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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형제 많은 집 딸의 변

둘째 딸에 아들만 둘. 조회수 : 1,661
작성일 : 2009-08-22 01:26:18
습관처럼 자게 들어왔다가 좀 의외인 글을 읽었어요.
여자형제 많은 집 딸은 며느리로 달갑잖다는 글들이에요^ ^;;

저랑 생각이 달라도 그냥 그런 사람도 있겠거니~ 하고 넘어가는 편인데,
갑자기 그냥 갑갑한 마음이 들어 끄적거리고 갑니다~

저는 딸만 셋 있는 집의 둘째인 저랑, 아들만 둘 있는 집의 장남과 만나,
아들 둘만 둔 30대 아짐이에요 ㅋㅋ

워낙 연애를 길게 해서 양가 모두 결혼이 당연했던 터라,
딸만 있네, 아들만 있네-그런 게 전혀 문제가 안 됐던 케이스구요.

하지만 그 대중적인 생각들과 달리,
시댁 모임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시댁에는 최소한 2주에 한 번. 친정에는 2달에 한 번꼴.
휴가는 항상 시댁과 함께.

형제 자매간 우애는 양가 모두 매우 돈독해요.
하지만 남편은 시동생과 1주일에 3-4번은 통화를 하더라구요.
전 언니, 동생과 몇 달에 한 번꼴로 통화를 해요^ ^;;;
따로 만나는 일은 거의 없구요.
(애들도 어리고 각자 일이 있으니 만날 시간이 없어요...)

집집마다 그 성향이 다른 것 같아요.
일단 부모님 성향..을 많이 따르게 되는 것 같구요.

친정 엄마는 쿨~ 하셔서 일체 터치를 안하세요.
저희 집에 오는 경우도 드물고, 오신다 해도 남편이 집에 있으면 문앞에서 줄 것만 건네주고 휘리릭~ 가세요.
(저랑 남편이 애들 앞세워 좀 잡아보려해도 바람과 같이 사라지시죠 ㅎ)
시어머니는 진독~한 정을 자랑하셔서,
저희 집에 시도 때도 없이 오고 싶어하시고, 한 번 오면 주무시고 가는 게 필수죠.
(한 번 집에 오면 냉장고, 옷장, 신발장, 베란다 등등 깨끗하게 훑어가주시는 센스~)

남편도 좀 쿨한 성격이기는 한데,
시어머니가 바라는 건 들어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2주에 한 번은 꼭 시댁에 가요)
저 역시 좀 쿨한 성격이라,
친정에는 큰 일이 없으면 잘 안 가게 되고요.
(주말에 할 일 많잖아요. 애들 데리고 갈 곳도 많고. 주중에 일이 밀리면 일도 해야하고-.-)

그러다 보니 친정식구끼리 여행 한 번 한 적 없어요.
(아, 딱 한 번 있구나. 언니가 결혼식을 해외에서 해서리... 결혼식 참석차 갔었네요- -;;;)
그래서 솔직히 전, 친정식구끼리 어디 한 번 갔다 오는 게 '로망'이랍니다.
이번 휴가 때에도 시댁 식구랑 2박 3일 휴가 다녀온 뒤, 친정 엄마한테 어디 가자고 했더니 단칼에 거절하시네요.
"너희끼리 잘 놀다 와."라며- -;;

결혼할 때부터 지금까지, 언니랑 동생이 제 행동이나 제 사는 방식에 대해 뭐라 한 마디 참견한 적 없고요.
(당연히 남편한테 싫은 소리 한 번 한 적 없어요. 제게 조언도 안 하는데 남편한테 하겠습니까;;;)

그래서 딸 많은 집 딸을 며느리로 들이고 싶지 않은 이유에 대한 글들을 읽고 깜짝 놀랐어요.

아, 글이 지루해지네요.
아무튼 자식들 결혼을 놓고 참 할 말이 많아지는 사회인 것 같아요.
첫째냐 둘째(중간)냐 막내냐, 딸만 있냐 아들만 있냐, 남매라면 손위냐 손아래냐 등등.
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한 이상한 관습들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요새 다짐하는 게 있어요.
전 제 아이들 대에 가서는 다 확 놓아버리려고 해요.

전 맏며느리라 제사를 지내야 할 것 같지만, 제 아들에게는 제사 넘겨주지 않을 거예요.
이 점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남편에게 당부하고 있고, 또 '정말로' 그렇게 할 겁니다.

전 남편과 둘이 죽을 때까지 살랍니다.
남편이 먼저 죽으면 전 혼자 살거나, 혼자가 된 언니나 동생, 정말 친한 친구와 살 거예요.
(이 점도 미리 남편과 언니, 동생, 정말 친한 친구에게 말해뒀어요 ㅋㅋ)
제가 먼저 죽으면 남편보고 실버타운 들어가라고 해뒀구요.
(그래서 노후자금 마련 때문에 골치가 아파요;;;;;)

제 생일 때에는 무조건 남편이 외식 쏘기로 했어요.
'생신상'?
총 맞았나요. 애꿎은 남의 딸 왜 고생시키남요. 맛있는 거 밖에서 한 번 먹으면 되지.

...좀 우습죠?
하지만 정말 '다짐'해요.
그래야 제 아들도 편하고 남의 딸들도 편하잖아요.
내 몸 하나 돌보기 힘든 세상, 제 식구 먹여살리기 힘든 세상에 짐이 되고 싶지 않아요.

삭막한 사고방식일 수 있고, 정 없다 느껴질수도 있지만, 전 제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아들 가진 엄마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럼 나중에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소개할 때 가족구성원이 덜 신경쓰이겠지요.....? ㅎㅎㅎㅎㅎ

이상 졸린데 자꾸 수다 떨고 싶은 오지랖 아짐이었습니다 :)
IP : 218.50.xxx.6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
    '09.8.22 1:44 AM (125.181.xxx.215)

    어제 오늘 이상한 글들 많이 올라오는군요.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 외동딸은 어떻고, 미대생은 어떻고, 딸많은 집은 어떻고, 적당한 나이차가 어떻고.. 완전 선입견을 조장하는 멍청한 글들이 잔뜩있네요. 저는 그런글들 하나도 안믿습니다만..

  • 2. 원글
    '09.8.22 1:50 AM (218.50.xxx.60)

    그러게 말이에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말이에요^ ^
    항변하는 글을 쓰면서도 쓴웃음을 지었네요.
    이거 왜 이런 글을 쓰고 있지... 하면서.

    하지만 자식 가진 분들이 바른 생각을 하는 게 우선인 거 같아요.

  • 3. 저도
    '09.8.22 2:18 AM (222.114.xxx.179)

    오늘 글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아이들이 (초 1. 5살)) 결혼할 시기가 되면 더 쿨해지고 산뜻하게 결혼 문화가 바뀌지 않을


    까 생각했는데 더 심해지고 간섭이 이루 말 할수 없을 것 같네요

    기성세대 또한 계속 이어지니까요 .......... 내 아이 바른 가치관 가지고 올바르게 키울수 밖에

    요 지금 우리가 바뀌여야 세상이 조금은 더 살기 좋아지지않을까요 다음세대도

  • 4. 동경미
    '09.8.22 3:19 AM (98.248.xxx.81)

    저도 딸 넷 엄마에요^^ 우리 딸들은 한국으로 시집 못 보내겠구나 잠깐 생각하며 웃었습니다. 아들 생각하는 마음이나 딸 생각하는 마음이나 부모 마음이 다 같지 않을까요. 단 내 자식 귀한 만큼 남의 자식도 귀하다는 것만 잊지 않는다면 무엇이 문제겠어요. 저도 원글님처럼 우리 딸들더러 엄마 가까이에 있지 말라고 했지요. 다들 결혼해 나가고 나면 남편이랑 둘이서 여행이나 다니면서 재미있고 살고 싶지 왜 자식들 일에 참견하려 할까요. 보통 부부 사이가 어려운 분들일수록 자식에 집착하게 되고 간섭하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들 짐 안되기 위해서라도 남편과 더욱 노력해서 잘 지내야겠습니다. ^^

  • 5. @@
    '09.8.22 3:36 AM (114.108.xxx.48)

    80넘은 엄마는 사촌도 없는 오빠...외로울까 딸많은 집 사위로 주고 싶어 했어요.
    그래야 안 외롭다고...
    우린 딸이 여럿이지만....딸끼리만 친하니...

    근데 외로울 팔자인지 외동딸이랑 결혼해서 아주 너무 조용하게 지냅니다.

    우리엄마가 참 특이한 사람이었네요.

  • 6. 엇!민망..
    '09.8.22 3:36 AM (125.178.xxx.12)

    화장실 변 얘기인줄 알고 들어온건 저뿐인가요?ㅡ,ㅡ
    딸많은집은 냄새가 다른가?? 하고 들어왔는데....=3=3=3

  • 7. ..
    '09.8.22 5:58 AM (219.251.xxx.18)

    다 실제에 일어나는 일들이예요.
    시집에 대한 넋두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게에 다른 시각인 딸 많은집에 대한 그런 이야기도 더불어 올라와야 균형이 맞는 다고 생각해요.
    그냥 내가 그경우가 아니더라도 딸많은집 안그런 집이 더 많다는 것 알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말씀을 하시는 것은 메눌입장이 되버리더라구요.
    손바닥 뒤집기 처럼요.
    그냥 님글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 8. 님 글
    '09.8.22 9:35 AM (221.139.xxx.221)

    너무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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