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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남자친구 외 사람들에게 정이 안 가요.

외톨이일까? 조회수 : 1,037
작성일 : 2009-08-22 03:26:07
아주 긴 긴 세월, 변함없이 제 곁에서 저를 사랑해주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곧 결혼도 할 예정이에요.
다정하고, 애교 많고, 배려심 깊은 사람이에요. 친구도 저보다는 100배 정도 많을 만큼 사교성도 뛰어나요.
저는 이 남자친구를 너무 사랑해요. 제 몸 절반을 떼줄 수 있을 정도로요. 부모님과 형제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요.

제가 사춘기 때부터 부정적인 면이 강하고, 또래에 비해 조숙해서 친구들과 격없이 어울리는걸 잘 못했어요.
성인이 되어 어떤 계기를 맞아 긍정적으로 바뀌고, 사교성도 좋아졌죠.
그런데 사람 본질은 안 바뀐다고 했던가요? 그것도 5년 이상 가지 못하더군요.
대학때 영원히 우정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던 동기들, 선배들, 사회로 나간 이후에는 남남이 되버리고, 그나마 지금까지 친하게 보는 사람들도 볼 때면 즐겁고, 또 헤어지면 그 뿐이더라구요.
남자친구는 영원히 내 곁에 있어줄 사람이란 확신이 들고,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조건 없는 사랑이 가능하지만 그 밖의 사람에게는 그것이 너무 힘들어요. 하기도 싫어요. 언제 멀어질 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죠...
가끔씩 사람이 그리워 하하호호 왁자지껄한 술자리에 끼면 몇 시간 원없이 깔깔대고 이 사람들 정말 평생 보고 싶다... 이런 감상도 생깁니다. 하지만 그 날 뿐. 다음날은 똑같은 일상이죠.
여튼, 그렇게 우정, 사랑, 소원함을 반복하다보니 사람 만나는 것에 아무런 흥미가 생기지 않아요.
원래 나이들면 인간 관계가 좁아지고, 이해타산적이 되고, 기타등등... 그렇다지만 저는 그나마 알고 지냈던 오랜 친구들, 동료들에게도 조금씩 마음이 멀어지고 있어요. 새로 사람을 만나서 마음을 활짝 연다는 것은 관심도 없고, 또 그렇게 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과정이 너무 귀찮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10명도 채 안 되는 것 같아요.
'친구'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하고 절절한 그런 느낌은 그닥 없고, 그냥 '알고 지내는 친한 사람' 정도의 의미겠네요...


원래 혼자있는걸 좋아하고 비사교적이라 그런지 점점 더 도시를 떠나 외딴 곳에서 칩거하고 싶다는 생각이 근래 더욱 자주 들어요.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이 있다고 하죠. 어쩌면 이런 칩거 욕망도 내 부재를 사람들에게 일깨움으로써 오히려 관심을 사고 싶은 그런 바람이 표출된 것일 지도 모르겠네요.


과연 우리는 서로를 얼마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서로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을까요?
물론 끔찍히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있을 때도 '우리는 서로 다른 독립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이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반대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봉착했을 때, 이 두 가지 물음은 중대한 장애물로 작용해서 결국 제 마음을 꽁꽁 닫아버리게 만듭니다. 요즘엔 한때 친했던 사람들에게서도 마음을 서서히 거두고 있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이 모든 인간관계가 참 부질없이 느껴집니다.
사교성 좋은 밝은 사람들은 친구도 잘 만들고, 힘들 때 의지도 많이 하던데, 저는 왜이런가 몰라요.
그래도 외로운 내 생에 남자친구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항상 마음 속에 되새기지만 가끔씩 제 주변을 둘러보면 휑- 하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친구를 찾아나서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생기지 않아요.



늦은밤, 중언부언이 많은 넋두리였습니다.

IP : 125.146.xxx.15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8.22 3:29 AM (123.204.xxx.167)

    인생은 혼자 가는거고...
    대부분 원글님 처럼 삽니다.

  • 2. 외톨이일까?
    '09.8.22 3:33 AM (125.146.xxx.154)

    원글입니다. 쓰고 금방 다시 읽어보니 제 자신이 왜 이리 측은하게 느껴지죠? 울컥하네요.

  • 3.
    '09.8.22 4:35 AM (121.139.xxx.220)

    원래 그렇습니다.
    측은하긴 뭐가 측은합니까.
    다들 그러고 삽니다.

    어려서는, 젊어서는, 미혼일때는,
    그래도 친구들도 만나고 나름 의지되는 친구도 종종 생기고 하지만,
    결혼 적령기가 되어 가면서, 결혼하고 나면서부터,
    진정한 친구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지죠.

    다들 제 살길 바쁘거든요.
    자기 가족 생기면 가족이 최우선이 되는데, 언제 어느때 친구들 챙겨 주고 위해 줄수 있겠어요?

    그냥 피상적인 만남을 이어갈 뿐이고, 서로가 뻔히 다 알면서도,
    적당히 수다 떨고, 적당한 우정 나누면서 사는 거지요.

    당연히 앞으로 살면서 님이 최고로 의지하고 믿어야 할 사람은 남편입니다.
    부모님들조차 연로해지시고 그러면 님이 오히려 버팀목이 되어야지
    더 이상 그분들께 의지 못하게 되는 거고요.

    당연한 순리입니다.
    울컥하실 필요 전혀 없으십니다.

    그나저나... 정 자신이 문제가 좀 있어 보이시거든, 심리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글로만 유추해 볼때, 님은 어려서부터 가정사가 그리 평탄치 않았을 듯 하거든요.
    유아적부터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잘 형성 안됐을 경우,
    님처럼 애인이나 배우자에게만 의지하고 매달(?)리는 태도를 보인다고 하더군요.
    부모에게서 못받은 사랑을 애인이나 배우자에게서 받고자 하는 일종의 대리만족인 거죠.
    자주 허전하고 외롭다고 느끼기 쉽고요.

    사춘기 시절때도 그랬다 하시고, 부모형제보다도 남친을 위하시는 것 보니,
    정 님의 정서 상태가 불안하시거든 전문가 상담 한번 받아 보시라 말씀 드리고 싶네요.
    원인을 알면 해결방법을 찾기가 쉬워지고, 방법을 찾으면 그때부턴 노력하면 나아지는 거니까요.

  • 4. 5
    '09.8.22 4:44 AM (125.181.xxx.215)

    정상같은데..ㅎㅎㅎ

  • 5. 남친에게 올인하지
    '09.8.22 8:17 AM (115.140.xxx.176)

    마세요... 인생은 오직 혼자입니다. 남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시면서.. 님의 인생을 잘 꾸리셔야 합니다. 아직도 가야할길 을 보면 의존적 사랑에 대해 나와 있지요.. 꼭 보시고 도움 받으세요

  • 6. 모든
    '09.8.22 2:10 PM (221.146.xxx.74)

    사람이 객체죠

    나 아닌 객체를
    나는 완전하게 이해하거나, 완전하게 수용할 수 있을까요?

    교집합 부분만큼
    알고 사랑하는 게 아닐런지.

    그 교집합이 더 많은 상대도 있고
    적은 상대도 있지요

    우리 말에 정 각각 흉 각각 이라는 말이
    그래서 진리가 아닐까 합니다.

    한편 생각하면 서운하실지 몰라도
    객체이기 때문에
    서로 그리워하고 애틋해하는 거죠.

  • 7. 주체적인간
    '09.8.22 3:16 PM (121.128.xxx.167)

    그러시다가 남친이 바람이라도 피우면 어떠시려고^^....농담이구요. 너무 올인하지 마세요.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온전히 사랑합니까. 부모자식간도 그러지 못합니다. 자신을 찾으세요.

  • 8. 님..
    '09.8.22 6:33 PM (125.186.xxx.154)

    제가 쓴 글인줄 알았네요..
    님과 같은 일인 여기 손듭니다..그러니 외로워마셔요..그치만 차암 외롭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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