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일찍 출근을 해서
시골에 계신 친정엄마께 전화를 드렸다.
시골은 이시간이면 한참 어른들이 밖에서 일할 시간.
그래도 뭐하시나 싶어 전화 드리니
남의 집에 하루 품 삯 받고 일가셨단다.
제발 이제 그러지 마라 해도 듣지 않으신다.
평생을 남에게 혹은 자식에게 손벌리거나 부담주며 살지
않으신 분들이라
자식들 다 결혼시켜 손주 손녀가 여럿이 되고
이제 좀 쉬면서 사셔도 좋겠건만
몸 놀린다고 뭐 좋으냐며
집 일이 한산할때는 꼭 남의 집 품앗이라도 가거나
하루 품 삯 받고 일하신다.
그런돈 모으셔서 또 손주 손녀들 용돈 주시고
또 모으셔서 자식들 오면 맛있는 거 만들어 주시고
그러면서 또 아끼고 모으셔서 나중에 세상과 인사나눌때
자식들한테 부담주면 안됀다고 장례비까지 모으고 계신다.
남편 먼저 보낸지 십여년이 흘렀고
평생 시부모 모시고 고생만 죽어라 하시다가
남편 보내고도 시부모를 십여년 모시고
또 시부모도 떠나보냈다.
어디 여행한번 가고 싶어도 시부모님 진지 챙겨 드려야 하고
혼자 짓는 농사일까지 신경써야 해서
당일도 다녀오는 계모임의 여행조차 제대로 다녀보지 못하셨다
이제 신경쓸 사람도 없고 농사일도 쉬엄쉬엄 하시면서
맛있는 것도 사드시고 예쁜 옷도 사입으시고 좋은 곳 여행도 좀 하시고
그리 사셨으면 좋겠건만
한순간 그리 바뀌기에는 세월에 길들여진 습관이 더 무섭다.
내 친정엄마이기도 하지만 한 여자로서
인생이 참 안쓰럽다.
시댁 시부모님은 조부모가 시골에서 한때는 땅도 많고 해서
살만했다 한다.
조부모님의 자녀 예닐곱 집을 한채씩 해줄 정도였으니 (시골이고 작은 집이라 해도..).
덕분에 시부모님은 비교적 고생이란걸 하지 않고 사셨다.
지금도 논밭에 먹을 만큼만 농사짓고 사신다.
그렇게 농사일에 매달리지도 않으시고 일 없을땐 그냥 쉬시거나
어디 놀러 다니면서 사신다.
시어머니는 그 연세에 좀 어울리지 않지만 젊은 사람들처럼 꾸미기를 좋아하신다.
때론 친정엄마도 시어머니 처럼 좀 편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발 비슷하게라도 사셨으면 하고.
자식들이 다니러와 밖에서 점심 한끼 사드리려고 하니 몰래 점심값 치르시고
기다리시는.
항상 며느리들 편에 서서 같이 아들 욕도 하고 며느리들 챙겨주시고
혼자 몸으로 그 힘든 농사일을 다 하시면서 자식들 다 챙겨주시고
그렇게 나눠 주시는 걸 행복으로 사시다보니
정작 본인은 욕심이 없으시다.
여름날.
좀 쉬시지.
아침부터 전화했다가 속만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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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참 속상하다.
에휴 조회수 : 777
작성일 : 2009-08-04 09:14:19
IP : 61.77.xxx.11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휴...
'09.8.4 9:36 AM (59.3.xxx.143)따님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글이네요.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가슴이 먹먹해요.2. 어머니
'09.8.4 10:14 AM (210.106.xxx.19)정말...희생만 하시는 어머니시네요.
님의 속상한 마음 너무 이해가되요.
앞으로 님이 어머니 많이 아껴주세요.3. 원글
'09.8.4 10:28 AM (61.77.xxx.112)형편이 그래서
저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먼거리에서 맞벌이로 일하다 보니
시골 한번 다니러 가는 일이 쉽지가 않아요.
주변에 보면 딸이 가까이 살아서 엄마 챙겨드리고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예쁜 것도 사드리고 하는게 제일 부럽네요.
저희 엄마는 당신 옷 사러 갔다가도 당신 옷은 안사고
며느리랑 딸 입을 옷 사오시는 분이라..ㅠ.ㅠ4. ,
'09.8.4 10:51 AM (221.163.xxx.100)에휴...
5. 엄마가
'09.8.4 12:01 PM (221.140.xxx.59)53세에 돌아가셨어요. 예전에는 먹고살기 어려워 쉼없이 일하시느라
그 연세에도 머리가 하얘서 할머니 소리를 들으셨으니...
돌아가신지 30년이 넘은 지금도 "앞산노을 질때마다 호미자루 벗을삼아"
라는 노래를 부르거나 듣거나 하면 목이 메이면서 눈물이 흐릅니다.
딱 우리 엄마를 두고 이야기 하는것 같아서요.
이제는 모습도 희미해 지겼지만 맘속에는 항상 뜨거운 뭔가가 남아서
엄마를 회상하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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