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이면 기차 타고서 친정 갑니다.
애들 여름방학 되기 전부터 울엄마 전화하셔서
방학되면 놀러오라 하셨지요..
방학 하고 나니 하루에 한번씩 엄마 아버지께서 번갈아가시며 전화하셔서
언제오냐고~
와서 푹 쉬다 가라고 하십니다..
그저께 기차표도 구입해두었고 드디어 내일 가게 되었네요..
조금전에 가방도 다 꾸려놓았어요.
애들도 외갓집 갈 생각하니 기분이 들뜨나봅니다.
마치 소풍 앞두고 있는 것처럼 애들도 저도 신났습니다.
그런데 내일 친정 내려가는거 엄마 아버지는 모르십니다.
언제 올 수 있느냐 하시면 저는 여기 상황 봐가면서 내려간다는 말만 하고서
날짜는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내려가는 날짜는 일급비밀인거죠..
친정집 대문앞에 도착해서 엄마께 전화겁니다.
그냥 안부 전화인것처럼 걸어서 평소처럼 대화나누지요..
그렇게 전화 끊고서 잠시 후
대문앞에서 "엄마~~~" 하고서 크게 부릅니다...
그러면 울엄마 신발도 제대로 못 신으신채 마당으로 뛰어나오십니다..
웃음과 눈물의 모녀상봉이 되는거죠..
"야는 자꾸 엄마 놀래킨다~~~" 그러시면서 크게 웃으십니다..
뒤늦게 나오신 아버지도 좋아서 웃으시고...
저의 친정 나들이는 항상 이러했습니다...
평소의 엄마 아버지의 생활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리고 엄마 아버지 더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서
결혼 후 친정 나들이는 항상 이러했습니다..
애들과 제가 친정 내려가면 엄마 아버진 많이 바쁘십니다..
아버지께선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마당도 한번 더 빗자루로 쓰시고
괜히 감나무도 흐뭇하게 한번 더 쳐다보시고
그리고선 자전거 타고서 밖에 나가시지요..
잠시 후 아버지의 웃음 소리와 함께 자전거 뒤에는 애들 먹을 군것질거리가 가득 실렸습니다.
엄마는 뭐 맛있는거 해줄까 싶어서 이리저리 바쁘십니다..
내일은 어떠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자전거타기도 쉽지 않으실테니까요..
그동안에 많이 늙으셨으면 어떡하나 싶어서 겁이 나기도 하네요..
더 작아지시고 더 야위시고 더 늙으신 모습 보고서
아마도 내일 저는 잠시 마음 아플것입니다..
마른침 한번 꿀꺽 삼키겠지요... 그게 바로 속으로 우는거랍니다..
그리고나선 바로 아주 밝은 표정을 지을겁니다... 웃음도 더 크게 웃고요.
부모님 걱정 안하시게 말입니다.....
엄마는 제가 좋아하는 식혜도 해 주실거고
올갱이국도 끓여 주실겁니다...
엄마가 해주시는건 다 맛있습니다..
그리고 밤늦도록 이야기 나누다 잠이 들겁니다..
친정에서 그렇게
즐겁게 재미나게 5일간 놀다오려고 합니다...
못난 딸 이뻐해주시는 부모님 위해서 맘껏 재롱부리고 올렵니다..
행복한 친정 나들이 되겠지요?
잘 다녀올께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친정 나들이 갑니다^^
들꽃 조회수 : 413
작성일 : 2009-08-09 23:34:22
IP : 121.138.xxx.12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잘다녀오세요^^;
'09.8.9 11:39 PM (221.139.xxx.162)와... 내일은 정말 설레고 기분 좋으시겠어요....
부럽습니다...
친정나들이요? 아니요... 요건 저두 얼마전에 했지여...ㅎㅎ...
그게 아니라... 울 친정은 연락없이 그렇게 가서 집앞에서 엄마하고 부르면...
아무도 안나옵니다...T,.T
어무이... 제발 집에 좀 붙어계세요...-.-;2. ㅎㅎ
'09.8.9 11:42 PM (211.48.xxx.34)님의 글이,,,한편의,,수필을,,읽어 내려가는것,,같네요.
부모님을,,생각하는,,마음,,제 마음이 다 울컥하네요.3. 부럽네요
'09.8.10 12:07 AM (114.205.xxx.236)모처럼 친정나들이하는 딸의 설레임이 저한테까지 전해 오네요.
부럽습니다.
결혼 13년차, 제겐 가장 부러운 사람 중의 하나가 편히 쉬고 싶을 때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친정이 있는 사람들이네요. 엄마~아빠~하고 부를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시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세상에서 님을 가장 사랑해주시는 부모님께 5일동안이나마 효도 많이 하고 오세요. ^^4. 저는...
'09.8.10 10:14 AM (221.140.xxx.82)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요. 생각지도 않고 계시다가 엄마 부르는 소리에
놀라 뛰어 나오실 엄마 생각하니...울 엄마도 그러셨을텐데...제나이 너무 어릴때
돌아 가셔서리...가슴 저 밑바닥에서 뜨거운 뭔가가 올라와 기어이 울고 가네요.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저도 우리 두 딸들에게 그런 엄마이고 싶어요.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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