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하지 7년되는 직장맘입니다.
남편의 성격때문에 속이 터질것 같아서요. 저랑 입장이 비슷한 분들은 어떻게 울컥하는 마음을 다스리시는지...
남편의 여러 성격 중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적응이 안되는 부분은 논쟁을 회피하는 성향입니다.
사람이 쌈닭처럼 맨날 싸우는거 저도 피곤하고 시간 역시 별로 없습니다.
아침먹는 시간은 워낙 짧고, 저녁에도 저는 아이때메 매일 땡퇴근하지만 남편은 한달에 절반은 야근이라 이야기할 시간이 없는 편이지요.
좋을 때야 평온하게 잘 지내지만, 좋을 수만은 없으니까요.
저도 그닥 부지런한 성격은 아니지만 남편은 좀 게으른 편입니다.
저도 게으르고 싶을 때가 많죠. 갑상선 저하로 계속 약도 먹고 있어서 컨디션이 늘 날라가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해야할일은 해놓고 쉬는 편이죠.
출근하기전에 설거지 거리 다 챙기고 가구요, 퇴근해서 애 픽업해서도 늘 밥은 해 먹이려 노력합니다.
제 회사 근처에 살다보니 제가 항상 종종거리며 애 돌보는 일이며 여러가지 일들은 다 떠맡고 있습니다.
다 좋은데, 문제는 며칠 전에 제가 좀 화가 났던 적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웬만하면 야근을 안하는데 좀 특별한 일이 있어서 며칠 전에 8시까지 야근을 해야하는 날이었어요.
미리 얘기해서 좀 일찍 들어와서 애 픽업하라고 했구요,
워낙 할줄아는게 없어서 피자 시켜먹던지 하라고 했어요.
8시 30분쯤 집에 도착해서 보니 애랑 둘이 소파랑 마루에 널부러져 텔레비젼을 보고 있더군요
식탁에는 난장판, 피자 먹은거 그대로 다 펴놓구요.
먹고 나서 좀 쉬고나서 치우는거 그럴 수 있다고 봐요.
제가 들어와서 식탁을 치우려고 하니 주섬주섬 거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 이제 설거지를 하려나 보다 생각했어요.
저는 남편 퇴근하기 전에 항상 애 목욕 끝내고 설거지 끝내고 빨래도 돌려놓고 웬만함 그러거든요.
그런데 개수대에 그릇만 쌓아놓고 또 컴퓨터를 키고 앉는겁니다.
그 좋아하는 야구 게임 하시려고.
그릇 몇개 되지 않지만 보기에 걸리적거리고 여름엔 좀만 담궈놔도 미끄덩거리는 거 같아서 제가 설거지 했습니다.
순간 화가 났어요.
아픈 마누라 돈 벌어 오느라 개고생을 하는데 설거지도 안하고 게임하는 뒷모습이 정말 보기가 싫더군요.
제가 "식탁 치우는 김에 설거지 하겠다, 저렇게 쌓아두면 나보고 하라는 소리밖에 더되냐"
꿍얼꿍얼 뭐라고 알아 들을 수도 없는 말을 하더니 게임만 합니다.
왜 사람의 말을 안하고 끙끙 앓는 소리만 하냐구요.
저도 입을 닫아버렸어요.
더 압권은 그러고 나면 좀 반성하는 기색이라도 있던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하는 겁니다.
저만 속터져 죽어요.
결혼하기 전에 전화로 신혼여행 때메 논쟁을 좀 하다가 본인 졸리다고 그냥 자겠다고 그래서 기함을 한 적이 있는데, 계속 그 성격이 저를 미치게 해요.
아이 한테는 다정한 아빠고, 그냥 좀 전반적으로 에너지가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가장의 중압감으로 얼마나 힘들면 저러겠나, 직장생활이 때론 사람을 황폐하게 하기도 하지 그러면서 이해하여 하지만....
정말 정면 충돌을 이리저리 피하는 저 태도는 저를 미치게 하는군요.
어떻게 하면 제가 홧병 없이 늙을 수 있을까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런 남편이랑 사시는 분들 어떻게 하세요?
속터져 조회수 : 401
작성일 : 2009-08-20 09:54:18
IP : 210.90.xxx.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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