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17개월인데 자기 아빠한테 분리불안이 있어요..
저한텐 별로 없구요..(아흑..ㅠ.ㅠ)
그래서 아빠는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죠..ㅋㅋ
아기가 아빠에게 하도 안 떨어질려고 해서 지금까지 남편이 출근하거나
어디 잠깐 나가거나 할때 아기랑 저는 안방이나 화장실로 잠깐 사라지고 남편은 도망가는식으로
했었어요. 그러지 않음 아빠가 문 밖으로 사라지는걸 보고 아기가 자지러지듯이 울거든요.
그런데 몇주전에 남편이랑 저랑 오랫만에 너무 보고 싶은 영화가 있는데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친정에 잠깐 아기를 맡기고 영화를 보러 갔지요.
결국 아기는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고.....엄마 아빠가 없고 익숙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있었지만
그게 너무 낯설고 싫었나봐요.
장장 2시간동안 목이 쉬도록 울었더군요.
들어갔더니 잠든 딸아이의 숨소리가.."어흐흐흑.." 하는 소리가 가끔 들리는게..너무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절대 아기 놔두고 어디 안 가기로 했어요.
집에 와서도 계속 엄마 아빠 어디가나 불안해서 잠도 깊게 못 자고 자다가도 깨고 울고 며칠동안 그랬죠.
이제 좀 크니까 엄마 아빠가 없는걸 알더라구요..
어쨌든 남편이랑 이번 일로 느낀점이 있어서..절대로 아기 못 볼때 몰래 도망가는것처럼 안 나가기로 했어요.
그래서 아빠랑 빠빠이..연습을 저번주부터 시작했어요.
아빠가 출근할때 전 아기를 안고 있고 남편은 이제 "아빠 갈꺼야. 저녁에 올게"하고 인사를 하고
나가는거죠...어제까지 울고불고 뒤집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아까 저녁에 남편이 일때문에 며칠동안 집을 떠나야했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나가기전에 제가 아기를 안고 얘기했어요.
"아빠가 며칠동안 집을 나가야 돼. 하지만 다시 돌아올거야. 이번엔 좀 걸리겠지만
꼭 돌아올거야. 그러니까 울지마. 알았지?"
그땐 아기가 정말 알아 듣는지 몰랐어요.
남편이 나갈때가 되자 전 평소때와 같이 우리 아기를 안았어요.
남편이 현관문에 서자 아기가 평소처럼 "으앙..."하면서 울려고 하길래 제가 다시
"엄마가 아빠 다시 온다고 했지? 울지 말고 아빠한테 빠빠이 하자. 아빠 안녕~"
그러니까 정말 아기가 처음으로....
어색한 미소(썩소라고 하죠..ㅋㅋ)를 씨익 지으면서 팔을 올려서 빠빠이를 해주더군요.
얼마나 놀라웠는지 몰라요.
나가는 아빠를 보고 울지 않고 그냥 보내준건 정말이지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눈은 울고 있고 입은 웃고 있더군요. 세상에..ㅋㅋㅋㅋ
아마 아기는 아빠를 보내고 싶지 않았을거에요. 그래도 다시 돌아온다고 하니..아빠를 보내줄께.
그런 표정이었어요. 그 어색하고도 귀여운 미소는요...
어쨌든 오늘은 아빠가 나가고도 울지 않았네요.
정말 아기들은...신기하고도 신비해요. 못 알아듣는거 같았는데도 다 알아듣고..그쵸? ㅎㅎ
근데 정말 길고도 재미 없는 이야기가 됐네요..에휴..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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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은 너무 귀여운거 같아요.
^^ 조회수 : 916
작성일 : 2009-08-19 00:29:55
IP : 114.129.xxx.1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너무너무
'09.8.19 12:32 AM (112.169.xxx.244)귀여워서 웃고가요.
2. 아기들
'09.8.19 12:40 AM (210.123.xxx.199)엉엉 울면서 빠빠이 하고 손 흔들고 있는 것 보면 정말 정말 귀엽죠^^
3. ..
'09.8.19 12:45 AM (124.49.xxx.54)젖 먹는 아기들도(돌 전)
젖을 물때 안된다고 하면 다 알아 듣습니다
17개월이면 다 알아 들을 나이에요
아이 안볼때 도망 가는건 하지 마세요
진짜 분리 불안 생겨요
잘 설명해 주면 다 알아 듣는답니다
^^4. 엄마
'09.8.19 12:46 AM (222.120.xxx.58)육아 관련 글은 .. 힘든내용이 많아서 ..(저도 그렇구요 ㅠㅠ)
참.. 신선하네요 ^^
아기 예뻐하며 키우는 엄마도 넘 보기좋고.. 울며 웃는 아기도 생각만해도
넘 예뻐요 ^^ 그렇게 내내 행복하세요~5. 국민학생
'09.8.19 1:30 AM (119.70.xxx.22)아앙 너무 귀여워요. 저희 아들도 빠이빠이 엄청 열심히 하는데 울면서 하지는 않더라구요. 그게 더 귀여울것 같은데요. ㅋㅋㅋ
6. 맞아요..
'09.8.19 10:28 AM (203.233.xxx.130)저도 그렇게 하면서 출장다니면서 아이 키웠어요
항상 어디 갔다 온다고 말해주고.. 아침에 출근할때도 엄마 저녁에 꼭 온다고..^^
다 알아듣고 있을꺼라는 확신을 가지고 항상 말해주면서 키웠어요..7. 우리아이
'09.8.19 2:26 PM (119.67.xxx.242)달라졌어요..프로를 보면서
부모와 아가들과의 진정한 대화와 사랑이 제일 중요하단걸 알았지요..
어린 아가일지라도 눈높이를 아이에게 두고 대화를 하면
모두 다 알아듣고 이해하는 가봅니다..^^
아가 예쁘게 키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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