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하소연하고 싶지만..
그러긴엔 남우세스런 면도 있어서요..
답답한 마음을 이곳에라도 풀려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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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부터 이번 주 화요일까지 남편과 전 휴가를 냈어요.
빠쁜 와중에도 어린 두 애들(5살, 4살)한테 미안하기도 하고요,,
제가 근 한달 간 거의 야근 모드였고,, 앞으로 몇 달 간은 더 바쁠 것 같아서요..
그리고 같이 사시면서 애들과 저희 보살펴주시는 시부모님께도 죄송하고 해서요...
그래서 휴가지는 바닷가 한적한 마을에서 수박이 무료로 해결되는 상황이어서
영덕으로 했어요,,
그리고 가는 김에 저 멀리 땅끝 쪽에 사시는 친정 부모님도
영덕까진 엄청 멀지만 여동생이랑 조카(7살)도 이동하여서 만나기로 했고요..
물론 시부모님이랑은 평소에도 자주 여행도 다니구요..
요즘은 오히려 저흴 피하려고 하시죠..
아마, 금요일 퇴근 시간 맞춰서 남편 회사 앞으로 애들 태워다 주고 가시면서
올레~~ 하셨을 거에요,,,,(물론 올레를 모르시겠지만...^^)
그렇게 금욜일 저녁 남편 회사 서울에서 영덕으로 출발했어요.(저흰 경기도민,,)
그리고 토요일인엔 게으름 피우면서 보냈어요.
장만 간단히 봐오고,, 대강 먹으면서요,,뒹굴뒹굴,,,
친정 식구들은 어찌나 먼 길인지,, 또 길도 잘못 들기도 하고 해서요..
7~8 시간 걸려서 토요일 저녁에 도착하고요^^
기분 좋은 상봉의 시간~~~, 늦은 저녁 먹고 잠들었죠.
동해안 쪽은 쭈욱 날씨가 흐렸어요, 저희가 있는 동안에는요.
일요일엔 경주로 가기로 했어요.
안압지에도 들러서 구경하고,, 또 어디 갈까? 하다가,,
경주하면 불국사인데 못 가보셨다고 하셔서,, 거기 가기로 했죠..
가기 전에 점심 먹고요,,,근데 막상 불국사에 도착하니,,
졸립고 해서요...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잠깐 쉬었다 가기로 했어요.
가져간 복숭아 먹으면서요,,
근데 돗자리 깔 자리 고르는 와중에 아빠께서
큰 벌에 팔과 어깨 부위를 몇 군데 벌에 쏘이셨어요.
그렇지만 아빤 여지껏 벌에 많이 쏘이셨지만,,별 어려움 겪지 않으시고
그냥 넘겨 오신 분이라 별 걱정 않고,, 돗자리 깔고 앉아서,,
조심하시라고 막 그러고,, 웃으면서,, 복숭아 먹고 아빠도 드시고 했죠..
그런데,, 아빠가 피곤하다고 누으시더라구요,,,
그래서 뭐 그러신가 보다 하고,, 아빠 뒷 모습 보면서 저흰 애들이랑
즐겁게 먹고,, 웃고 그랬는데요..
여동생이 아무래도 이상하더래요,, 애들 좋아라 하시는 분이
오랫만에 본 손주들 안보시고 좁은데 누우신게
그래서 살펴보니,, 새까만 피부의 아빠 얼굴이 창백하니,, 이상하더래요..
엄마도 놀래셔서 아빠 일으켜 세우시고,,
아빤 그때부터,, 몸이 경직되시고,, 숨도 못 쉬시고,, 너무 고통스러워 하시고요...
저희도 너무 놀라서 벌에 쏘이셔서 그러신가 하고,, 남편은 119 부르고요..
아빠아빠 부르면서 팔다리 주므르고,,
애들은 할아버지 죽어? 이러고,,,
전,, 제가 땅끝에서 이 멀리까지 아빠 오시게 해서 돌아가시게 하시나 싶은 것이
막,, 눈물이 나고요,,,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몇 분간 정말 지옥 같았어요,,
차가 접근하기 쉽지 않아 이동 침대에 아빠 옮기시게 하고
언덕길을 구급대원 2분과 엄마, 저, 이렇게 밀고 올라가는데,,
정말 힘들더라구요,,,
정말이지 구급대원 분들 고생이 많으시더라구요,, 그리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남편과 여동생은 애들 챙겨서 병원으로 오고요..
경주의 어느 병원 응급실에서 저흰 벌에 쏘이시고 이러신 것이라 설명드리고
그분들도 그에 맞춰서 주사시지고 수액 맞게 하시고,,
몇 시간 지켜봐야 한다고 있으라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리고 시장에 잡음이 들리는데,, 평소에 별 이상이 없으셨다고 하고
휴가지이고 하니 집에 돌아가시면 꼬옥 병원 가보라고 하시고,,
‘아빤 다시 안정을 찾으신 것 같아 ,,저흰 저녁때가 되어서야,,
응급실에서 나와 영덕으로 왔어요...
아빠께 다신 벌 가까이도 하지 마시고 제발 벌
무서워 하시고 조심하시라고요,,
시골에서 농사지으셔서,, 그리고 산에 벌초도 하러 가시고 하시니
벌에 쏘이신 적이 많았거든요.
그리고 휴가 일정이 맞지 않아 합류 못한 오빠한테 전화로 보고도 하고요.
그렇게 그냥 헤프닝으로 지나가는 줄 았았죠.. 화요일까지는요..
그리고 월요일엔,, 아빠도 괜찮으시다고 하셔서
그럼 날씨도 흐리고 해서 해수욕장은 엄두가 안나서 울진에 있는 온천으로 갔어요,
저녁엔 대게도 먹고 즐거운 하루가 갔죠^^
그리고 문제의 화요일,,
화요일엔 오전에 정리하고,, 집으로 가기로 했죠,,
친정 식구들은 땅끝으로,, 저흰 경기도로요..
그런데,, 평소엔 일찍 일어나시는 분이 그날따라 저희가 다 깰 때까지
안일어나셔서 엄마가 가보시니 기운이 없다고 그러셔요,
일어나셔서도 앉아만 계시고요..
그래 안 되겠다 싶어 병원 가자고 그랬더니,,무슨 병원이냐뭐,,
버럭 화내시내요...
저희 아빤 그런 분이세요,, 병원 가면 큰일나는 줄 아시는 분요.
그런 분이 27념, 17년 전에는 장 파열로 쓰러지셔서 수술하셨고요.
7년전에는 극심한 위궤양으로 인한 위출혈로 쓰러지셔서 한달간이나
입원하셨었구요,, 모두,, 그 전날까진 병원 안 가신다고 버티시다가
쓰러지셔서야,, 병원에 가셨어요...
그래도 이대로 가시다가 도로에서,, 경주에서 처럼,, 또 그런 증상 보이실까봐
엄마랑, 남편이랑, 제가 영덕에 있는 병원 응급실로 갔어요.
사위가 있어 그런지 가자고 막 서두르니 일어서시더라구요.
병원에 가서 경주에서 벌에 쏘이셨던 일들 얘기 하고요.
의사가 벌에 쏘였었다고 그래도 심장 잡음이 있고, 혈압도 너무 낮고 하니
평소에 아무 증상이 없으셨다고 해도 심전도랑 혈액 검사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심전도 상으로 1~2일 전에 심근경색이 지나간 것 같다고 그러시네요.
그리고 심장 잡음으로 보아 심장 쪽에도 문제가 있다고요..
그러니 아차 싶은게,, 그럼 벌에 쏘여서 그런게 아니라 심근경색!!!!
갑자기 조오련 선생님 생각도 나고,,,
영덕 병원은 심장 초음파 불가능하니,, 포항에 있는 병원으로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그래도 헤모글로빈 수치가 너무 낮다고 최근에 혈변 보신 적 있냐고 물으시니
그때서야,,키 180가까우시고.. 몸무게도 75 넘게 나가시는 분이
모기만한 목소리로 “오늘 새벽에요..” 이러시네요...
의사샘도 어이 없어 하시면서,,그래도 걱정해 주시고
친절하게도 어서 포항에 있는 병원 가셔서 심장 초음파랑 내시경 하시라고,,
잘 치료 받으시라고 당부도 해 주시더라구요..
정말이지 어이가 없는 것이 7년 전에도 혈변 보시고선,, 쓰러지셔서
병원 가신분이 또 똑같이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도대체 고통에 무감각 하신 건지,, 술에 의존하시는 건지,, 둘 다인지,,
화가 났지만,,
엄마랑 저랑 아빠 모시고 응급차 타고 포항으로 갔어요...
남편은 영덕 집에 있는 애들 먹을 거리 사다 주고 포항으로 오기로 하고요.
포항에 있는 병원 응급실로 가서,, 또 이런 저런 상황 설명 하고,,
피 뽑고 ,, 검사하고,, 좀 기다려서 심장 초음파 하고요..
또 몇시간 기다려서 위 내시경하고요..
위내시경 하시다가 의사 샘이 불러서 가보니 위궤양 몇군데 심하게 있고,,
한 곳에서 출혈이 심해서 지혈했으나,, 3일 정도는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지켜보고
이후 병실로 옯겨서 위궤양 치료하고 심장 쪽도 수술이나 약물 치료 여부 그때 봐서
결정해야 한다고 하시네요...
포항에서!!! 아무 연고지도 그곳에서 확실히 몇일일지 모를 입원을 결정 할 수가
없어서 광주 쪽으로 이동하여도 되는냐고 물었더니,,
주소가 이쪽이랑 영 거릭 먼데, 이쪽으로 오셔서 이상하다 생각하셨다고요..
응급차로 이송하는 것은 간으하고 그쪽 병원에서 이어서 치료 받고 하면 되니
가도 된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아빠랑 같이 응급차타고,, 광주로 바로 가기로 하고,,
남편과 전 각자,, 휴가를 하루 더 내야하는 상황을 간단히 회사에 보고만 했죠..
남편과 엄마는 다시 영덕으로 가서 애들이랑 여동생이랑 같이
챙겨서 광주로 오기로 했죠...
중간중간 빗도 쏱아지고,,88고속도로는 고속도로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그런 길이더라구요..
이런 먼길을 오시게 했나 싶은게,, 또 죄송하고
그날 저녁 시간에야,, 광주의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어요.
오빠도 놀래서,,병원에 와 있었고요..
다시 그곳 응급실에서 이래저래 상황 설명드리고,,
그곳에선 또 그곳대로 이것저것 검사해야 한다고 하시고,,
전쟁터 같은 응급실에서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아빠는 기력이 없으신지 자꾸 잠드시고요..
두어 시간 뒤엔 남편과 엄마, 여동생, 애들도 다행히 무사히 도착했구요..
그래도 일단 출혈 여부 지켜봐야 해서 계속 응급실에 계신 상황이고요,,
늦은 시간 애들 땜에 우린 근처 모텔에서 자고,, 엄만 병원에 계시고요..
때맞춰 우리 둘째애가 밤새 열이 나서 물수건 해주다가
수요일 아침에 병원에 데려가고요..
병원에 계신 엄마 아빠께도 가고요,,,
수요일 오후엔 저흰 또 저의 사는 곳으로 올라오고요..
농사지으시는 분들이 집을 너무 오래 비우셔서 농작물도 말이 아닐터라,,
또 팔으셔야 하는 농작물도 있어서요..
엄만 집으로 가시고요,, 여동생이 병원 지키고 있기로 했어요,,
조칸 엄마께서 데리고 내려가고요..
그래도 오늘은 병실이 나서 입원실로 옮기셨고요..
내시경 다 시 한 결과 또 좀 어려운 부위에 위궤양이 있는 게 발견되어서,,
출혈이 멈춘게 확실해지면 위궤양 치료하고 오늘 발견한 부윈 조직 검사도 해봐야 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심장쪽 문제는 위궤양 치료가 끝나야 확실히 수술이나
약물치료 들어갈 수 있다고 하구요....
그나마 가족들이랑 같이 있을 때 이런 위급 상황 오신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기고
아빠가 건강 회복하시기만을 바랄려고요..
정말이지 짧고도 긴 여름 휴가였어요....휴우~~~~~~~..........
그리고 왜 미운 아빠였냐면요...
시골에서 농사지으시는 분이 어찌나 게으르시고 태평하신지...
(동네뿐만 아니라 인근에서도 다 아실 정도로요...)
모든 힘든 일과 걱정, 집안일, 어려운 집안 살림 헤쳐나가는 일, 애들 키우는 문제,, 등등
평생 엄마 몫이었어요.... 아빤 강건너 불구경 하시듯 사시구요.
저희 자식들은 그냥 자연스럽게,, 엄마가 키운 아들 ,딸
엄마가 키우신 쌀, 고추, 호박, 콩,,이렇게 얘기해요,,
진짜로 그러니까요....
그래서 엄마께서 힘들다고 막 그러시면,,전
이런말까지 했었어요.. 아빠 또 쓰러지시면 엄마 눈 딱 감아버리라고요..
그런데 막상 위급한 상황이 오니,, 눈앞이 캄캄하고,,
미운 아빠라도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만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절로 나데요...
아빠,,, !!!!!!!!!!! 꼭 이번에도 이겨내셔야해요!!!!!!!!!!!!!
그리고,, 남편,, 고맙고, 사랑해~!!!!!!!!!!!!!!!!!!!!
이번 일 겪으면서.. 어찌나 마음 써주고.. 이리저리하자고 얘기해주고,,
자기가 이글 읽을 일은 없겠지만,, 정말 고마워!!!!!!!!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미운 아빠지만,,,,아빠 힘내세요...!!!!!!!!!!!!!!!!!!!!!!!!!!!!!!!!!
아빠!!!!!!!!! 조회수 : 334
작성일 : 2009-08-14 23:41:23
IP : 203.226.xxx.1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토닥토닥..
'09.8.15 1:02 AM (121.167.xxx.46)애들이 4살 5살이면 어려서 데리고 다니시느라 힘드셨을텐데 애쓰셨네요....
아버님 쾌차하시길 바랄께요. 정말이지 어린 아이들 키우면서 직장생활하면 부모님이 건강하시고 당신들 건강 알아서 챙겨주시는게 제일 큰 바람이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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