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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살아도 되는 걸까요---

해삼멍게 조회수 : 599
작성일 : 2009-08-17 17:00:33

시댁 식구 달랑 2분(어머니와 시동생) 치렀는데 귀 울리고 어지러워요-_-
음식도 달랑 김치전 부추전 부치고 집에 있던 나물 3가지에 서울식 불고기, 해물 된장, 쌈모듬 그렇게 했어요. 그리고 있던 김치 2가지. 장봐서 음식준비 끝낼 때까지 두세 시간 걸렸나봐요. 참~~쉽죠잉….이가 아니고 참~~ 성의가 없었던 건가요-_-;;;

청소기는 신랑이 밀었고 애도 계속 신랑이 델꼬 놀았고 저는 걍 장 봐다가 굽고 튀기고 차리고 멕이고 치우고 과일 깎아 대령하고 또 치우고 한 것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그 이틀 전에 집들이를 치른 후라 그런지-_- 그게 결국 주원인이겠죠-_-
귀울림도 심하고 순간순간 어지럼증도 오고 오늘 하루종일 그러네요.

근데요. 시댁식구 와 있는 동안, 수저 하나 놓는 거에서부터 과일 한 개 깎고 어머니가 키우시는 강아지 물 주는 거까지 모든 치닥꺼리를 저 혼자 했거든요. 일하는 동안은 정신 없어 (한 것도 없이 왜 정신이 없는 거냐고요-_-) 몰랐는데 과일까지 깎아 내가고 한숨 돌릴 때가 되니 약이 오르더군요.

저희가 4년 같이 살다 분가한 뒤 시어머니는 혼자 사시고 우리 식구 가끔 가면 제가 할 일이 거의 없게 준비해 놓으세요. 수저나 놓고, 부치다 만 부침개 몇 장 더 부치거나 국물 맛 보거나 그 정도에요. 그리고 먹고 나서 설거지는 어머니랑 같이 하고, 과일도 어머니가 깎으세요 됐다고 넌 애하고 놀기나 하라고 하시고. 그래서 제 집에 오셨을 때 일 안 도와주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 해드리고 싶기도 하고요. 항상 어머니가 다 준비하셔서 드시고 치우고 사시니 며느리 집에 한 달에 한두 번 오실 때는 편히 얻어드시고 싶을 거 같아요. 제가 어머니라도 그럴 꺼구요.

아니 그러면, 저 혼자 그렇게 빨빨 거리고 있으면 신랑과 시동생이 뭘 도우려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거 아닙니까? 지들끼리 수다 떠느라 바빠서는 저 혼자 설거지를 하는지 과일을 깎는지 쳐다도 안 보더라고요. 심지어는 시동생이 사들고 온 31 아이스크림 커다란 통을 나눔접시랑 같이 가져가서 스쿱이랑 같이 신랑한테 줬더니 이걸 왜 날줘? 그러는데 때려줄라다 말았습니다잉. 아이스크림 퍼서 나눠주는 것도 안하겠다 이거냐+_+며 레이저 눈빛을 쐈더니 그제서야 찔끔하며 열심히 묵묵히 푸더군요.

평소에 속썩이는 신랑/시동생이면 말도 안해요. 늘 그랬으니 그러려니 하겠는데 신랑은 나름 설거지도 잘하고 청소도 잘하고 아이도 잘 돌보고 와이프를 하늘보다 높은 존재로 모시겠다는 마음가짐을 시시때때로 표현하는 데다가 시동생도 본가에서는 형수님 형수님 하면서 설거지며 잘 돕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날따라!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고 얻어먹고 퍼져 있기만 하더군요. 이 웬쑤들! 오랜만에 만난 형제니 그러겠지 싶다가도 콱 그냥~! 하면서 주먹이 부르르르~~.

어머니랑 시동생 가고 나서 약간 화가 나서 화난 척을 하고 삐진 척을 했어요. O씨 하나를 P씨 넷이서 부려먹으니 좋냐! 하고선 사실은 너무너무 졸려서 거들떠도 안보고 7시부터 드러누워 버렸어요-_-. 기죽은 신랑 남은 밥에 계란 후라이 해서 자기도 먹고 아이도 먹이고 데리고 놀다가 재우더군요. 졸리긴 한데 잠이 안 와서는 자는 척만 하고 자진 않으면서 뭐하는지 다 들었죠. 훗.

다음날도 계속 화난 척을 할까 말까 했는데, 이 웬쑤가 아직 정신이 덜 들었나, 설거지를 안 해놓고 잤더군요. 거실도 장난감에 책으로 한가득 어질러놓은 채고요. 아 정신이 덜 드셨구만. 혼이 덜 나셨구만. 이대로, 고대로 냅두고 나가버려야짓, 하고 결심을 하고 또 했건만 성질머리상 드러운 싱크대를 걍 둘 수가 없어서 결국 설거지 다하고 집안 다 치웠어요. 아이 아침 먹이고 청소하고 나니 10시. 아이 데리고 백화점 휭~ 가버려야짓 하고 준비하는데 신랑이 부스스 일어나서 나오는 거에요. 이때 걍 썡~~ 하고 나왔어야 되는데! 그랬어야 되는데!

껌딱지 같이 붙어갖고는 쫄래쫄래 따라오는 신랑한테 결국 더 이상 화를 못 냈습니다. 친정엄마아빠 만나서 밥 먹었는데 샤라락! 먼저 쫒아가서 계산도 하더군요. 꽁짜로 생긴 상품권 써먹으려 했었는데 호호홋 돈 굳었네~~ 하며 흐물흐물 풀어져 버렸습니다. 제가 원래 화를 오래 못내요-_ㅜ.


아무튼 오늘 출근해서 앉아 있자니 귀울리고 어지럽고 신랑한테 왜 화났었는지 또박또박 말도 못했고…. 화를 이미 풀었으니 재탕도 몬하겠고오오.
체력은 저질이요 성질머린 해삼멍게보다도 더 물러빠진 저,,, 이대로 곰처럼 살아도 되는 걸까요-_-;

IP : 118.221.xxx.1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근데
    '09.8.17 5:09 PM (211.219.xxx.78)

    평소에 잘하는 남편이라면요 시어머니 앞에서는 그냥 두세요
    아들들이 부엌일 돕는 거 보면 시어머니 심기가 불편하시겠죠
    평소에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시어머니 앞에서도 그러면
    엉덩이 한 대 때려줘야 하지만요~~
    시어머니도 님 가셨을 때 잘해주시는 거면 그냥 한번 정도 참고 하시는 것도
    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드네요 ^^
    님이 한번만 참으시고 희생하시면 서로서로 기분 좋은 거니까요~~

  • 2. 저는
    '09.8.17 5:56 PM (220.117.xxx.70)

    그래도 시댁가면 오빠보고 부엌일 도우라고 난리치는데..

    시동생은 그냥 밥먹으라고 할 때까지 코빼기도 안 보이죠. 시댁 가정교육 빵점~

  • 3. ㅎㅎㅎ
    '09.8.17 5:59 PM (59.26.xxx.142)

    ㅎㅎ 사는 재미가... 콩고물 떨어지듯이.. 솔솔~ 풍기네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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