지 그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운동, 취미생활도 권하고 영화관,도서관도 함께 가 보지만 별 도움이 안되네요...
부부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지금은 <친구같은 부부>가 제 이상입니다.
동등하게 서로 존중해주며 배려해주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주고
서로 구속하는 남녀관계가 아닌, 한발짝 떨어져서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늘 시행착오를 거치고 때론 퇴보하고... 하지만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리라는 희망이 있는 한 사람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생각이란 게 늘 유동적이라 또 언젠가 다른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요...
제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어 따가운 말씀들에 상처받을까 두려워했습니다만 오늘만 아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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