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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남편의 바람과 관련한 사연으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은 사람입니다.

눈물이 자꾸나... 조회수 : 1,837
작성일 : 2009-08-13 15:35:15
그 때는 정신이 없었던 때라 감사의 인사도 못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마전 오대산 등산 다녀왔습니다. 결혼 10년 만에 처음으로 둘 만의 여행이었어요.
땀 흘리며...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10시간 넘게 걷으며 참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무튼  저희는 지금 표면적으로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댓글의 조언에서 처럼 문득 문득 떠오르는
남편의 문자메세지의 내용이
저를 참 힘들게 하더군요.

해서 한 10일 전인가..... 거의 충동적으로 그 아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늘 만날까 말까를 두고 고민 아닌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그냥 전화를 했습니다.
역시 받지 않더군요. 전화번호 끝 자리가 남편과 같으니까요... 저인줄 알았겠지요.

오기가 생기더군요.  우습지요!  오기라니.......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그 아이를 바꿔달라고 했어요.
누구지! 이러면서 받더군요.

-중략- 저는 할말이 없는데요. 저는 지금 일하는 중이라 바쁜데요..-중략-

제가 알아본 봐론 공주병에 조금 어리숙하고 느리고...
헌데 통화를 하면서 느낀 점은...
그래 니가 보통이면 유부남 좋다고 하겠니 였습니다.

전 별말 하지 않고 시끄러우니까 어디에 어디로 나오라고....
네 부모앞에서 나 만나기 싫으면 나오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습니다.

끊고 나니...... 가슴이 얼마나 떨리고 손이 떨리던지....
도통 마음이 정리가 않되더라구요.

한시간 두시간.... 이래서는 그 아이를 만날 수가 없을듯해서
남편에게 전화를 했어요.

자전거 타는 동료들과 남산에 간다고 했는데...
나도 가면 않되냐고 물으니 오라고 하더라구요.

남산에 오르고 보니 7시가 조금 넘었더군요.
야경보면서 마음을 조금 풀었어요.
9시쯤 남편은 일행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떠나고.....
저는 혼자 돌아왔습니다.
마음이 울쩍해서 중간에 전철에서 내려 1시간 정도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새벽 1시쯤... 남편은 자고 있고 아이는 친정집에 가고 없고,
못마시는 소수를 한 병 마셨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가 저절로 땅으로 떨어지더군요.
온몸에서 열이나고....
남편이 제 신음소리에 일어나서 어디 아프냐고 묻더라구요.
왜이리 목은 마른지 기어가다시피해서 물마시고
_중략_

다른것은 기억에 없고
당신이 너무 믿다며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남편은 자기는 지금 신혼 기분이 새록 새록 나면서 너무 좋은데...
당신은 지금 좋지 않냐는 질문을 저에게 했던것 같아요.
다시는 술마시지 말라고도 했던것같고
울지말라고 미안하다고도 했던것 같은데....
-중략-

그리고 바로 이틀 전 남편 회사에 볼일이 있어 가게 되었어요.
야근하는 날이었는데....
그 아이를 회사에서 마주쳤어요.
사무실은 아니었고 로비비슷한 곳에서요.....
다른 사람들도 몇명있었습니다.

제가 그아이를 따라가서 잡아 세웠어요.
무슨 정신에 그랬는지 몰라요 저도.
아무튼 잡아 세웠고
(그아인)불쑥 나타나서 이러면 어쩌냐고 하더군요... 기막혀서.
저는 할말 없는데요 라는 말에

저도 살짝 웃어주면서
으음.. 나도 너랑 할말없어. 그냥 니 얼굴 한 번 보려고 라고 말함과 동시에
철썩 그아이 얼굴을 한대 때려 주었어요.

누군가 나타나서 저희를 말리더군요.
그래서 제는 얘 좀 치워주세요. 라는 말을 남기고 사무실쪽으로 걸음을 옮겼네요.

제 얼굴을 아는 이들이 없는 것이 얼마나 다했이었던지......

집에 와서 남편에게 회사 그만두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아이 얼굴 한대 때렸다 했지요.

남편이 그래서 사무실 들어설때 뛰어온것 같이 숨을 헐떡거렸냐고 묻더군요.
그러면서 때려서 속이 시원하냐고 묻더라구요.(덤덤히)
해서 아니라고 죽이고 싶었는데 참은거라고 얘기해주었어요.
그러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때리고 나니 속이 조금은 후련해졌어요. 더 때려줄걸.....
제가 한때 권투를 좀했었거든요.

그 아이 부모에게 전화를 할까말까.... 고민중입니다.

이렇게 미주알 고주알 글을 쓰는 것은 저의 마음의 정화를 위해서.......
또 다른 제 마음의 정화 방법은 바비킴의 노래듣기...
들으면 눈물이나고 울고나면 마음이 시원해져요.

불편한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IP : 58.230.xxx.2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8.13 3:37 PM (125.181.xxx.215)

    와.. 정말 잘하셨어요. 사람 많은데서 '이년이 유부남이랑 바람난년'이라고 소리를 질러줬어도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그년은 더이상 얼굴을 못들고 다니겠죠.

  • 2. 에효...
    '09.8.13 3:41 PM (122.36.xxx.11)

    잘 하셨어요.
    저는 할 말이 없다던... 그 주둥아리를 한대
    더 쳐주지 그러셨어요....
    훗날.. '내가 너무 했나?' 싶을 정도로
    맘껏 해주세요...
    속 풀릴때까지요.

  • 3.
    '09.8.13 3:42 PM (121.151.xxx.149)

    님이 바람난년이라고 안해도 아마 알사람들은 알고있을것이고
    몰랐다고해도 지금 소문이 파다할겁니다
    로비에서 그랬으니 볼사람들은 다 봤을것이고요

    그여자 부모님에게 말하는것은 조금 참으심이 좋을듯하네요
    지금은 님남편에게 확실하게 매듭지으세요
    용서 못하겠다고요

    님 마음가는데로 하는것도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풀리겠지요

  • 4. ...
    '09.8.13 3:49 PM (121.137.xxx.205)

    그 부모님 만나셔야 할것 같은데요.
    지버릇 남못줍니다.
    하고싶은대로 다하시고 속풀이 하세요.
    바람은 지들이피고
    원글님은 평생 가슴에 못을 박고 살아야하는데
    그깟 따귀한대가 문제겠습니까

  • 5. 저도
    '09.8.13 3:55 PM (125.131.xxx.1)

    눈물이 나네요...

    가정을 지키고 싶고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는 님의.. 눈물겨운 몸부림을 보는것 같아서..

    덤덤히 쓰셔서 더 가슴이 아픕니다.....

    분명..... 지금 미칠것 같은 가슴이 언제 그랬냐는듯 헛헛해질 날이 올거에요....

    후회가 되시더라도, 해보고 싶은것 다 해보세요.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알리고 싶으면

    알리시면 되는거에요.

    스스로도.. 내가 이런 여자 였던가..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던가... 하고 놀라시는것도

    있는것 같아요... 이왕지사 이렇게 된것. 님 마음에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리는 것이라면

    다 해보시고.... 대신 후회가 남는것이 있어도, 받아들이실 자세가 되어 있으시다면..

    좋겠어요...

    단... 아.. 내가 이렇게 했을껄.. 이라는 미련에 가까운 후회보다는

    그때 내가 너무 했어... 라고 생각되는 후회가.... 받아들이기 더 쉽다는거..

    암튼.. 기운내시길 바래요.. 세상은 아직도.. 좋은것 아름다운것 전부 님이 누리셔야 할것이

    너무도 많아요...

  • 6. 짝짝짝
    '09.8.13 4:25 PM (58.226.xxx.57)

    잘 하셨어요
    네 가슴의 불덩이를 끌어안고 살기 너무 힘듭니다.
    조금씩 꺼내서
    아니 왕창 꺼내서 활활 태우세요
    몇년 지난 지금도 그년 머리끄뎅이 못 잡은 것이
    한이 됩니다.
    얼마전엔 그년 집앞까지 갔더랬어요
    이사를 갔더군요

    이리 하셔도 분이 안 풀리시면
    부모도 만나세요

  • 7. 휴...
    '09.8.13 4:33 PM (211.55.xxx.30)

    저도 좀 시원합니다.
    남편분이 님께 돌아오신 것 같네요. 맞나요?
    이 기회에 남편께 강한 모습 계속 보여주셔서 함부로 못하게 못을 박아주세요.
    제속이 후련합니다.

  • 8. 아니요
    '09.8.13 7:38 PM (125.187.xxx.139)

    그 전 글을 읽지않고 오늘 글 만으로 짐작을 하니 제 생각이
    틀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괴롭고 힘들고 억울하고 분한 마음같아선 더 한 방법으로
    라도 골탕을 멕이고 분풀이하고 싶겠지만 그런 모습을 보는
    남편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때문에 부인 앞에서 어쩔 수 없다 치지만
    마음 속에 아내에 대한 따스한 마음은 생기지 않을거 같아요.
    헤어지기로 맘 먹었다면 모를까 아직도 남편에대한 사랑이 절절히
    느껴지는데 오히려 남편의 마음이 님에게 멀어질까 걱정스러워요.

    정말 힘들지만 좀 더 의연하게 자신을 위한 그리고 남편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자신만의 무엇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드네요.

  • 9. 원글
    '09.8.14 1:22 AM (58.230.xxx.27)

    조언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쓰면서도 마음이 많이 정리가 되었지만...
    많은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도 마음의 정리가 많이 되었습니다.
    아직은 남편을 놓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아니 내일부터라도
    내려놓기 연습을 해야겠지요.
    남편에게 당신도 불쌍하고 나도 불쌍하다 했어요ㅠㅠ
    내려놓아야죠..... 그리고 결혼전의 제모습 찾고 싶어요.
    자신감있고 독립적이고.....
    몸만들어서 2년 혹은 3년 후엔 20살부터 꿈꾸던 히말라야트레킹 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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