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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 싸웠어요.....
어제, 회사에서 8시쯤 퇴근해서 돌아오자마자, 숨가쁘게 빨래 정리해서 넣고,
그거 돌리는 사이 남편과 함께 먹을 김치 볶음밥을 달달 볶았어요.
그리고 남편이 회사에서 돌아오고, 둘이 같이 늦은 저녁을 먹고...
그리고 나서 그릇을 치우고 세탁기가 다 돌아가고, 빨래를 널으려고 꺼내는데,
갑자기 너무너무너무너무 짜증이 밀려왔어요.
특히나 어젠 너무 더웠어서 저도 많이 지쳤고,
주중의 딱 가운데 - 회사 에서 평소 제일 피곤하다고 느끼던 수요일 이기에..
어쨌든 난 빨래도 널어야 하고 저녁 설겆이도 해야하고 설겆이 끝내면 낼 아침 먹을 밥을
씻어 앉히고, 또 낼 아침 먹을 국을 끓여야 하고.... 마음이 바빴고, 답답했어요.
남편에게 도와달라 이것저것 해달라 하고 싶었는데 요즘 회사일에 너무 지치는 남편을 보니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어요. 그냥 내가 얼른 해치우자... 했는데....
근데 ... 밥을 먹고 나자 피곤이 몰려와 슬슬슬 눈이 감기는 남편을 보자 순간 너무 화가 나는 거에요...
마음과는 달리요.
순간 미친듯이 울컥! 하는게 가슴속에서 치밀어 올라왔어요.
나도 모르게 남편한테 미친듯 화를 냈어요 왜 나만 빨래하고 나만 밥하냐 당신은
내가 아침 차리면 얻어먹기만 하면 되지만 나는 너무 힘들다
왜 나만 빨래 돌리냐 왜 나만 집안일 하냐 정말 너무 한다...
억울하고 또 억울해서... 막 울면서 소리치며 얘기했어요.
순식간에 밥 잘 얻어먹고 가만히 있었는 남편은 어안이 벙벙... 하다가 결국엔 같이 화를 내 싸우게 되었어요.
싸우다 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남편은 밖에 나가서 자겠다 가방을 들었다놨다...
엘레베이터 앞에까지 가서 내가 잡았다 놨다... --;;
아무튼,
크게 싸웠던 이 과정은 차치하고서라도, 남편이 상처를 많이 받은것 같아요.
평소에도 집에서 회사까지 남편은 1시간 거리 저는 20분 거리고,
또 남편이 저보다 1시간이나 먼저 출근해 퇴근은 약 3시간 정도가 늦어요.
... 남편 회사가 야근도 많고 일도 많고 여러모로 더 힘들어요..
그래서 평소 제가 더 잘 챙겨주는것에, 늘 고마워하고 미안해 하고, 평소 집안일도 잘 도와주는 남편
이었는데, 제가 너무 어젠 짜증이 치민 나머지 심한 말로 상처를 줬어요.
그동안 아내인 저 역시도 직장 다니면서 남자인 자기를 잘 챙겨주는 것에 대해, 아 이여자가 날 진짜
사랑하는구나 날 정말 위해주는 부인이구나...라고 믿었던 남편이었는데, 사실 알고 보니 억지로
하는 거였어? ..... 라고 생각해버리게 만들어버린것 같아요.
나보다 늦게 끝나고 늘 힘든 일에 스트레스로 지쳐 들어오는 사람이고, 집안일을 나몰라라 하는것도 아닌
틈만 나면 잘 도와주는 남편이란걸 알면서도.....
어찌되었던 서로 맞벌이면 그때 상황이 더 되는 사람이 집안일도 하는 것이고 도와줄 수 있는 여건이면
서로가 도와주는거라고 생각하는데, 공교롭게도 제 회사가 더 널널(?)하고 제가 더 여유롭네요.
그런데도, 그래도, 회사 다니면서 집안일 하는게 아무리 도와주도, 힘은 듭니다. 저두요...
그래서 그런것 같아요.
그런데 그만 그걸 이기지 못하고, 평소에 잘 도와주던 착한 남편을 순식간에 식충이에 밥벌레로
만들어버려서.... 남편이 상처를 많이 받은것 같아요.
그 동안 제가 늘 사랑으로 해주던 아침 식사도... 순식간에 눈치도 없이 얻어먹은 놈이 잘못이다. 라고
생각해버리게 해버린것 같아서 가슴이 많이 아파요.
그런 생각으로 한게 아닌데, 말 한마디 잘못한게 그간의 제 정성과 사랑과 노력을 순식간에 뒤집어 버린
꼴이 되어서 너무너무 속상해요.
이제 신혼 5개월 차...
일하면서도 야무진 부인 역할 해내고 싶어서 회사 다니면서도 늘 매일매일 새밥에 새국에..
매일매일 밤마다 다음날 아침거리를 끓이고 요리하느라 늦게까지 주방에 서서 일하고,
아침엔 또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솔직히 많이 고되었어요.
우리 엄마가 해줬던 것 처럼 똑같이 하고 싶어서 노력했던게, 회사 다니면서 저에겐 아직 과하고 힘들었나봐요.
남편은 바쁜날 늦잠자고 싶은 날, 혹은 피곤한 날... 하루정도 아침 거르면 어떠냐.
2일 된 찬밥 먹음 또 어떠냐. 2일 연속 똑같은 국 먹음 어때,
하지만 저는 그게 싫었어요. ...
난 일하면서도, 집안일이나 먹거리도 아침도 똑소리 내게 잘 하는
주부이자 아내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너무 벅찼나봐요.. 제 아집이었나봐요...
여기서 오는 그런 스트레스를 되려 평소 나에게 고마워하고 미안해 하는 남편에게 질러 버렸어요.
상처받은 남편에게 많이 미안하고, 사과하고 싶은데...
어떻게 사과하고 풀어가는게 현명한 부부생활 일까요...?
익숙치 않은 집안일, 이것도 그저 시간이 지나면 요령이 생길 것이다..
힘들어도 언젠간 지나가리... 익숙해지리... 하면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인지...
날도 안좋고 사회적으로도 몹시 우울한 가운데... 자게에 이런 글까지 올리게 되어...
너무 마음이 안좋아요...
지치고 힘들다고 다른 사람한테까지 상처주고 짜증내고 되려 스트레스 해소는 커녕 마음에 짐만
가득 진 어느 한 맞벌이 새댁의 넋두리 였어요..
1. 어제
'09.8.20 9:59 AM (220.71.xxx.166)습도가 높아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나는데 원글님 이해해요....
16년차 저희부부가 거의큰소리 낸적없이사는건 서로 미안해!고마워!소리를 자주하며살아요..
더운데 너무애쓰지말고 주말에 집안일은 함께 몰아서하고 저녁도 서로간단히 해결하면 좋을것같아요...2. ..
'09.8.20 10:03 AM (211.199.xxx.137)그동안 너무 수고하셨네요. 누구나 그렇게 수고하면 지치게 되죠, 그리고 그것이 내 맘과 다르게 폭발하게 되는 것은 순서구요. 어쨋든 남편도 아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된 계기가 되니 서로 타협하여 할 수 있는 것만 하세요. 그리고 매일 아침 새밥에 새국, 너무 힘들어요. 한달에 한번 도우미도 부르고 하세요. 그것이 어찌보면 낭비같지만 여유를 생기게 하더군요.
남편에게 먼저 미얀하다하고 어려운 점을 말씀하세요. 밖에서
그러다 보면 서로 이해가 되고 배려하게 됩니다.
지난일 너무 맘 아파하지 말고 오히려 기회로 삼으세요.3. 버거워서
'09.8.20 10:04 AM (114.201.xxx.126)그래요...
좀 자신에게 너그러워지세요.
빨래도 좀 밀려도 되고 집도 좀 지저분해도 되고...
아침도 빵한조각으로 때워도 되지 뭐...하구요...
자신을 너무 몰아치니까 지쳐서 그런거에요.
남편에게 맥주 한잔 하면서 내가 너무 열심히 하려다 보니 지쳐서 괜히 당신에게 짜증냈다 하고 사과하시고....
이제는 좀 느슨하게 지내련다고 집이 좀 지저분해도 밥이 아니라 빵이여도 이해해주라고 하세요.4. .
'09.8.20 10:08 AM (59.7.xxx.229)혼자 종종 거리다 지쳐서 폭발하지 마시고
그냥 시키세요.
난 설거지 할테니까, 당신은 빨래 좀 꺼내서 널어줘.
나 밥하니까 청소기 한번 돌려줘.
우리나라 남자들 콕 찍어서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5. 큰언니야
'09.8.20 10:09 AM (165.228.xxx.8)저도 그랬어요 ㅠ.ㅠ
저도 힘들었지만..... 남편과 딸들이 많이 힘들게 살았더라구요 ㅠ.ㅠ
이제는 슈퍼우먼콤플렉스에서 벗어날려고 열씨미 노력중이예요 ^^;;6. //
'09.8.20 10:14 AM (218.234.xxx.163)제 신혼때랑 환경이 너무 비슷하네요.
저는 정시퇴근,남편은 항상 야근. 그래서 집안일을 제가 하다보니 정말 지치더군요.
짜증이 늘고 그러다보니 남편한데 어느순간 "다다다~"
신혼초는 사실 가사부담으로 많이들 싸워요. 시간이 지나면 환경이 달라져서 안싸우는게 아니라 합의점을 찾아가는거죠.
저는 그래서 식기세척기,로소청소기 도움받아요. 친정엄마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도우미 아주머니께 도움을 받아라 하셨는데 일주일에 한번 일할분 찾기도 힘들고 사람없는 집에 들이는것도 좀 그래서 전 기계의 도움을 최대한 받고 아침도 간단히 우유,생식으로 먹습니다.
집안일을 줄이다보니 별로 싸울일이 없게되요.
청소담당은 원래 남편인데 로소청소기 사고나서 너무너무 좋아해요.
저도 남편이 부담을 덜으니 편하고 좋네요.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시고, 혼자 감당하려하지 마세요.7. 토닥토닥
'09.8.20 10:15 AM (211.35.xxx.146)너무 잘하려고 하다가 쌓여서 그런거예요. 어쩌면 자신에게 쌓인걸 상대방에게 풀어버리는 식이예요. 그러면 싸움이 되죠.
저는 결혼 10년차 이제 아이가 5살이예요. 결혼해서 쭉~~ 맞벌이
그런데 정말 한번도 싸운적이 없어요.
남편이나 저나 성격이 예민하지 않고 서로 잘 맞기도 하지만
아기 낳기 전에는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했어요. 힘들면 밥 안하고 외식하구요.
아이 낳고는 일이 아무래도 많이 늘었고 안하면 안되니 그때 그때 잔소리 조금, 불쌍한척 조금 하면서 남편이 같이 하게끔 유도(?)해요.
그리고 청소는 남편담당이라서 그부분은 전적으로 맡기구요.
맘 좀 푸시고,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은 꼭 전달하세요. 그러면 남편분도 도와주실것 같네요^^8. 님
'09.8.20 10:15 AM (122.36.xxx.144)님이 먼저 퇴근하고 회사가 가까워서 할 수 있는 것은...
진공청소기 돌리기, 빨래하기 수준입니다.
이 두개가 얼마나 지치는데요.
가끔은 화장실 청소도 하니 그것도 넣어두세요.
음식이요? 그건..남편이 혼자 살면 그렇게 해먹겠습니까?
아닐껄요 그럼 대충 먹고 살아야죠.
출근안하고 저 늦잠잘때 아침에 찌개끓여서 밥먹고,
설거지 해놓고 가는 남편도 있습니다.
다 시키기 나름이에요.9. 깜장이 집사
'09.8.20 10:16 AM (110.8.xxx.124)제가 은근 완벽주의스타일인데요.
결국엔 만신창이 됐습니다. 몸뚱아리는 말을 안듣구요. 마음은 찢어진 쓰레기 봉지처럼.. 너덜너덜.. 추접추접.. ㅠㅜ
같이 하자고 말씀을 하시거나.. 아니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일하는 분을 부르세요..
안그럼 정신 건강에 안좋아요.
여러 문제가 겹치긴 했지만.. 이젠 손목이 말을 안들어서.. 집에 있는 그릇들 죄다 깨먹고..
이 지경에 이르러서야 깨닫는 바보같은 사람 되지 마세요.. ㅠㅜ10. 님이
'09.8.20 10:16 AM (211.219.xxx.78)지금 너무 강박적으로 잘하려고만 하시는 것 같아요 님~
그러지 마시구요
그냥 '적당히' 하세요
뭐든 잘하려고 최고로 하려고 하면 스트레스 받습니다..11. ㅅㅅ
'09.8.20 10:18 AM (123.213.xxx.132)대충 하세요
아직 아이 없으신거 같은데
첨부터 너무 잘하시면 나중에 곤란해져요
남편도 버릇들이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어요
아침도 매일 밥 먹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빵도 먹고 오트밀도 먹고 콘프레이크도 먹고
선식도 먹고 하세요
저녁도 내 몸이 힘들다면 시켜 먹어요 어때요 전업도 아니신데
내몸부터 살고 봐야죠
아직 살날이 무지무지 긴데 벌써 초장에 진 다 빼시면
앞으로 힘들답니다 그리고 남편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서
고마운줄도 모르구요12. 원글이
'09.8.20 10:37 AM (125.131.xxx.1)감사합니다 님들..
너무 답답해서. 매일 친정 식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쪼로로 고해바치는것이 능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슴에 답답하니 맺힌게 많아 참기는 힘들때, 저도 모르게 이젠 82를 생각하게
되는데, 역시 많은 혜안 얻고 갑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님들 댓글 참조해서, 남편에게 차분한 상황 설명 및 나의 심정 정리
그리고 미안과 고마움의 뜻을 담은 메일을... 쓰고 있어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13. 욕심 버리고
'09.8.20 10:37 AM (222.232.xxx.241)남편입장에서도
매일 새밥, 새국에 대접 받다가 어제처럼 확 데이는 것 보단
대충 차려먹으면서도 평온하게 살기를 바랄거예요
저도 일하는 입장이라 원글님 입장 아주 잘 이해되네요
남편에게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욕심을 많이 부리죠
그러다가 한계에 다다르면 확~~ ㅜㅜ
요즘들어 깨달은 바가 있어 느긋하게 대충합니다
반찬도 가짓수 줄이고 살림도 욕심 낮추고...
우스운건 그래도 별 차이점을 모르고 불평도 없어요 ^^
남편이나 애들이나
내 몸이 편해야 우리 가족이 모두 즐거울 수 있더라구요
슈퍼우먼 정도면야 상관없겠지만요14. 제얘기
'09.8.20 11:30 AM (218.157.xxx.33)하시는줄 알았어요.
며칠전 저도 막 퍼부어댔습니다.
왜 똑같이 일하고 퇴근해오면 세탁기 빨래돌려놓고
저녁준비하고 먹고 설겆이하고 다음날 국끓이고
빨래 널고...하다보니까 울화가 치밀어 나만 하냐고 성질 부렸죠.
근데 성격탓인거 같아요.
저도 결혼 10년까지는 때마다 밥은 꼭 따끈한밥 지어줬어요.
아침 저녁으로 그래야 될거 같았어요.
근데요 그게 내맘 편하자고 한건데
많이 힘들기도 했어요.
중간에 우여곡절이 많고 힘든시기도 많았지만
50을 바라보는 지금 오히려 신혼때보다 더 신혼같은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님도 편하게 생각하시고 일도 좀 나눠서 하시고
가끔씩은 대충대충 떼우기도 하고 그러세요.15. .
'09.8.20 11:39 AM (222.110.xxx.21)남편 입장에서도 생각해보세요.
매일 새 밥에 새 국에 아침 먹게 해달랬던 것도 아닌데,
자기가 좋다고 해놓고선 갑자기 화내면... 당하는 입장에선 황당하겠죠.
원글님이 자신을 볶는 거예요.
나 혼자 스스로 선을 정해놓고,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혼자만의 규정에 힘들었겠죠.
그런데, 그 화를 남에게 내는 건 옳지 않아요. 본인이 정한 거잖아요. '대충 해먹기 싫어'라고요.
혼자 생각하지 마시고, 생각을 공유하세요. 힌트를 주세요.
어제같은 경우 처음 몸이 좀 무리된다 싶었을 때, 오늘은 좀 힘들다, 우리 외식하자~하시며 즐겁게 사세요.
혼자만 집안일에 치이는 느낌일 때, 혼자 완벽하게 해두려 하지 말고, 주말로 미뤘다가, 같이 하자 하세요.16. 근데요
'09.8.20 11:42 AM (122.42.xxx.21)남편도 우리 와이프도 힘들구나 하지만 나땜에 참고 슈퍼우먼으로 살아가는구나
라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을거예요
주말에 외식한번하시면서 사과하면서 님의 힘듬도 한번 얘기하셔요
말안하면 쌓여서 폭발하는거거든요17. 어제는
'09.8.20 8:27 PM (121.124.xxx.223)너무 덥고 저라도 그랬을것 같네요.
잘하셨구요,,, 이렇게 폭발해야 남편분도 아내가 힘들구나 더 절실히 느끼죠....
앞으론 힘들면 라면도 끓여먹고,
아침 한끼 정성껏 차리면 좋지만 그래도 너무 버거우면 밥만 앉혀놓고
밑반찬만 챙겨서 간단히 드세요,
너무 애많이 쓰셨어요,.... 좀 쉬어가면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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