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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술 마셔주실 분 안계실까요...

조회수 : 1,202
작성일 : 2009-09-04 19:48:11
오늘  결혼생활 4년 만에  
저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비참합니다.

남편이  제게  보란듯이 거짓말을 한 일이..
결혼후 1년 되었을때  어렴풋이 상황을 알고
제가 물어 보았을때  버젓이  거짓말을 하였던 것이.
남이 진실을 얘기했을때  남의 진실보다
남편을 믿었고  당연히 남편의 말이 진실이라 생각했던 것이
3년도 더 지난 지금에 와서야
깡그리 거짓말 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차라리 그때 진실을 얘기해 주었다면
전 속은 상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잠깐 다투고 화내도
쉬이 넘어갔을 겁니다.


그런데 남편은 보란듯이 제게 거짓말을 하고
누구가 그게 아니라고 하던데?  하니  말도 안돼는 소리.
확인해봐~ 하면서 당당히도 했던 말이 거짓말이었다니.


그냥 그때 그러고 말았다면  끝이었을 것을
어제 일하나가 터졌고   전혀 새로운 일이었으나
결국은 그때당시의 거짓말과 연결된 일이었고.
어제까지도 몰랐던 저는
남편에게 새로이 불거진 일에 대해서 진실을 알고자했고
해명을 해달라고 했는데  남편은 또 버젓이 제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저는  거짓말이 제일 싫습니다.   정말 싫습니다.
사람을 속이는 일을 하는 사람이 싫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눈을 보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싫습니다.


어제도 결국 예전의 거짓말이 연결되어 또 거짓말을 새로 만들고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남편은 했습니다.
어제 새롭게 불거진 일도 제 입장에서 엄청 불쾌하고 화가 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어쩔 수 없지...하면 넘기고
너무 실망하고 화가 낫지만   하늘을 맹세코 거짓말 한게 없다고
속이고 있는 것도 없다고 제게 당당히도 말하는 남편을
어제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사람이면 제가  그렇게 절실히 우리 가정에 대해서 어떤 일에 대해서
배려에 대해서  진심으로 얘기하고 약속했을때
그리고서도  혹여 내가 알아야 되는데 속이는게 있으면 솔직히
말해달라고 진심으로 부탁했을때
당당히도 그런 거 없다고 그렇게 말하던 남편이란 사람.



오늘   어제의 그 말도 거짓이었음을 알았습니다.
혹여  무슨 아주 큰 일이라도 벌어졌는가보다 하실까봐
죄송스럽지만 외도랄지  그런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속이고
3-4년이 지나서 또 그 일과 연관된 새로운 일이 불거졌는데
또역시 아무렇지 않게 저를 속인 남편에 대해
화가 납니다.

아니
이것이 화인지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당히  제 눈을 보고   거짓말을 해댄 남편의 모습이 떠오르니
그냥 눈물만 납니다.


가슴이 뛰지도 않고
너무 너무 화가 나지도 않는데
그냥 눈물이 너무 납니다.


남편 믿고 따라온 외지에서  살아보겠다고  친구고 뭐고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맞벌이로 일하며 퇴근이 늦는 남편 기다리며  온갖 살림하며
정말 열심히..
너무 열심히 살았던 제가
그냥 오늘따라 너무 가엾습니다.


이대로 집에 들어가는 것도 힘이 들고
더 마음이 힘들 것 같습니다.
사무실에서 퇴근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채
그냥 자판만 두드립니다.


이런날  술 마실 친구하나 주위에 없고 아무도 없는.
나는.  
살아보겠다고   형편 힘들어 맞벌이에 .
집에 들어가면 집안일부터 하던 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눈물이 납니다.
혼자 술을 마실 곳도.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싶지도.
그렇다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IP : 61.77.xxx.11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떡하나...
    '09.9.4 7:56 PM (114.129.xxx.42)

    저는 아기 키우고 또 술도 못 마셔서 술 친구는 못 해드릴거 같아요..
    그러나..얼마나 마음이 아프신지는...글을 보니 알거 같아요.
    어떡해요..참..남편분 야속하시네요..
    뭐라 위로도 못 해드리겠어요..힘내세요.....
    술 드시지 마시고 혼자 극장 가서 영화라도 한편 보세요.
    그러면 기분이 좀 풀릴지도 몰라요..토닥토닥..

  • 2. 얼마나
    '09.9.4 8:04 PM (222.106.xxx.33)

    세상이 허하겠어요...?
    이 세상에 저 하나 믿고 살아보려는 아내에게...나쁜 남편이네요...

    여기 서울인데요...
    멀지 않으면 한잔 사드리고 싶군먼요...
    위로 드려요...

  • 3. 원글
    '09.9.4 8:14 PM (116.123.xxx.72)

    집에 왔습니다.
    정말 집에 오고 싶지 않았는데 집에 왔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나요.
    서럽지도 않고 가슴이 막 뛰는 것도 아닌데
    평상시처럼 아무렇지도 않은데 눈물이 자꾸 나네요.

    무엇을 해야 할지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저는...어제 그렇게 멀쩡히 거짓말을 해대는 남편이
    그게 또 거짓말인 줄은 모르고... 너무 화가 나도 어쩔 수 없는 일
    다시 마음 가다듬고 오늘 하루를 시작했고
    저녁을 뭘 할까. 뭐 맛있는 걸 할까.
    한동안 대충 먹었는데 내일은 이것저것 맛있는 것좀 해야겠다며
    남편 좋아할 거 생각하고 메모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어제 말한 것도 사실이 아니었음을
    오늘 알고서는.
    그때부터 내내 저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눈물은 자꾸 나는데 화가 나는것도 아니고 분노도 아니고
    모르겠습니다. 그냥 눈물만 나서요.
    저 술 참 좋아하는데... 술 엄청 잘 마시는데 그래도 주사 없는데
    오늘은 술 한 잔도 목이 메이는 듯 생각나지 않습니다.
    근데 그나마 술이라도 마셔야 할 거 같은데
    혼자 어디 갈 수도 없고...
    그러다 집에 왔습니다.

    그러다. 결국 집에 왔습니다.
    남편은 원래 퇴근시간이 엄청 늦어서 앞으로도 몇시간 후에나 오겠지요.
    그런데 이런날은 더 늦게 들어오지요.
    불편한 분위기가 공기가 싫겠지요.

    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4. 대한민국당원
    '09.9.4 8:31 PM (211.213.xxx.64)

    저도 거짓말하는 인간 참 싫어합니다. 제가 한잔 따를테니~ 한잔 받으세요~ 벌컥벌컥~ 그렇게 마시면 안됩니다. 쭙쭙~천천히~ 만나서 마셨다는 감정(?)으로 ^ㅗ^ 어렵겠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는 마시길…

  • 5. 쩝..
    '09.9.4 8:36 PM (119.149.xxx.230)

    제가 같이 마주 앉아 있어 드리고 싶구만..안타깝네요.
    배신감인것 같아요.
    나는 남편한테 감추는거 없는데 남편은 나한테 감추는게 있구나 싶어서
    더 그런 마음 드실듯..

  • 6. 눈물
    '09.9.4 8:36 PM (59.24.xxx.149)

    이 하염없이 나오나 봐요??어떻해요. 맘이 아프네요. 술마시면 더욱 자신 초라해 질텐데....그러지말고 자신의 속에 있는 말들을 종이에 적어봐요.
    자신에게 쓰는 편지라 생각 하구요. 맘 가라 앉히시고 저녁식사부터 하세요.
    자신건강 자신이 챙겨야되요. 잠도 푹자구요.

  • 7. 나도싫어
    '09.9.4 8:44 PM (116.122.xxx.194)

    거짓말 하는 사람을 보면 왠지 정이 뚝떨어집니다
    뻔히 아는 거짓말...몇일 지나서 들통나는 거짓말...

  • 8. 원글
    '09.9.4 8:44 PM (116.123.xxx.72)

    감사해요.
    그냥 말이라도 할 수 있는게 다행이에요.
    친구가 있으면 말이라도 풀어놓을텐데..
    그래도 조금 가깝다면 가까운 곳에 오빠네 집도 있는데. (친오빠네요.)
    그렇지만 그 곳에 가서 이런 말을 할 수도 없고.
    눈물은 계속 나는데
    배가 고프지도 않고 아무 생각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잠이라도 많아서 그냥 자버렸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신경쓰이고 마음아픈 일이 있을때는 잠도 잘 못자요.
    그냥 한번 거짓말 이었다면 차라리 나았을텐데
    어떻게 몇번이나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할 수가 있는 걸까요.

    정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씻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자판만 두드려요.

    그냥 그러고 있어요. 제가.

  • 9. 저두요..
    '09.9.4 9:01 PM (220.71.xxx.66)

    저도 거짓말 하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그래서 남편이 거짓말한거 제가 알면 눈치를 주는데... 거짓말 하지말자고..
    제발 솔직하자고.. 그럼 뭐 뀐놈이 성낸다고 무슨소리냐고 자기를 못믿는다나 어쩐다나 더 펄쩍 뛰더라구요..

    저 지금 맥주 한잔 마셨는데... 딱 한잔 더 마실껀데... 같이 드실래요??
    전 많이는 못마셔요... 전 서울이예요...

  • 10. 원글
    '09.9.4 9:09 PM (116.123.xxx.72)

    저두요님. 감사해요. 챙겨주셔서..
    제가 서울에만 살았어도 지하철타고 친구 만나거나
    아님 저두요님 한테 가서 그 맥주 한잔 같이 마실텐데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요.
    뭔가를 하긴 해야 할 거 같은데
    모르겠어요.

    그러면서도 또 생각이 들어요.
    내 잘못인건가. 내가 결국 거짓말을 하게 만들 분위기나 상황을 만들었을까.
    하지만 나는 거짓말이 정말 싫은데 그걸 알텐데 알면서도 잔소리가 싫어
    거짓말을 했을까.
    그럼 결국 남편은 남편 자신만을 위한 삶을 그 가정을 살고 있는게 아닐까.
    상대방의 진심이나 배려따위는 아무 상관없는 건가.

    누가 잘못인건가.
    내가 잘못인건가.
    모르겠어요.

  • 11. ....
    '09.9.5 9:31 AM (112.72.xxx.206)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는 안실렸지만 본인이 알아서 잘 처리하시겠지만

    입만 열면 거짓말 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나중에 보면 다 거짓말

    결국 파멸의 길 아닌가요 그런사람이라면 저같음 끝까지 못데리고 살거 같아요

  • 12. 아...
    '09.9.6 2:22 AM (119.64.xxx.176)

    순간. 제 1년전의 일기장을 읽는 것만 같아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랑 같은 삶이 어딘가에서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ㅠㅠ

    그 사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일에 관련된 반복되는 거짓말이 사람을 얼마나 문드러지게 만드는지...

    저도 서울이라...
    같이 부여잡고 술퍼마시며 울고 싶네요...ㅠㅠ

  • 13. 직장이 없으
    '09.9.6 12:29 PM (59.186.xxx.147)

    면 컴퓨터를 익혀서 능력을 키운다음 직장을 구한 다음 맘대로 하세요. 남편을 쫓아버리든가
    인생을 즐기든가 친정에 도움을 쳥해 공부를 해서 능력을 키우던가, 하여튼 울지만 말고 운전면허도 따고 .운동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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