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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한 부부싸움 후 이에 대처하는 자세는?
말 안하고 살아본 적 없구요. 길어야 한두 시간...최장 반나절이 전부인 아짐입니다.
남편이 워낙 싸움을 길게 끄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전 좀 생각하고 길게 가는 스타일인데
어찌저찌하다보니 저렇게 살았습니다. 외도하거나 도박 이런 건 안 하는데 말로 독하게 상처를
주는 성격입니다. 남편은 한번 싸우면 정말 불같이 화를 내고 욕은 물론이고 액션까지 필수로
곁들여주는 파워맨입니다. (ㅠㅠ 쓰면서도 비참하구리...^^;;;) 그래서 얼른얼른 풀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절대 병원 갈 일 없는 이 남자...골골한 저를 병든 닭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
오늘 대학병원에 암검진을 갔었는데 배려해주는 게 하나도 없더군요. (아직 확실한 진단은 안 나왔습니다)
평소에 싸가지가 없거나 한 건 아니고 기본적인 가장의 노릇 충실하게 하고 일단은 성실한 굿맨으로 보입니다.
3년 전에 대수술을 받았는데 수술방에 1시간 반 이상 늦게 들어와 의사들 기절하고 전 시트 한장 덮고
벌벌 떨면서 버티어낸 전력 있구요. 그 사건 이후로 종교에 입문하는 사건(?)을 맞았지요.
오늘도 큰 애가 학원 시간이 변경되서 오후에 가게 되었는데 술 먹고 새벽에 와서 떡이 된 채로 자느라
가까운 친정아빠가 아침 일찍 애 데려다가 아침, 점심밥 먹이고 차로 학원 데려다주기까지 하게 만들어서
제가 드디어 폭발했습니다. 평소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도 아니고 주량도 약해서 그런 일이 흔치는 않지만
다른 날도 아니고...아내가 암일지 어쩔지 불안한 마음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면 적어도 애는 챙겨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같이 병원에 가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병원엔 친정엄마하고 같이 갔어요...)
아직까지 살면서 말을 안 하고 버티거나 무시해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결혼생활을 끝장낼 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저를 정신병자(우울증 앓고 있어요)라고 입으로
내뱉는다는지...욕을 쉽게 하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버릇을 확 고쳐주고 싶은데...가능할까요??
사람의 습관을 고치는 게 가능한 일일까 싶기도 하고...걍 제가 참고 살아야 하는 건지...(답 안 나옵니다..ㅠㅠ)
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쳐서 상담기관에 다니고 있는데...애가 아빠에 대한 심한 공포와 두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미술치료를 받는데 그림에도 드러나고 있구요..대신 저와의 애착관계는 좋고 아무 문제 없다고
해요...
남편의 기를 꺾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데...이혼 밖에 답이 없는 걸까요?
솔직히 경제력을 떠나서 어지간하면 가정을 깨지 않는 상황에서 좋은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조언을 머리숙여 구합니다...
1. 펜
'09.8.25 10:03 PM (121.139.xxx.220)먼저 뒤집어 버리세요.
집안에서 제일 비싼 물건들을 확실하게 박살내 버리세요.
(이런 식의 방법이 통했다는 경험담을 여러번 들었네요)
필요하면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시고 쌍욕도 퍼부으시고,
하나가 아니라 집기들 다 부수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밀리지 않게 작정하고 한번 엎으세요.
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세요.
충격 받아서 그 담부턴 말도 좀 듣고 조용해질 겁니다.
그간 기고만장해서 그랬었던 이유는, 님이 위에 쓰신 바와 같이 먼저 참아 주고
먼저 받아 주셔서 그랬던 겁니다. 한마디로, 받아 주니 만만했던 거죠.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습관화 된 거..
단, 위의 것들은 아이들 없을때 하세요.2. 함께
'09.8.25 10:12 PM (121.147.xxx.151)아니 더 단위수와 단수를 높이면
저희도 잘 싸우거나 오래 가는 스타일이 아니고
그럼에도 한 번 남편이 날뛰길래
제가 죽자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난리부르스했더니
남편이 먼저 떨어져 나가더군요.
제 귀가 아플 정도로 떠들었지요.
충격받는 듯하던걸요3. 파워맨
'09.8.25 10:54 PM (125.178.xxx.192)이라 하시는거보니..
님을 무시하고 있는거지요. 거기다 병약한사람으로 생각하고..
님이 다 이해하고 넘어가주시니.
그럴땐. 윗분들 말씀이 맞아요.
나도 승질있다는걸 보여줘야죠..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이라도 느끼게끔.4. 파워맨
'09.8.25 10:55 PM (125.178.xxx.192)진짜.. 애 없을때요..
그런데... 그럴때가 별로 없다는게 문젠데..
친정에 맡겨놓고 한판.. 하셔요5. ㅠㅠ
'09.8.26 12:24 AM (210.222.xxx.67)댓글이 별로 없어서 더 우울하네요...정말 막장인 부부라서 별 말씀이 없으신가요...
반성 많이 하고 갈게요...방법이 없나보네요...답답하다 못해 속이 타들어가는 밤입니다.6. 신랑이랑 비슷
'09.8.26 1:25 AM (121.143.xxx.50)남편도 파워맨입니다..... 글을 보니 정말정말 비슷하네요
저도 알고 싶어요~7. 펜
'09.8.26 1:36 AM (121.139.xxx.220)더 심하고 무섭게 뒤집으면 통한다는데 자신이 없으신가 보네요.
님이 이런 분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남편분이 더 그러는 거라니깐요?
눈 딱 감도 한바탕 해보세요.
정말 무섭게 말이죠. 전혀 딴사람인 것처럼.8. 동경미
'09.8.26 2:09 AM (98.248.xxx.81)부부싸움에는 고래등이 아니라 아이의 등이 터집니다. 아이가 아빠를 두려워하고 있다면 아이가 있는 데에서도 심하게 싸운 적이 있으시거나 아니면 아빠가 아이를 야단치시는 과정에서 심하게 대한 경우가 있다는 것일텐데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아내에 대한 분노로 아이에게도 심하게 대하시는 걸까요. 엄마가 우울증까지 앓고 있다면 가정의 분위기도 대체로 침울할 것같고요.
아이가 상담을 받고 있다고 하셨는데 엄마도 함께 치료를 맏고 계신지요. 아이도 중요하지만 제가 볼 때에는 우선 엄마의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이 우선일 것같아요. 어떤 방법이든지 (약물치료, 정신과 상담, 일반 상담, 종교가 있으시다면 그 쪽으로도...) 치료를 열심히 하셔서 우선 원글님의 마음이 치유가 되는 것에서부터 모든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입니다.
남편과의 관계가 오랜 시간 동안 하나의 패턴처럼 되어온 것같네요. 무심하고 모진 소리 잘하는 남편과 그 속에서 무기력증에 빠진 아내.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 없듯이, 이 관계도 누가 먼저 시작이 되었는지 알기가 어렵지요. 아내에게 무심하고 모진 소리로 상처주기를 일삼는다면 아내는 당연히 우울증에 걸릴 것이고, 또 무기력증에 빠져 아무런 대꾸도 대항도 하지 않는 아내의 곁에 있는 남편은 시간이 지나면 분노를 통해서라도 아내를 자극하고 싶은 거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의 언어폭력이나 정서적 폭력은 심해질 것이고 아내는 소극적으로 보복을 하는 부분이 아마도 있을 것으로 짐작되네요. 결국 한 분은 표면적으로 대항하는 것이고 다른 한 분은 물 밑으로 반응을 하는 것이니 사실은 서로 살깎아먹기를 하는 것이랍니다.
두 분의 원가정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같아요. 남편 분의 가정에서는 어떻게 자라셨나요. 부모님의 사이가 원만했나요. 시부모님들께서도 불화가 잦으셨나요. 시어머니께서 시아버지의 부당한 대우를 주로 꾹꾹 참는 스타일은 아니셨는지요. 시아버지가 시어머니께 무심한 가정은 아니었을까요.
원글님의 가정은 어땠는지요. 친정어머니께서도 오랜 시간 참아오시면서 사셨는지요. 아니면 반대였을까요.
그리고 나서는 결혼 초부터 님의 부부싸움 대처방식을 한번 돌아보세요. 속마음을 그렇지 않았는데 남편이 한번 두 번 무심하게 대할 때마다 때로는 말하기 구차해서, 때로는 예민하게 보이기 싫어서, 때로는 남편의 기에 눌리어 꾹 참고 지나가지 않았나요. 남편에게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못하는 대신에 '복수'하는 것으로 한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싸웠어도 밥 해주고 깨워주고...어느 한 구석 빈틈없이 내 할 일을 다 하면서도 마음은 얼어붙어있지 않았을까요. 그때 그때 감정의 응어리를 풀어나가기보다는 조용한 완벽주의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마음이 아무리 다쳐도 내 할 도리는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지내시지는 않았을까요.
글로만은 다 알기가 어려워 이런 저런 가능성들을 써봅니다. 여러가지 상황과 요인들을 하나씩 차분하게 정리하셔서 남편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조용한 시간을 만들어 아이를 맡겨놓고 두 분만의 시간을 가지고 얘기를 한다면 최상이고요. 저는 남편과 꼭같은 양식으로 분노로 대항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대화를 해보세요. 무조건 남편을 비난하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이런 저런 행동이 내 마음에 이런 생각이 들게 한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해서 마음이 아프다...절대로 비굴한 것 아니고 그게 진실이니까요. 남편들 대체로 아내의 마음을 잘 모르는 분들 많습니다. 자신이 비난받는다는 생각만 하지 아내의 마음에 이런 저런 상처가 생겼다는 것 모르실 수도 있으니 한번 해보세요.
병원에도 앞으로는 친정 도움 아예 없다 생각하시고 꼭 남편에게 같이 가자고 하세요. 친정으로부터 분리되는 것도 중요한 일일 것같네요. 아이 학원도 하루 빠지더라도 남편에게 임무를 주세요. 학원을 하루 빠지더라도 엄마 아빠 관계가 개선되는 것이 아이에게 긴 안목으로는 좋은 거니까요. 엄마가 아프고, 아내가 아프면 밥도 한 끼 굶을 수도 있는 것이고 아빠가 패스트 푸드를 사다가 먹일 수도 있는 거랍니다. 내 몸이 아프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 가정에 빈 틈이 없이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생각이 남편으로 하여금 점점 더 아내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걸 수도 있답니다.
외람된 얘기이지만 부부생활에 관해서도 한번쯤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부부 상담의 가장 기본적이고 또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내들은 남편이 미워서 잡자리를 멀리 한다고들 하지만 남편들은 아내가 잠자리를 안 해주니 아내를 미워한다고 합니다. 참 다르지요. 남편들 이 부분에서는 아주 단순해서 성욕이 해결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아내에게 못되게 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여자들의 사고로는 너무나 치졸하고 유치하게까지 느껴지지만 사실이 그렇답니다.
쓰다보니 길어지네요...이혼...하지 마세요. 이혼하면 그 나름대로 또 새로운 문제들이 쏟아져 내린답니다. 좋은 날이 오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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