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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 넘어가니,

좋은아침입니다. 조회수 : 2,194
작성일 : 2009-08-28 10:13:12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계획보다
살아온 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많아 집니다.

아이들도 어지간히 컸고,
내시간도 많아지니,  괜히 중고등때 에피소드들도
떠오르고,  그땐 내가 참 유치했어.. 뭐 이런 자기반성도
하게 되고,. 한번 뿐인 남은 생, 잘 살아보고 싶다 이런생각을 많이 해요

아무튼  
남편이  일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타입이라
회사에 사소한 일만 있어도,  원형탈모가 생기곤 합니다.

해서...
이제 그만 은퇴시키고,  남은 생을 둘이 보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총자산은 20억 정도 되는 것 같고,,
은퇴해도 이것저것 나오는 한달수입은 3-4백정도 됩니다.

문제는 남편과 저의 성격이 너무 다르다는 건데
태생이 돈에 발발떨고 매사 돈돈하는 스타일의 남편과
아끼다 똥 된다는 신조로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해 살자는
저와의 갭이 저에겐 제일 큰 스트레스입니다.

둘이  어디가서 밥한끼를 먹어도
그저 싸야하고,  하나시켜 둘이 먹을 궁리하고..ㅠㅠ
정말 같이 다니고 싶지 않다는 거죠.
경제적으로 쪼들리면  그러려니 하는데
주머니 두둑해도 저러니 참 재미없습니다.

예전에는 참 가난했어요.
그때는 저런 남편과 보조 맞춰서 잘 살았는데..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더 많지 않은 이시점에도
매사 저런식이니 짜증이 많이 나요.

거기다 따로 놀면 좀 나을텐데..
거의 모든 일상사를 저와 하려고만 하니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부부의 남은 생을 리모델링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전 부모도 안계시고, 특별히 각별한 친척도 없습니다.
남편도 노모가 계시지만 비슷한 처지..
둘다 월남한 집안이고 부모대에도 형제가 없고.. 뭐 이런 비슷한 환경이죠
노모가 돌아가시면,  둘다 아주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저의 총재산을  정리해서
좋은 위치에 24평정도 아파트하나 마련해두고,
미혼인 애둘 앞으로 1억씩 예치해 주고,
나머지는 부동산이든 금융이든 한달에 500정도 수익날 곳에 예치하고
남은 돈이 있다면 현금으로 갖고 있으면서,

처음이니,, 부담없이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것)
동남아  날씨좋고 물가 저럼하고 경치 좋은 곳에가서 2달이 되었든.. 6개월이 되었든..
그냥 유유자적 살아보면서,, 또 땡기는 곳 있으면  움직여보고,,,
그러다..  더 나이들어도 둘다 건강하면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에서도 살아보고
부산에서도 살아보고... 울릉도에서도 살아보고.. 뭐 그러고 싶거든요?
여기까지는 순전히 제생각이고,
남편에게 비스므리 얘기했더니,  저가는데는 어디든 자기도 따라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런 제생각이,
이제 오십 초반의 부부들이 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떨까요?
남편하는 일도 지금은 안정적이라 몇년 더 일해도 괜찮은데..
너무 일찍 일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닐까요?

여러모로 맞지 않는 부부가
둘이 딱 붙어, 낯선곳에서 좌충우돌 하다보면,  더 부딪치고
싸우게 되는 것은 아닐지도 염려되구요.

전 낯선곳 가는 것 새로운 사람과의 친화력이 좋은 편이고
남편은 낯가림이 아주 심하고,  환경변화하는 것을 잘 못해요.
제가 남은 생을 이렇게 살고 싶다하면
남편은 자기도 좋다고는 합니다 진심으로...
왜냐면 남편은  새로이 계획하고 하는 것 절대 안하(못하는)지만
새로운 곳에 가는 것은 아주 좋아해요.

굳이 경제적인 것 까지 쓴이유는
좀 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밝히고 싶어서 였구요.
이런 제 생각이 객관적으로 보시기에 허무맹랑한 이상인지
또는 주변에 저러한 삶은 살고 계신분들이 계신지
계시다면 어떤모델이 있으신지 듣고 싶었어요.
IP : 218.51.xxx.47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근데
    '09.8.28 10:15 AM (211.219.xxx.78)

    50이시면 아직 너무 이르신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아직은 열심히 일할 시기인 것 같기도 하구요
    님은 괜찮으실 것 같은데 남편분은 좀 답답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또 아끼신다면서요~

  • 2. 그게
    '09.8.28 10:16 AM (59.11.xxx.188)

    좋은 생각이십니다.
    더 늙기전에 인생을 즐기는 것도 좋겠지요.
    늙어서 돈많아도 젊었을때 즐기는걸 즐길수 없다는데 하루라도 젊을때 즐기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3. 일을
    '09.8.28 10:19 AM (203.244.xxx.229)

    완전히 중단하시지 말고,, 여유 시간을 좀 더 빼서 지금 말씀하신 것들 중 일부만 먼저 해보시면 어떨까요?
    사이 좋은 부부지만 남편 퇴직해서 집에만 있으면 꼴뵈기 싫다고 하시는 어무니 친구분들이 제법되신지라 50부터 안정권에 있는 일도 다 접고 둘만의 뭔가에 올인하시는 게 조금 걱정이네요.

  • 4. 30대중반
    '09.8.28 10:22 AM (220.72.xxx.8)

    님의 노후가 제가 지금 열심히 살면서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네요^^
    지금 말씀하신 계획 전혀 허무맹랑하지 않으시고 아주 꼼꼼한 계획이 있으신걸요.
    하지만 단 한가지, 남편분께서 지금 일을 몇년 더 하실수 있다면 하시는게 좋을듯 싶어요
    저희 아빠도 갑자기 일에서 손을 놓으시니, 여행으로도 친구분들 만나 여가를 보내는걸로도
    그 허전함을 채우지 못하시더라고요..
    남편분 일하시면 휴가를 내시어 여행을 틈틈히 다니시고..여행다니시다가 좋은곳이 있으시다면
    남편께서 은퇴하시게 될때, 그곳에 다시 가시어 오래동안 6개월이든 1년이든 있다가 오시면
    너무 낯설지도 않고 좋지 않을까요?~^^
    인생선배님의 지금 노후의 선택을 할수 있는 여유가 정말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건강하게 좋은 노후 보내시길 바래요~

  • 5.
    '09.8.28 10:28 AM (98.110.xxx.80)

    님이 말하신대로 이 나라, 저 나라 잠깐씩 옮겨 가며 살자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듭니다.
    고로 20억은 너무 부족타는.

  • 6.
    '09.8.28 10:32 AM (164.124.xxx.104)

    저희 엄마 말씀이
    나이가 들수록 할 일이 있어야 한다!
    남편분이 일을 그만두고자 하시는 욕구가 강하게 있다면 계획처럼 하셔도 될듯 하지만
    꼼꼼하고 돈 아끼는 타입이시면 일을 놓고 마냥 즐기기만 하시는 성격은 아니지 않나 싶은데요.
    그런 분은 일을 완전히 놓지 않아야 하더라구요.
    생활방식의 변화를 고려하면서 일도 좀 줄이는 방향은 어떨까요

  • 7. 부럽부럽~~~
    '09.8.28 10:40 AM (220.75.xxx.165)

    제가 꿈꾸는 은퇴후의 삶이네요.
    저희 친정부모님들이 예전에 그렇게 사셨어요. 지금은 돈이 없으셔서 그냥 서울에 머물며 사시는데 목돈 생기면 동남아로 떠나십니다.
    미국, 동남아, 호주 등등 한번 떠나시면 2~3달 여행하다 돌아오세요.
    숙소나 비행기표를 제가 예약해드리기도 하고요. 주로 도심안에 가격 저렴한 모텔급으로 예약해드리면 동남아의 경우 두분이서 하루 체제비가 10만원이 안들어요.
    가령 서울이라면 ymca 호텔 같은곳에 예약해드리고 인사동이나 경복궁, 남대문, 동대문 다니며 여행하시는거죠.
    원글님 ymca 호텔 한번 방문해보시면 많이 실망하실겁니다. 하지만 울 부모님들 숙소에 욕심 안내셨기에 가능했던 여행이지 싶습니다.
    어차피 호텔에서는 씻고 잠만 주무셨으니까요.
    그래서 비행기값 제외하고 체제비를 두분이서 한달 300~ 400만원으로 예산하시고 떠납니다.
    거기에 맞춰서 여행지 고르고 숙소든 밥값이든 다 하십니다.
    엄마가 여행을 좋아하시구요. 아빠는 엄마 보조 맞춰 드리느라 지도 들고 영어공부하시면서 다니셨지요.
    한곳에 정착해서 골프와 운동만 즐기다 오시기도 하구요.
    제가 예전에도 울 부모님들이 겨울이면 가시는 말레이지아의 골프 리조트 이곳에 소개한적이 있지요.
    두분이서 떠나실때도 있고, 지인들과 함께 떠나실때도 있고요.
    여하간 요즘은 돈이 없으셔서 못 떠나시지 동남아에서 지내는 은퇴후의 삶 참 좋아하세요.
    그리고 이젠 연세도 좀 드셨구요. 친정아빠가 70대 중반이시거든요. 엄마가 이젠 어디 가기 좀 겁난다고 하세요. 아빠 건강때문에요. 10년전에 다니길 잘했다 하시죠.
    그래서 요즘엔 국내로 주로 다니세요. 국내에서 그냥 서울에서 머물면서 여행 다니십니다 자식들이 서울에 있으니까요.
    저희 부모님들도 자식들이 아직 결혼하기 전부터 그리 다니셨어요. 50대는 아니고 60대부터요.
    한국에 있는 자식들이 은행송금, 집등등 일처리 도와드리고 숙소예약도 도와드리고 그랬지요.
    원글님 원하시면 꼭 해보세요. 남편분이 여기선 밥값 아끼려 하시겠지만 동남아 가시면 저렴한 물가에 아끼려 하지 않으실거예요.
    싼맛에 돈 쓰는 맛에 다니는 동남아 여행이니까요. 물론 요즘엔 예전보다 물가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가격대비 누릴게 많습니다.
    도전해보세요~~~

  • 8. ^^
    '09.8.28 10:42 AM (59.10.xxx.71)

    남편은 아직 일을 하셔야 하고 놓지 못하시니까 본인이 먼저 여기 저기 다니면서 즐기세요

    ^^

  • 9. 흠..
    '09.8.28 10:45 AM (121.167.xxx.16)

    저와 비슷한 연배이신것 같아서..

    일단 현실적으로 위치 좋은곳의 24평이면 7억정도.
    아이들에게 1억씩2,3억.
    부동산은 변수가 많으므로,
    안정적인 금융상품으로 월 500이 나오려면 12억정도는 예금해야 하는데...
    이것 모두 합하면 20억이 되네요.

    50대에 일을 그만둔다는것...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본인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자산이 20억이시라니 남편분께서 얼마나 열심히 일하셨는지 상상이 되어요.
    물론 돈 많은 사람에게는 우스운 돈일수도 있지만..
    원형탈모가 생길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하시다면,
    일찍 은퇴해서 나머지 인생을 설계하는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 10. 그저
    '09.8.28 11:28 AM (58.224.xxx.7)

    부럽기만 하네요
    삼 년 후면 50 되는 제 남편은
    아직 우리 네 식구 살 전세 마련할 돈도 못 벌었는데...

  • 11. 이쑤신장군
    '09.8.28 11:37 AM (110.12.xxx.83)

    진짜 부럽네요. 위치좋은 곳 24평.. 7-8억..그건 좀 오버구요. 서울 강남쪽은 그쯤 하겠지만..거기가 나이들어서 위치 좋은 곳은 아닐듯..^^
    20억에 24평(경기쪽에 사시고2-3억) 아이들은 돈 주시지 마시고..ㅎㅎ 남은 돈 예치하셔서 500나오시게 한다면 충분 하실 것 같은데요. 여행다니시고
    50 넘으면 사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물론 오래 사시겠지만..^^
    행복하게 즐기시면서 가끔 봉사활동도 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용돈도 좀 받으시고(이건 돈이 있건 없건 습관인 듯.. 안 받아버릇하면 안 줘도 된다 생각하니까..ㅎㅎ) 나중에 죽을때 되서 남은 거 남겨줘도 충분 할 것 같네요. 제가 자식 입장에서 보면 내 부모가 그렇게 사시면 정말 행복 할 것 같습니다.

  • 12. 좀더 일하시는게
    '09.8.28 11:51 AM (61.74.xxx.38)

    그 나이에 일 그만 두시는 건 너무 이른 것 같은데요..
    지금 일이 안정적이신데 지금 그만 둘 이유가 별로 없으신것 같은데요.
    요새 60정도 되어도 건강도 좋고 하니 그 때 생각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중간중간 해외여행 다니시면서
    어디가 좋을까 살펴 보시고...

  • 13. 저희 남편이
    '09.8.28 12:04 PM (125.187.xxx.165)

    계획하고 꿈꾸는 삶이에요.
    부동산(사는 집) 빼고 현금자산 20억 만들면 곧장 은퇴해서
    여행 다니며 유유자적하게 사는 삶이요.
    워낙 남편이 승진이나 사회적 성공에 관심이 없고,
    가족과 함께 시간보내며 추억을 많이 만들며 살자는 주의라서..
    원글님 남편 분도 그런 생각이시라면 굳이 계속 일 하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 14. 우와
    '09.8.28 12:16 PM (211.232.xxx.129)

    최고에요.. 너무 부러워요..
    충분히 실행 가능할것같아요~

  • 15. ...
    '09.8.28 12:43 PM (112.148.xxx.4)

    상상만해도 즐거운 삶이네요. 아~ 부러워라^^
    근데요. 50대 초반이시면 좀 더 일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최대한 강도를 낮춰서요.
    중간중간 여행간다던가 하면서요.
    갑자기 일을 놓으면 급~ 늙으시는 분들 많던데요. 저희 시아버님도 그러셨구요.
    그리고 또하나의 변수가 있어요.
    자식들요.
    지금 마음으로는 1억씩만 줘도 충분히 자립해서 잘 살것 같지만 사람일이란 모르는거잖아요.
    아는 분중에 아들이 사업실패하고 아버지가 그 뒷감당 하시다가 어렵게 사는분이 있어요.
    처음에는 단호하게 안도와준다고 하셨는데 그게 쉽지않은가보더군요.

  • 16. ,,,
    '09.8.28 1:14 PM (124.54.xxx.143)

    원글님이 생각하시는 위치좋은곳에 24평 두채사시는데 7억이면 되나요?

    위에 댓글보다가 문뜩 궁금하네요.^^

    두분이 참 좋은 관계이신거 같네요. 그정도면 만점 부부십니다.ㅎㅎ
    돈에 쪼잔?하셨으니 그만큼 모으셨겠지요.

    근데 은퇴하기엔 넘 젊으신거 아닐지...남자들은 일에서 손놓으면 무척 힘들어합니다.

  • 17. 지방으로
    '09.8.28 1:55 PM (211.106.xxx.76)

    부산으로 옮기시면 20억 짜리 건물이면 윗층에서 거주하면서 소일삼아 건물관리하면서 임대수입이 적어도 천만원 정도는 올릴수있을겁니다.
    답이 나오죠?

    꼭 서울사셔야 하는지...

  • 18. ㅜㅜㅜ
    '09.8.28 2:22 PM (211.209.xxx.205)

    저도 50대인데 ....너무 차이나네요..ㅜㅜ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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