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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랜만입니다.

임부장와이프 조회수 : 1,194
작성일 : 2009-09-06 13:24:30
7월 25일에 멕시코 몬떼레이에 도착했는데 이제야 인터넷이 설치가 되었습니다.
인터넷 설치하는데 건축 설계사까지 동원되는 희한한 구경도 했습니다.
참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여러분 다들 편치 않으시죠?
저도 편치 않습니다.
아니 화가나고 속이 상합니다.

옛 말에 집안에 사람이 잘못 들어오면 망조가 든다고 했었는데...
벌써 제가 존경하고 국민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통령이 두 분씩이나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걸 뭘로 설명을 해야 할까요?
옛 어른들 말씀에 자유로 울 수 있을까요 우리 가카는?
아까운 분들,정말 울분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어느 날, 전화하면 큰 일 나는 줄 아는 남편이 아침에 전화를 했어요.
이 얘기 저 얘기 하다 "근데 김대중대통령님 돌아가셨다"하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듣고 저는 흐느껴 우느라 아무 말도 못했어요.
오랜만에 만난 남편한테 제가 김대중대통령님이 위독하셔서 걱정이라고 얘기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인터넷을 할 수 없으니 제가 세상과 소통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어요.
한국에서 어떻게 조문들을 하는지,어떤 감동적인 뒷 얘기들이 있는지 저는 알지 못했어요.
결국 참다 참다 아는 분 집으로 뛰어가 인터넷을 열었더니 그 날이 영결식 날이었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저녁에 남편이 직원들을 집으로 초대를 했어요.
한참 밥을 먹는데 한 분이 고향이 광주라고 하는거예요.
제가 되물었죠.
"빛고을 광주가 고향이신가요?"하고요.
그 분이 그렇다고 하는데 순간 눈물이 핑도는 거예요.
그 다음 제가 한 말 때문에 그 누구도 한순간 아무 말도 못했죠.
"제가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다들 어안이 벙벙하여 저를 쳐다 봅니다.
"김대중대통령님이 돌아가셔서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어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저도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남편이 직원들을 배웅하러 나간 사이 아이들에게 오늘이 김대중대통령님 영결식이었다고 알려줬어요.
중학교 2학년인 큰 딸이 엉엉 울기 시작하네요.
유치원때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써 오라는 숙제에서 자기는 김대중대통령님이라고 썼었대요.
대만에서 평양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님의 모습과 노벨평화상을 받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 본 아이예요.
어찌나 슬피우는지 저도 같이 엉엉 울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인 작은 딸은 "엄마 이제 우리나라는 어떡해?"라고 되묻네요.
참 박복한 국민들입니다.

멕시코는 공무원들이 아주 부패한 나라입니다.
부패가 얼마나 심한지 도로공사에 필요한 돈들을 착복해 도로가 엉망입니다.
또 배수시설이 엉망이라 비가 오면 도로에 물이 역류에 아주 위험합니다.
매일 아이들을 학교로 데려다 주고,데려와야 하는 제 입장에서는 운전은 가장 끔찍하고 힘든 일 중 하나입니다.
매일 아침 운전대를 잡으면 저는 늘 기도를 합니다.
먼저 돌아가신 엄마,아버지께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두 분 대통령님께 오늘도 안전운전하게 해 달라고 빕니다.
기도끝에는 늘 눈물이 핑돌죠.
아이들을 모두 내려주고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더욱 눈물이 납니다.


우리 집엔 나비가 많습니다.
노랑나비,흰나비,검정나비.
어느 날 노랑나비가 한마리 날아들자 작은 딸이 얼른 제 눈치를 살핍니다.
"엄마 어떡해?"
"왜?"
"노랑나비,노무현대통령님"
기어이 제 눈에서 눈물을 빼고야 맙니다.
슬퍼하지 말라고,외로워 하지도 말고 힘내서 열심히 살라고 노랑나비가 되어 제 곁에 와 계시는데,저는 눈물만 흘리고 있다니...

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여기는 토요일 밤입니다.
저의 조국은 일요일 낮이네요.
탐탐한 바자회를 한다는 안내문도 보았습니다.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제 신세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동안 제가 가져간 책자들을 여러분들과 나눠 봤습니다.
국내실정에 대해서도,가카의 실정에 대해서도 알렸습니다.
비록 많은 분들과 함께 자리를 하진 못했지만 제가 있는 위치에서 열심히 알렸습니다.
다행히 저랑 코드가 맞는 분들이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진알시에서 보내준 책자도 한 부씩 나눠 드리고,82회원님 중 한 분께서 협찬해 주신 봉하행주도 나눠 드렸습니다.
다들 고마워 하고 좋아들 하셨구요.

82촛불님들 뵙고 싶습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열심히 애를 쓰실 여러분들 생각을 하면 한편으론 가슴이 찡하고,한편으론 든든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 곁에는 늘 제가 있고,제 곁엔 늘 여러분이 있습니다.
우리 서로 힘을 모아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그렇게 살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IP : 201.172.xxx.8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9.6 1:48 PM (115.140.xxx.24)

    신자유주의로..풍부한 자원 넓은 땅이 있음에도...정말 가난한 나라..멕시코...
    머나먼 타국에서...늘 행복하세요..

  • 2. **
    '09.9.6 2:02 PM (202.136.xxx.66)

    어머나!!!
    반가워요.~~

  • 3. ^^*
    '09.9.6 2:11 PM (211.48.xxx.34)

    반가워요~~
    타국이니,,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저도 남편없이 아이들이랑 중국살때 항상 긴장하고 외출했던 기억이나네요.

  • 4. 올갱이
    '09.9.6 2:22 PM (114.206.xxx.163)

    반가워요.
    근데 저 님글읽다 눈물이 핑 도네요.
    절절한 심정이 가슴아리게 느껴져서,
    그게 내맘과 꼭 같아서.
    언제 어디서 만나든 오래된 친구처럼 금방 맘열고 친해질것 같은
    많은 분들이 여기82에 계셔서 참 좋습니다.
    타국에서 건강 조심하시고요.
    꼭 필요한 물건 있는데 못구하시는거 있음 살짝 부탁하세요.
    고국에서 보내드릴게요.^^

  • 5. 호야
    '09.9.6 2:29 PM (222.116.xxx.81)

    님..........
    사랑합니다

  • 6. ..
    '09.9.6 3:01 PM (121.161.xxx.146)

    잘 계시지요?
    건강하세요..

  • 7. *^^*
    '09.9.6 3:22 PM (211.109.xxx.138)

    부디 건강하시고..
    가족분들 모두 행복하시길 빌어요.
    따님 속이 참 깊네요^^

    소식 간간이 들려주세요.

  • 8. ^^
    '09.9.6 4:34 PM (125.188.xxx.27)

    안그래도 궁금했어요.
    소식전해주셔서..감사..
    왠지...내 친척언니같고 그래요..ㅎㅎㅎ

  • 9. 와락~
    '09.9.6 8:44 PM (211.196.xxx.141)

    오늘 탐탐한 바자회에서 건이엄마님을 만나 입부장님 와이프 이야기 했어요..
    어쩜 그리 인터넷 연결이 느리냐고..
    나 같은 사람은 속터져 거기살지 못 하겠다고.. ^^;;
    너무 반갑습니다
    오늘
    너무도 반가운 분들
    너무도 흐믓한 광경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들이 함께 했습니다
    이렇게 똑똑 하고 바른 국민들이 있는한 우리나라는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네요
    촟불 들때와는 또 다른 뿌듯함을 느꼈어요
    다시 만날때 까지 건승 하시길..^^

  • 10. 아~
    '09.9.6 11:06 PM (121.166.xxx.4)

    정말 반가워요~~^^
    늘 건강하시구요.

  • 11. 임부장와이프님
    '09.9.7 12:42 AM (210.221.xxx.234)

    방가방가!
    전여옥이에게
    "저년이 여기가 어디라고 나왔느냐!"
    이거부터 생각 난다는.^^

  • 12. 깜장이 집사
    '09.9.7 9:09 AM (110.8.xxx.104)

    보고싶어요. ㅠㅜ

  • 13. 쟈크라깡
    '09.9.7 3:15 PM (119.192.xxx.142)

    멀리 있어도 마음은 한가지네요.
    건강하시고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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