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행복한 여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것들..

행복한여자 조회수 : 1,374
작성일 : 2009-09-08 14:31:50
이곳 게시판을 보면 저보다는 좀 젊은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는 나이 벌써 50 이랍니다
애들 둘 대학보내느라 일생을(?) 다바쳤고 얼마전까지 재택근무하느라 한시도 쉬어본적이 없었지요

남편과 나 열심히 살아온 덕에 괜찮은 지역에 넓다 싶은 집도 한채 갖고 있어요
말하자면 집 한채에 우리의 땀과 수고가 송두리채 담겨있고 재산의 전부인거죠

애들도 한놈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한놈은 8위권정도 하는 대학에 들어갔어요
애들 역량을 생각했을때 잘 들어가줬죠

남편은 참 좋은사람이고 저를 많이 사랑해주고 사업도 바쁘게 잘 하고 있어요,
작년부터는 손해를 보고 있지만요.

뭐 이정도가 저의 객관적인 프로필이네요
주위사람들은 절보고 행복한 여자라고 부러워해요^^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저 위에 적힌것이 저의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겠죠?
시댁과 친정에 갖고 있는 불만.  너무 열심히 산 덕에 몇가지 가지고 있는 질병..
얼마전 애들 둘 등록금이 모자라서 분할로 등록을 해야했고 이번달 직원들 월급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해결했네요
예전같았으면 조바심내고 잠못자고.. 했을텐데
연륜이라고 하나요? 나이와 경험이 가져다준 여유로움이라고 하는게 맞을것 같아요

아니 그것보다 더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요
몇년전 제가 몹시 아파서 생사를 헤맨적이 있어요
심한 통증으로 우울증이 왔고 '차라리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겨운 시간이었죠
저는 자살하는 사람들 이제 뭐라할 자격 없어요. 저도 무수히 그런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그때에 많은 깨달음이 있었어요
내가 지금 죽는다면? 내가 평생토록 아끼고 줄여가며 모은 이 재산은 누구의 것이 될것인가?
과연 나는 무엇때문에 돈에 연연해하며 살았을까.
그런생각에 까지 미치자 그동안 돈아끼느라 하지못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너무 바보같이 살았다는 생각이 사무치게 들더라구요 (아.. 이싯점에서 눈물이..)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 살줄만 알았지 제 자신에게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제가 행복해져야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적이 없는것 같아요
하루도 흐트러짐 없이 그저 앞만보고 달려왔어요.

하지만..

내가 지금보다 작은 평수에 살고 있던들 지금보다 덜 행복할까요?
애들이 그보다 못한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서 내가 불행할까요?

이런말 하면 가진자의 여유라고 몰아붙일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픈 이후로 많은 것을 놓아버리니까 마음이 정말 편해졌어요. 조바심도 나질않고.
직원월급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해결하고 등록금도 분할등록한 주제에
남편과 어제 저녁에는 봉평의 메밀꽃이 예쁘다며 여행가는 계획 세웠어요.
참 철없죠.
맞아요. 철없이 살기로 했어요. 그저 푼수처럼 행복하게요.

저는 요즘 저에게 상을 주면서 살고 있답니다
성격상 사치를 안하는 성격이지만 입고싶은 옷이나 좀 비싼 악세사리도 사고,
커피를 좋아해서 예쁜 찻잔을 좋아하는데 좀 비싼것도 맘에들면 그냥 사요.
저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제게 상을 주는거죠.

지금 에스프레소 진하게 내려서 예쁜 찻잔에 따라 마시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답니다
이런 소소한 행복들로 둘러싸여 있는 지금.
먼 훗날 제 스스로에게 참 잘 했다 하지 않을까요?

그 훗날을 위해 지금은 행복해지기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이 글에서 행복이 느껴지시나요?  맞아요. 저는 행복한 여자예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IP : 121.131.xxx.11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 하셨어요.
    '09.9.8 2:40 PM (211.57.xxx.90)

    이제부턴 지금처럼 사세요. 가슴이 짠해지는 글을 쓰셨네요. 어느부분은 저와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자녀가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행복할것 같지만 더 큰 욕심이 생길테고 더 여유롭게 살고 싶지만 현실이 호락호락 하지 않으니 쉽지는 않지요. 작은것에 감사하고 내 건강을 먼저 챙기는것이 가장 잘하는 일 같아요. 꼭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행복하세요 님.....

  • 2. 햇살
    '09.9.8 2:41 PM (220.72.xxx.8)

    네네 모든 말씀 구구절절히 다 맞아요
    전... 제 자신에게 상 주는 이벤트를..가끔 하긴하는데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아요
    아직 인생선배님처럼 연륜이 안되서 그런듯..

  • 3. .
    '09.9.8 2:52 PM (121.148.xxx.90)

    저도 지금 아이들에 억매여서 아이들이 잘해서
    님처럼 교육 잘시키고, 그정도만 되면 좋겠다 생각드는데
    정말 연륜이 느껴지네요.
    이제 40이고, 곧 50이 될텐데
    선배맘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우울증으로 한것 힘들었는데, 정말로 좋은 조언이네요

  • 4. 가끔
    '09.9.8 3:00 PM (125.146.xxx.192)

    가끔 인생선배님께 묻고 싶은게 있더라구요
    인생의 해피엔딩은 뭘까?
    시댁과의 관계속에서 나는 어떡게 대처해야 할까?
    시댁의 굴례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소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을때 어떻해야 하나???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일이라고 위안삼으면서 살아야 하는걸까??
    무수한 궁금증이 있지만...제가 겪어야할 일이기에 그냥 맘을 놓을채 살고 있습니다...
    지금 제나이 33살 남들10년 겪을 일을 결혼3년만에 거의 다 겪고 있는데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걸까???
    정말....365일중,,,,363일은 바쁘게(정신적으로),,,살고있는데
    시댁하고 엮인 일들이 모두 해결되기를 바라면서 지내고 있네요
    5년뒤면 어떤모습으로 있을지....
    제 스스로가 궁금하기도 하면서...제발...부디...우리 네식구 행복하고 알콩달콩 살기를
    바라는 맘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원글님글을 읽으니...50나이쯤에는 평온해 질 수 있을꺼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여기다 넋두리 적어보구 갑니다...
    원글님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아오신거 같아요 이젠 좀 쉬면서 즐기세요
    원글님보다 한참 나이 어린 제가 이렇게 글 남겨서 건방지다 생각하실까봐
    조심조심 스럽습니다.

  • 5. morning
    '09.9.8 4:08 PM (222.239.xxx.42)

    이런 글들을 자주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나이가 들어가느라 그런지, 저보다 오래 사신 분들 말씀 듣는 것이 요즘 들어 새삼 마음에 와 닿아요.

  • 6. lee1004
    '09.9.8 6:53 PM (110.10.xxx.53)

    저도 50을 바라보고 있는데
    난 전생에 나라 구한 것 같다고 말하며 행복해 하며 살지요
    -집은 없지만,
    가족 모두 건강하고
    자식들이 알아서 공부하여 최고 대학에 다니고 있고
    남편, 자식들이 모두 아내. 엄마의 큰자리에 고마워 하지요
    시집살이는 옹골차게 10년
    모두 돌아가시니 4식구 알콩달콩 ...
    힘든 시집살이에 이혼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참고 살다보니 이렇게 좋은 날이 오네요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지만 늘~ 더 나빠지지 않음에 감사하니 행복이 내 옆에 항상 있더군요

  • 7. 정말이지
    '09.9.8 7:09 PM (59.12.xxx.139)

    삶의 연륜이 오롯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매일매일 악다구니하듯 사는 저도
    잔잔한 여유로 스스로에게 상을 줄 날이 오겠죠?

  • 8. 원글이
    '09.9.8 7:29 PM (121.131.xxx.118)

    아무리 친한 사람일지라도 '나 이래서 행복해요' 라고 말하기가 쑥스러워 게시판에 올렸던건데
    이렇게 공감해주시고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오랜연륜" 이라는 말씀에 제 얼굴이 다 빨개졌네요
    저 아직도 철없고 애들같은데 제가 너무 잘난척을 했나봐요*^^*
    저보다 나이 많은분들이 보면 혀를 끌끌 차실듯.. 헤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늘 하면서 살아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면서 이제는 후회할일을 하지않으려 애를 쓴답니다
    열심히 사신만큼 꼭 좋은 날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9721 엄청 따뜻한 이불솜 어떤거 사면 될까요?+침구 10 궁금이 2007/10/20 1,540
359720 루이뷔통 스피디30 일반매장에선 얼만가여? 10 사고싶다 2007/10/20 1,700
359719 독일이나 영국에서 구매대행 해 주실 분 안 계신가요?!! 급합니다. ㅜㅜ 1 홍슬기 2007/10/20 447
359718 중국 여행 비행기 표 저렴하게 구입방법 알려주세요 1 중국통 2007/10/20 223
359717 미국에서 아이 키우기에 좋은 곳은 어디일까요? 1 고민 2007/10/20 456
359716 물건을 좀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곧귀국녀 2007/10/20 535
359715 82cook 해결해 달라! 오바! 5 한나 푸르나.. 2007/10/20 1,136
359714 20 여명이 함께 묵을 수 있는 곳이 근교에 있을까요 6 리조트 또는.. 2007/10/20 302
359713 사랑과 전쟁에 사기꾼이란 남자가 나오네요 6 놀랬어요 2007/10/20 2,396
359712 급) 일욜에 택배 받는곳 없을까요 1 주부 2007/10/20 190
359711 와플팬 사고싶어요~ 파는곳 아시는분? 2 ^^ 2007/10/20 532
359710 신랑 흉 좀 보고파서 4 호ㅏ가나서 2007/10/20 821
359709 청자켓..잘 입어질까요? 10 2007/10/20 1,586
359708 암뭬이 정수기를 달았더니 무게 때문인지 수도꼭지 바킹이 닳아서 물이 새요ㅠㅠ 2 수도꼭지 2007/10/20 373
359707 장농 살려고 하는데요..싼게 비지떡이겠죠? 5 가구구입 2007/10/20 734
359706 급해요 7 밤순이 2007/10/20 673
359705 이사하다가 겪은 황당한 사기사건 ㅠㅠ 11 조심하세요 2007/10/20 3,705
359704 목욕탕 얼마나 자주가세요? 3 2007/10/20 895
359703 제삿날에 방문하시는 분들께 드릴 음식... 4 음식고민 2007/10/20 600
359702 아이들 외투 이쁜거 파는 미국 사이트는 어디인가요? 2 외투 2007/10/20 764
359701 군고구마냄비 쓰시는 분 계셔요? 10 사볼까 2007/10/20 1,134
359700 시골 아이들의 기쁨, 행복함 3 연풍사과 2007/10/20 817
359699 시어머니 생신상을 고민입니다. 고민하는 며.. 2007/10/20 322
359698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고..전화환급 사기전화 받았네요.. 알면서도 당.. 2007/10/20 391
359697 시어른 여행에서 돌아오시다.. 9 ㅠㅠ 2007/10/20 1,323
359696 짐보리나 폴로옷 아무때나 살 수 있나요? 3 아이옷 2007/10/20 713
359695 비데 추천부탁드려요 똥글맘 2007/10/20 85
359694 문예원 보내보신분?? 5 궁금 2007/10/20 820
359693 샤넬 2.55 가격? 3 샤넬 2007/10/20 1,810
359692 다른사람 남편 호칭이요 4 궁금 2007/10/20 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