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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고민은 끝이 없다
82게시판 너무 좋으네요. 유용한 정보도 얻지만 이렇게 제 마음을 보일 수 있어서 더 좋습니다.
어제 드디어 수시 지원할 과를 선택했습니다.
지금 문과이지만 건축과를 지원하기로 일단 합의를 봤습니다.
우리 아이는 스트레스 해소를 설계하고 피아노 치는 두가지인데
수시 원서내면서 도저희 건축과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겟다면서
건축과에 보내준다면 정말 열시미 하겠다고 합니다.
아이 말로는 건축과는 학비도 비싸고,
건축과 나오면 돈도 마니 못벌고, 설계사무소 이런데도 돈과 인맥이 있어야 하지만
자기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자기가 하고픈 일를 하고 싶다고
초등때부터 소원이던 건축(설계)과를 가겠노라고
본인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부모인 저는 그래도 공무원이나 교사나 편안한 직장을 택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리고 아무리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하지만
아이도 사회에 나가서 부딪혀 보면 본인의 선택에 후회가 올 수도 있을텐데
그때가서 고3원서 낼 때 더 못말려준 부모를 원망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여러가지로 혼란스럽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본인이 열망하는 인생의 목표가 있다는것에 큰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이 생각 저 생각 참 많이 듭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
왜 내 자식은 그냥 평범하게 공무원이나 교사나 부모가 가라는데 가면 좋을텐데
도대체 왜 저런 특별한 생각을 하는걸까..내 죄가 많나..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죄송합니다..글을 잘 적지도 못하는데.너그러운 이해 바랍니다.
1. 다들 그런듯
'09.9.10 10:22 AM (123.204.xxx.170)제가 아는 분중에 돈과 권력 명예까지 다 가진 분이 있어요.
세상에 부러울것이 없을거 같은 분인데..
자식 대입치루면서
'세상일이 다 내맘대로 됐는데...자식만 그게 안된다'고
거의 울부짖으시더라고요.
그런데 그 자식이 허랑방탕 했나??그건 아니고...결국은 스카이 갔으니까요...
부모의 기대에 못미친거죠...
자식이 잘나던 못나던 다들 자식때문에 고민하고 속상해하는듯 합니다.
자식을 완전히 놓아버릴 수는 없으니....
원글님께서 죄가 많아 그렇다...그런 생각 마세요.
원글님에게도 자식에게도 족쇄가 됩니다.2. 일거양득
'09.9.10 10:36 AM (58.226.xxx.113)건축과 나와서 건축공무원 하면 되지 않을까요? ^^;;
3. ^^
'09.9.10 10:45 AM (61.37.xxx.223)지금 아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련지.
아무리 가슴을 치며 알려줘도 귀에 안 들어올 때가 있나봐요..
저도 한의대와 sky대 중문과를 붙었었는데 엄마가 아무리 뜯어 말려도 서울에서 다니겠다며 서울로 왔죠.. 지금 그냥 대기업 회사원입니다. ㅋ
제 딸이 저와같은 선택을 한다면 정말로 도시락을 싸고 말릴텐데 안들을것 같아요.
제 친구도 지방의대와 서울 건축과를 붙은애가 있었는데 건축과 갔어요. 제 때 건축과가 그야말로 인기 절정이었거든요.
월급 120만원? 나중엔 한 200만원 겨우 받으며 건축사무소 다니다가 지금은 공무원 되었어요. 엄청 잘 풀린 경우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나중에 자기 설계사무소 내고 사업하면 잘 되겠지만 그게 또 그렇게 쉽지가 않지요...
본인이 너무너무 하고 싶어하는데 뜯어 말리는게 어렵긴 한데.. 그 나이때 동경하는 건 그 직업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에요.. 그냥 티비에서 나오는 허상일 뿐이죠.
참 맘대로 못하는게 자식이에요.4. 뭔가
'09.9.10 10:59 AM (218.238.xxx.229)자기가 하고싶은게 있다고 확신하는게 얼마나 중요한데요.
뭘하고 싶은지 모르는 친구들이 너무 많습니다..
님은 복받으셨어요..^^
그런친구들은 나중에도 자기 앞가름 다하죠..5. 동감
'09.9.10 11:12 AM (141.223.xxx.40)윗분 말씀에 동감입니다. 꿈이 없는 아이들이 많은데 어려서부터 키워 왔던 꿈이라니 얼마나 좋습니까. 좋다는 대학 다니는데 자기 전공에 열의없이 다니는 사람들.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더군요. 다른 이의 잣대보다 중요한 게 자족감 아닐까요. 물론 다른 이의 평가에 민감한 사람이면 다른 이의 잣대를 더 크게 생각해 결정할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게 본인이 열정을 가져야 성실할 수 있고 성실하면 어디서든 잘 해냅니다. 아직 어려서 내가 끝까지 뜯어 말려야한다 이런 건 아니라고 봅니다. 조언을 해줄수는 있으나 어리나 늙으나 결정은 본인이 하는 거지요.
6. 그래도
'09.9.10 11:12 AM (220.65.xxx.2)그래도 아이가 점수에 떠밀려 과를 선택하기 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과를 선택한 동기가 참으로 기특하네요.
교차지원이라 여러모로 생각이 많으시겠네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7. ㅎㅎㅎ
'09.9.10 11:51 AM (125.177.xxx.48)사람으로 태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해보겠다는 것이 감동적이네요
어쩌면 가라는대로 가는 사람의 비율이...더 적을지도 몰라요...8. 그래도
'09.9.10 2:07 PM (124.0.xxx.202)분명한 목표가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런 아이에게 공무원이나 교사는 적성에 안맞아서 괴롭고 우울할 수 있습니다.9. 건축과
'09.9.10 2:08 PM (121.165.xxx.239)건축과 나와서 돈 잘 버는 사람 주변에 많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공무원이나 교사보다 하고싶은 일을 하는게
더 행복하고 재미있는 삶일거에요.10. 저도 문과
'09.9.10 3:13 PM (211.225.xxx.191)인데..건축과 가고 싶었어요.^^
저는 결국 사회학과 갔지만. 사회학과도 좋아했고요.
집에서는 교대나 사범대 가기 바랬겠지만..
제가 지금 시골로 이사오면서 직장을 선택하는데 한계가 있어
"감리사무실"에서 서류수발을 하고 있어요.
때문에 주위에 건축, 토목 이런 것 전공하신 분들 수두룩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공사가 관에서 발주한 것이라 건축공무원들도 여럿 보고요.
제가 보니...건축쪽 분야도 전문직으로 괜찮다 싶던데요.11.
'09.9.10 5:03 PM (125.181.xxx.215)건축가도 거의 예술계랑 비슷한거 같아요. 소수의 스타급은 거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반열에 오르는거 같고, 부와 명성이 세계적이더라고요.
12. m
'09.9.10 6:46 PM (211.179.xxx.5)제가 IT 일을 하는데요. 제 일은 제가 초등학교때부터 꿈꾸던 일입니다.
제가 대학을 가고 이 길을 선택했을 때
저희 어머니가 원글님과 정말 '똑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ㅋ
'나중에 내 원망 하지 말아라' 하는 말씀도 똑같았어요 ㅋ
전 그때도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좋아서 내 판단으로 내가 선택하는건데 나중에 후회한다한들 누굴 원망할 리가 있나.
하고요.
전 그때 그렇게 말했어요.
'설사 후회한다한들 내가 선택한 것이니 원망할 주체가 없다. 그러니 엄마를 원망할 리는
없다. 하지만 엄마가 원하는 길로 가서 내가 후회를 한다면 그때는 원망할 주체가 있다.
한없이 원망할 것이다. 난 그 괴로움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 라고요.
지금 제가 하는 일 힘듭니다. 힘들때도 많고 '아이x 때려치고파' 하고 말도 많이 합니다 ㅋ
하지만 '원망' 이라는 개념은 제 머리속에 전혀 없습니다.
내가 선택했는데 -> 다른이를 원망한다. 라는 사고프로세스는 앞뒤가 안맞는 것이잖아요.
지금도 제 어머니는 '엄마가 지원해줄테니까..다시 공부해서 교사를 해라..' 라고 하십니다.
아직까지도 ㅋ
대학 원서 넣을때 내가 만약 다른 길을 갔다면 어찌되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잘 되었을수도 있지만
'그 일을 정말 한번 해보고싶은데..' 라는 생각을 죽을 때까지 할 겁니다. 아마 -_-
그건 너무 우울하잖아요.
전 지금 하고픈 일이 또 생겼습니다.
이제 초등학교때부터 꿈꿨던 지금 하는 일.. 나이 40살까지만 하고 할만큼 했으니
두번째 일로 갈아탈겁니다 ㅋ
전 매일매일 야근도 많고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고 아주 죽겠지만
인생은 즐겁습니다.
따님도 분명히 그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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