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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그냥 못미덥고 못마땅하고 미울땐 어찌해야할까요?

아직신혼인뎅 조회수 : 503
작성일 : 2009-09-09 11:20:41
결혼한지 2년 됐고 아직 아기는 없어요.
양가에서 무척 기다리시만 저희 부부는 싸우느라 아기 가질 새가 없네요.

제가 한 선택이었지만 결혼은 왜 한건지.. 요즘 도대체 사는게 재미가 없습니다.
친구나 엄마에게도 말못하는 고민.. 여기다 털어놔도 될까요??
오늘은 날잡고 하소연좀 하고싶어요. ㅠㅠ

저도 신랑이 좋아죽고 싶은데...  신랑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고 싶고 신랑한테 정말 의지하면서 살고싶은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런 맘이 없어지고
점점 독립심이 강해집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신랑이 못미더우니 은근 신랑을 무시하는 마음이 생기는거 같아요.
이젠 어떤 일이 생기면 속으로 '니가 하는 게 다 그렇지.. 그럴줄 알았다!!' 요런 맘이에요.

큰 잘못을 한다거나 그런건 없는데 사소한 것들이 반복되고 그냥 미워요. ㅠㅠ

퇴근후 거의 매일 맥주병 끼고 TV 앞에 앉아서 통닭이나 라면 먹는거..
아침 일찍 출근하는 와이프 생각은 안하고 늦도록 맥주먹으며 티비보는거..
먹고 배부르고 나른하니 쇼파에서 이빨도 안닦고 잠들어서 새 가죽쇼파에 침흘리고 개기름 묻히는거.
뭐하나 부탁하면 항상 한번에 해주는거 없고 여러번 채근해야 겨우 해주는거..
그래서 항상 제가 신경쓰고 재차 확인해야 하는거 너무 싫구요..
항상 말뿐이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것들...
잘못했다 안하겠다 미안하다 해놓고 되풀이 되는 행동들...
회사 스트레스 집에다 풀려고 하는거...
술먹고 4~5시에 들어오고선 저한테 2시에 들어왔다고 하는 거짓말..
사소하지만 내게는 정말 맘상하게 하는 거짓말...
본인이 짜증내서 저랑 싸우고 절대 사과하지 않는거...
집안일도 말뿐이고 어쩌다 하는척만 하지 거의 내몫...


그 밖에도 풀어놓으면 끝도 없지만.. 암튼 정말 싫어요.
꼴보기 싫다가 딱 적당한 표현일듯 합니다.
집에 올사람이 안오면 잠을 못자잖아요. 그래서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거 싫었는데
이젠 몇시에 들어오던지 상관 안하구요~ 신랑 일찍오면 숨이 막혀요.
출장이나 교육받으러 멀리 가면 한없이 마음이 편합니다. 안봐도 되니까요.

술좋아해서 결혼 1년 내내 싸웠고 이제 맘잡고 살아볼까 했더니 말짱 도루묵이에요.

지금도 싸워서 냉전중인데 본인이 절대 사과하지 않아서 몇주째 시간만 갑니다.
저도 제가 잘못한거 없으니 그냥 가만히 있을 생각입니다.

주말에 시댁에 다녀오는데 신랑이 차를 너무 과격하게 운전해서 너무 거슬렸어요.
본인이 짜증나면 운전하면서 꼬장(?)을 부리거든요.  
앞차 안전거리 없이 너무 바짝 따라붙고 차선변경하려는 차 절대 안비켜주고
거슬리게하는 운전자 창문 내려 째려보고 암턴 너무 거슬렸지만 말 안하고 지내는 사이라 그냥 냅뒀어요.
그러다 집에 다 와서 앞차가 살짝 급정거를 했는데 바짝 따라붙어 가다 콩 박았지요.
제 반응은 그럴줄 알았다였어요. 너무너무 짜증이 폭발했는데 참느라 혼났구요
안박아도 될것을 꼬장부리며 가다가 박고 앞차는 원래 범퍼가 찌그러진 차였는데
우리가 살짝 박아줘서 횡재했지요.

싸워도 신랑 와이셔츠는 꼭꼭 다려줬었는데 이젠 제가 넋을 놓았는지 아무것도 안합니다.
신랑 셔츠 구겨진거 입고다는거 제 얼굴에 똥칠이라 생각해서 지극정성으로 다려입혔는데
이젠 세탁기에서 꺼내서 일부러 털지도 않고 널어놉니다. 그거 입고 가라구요.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하죠~
매일 술퍼마실 시간은 있고 셔츠 다릴 시간은 없냐? 아쉬우면 니가 다려 입던지~

여기 아들 가진 어머님들은 그래도 밥이랑 다림질 해줘야 한다고 나무라실지 모르겠지만요...
본인은 저를 위해 아무것도 하는게 없어 보이는데 빨래며 다림질에 요리 안할랍니다.
안하니까 아프던 팔목도 안아프고 여유롭네요.

신랑이 주사가 심하고 욕을하고 때리고.. 이런거 아니지만 저는 매일 조금씩 신랑한테 실망하면서
지쳐가고 급기야 이젠 점점 싫어지거든요.
와이프한테도 인정 못받는 사람이 회사에선 어찌 인정을 받을까... 이런 생각에 한심합니다.

제가 결혼 2년동안 마음의 문이 점점 닫겨져 온 것 같아요.
제 마음상태가 이러니 저희는 섹스리스입니다. 신랑이랑 같이 자는거 이젠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아기가 생기면 달라질꺼라는 말.. 아기는 그냥 생기나요?
이거 심각한거 맞는거죠? 저도 마음 떠나가고 있는 제 자신이 어쩔땐 무서워요.


두서없이 주절주절 썼네요.
저를 혼내실 엄마같은 분들 많으시겠지만...
그래도 여기다 털어놓으니 속은 좀 시원합니다.

여기에도 말 못하면 우울증 더 빨리 올거 같아요. ㅜㅜ
IP : 210.103.xxx.9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9.9 11:24 AM (125.130.xxx.87)

    전혀 혼나실일아니신데요.. 화나면 풀어야죠 계속쌓아두면 병나요
    아직신혼이시니 남편분과 여행이라도 가서 한번 대화나눠보세요.
    그리고 조근조근 욱하시지말고 하나씩 가르친다 생각하면서 알려줘요.칭찬많이해주시구(애키우는것도아닌데 거참..욕나오죠..근데 확실히 효과는있더군요 ㅡㅡ; )
    힘내세요 누구나 겪는과정이에요.
    저는 술을마시지않지만 남편이 게임을하거나 그래서 본체를 집어던지고싶었지만.
    그놈의돈이뭔지..
    힘내세요.다들 다 비슷하게 살아요 ^^

  • 2. 극복
    '09.9.9 12:26 PM (125.131.xxx.1)

    님 얘기 내내 읽으면서.. 읽는 저도 가슴이 답답해져 오네요..

    그런데, 저는 하나 묻고 싶은게 있는데,


    님 신랑께서는 님한테 바라는게 뭘까요?

    내아내가 이런걸 이렇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건 어떤게 있을까요?



    뭐하나 부탁하면 항상 한번에 해주는거 없고 여러번 채근해야 겨우 해주는거..
    그래서 항상 제가 신경쓰고 재차 확인해야 하는거 너무 싫구요..
    항상 말뿐이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것들...
    잘못했다 안하겠다 미안하다 해놓고 되풀이 되는 행동들...
    회사 스트레스 집에다 풀려고 하는거...
    술먹고 4~5시에 들어오고선 저한테 2시에 들어왔다고 하는 거짓말..
    사소하지만 내게는 정말 맘상하게 하는 거짓말...
    본인이 짜증내서 저랑 싸우고 절대 사과하지 않는거...
    집안일도 말뿐이고 어쩌다 하는척만 하지 거의 내몫...


    ----------- 여기까지가 님의 불만과 신랑에 대한 단점 이었다면,

    그러면 님 신랑이, 내 아내가 이런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아내는 --- 하는거, ---하는거

    ** 하는거~ 이런거 정말 아니다~~ 라고 느끼는건... 뭘까요?


    그거에 대한 답은... 하실 수 있을까요? 얼마나 쓸 수 있을까요? ....



    ------------------------------------

    음... 님에 대해 힐난이나, 비꼬는것이 아니라요, 제가 위에서 든 2가지 질문이, 바로,

    부부 생활과 관계의 개선. 에 있어서의 첫번째 걸음이 될만한 질문이라고 하더군요.

    나와는 다르게 커서 자란 하나의 인간을 광범위하게 이해하려봤자 이해할 수 없을뿐더라

    부딪힘만 늘곤 하죠... 그렇기 때문에, 저렇게 , 콕 2가지 질문을 집어 스스로에게 해보고,

    답변해 보는것이.. 그리고 실제 신랑의 의견과 비교해보는것이... 부부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들었어요.

    실제로도 많이 지치신것 같아요.

    아직 2년차면 즐거우실땐데...... 벌써 권태기 스러운것도 느껴지는게 있구요..

    모쪼록, 힘내셔서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시길 바래요~~

  • 3.
    '09.9.9 3:18 PM (125.181.xxx.215)

    누가 님을 혼낼수 있나요? 그런 자책감은 일찌감치 집어던지시고 당당해지세요. 저런 남자 겪어봐서 압니다. 사소한것처럼 보이지만 사소하지 않아요. 남편 하는짓이 변변치 못한데 저런 남자 떠받들고 사는 여자가 등신이죠. 애초에 존경할수 없는 남자네요. 결혼하지 말았어야할 사람같고요. 연애때는 저런점을 눈치채지 못하셨는지 궁금하네요. 혼인신고 안했으면 당장 헤어질거 같고, 신고하셨으면 저같으면 이혼 생각해보거나, 아님 포기하고 살거나 둘중 하나같아요. 남편을 고치기에는 너무 문제가 광범위해보이고 굉장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것 같네요. 하지만 아직 젊으시고 아이도 없으신데 평생 저러고 살기에는 너무나 괴로운 짐이 될것 같아요. 잘 생각해보세요. 절대 자책하지 마시고요.

  • 4. vi
    '09.9.9 5:16 PM (218.49.xxx.219)

    부부는 마음이 맞아야 사는것 아닌가요?
    아직 살아갈날이 많은데 평생 그렇게 남보다도못하게 살수는 없을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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