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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 오지랖...

시골아줌마 조회수 : 1,728
작성일 : 2009-07-29 11:09:37
마클에서 우리나라 사람들 오지랖 얘기가 있어서 재밌게 읽었네요.

저도 시골스런 사람이라 그런지 선을 넘지 않는 적당한 오지랖은 참 좋아하거든요.

제가 사는 곳이 시골이라서 그런지 시장에 가서도 처음 뵈는 아주머니들과도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좋은 물건을 골라주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하지만 서울가서 살면 이렇게 살진 못할 거란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는 일이 있었어요.


재작년에 처음으로 아이들 데리고 에버랜드 나들이를 갔거든요.

시골이랑 달리 차도 많고, 사람도 많으니 두아이 데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거라서 아침 일찍 도착해서 정신 없이 돌아다니다보니

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있었죠.


그런데 오후쯤 남편 휴대전화에 수상한 벨이 울립니다.

전화를 받은 남편은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만 여러번 하다가 전화를 끊더군요.

그러고 보니 부재중전화가 20통이 넘게 왔더군요.

더구나 출처를 모르는 모두 다른 전화번호들....

그리고 20개이상의 문자메세지들....

저희에게 긴박한 일이 벌어진게 확실했죠.



글쎄 우리가 모처럼의 가족나들이에 얼마나 흥분했던지...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 라이트를 켜둔채 신나서 돌아다니고 있었던 거예요.

주차장에서 그걸 본 분들이 전화도 하시고 통화가 않돼니까 문자메세지도 남기시고 하셨던 거지요.

그 분들 덕에 모처럼의 나들이가 별일 없이 잘 지나갔구요.

우리도 고맙다는 문자메세지를 남기긴 했지만,

그 분들의 정감어린 오지랖(?)에 얼마나 감동했는지 몰라요.


남편이랑 요즘도 가끔 그 얘기를 하곤 해요.

어디나 사람사는 곳은 똑같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더구나 좋은 사람들은 어디에도 많이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이곳에도 그런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정말 좋아요.







IP : 118.46.xxx.159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09.7.29 11:15 AM (211.57.xxx.114)

    가끔 퇴근하면서 실내등을 그냥 켜놓고 오면 전화를 꼭 해주시더라고요. 고맙죠 그런분들이.... 아직 우리나라도 좋으신 분들이 더 많다는 증거죠.

  • 2. 우와
    '09.7.29 11:15 AM (202.136.xxx.37)

    훈훈한 얘기네요. 여러명이 문자를 날렸었나봐요, 착한 분들 많다니 참 반갑습니다^^

  • 3. 방전
    '09.7.29 11:17 AM (116.45.xxx.49)

    예전에 라이트 켜놨다 방전되어 난감한때가 있는지라
    그런 차량보면 전화해줘요^^
    그런데 서울이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살다보니
    전화해줘도 귀찮다는 말도 가끔 듣다보니
    이젠 문자만....

  • 4. 저도
    '09.7.29 11:17 AM (61.78.xxx.159)

    제 차를 제 남동생이 몰~래 몰고나갔는데,
    어떤분이 친절하게 라이트 켜져있다고 알려주셔서
    동생 잡을 기회를 주셨죠 ㅋㅋㅋ
    진짜 좋아요 이런 오지랖 ㅋ

  • 5. 글러벌오지라퍼
    '09.7.29 11:22 AM (218.37.xxx.210)

    우리도 서울사람인데요
    우리남편 그런거 절대 못지나치고 꼭 연락하더라구요
    운전하는 사람들끼리는 그런 연대감같은게 생기는가봐요^^

  • 6. ***
    '09.7.29 11:23 AM (115.137.xxx.8)

    저도 칠칠치 못해서 차내부등 켜진것, 비올때 차창문유리 다내려서 비들이치는것, 어떨땐 차문을 활짝열어놓고 집에 들어와서 아파트 사람들이 핸드폰을 전화해주더라구여...
    얼굴도 모르는 사람 넉넉하게 잘 챙겨주시는 이웃들이네요...ㅎㅎㅎ

  • 7. 훈훈하네요
    '09.7.29 11:25 AM (58.120.xxx.134)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픈 사람 배고픈 사람 추운사람 돌아볼줄 아는 정많은 민족인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 8. 후유키
    '09.7.29 11:27 AM (125.184.xxx.192)

    훈훈하네요..
    에버랜드는 안 가지만 앞으로도 안 갈거지만 내용은 훈훈하네요.

  • 9. 나도
    '09.7.29 11:39 AM (211.207.xxx.62)

    전 오지랖 안좋아하는 새침떼기였었는데요 (과거형이네.. ㅋㅋ )
    결혼하고 아줌마로 살다보니 자연스레 오지랖 떨게 되더군요.
    그래도 기본 성격이 있으니 아무한테 퍼질르고 수다떨고 하진 않지만
    아이들에 관계되는 건 좀 오지랖을 떱니다.
    길가다 자기보다 약한 아이 괴롭히는 애들 꼭 타이르고요
    치고받고 싸우는 애들 말리고요
    길에다 휴지버리면 주워서 버리게 하고요
    뭣보다 횡단보도 앞에서 차도에 한발짝씩 나와있는 애들 엄하게 타이릅니다.
    위험하니 쑥 들어라가고.
    비비탄총 가지고 노는 애들 꼭 혼내고 사람한테 쏘지 말라고 잔소리 하구요.
    이런 오지랖은 좀 떨어도 되죠?

  • 10. 저도
    '09.7.29 11:46 AM (114.207.xxx.108)

    오지라퍼인데요.. 세월이 가면서 스스로 단속을 하게 되네요.
    저나 제 친구들은 어디서 뭔가를 싸게 팔거나 하면 전화로 알려줘요.
    과일이라던지 생활 소모품들..
    그래서 새로 사귄 윗집 아짐한테도 알려주는데 "가면 내것도 사와.." 소릴 듣네요.
    이건 아니잖아요.
    몆번 사다주다 보니 정말 기분이 개떡이 되는게..
    이젠 괜찮은 물건이 있어도 말 안해요. 분명 가는길에 내것도 사와 할테니까요.

  • 11. ,,
    '09.7.29 12:02 PM (221.163.xxx.100)

    그러게요. 전 라이트 켜있는거 보고 걍 지나쳤는데 ..반성합니다.ㅠ

  • 12. ㅋㅋ
    '09.7.29 12:06 PM (110.13.xxx.249)

    저희도 예전에 핸폰도 없는 호출기시절이었는데 저희 차가 견인되어가는 상황에 지나가던 아가씨들이 전화를 저있는 집으로 빨리 오라고 지금 견인되어간다고... 전 남편회사로 전화하니 식사하러나갔다고.. 호출하고... 나중에 남편에게서 들은얘긴 식사마치고 차가지러 왔는데 저만치 견인되어가고 있는 상황 있는힘을 다해 달려봤지만 이미 견인차 떠난뒤... ( ㅋㅋ상황이 너무 웃겨서 배꼽을 잡아) 결국 못잡아 벌금물고 스티커때문에 세차까지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 13. 마클츠자
    '09.7.29 12:55 PM (112.72.xxx.81)

    글 너무 재밌더라구요..

    유쾌하고 재밌는분 같았어요.

    맞아요.저런 정감어린 오지랍은 참 좋아요..
    그런데 혹시나 또래들은 새침하고 안받아줄까봐
    저는 오육십대 아짐들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일단 그분들은 준비가 되어 있고ㅋ
    연륜때문에 덕이 되면 됬지 해가 되지는 않더라구요..
    마클에서 마트에서 과일나쁜거 보고 같이 욕했다는 거보고 엄청 웃었어요 ㅋㅋㅋ

  • 14. 전조등
    '09.7.29 2:04 PM (211.222.xxx.110)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국도같은데서 경찰이 반대편차선에서 단속하고 있으면 전조등 번쩍번쩍 해줘서 단속에 안걸리게 하잖아요. 그게 참 뿌듯하더라는.... 운전하는 사람들끼리의 연대감이 있긴 한가봐요. ㅋㅋㅋ

  • 15. 입단속
    '09.7.29 2:23 PM (211.49.xxx.110)

    ㅎㅎ 내것도 사와~ 내것도 대신해줘~(부조같은경우)
    전 얼마든지 해줄 수 있는데요 제발 돈좀 딱딱 달라고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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