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도토리를 줍는 게 그렇게 파렴치한 일이었군요...

몰랐네요 조회수 : 1,687
작성일 : 2009-08-21 20:46:15
그동안 정말 너무나도 모르고 살았나봐요.
그런데 한편으로 아쉽다고 해야 하나, 세상이 정말 달라졌구나, 싶네요.

죄송하게도
제 남편의 최고의 행복은
가족과 함께
봄에는 나물캐고, 여름이면 다슬기나 물고기, 가재 잡고,
가을이면 시골길 지나다가 밤, 은행, 도토리 줍고,
겨울에는 빙어낚시, 얼음지치기...
하는 거랍니다.

직업상 끊임없이 예민하고 짜증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에
실내에서 즐기는 영화보기나 실내연습으로 시작해야 하는 골프나 바둑 등에는
흥미를 못느끼기도 하고 어려서부터의 습관인지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을
너무도 즐기고 행복해 합니다.

물론 쉬는 날은 아주 드믈기 때문에 아주 가끔 잠깐씩 즐겨왔고,
누군가가 일부러 가꾸고 있는 것은 손대지 않았지만(그것만을 조심해왔답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그리 고민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람쥐나 청설모를 만나면 너무 반가워하고 즐거운 생각만 했지,
우리가 그들의 식량을 강탈하는 파렴치한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요.

글쎄요.
경작금지된 잡종터에 상추 등을 가꾸는 사람들을 보면
저와 남편은 시골에서의 습성으로 그러시는거지, 하며 안쓰럽다고 느꼈고,
봄날 나물 캐러 다니시는 분들을 보면, 그 부지런함과 고향 그리는 생각에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부러워하기까지 했답니다.
언젠가는 청설모 때문에 다람쥐가 고생이 많다고도 했고,
농사짓는 분들의 고통이 되는 멧돼지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남편은 갖고 있습니다.

갑자기 이런 글을 읽으니,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그렇게 파렴치한 짓을 해왔던 것인지...모르겠다 싶네요.

이런 취미, 사실 엄청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그리 대단하게 채취가 가능하지도 않지만요.

언젠가 남편이 도토리를 주워와 그야말로 있는 고생 다해서 말리고 빻고...
오백원짜리 동전만한 도토리묵 딱 한점을 만들어서 아이와 함께 들여다보며
행복해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쌀쌀한 봄바람 맞아가며 허리 굽히고, 냉이캐고, 달래캐고,
제주에서 소똥 피해가며 고사리 꺾고... 하던 일들도 ...
정말 재미있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취미인 건가요.
정말 세상은 저희 가족이 적응할 수 없을만큼 달라졌나봐요.
괜시리 서글퍼집니다.
IP : 211.207.xxx.164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런가요?
    '09.8.21 8:49 PM (211.237.xxx.3)

    개발로 점점 산짐승들이 살곳이 적어지고 노출되니
    그런 것이겠지요.
    우리의 잠깐 즐거움을 위해서 그들의 생존을 해칠수는 없으니까요..
    님같이 깨닫는 많은 분들이 새롭게 생겨났으면 합니다.

  • 2. 예전에는
    '09.8.21 8:53 PM (116.45.xxx.49)

    지천에 도토리가 넘치던때고
    사람들은 먹을게 없던 시절이니 나눠 먹는때라면
    지금은 도토리는 점점 없어지고
    도토리묵이야 마트에 넘치니 다람쥐에게 양보해도 될것 같아요
    냉이나 고사리는 꺽어도 크게 문제될거 없다 싶구요

  • 3. 그게요..
    '09.8.21 8:53 PM (220.120.xxx.23)

    도토리를 줍고, 나물을 캐는 행위 자체가 파렴치하다는게 아니에요...
    도토리를 씨를 말리려는 듯이 다 훑고, 심지어는 다람쥐들이 저장해놓은것까지 파헤친다잖아요...
    그런 행동들이 파렴치한거죠..

    도토리를 줍더라도 산속 동물들도 먹을걸 남겨두고 주으면 좋으련만..

    자기식구들만 생각해서 싹 다 훑어가는 사람들이 파렴치한거죠 뭐..

    다람쥐가 숨겨둔것까지 파헤친다는 글을 읽어보니까..
    곧 다람쥐 입에 든것까지 뺏는날이 곧 오겠구나 싶어요...

  • 4. .
    '09.8.21 9:01 PM (118.176.xxx.36)

    님... 님같은 분들이 한둘이 아니라는게 문제죠.
    님이 생각하는 조금....님 말고 그 산에 오며가며 모두들 그런다면 하루에 한 스무명이
    그런다면 어떨거 같으세요? 모두들 조금씩 거들어서 그 산의 도토리며 산짐승들의 먹이를
    모두 가져가는 거예요. 할머니들, 아줌마들.... 이제부터 뭐라고 할겁니다.
    산짐승들이 먹는 음식만 놔두어도 민가로 내려오지 않을겁니다.

  • 5. 근데
    '09.8.21 9:01 PM (221.143.xxx.192)

    다른건 몰라도 밤 은행 도토리는 주인있는데 많을걸요
    저희시댁에 멀어서 자주 가보지 못하는 산이 있는데
    밤을 한번 제대로 먹어보적이 없어요
    때되서 가보면 누가 다 따갔어요 경기 안좋을때는 더하다고 ...
    사유지인지 아닌지그런거 확인해야지
    세금내고 가꾸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나그네들이 재미로 건들여 놔서 낭패인경우도 많아요

  • 6. .
    '09.8.21 9:05 PM (118.176.xxx.36)

    그러게요. 남의것들 욕심내는 사람들... 길가에 은행나무 발로 쳐서 은행가져가는 아줌마들...
    그 모습도 참 보기 싫더군요. 욕심사나운 아줌마들이 생각나요;.

  • 7. .
    '09.8.21 9:20 PM (59.10.xxx.77)

    문제는 '나정도야' '이정도야'가 모여 산을 이룬다는 것이지요.
    정말 한두명이 그러면 괜찮지만, 수천명이 그러잖아요. 그럼 누군 되고 누군 안되나요.

    이 글이 좀 도토리 가져가지 말라 라는 글에 대한 반감을 어느정도 작성하고 쓰신 것 같은 기운이 드는데, 님과 부군 같은 분이 이 세상에 너무 많다. 그러니까 이젠 그러면 안된다 라는 걸 꼭 명심해주시고, 남편 분께도 일러주셨으면 좋겠어요.

  • 8. 무관
    '09.8.21 9:23 PM (210.222.xxx.41)

    원글과는 무관하지만..........
    농촌에 청솔모로 인한 피해가 큽니다.
    호두며 밤이며 잘 여문것만 얼마나 잘 골라 집어가는지 .....
    다람쥐랑 틀리게 징그럽기까지 한것이 골칫거립니다.
    시골 안마당까지 수시로 내려와서 어른들이 여간 애를 먹는게 아닙니다.
    그놈들도 도둑늠이죠.나눠 먹는것도 정도껏이지....청솔모 나뻐.......
    연세 드신분 안마당에 있는것도 지키기 버거워요.
    감나무만 해도 그래요.예전엔 가을에 감따면서 까치밥으로 남겨 둬서 눈 내릴때까지 까치가 파 먹고 나무 꼭대기에서 말라 가게 두곤 했는데 요즘엔 주객이 전도 됐어요.
    귀하신 까치가 골라 드신 나머지를 사람이 먹게 됩니다.
    동물들이 사람을 무서워 하는게 아니고 사람이 동물을 무서워 하게 됐어요.
    천적들이 없어졌는지 아님 동물들도 다른걸로 연명을 하는지 개체수가 예전에 비해 너무 많이 늘어 나서 시골에선 걱정들을 할정도 랍니다.
    동네 주변에서 활개치고 떼지어 다니고 길조라던 까치는 무서운 새로 변했어요.

  • 9. 에고...
    '09.8.21 9:27 PM (121.136.xxx.184)

    생태계가 파괴되니 먹이사슬이 붕괴되고 천적들이 없어지고...기타등등...
    사람과 동물과 공존할 방법이 뭔지...그 적정선을 찾기가 쉽질 않네요.

  • 10. 떨어진 도토리
    '09.8.21 9:55 PM (221.146.xxx.74)

    를 조금 줏었다고
    파렴치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렇지만
    다람쥐가 모아놓은 걸 파헤친다는 건
    분명히 모아놓은 다람쥐가 있다는건데
    좀 치사해보여요

    원글님은 아시면서 그러시는게 아닌데
    파렴치하다고야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이제 그런 일도 못하겠구나 하면서 서글퍼하시진 말았으면 해요

    저희 아파트는 매매가 굉장히 많습니다.
    한참 울땐 집안에서 그야말로 악을 써야?할 정도에요
    얼마전 어떤 사람이 매미를 끈끈이를 붙여 잡는 곳도 있다더라 하던데
    자연이 좋다고 나무 많이 심어놓고
    매미는 그 자연의 일부인데
    일부러 죽인다는게 전 이기적으로 느껴져요

    그저 자연을 즐기셔도 좋지 않을까요
    그 자체로도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이 될것 같아요

    건 그렇고 딴 얘기지만
    바깥분 자상하시고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시는 것
    참 좋아보이네요^^

  • 11. ...
    '09.8.21 10:08 PM (116.34.xxx.47)

    농촌같은곳에 사는 산짐승은 모르겠는데 서울근교에 있는놈들은 정말 겨우살이 걱정이 될겁니다
    근대 그냥 재미로 주웠다가 그냥 산에 버리고가면 안될까요?
    갸들도 먹을게 있어야 하잖아요

    우리 인간들 먹을꺼 얼마나 많습니까 조금은 양보하고 살아요
    훗날 우리 자식들...다람쥐가 어떻게 생긴건지 책으로만 보면 좋겠어요?
    우리가 지금 호랑이를 책으로 보듯.........

  • 12. 예전에
    '09.8.21 10:10 PM (211.212.xxx.54)

    그러고 많이 살았지만. 지금 다슬기잡는 것 도토리 줍는것 다 불법이에요. 적당히에서 끝내지 않고 끝을 보려는 사람들 때문에요.

  • 13. .
    '09.8.21 11:13 PM (121.187.xxx.28)

    전 귀찮아서 도토리가 지천이어도 줍지 않겠지만(사실 도토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름;;)
    그게 동물들 밥인줄도 몰랐어요;; 제 주변에 전파많이 할께요~ 줍지말라구요

  • 14. 존심
    '09.8.21 11:37 PM (115.41.xxx.226)

    도토리 제발 도토리묵이나 음식으로 해먹지 않을 사람은 줏어가지 마세요...
    차라리 먹는 음식이니 해먹는다면 이해를 하겠습니다.
    그저 남들 줏으니 나도 하는 심정으로 해먹지도 못할 만큼 줏어가서 결국에 버리는 것이 더 나쁩니다...

  • 15. 아니예요.
    '09.8.22 12:05 AM (118.176.xxx.171)

    존심님, 근데 대부분 할머니들, 아줌마들, 먹고 팔려고 그 많은걸 주워가요.
    그러니 먹으려고도 배낭에 가득 터질듯이 담아가지도 마세요.
    손에도 들고 등에도 지고... 저희 아파트 단지안에도 햇볕에 말리는데 속으로
    다람쥐도 좀 먹게 놔두지, 참 염치도 없다고 욕했어요.

  • 16. 9시뉴스에
    '09.8.22 12:32 AM (222.98.xxx.175)

    전에 나왔어요. 산에 도토리 채취가 너무 심해서 다람쥐랑 새 멧돼지들이 굶는다고요. 그러니 하지 말라고요.
    원글님 같은 분 나무라는게 아니라 장사하려고 거둬가는 분들, 아까 글처럼 땅속에 묻어둔것 파가는 분들이 파렴치한 분들이죠.

  • 17. 밤나무 밤이나
    '09.8.22 2:01 AM (211.203.xxx.26)

    털어가면 고맙게요?
    저희는 산밑에 밭이 있는데요. 일주일에 한번 들여다봅니다.
    그런데 푸성귀 심어놓으면 그거 다 뽑아갑니다. 어떤 인간들이 그러는지 ㅎㅎ
    케일이며 상추 대파, 배추 호박까지 다 따가요.
    그게 한사람이 그러는게 아닙니다.
    자기들딴에 "나 하나쯤"이러면서 가져가겠지만,..
    산도 울집 산입니다만, 저 결혼한 이후로 이십년간 밤 따먹어본적이 없네요.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답니까?
    청설모보다 멧돼지보다 더 나쁜건 인간입니다.
    내가 세금내는 내 산에, 밤은 커녕 도토리도 한톨 안줏어가는데
    왜 나그네가 와서 허락도 없이 가져가나요?

  • 18. 원글님이
    '09.8.22 10:59 AM (122.37.xxx.188)

    모르셔서 그랬던거고...그렇게 취미 삼아 채취 하셨던분들 중에 아셨으면 아마 못그러셨을 분 많을 거에요...그러니 조금 조심하시면 될거 같아요.
    어차피 자연은 사람을 위해 있는거니까요...
    댓글 중에 어투가 센것들이 몇개 있지만 그만큼 지금 생태계 파괴가 심각해서 그런거 같아요.
    딴 얘기지만 저는 요즘 비닐 버리고 쓰레기 버릴때마다 살떨려요( 얼마전까지 별로 인식 못했어요)
    가정마다 이 많은 쓰레기들이 나올텐데 정말 내 자식들의 앞날이 무서워요.
    근데도 쓰레기 줄이는것도 재활용품 깨끗이 내놓는것도 어렵네요.
    어쨌든 환경보존은 많은 지식과 의식의 전환이 필요해요.
    그러니 원글님 서운하시겠지만 조금 취미의 패턴을 바꾸시는게 어떨까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2795 동대문 평화시장 휴가 끝났나요? 낼 문 열까요? 1 평화시장 2007/08/10 278
352794 커피 프린스 DK 역할 추천놀이 해봐요 10 자체발광공유.. 2007/08/10 1,050
352793 바벨 끝에 어떻게 되나요 ? DVD 샀는데 지루해서 못보겠어요..--;; 3 ... 2007/08/10 219
352792 방광염에서 신우염으로.. 5 아파요 2007/08/10 795
352791 아무리 힘들어도 웃으며 살래요.. 3 희망 2007/08/10 805
352790 동치미에 찹쌀풀 넣는게 더 맛나나요? .. 2007/08/10 297
352789 아파트 구입시 융자가 끼어있으면 사지말아야하는지.. 9 융자 2007/08/10 1,347
352788 가계부를 쓰면서 놀라울 뿐입니다. 4 가계부 2007/08/10 2,672
352787 가수 박상민씨 불쌍해요. 9 지니지니 2007/08/10 5,909
352786 보험관련 질문인데요.. 1 궁금.. 2007/08/10 148
352785 4세 아이 턱 부정교합이요. 2 두아이맘 2007/08/10 445
352784 자랑할래요^^ 1 둥굴레 2007/08/10 611
352783 영작부탁드립니다. 급합니다...(솟대에관한...) 7 영작부탁 2007/08/10 478
352782 (급)이벤트 당첨 됐다고 주소 이름 카드 이름 알려 3 정신 나감 2007/08/10 574
352781 빌라 가격이 많이 올랐네요. 4 빌라가 2007/08/10 1,547
352780 양파즙이 어디에 좋은가요?? 13 ^^ 2007/08/10 1,767
352779 어떤 선물이 좋을까요.. 2 수리수리 미.. 2007/08/10 115
352778 명품 1 안다미로 2007/08/10 817
352777 죄송하지만 공무원 질문,,, 1 궁금해서.... 2007/08/10 599
352776 시어머니 아기 봐주신다는 글에 제가 울컥 -_- 19 -- 2007/08/10 3,712
352775 다시 더워질 판인가보네요. 3 또다시 2007/08/10 760
352774 오늘 정말 덥습니다~ 아쿠아걸 2007/08/10 274
352773 밑에 징징거린다는 시어머니글 읽고 2 동병 2007/08/10 1,453
352772 호텔 휘트니스클럽 이용에 대해서 문의 드릴께요... 1 문의드려요... 2007/08/10 436
352771 엔화가 엄청오르네여.~ 전망은 어찌될까요? 1 엔강세 2007/08/10 1,202
352770 남자옷들이 왜 이리 예쁘죠? 1 ㅎㅎ 2007/08/10 489
352769 펀드추천 사이트나 좋은 펀드 추천해 주세요. 3 펀드 2007/08/10 632
352768 미국/캐나다 공립초등학교 개학일 2 teatre.. 2007/08/10 322
352767 내집마련 어떻게들 하셨어요? 9 내집 2007/08/10 1,664
352766 오늘밤. 이 남자 ... 18 오늘밤. 2007/08/10 4,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