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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가 오가시는 길 단장하는 문화

정의 아내 조회수 : 611
작성일 : 2009-07-25 12:00:46
어제 MB가 괴산군 방문하기 전에
길가 아파트마다 보기 안 좋은 빨래 걷으라고 난리였다는 글을 보니...

박통때, 전통때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다니던 중고등학교가
박통이 해외순방갈 때 청와대에서 공항 가는 길목에 있었습니다.

그 양반 어디 갈 때마다
전 학년이 카드섹션할 때 쓰는 판넬 들고 길 가에 서 있곤 했죠.
그 일이 너무나 잦은지라
천으로 그 판넬 넣는 가방까지 만들어 하나씩 갖고 있었죠ㅠ.ㅠ

우리 애들이
오만 관제 행사 동원되는 날도 멀지 않았네요.

그 시절 살 때는 몰랐는데
인간 다운 세상 살아보니 새로운 세상이 너무 소중하더군요.

단 한번의 집회도 참석한 적 없이,
단 한번 목소리도 낸 적 없이,
인간다운 세상 만난 게 내내 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어쩌다가 나간 촛불집회,
지하철 버스 끊겨 사람 수 적어지면 젊은이들을 패고 잡아간다기에
작년 5월 31일엔 작심을 하고 밥을 새웠고,
그 다음 날 새벽에, 그 6월 첫 날의 아침에,
어느새 여기저기 생긴 도심녹지가 고운 아침 햇살 받아 아름답던 아침에
삼청동 대로를 그득 채운 검은 무리들이, 수만명의 경찰이
옳은 말 하는 애들을 발로 밟고, 방패로 찍고, 곤봉으로 후려치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리 힘을 줘도 갈라지고 새어버려 잘 들리지도 않는 무력한 목소리로
'폭력경찰 물러가라' 외치기만 할 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스스로에 절망하면서,
결심을 했드랬습니다.

내가 어린 시절 살았던 세상을 저 아이들이 그대로 겪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다 하겠다고...
그 결심을 지키느라
길바닥에 나가 1년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대로 가면 저것들이 언론을 완전히 장악하겠죠.


저 아래 언론재벌 총리가 이끄는 이태리처럼,
우리도 숨이 턱턱 막히는 뉴스를 매일 전후좌우 사방에서 들으며
그 뉴스 그대로 믿는 사람들과 섞여 사느라 울화병 키워가며
그렇게 살아야겠죠.

민주화된 세상에서 또 달라진 것 중 하나는
버스에서 듣기 싫은 뉴스를 듣지 않겠다고 거부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마치 MB가 독재를 휘두르듯이
거리에서 경찰이 지들 하고 싶은대로 하듯이
아마 이제 버스기사님들도 번거롭게 살지 않고
편한대로 하실 거에요.

같은 공간에 있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문화도
민주화된 세상에 속한 것이니까요.

전통 때 그랬듯
버스 손잡이에 지친 몸을 걸고 귀가하는 길 버스 안에서
MB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전하는 뉴스가  
폭포처럼 머리 위를 덮치겠군요...ㅠ.ㅠ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해!'
'당신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같은 말들도
매일매일 들으며 살게 되겠죠.

아... 다른 세상이 있는지 몰랐을 때도 힘들었는데
또 다시 그런 세상 사는 데 적응할 수 있을까요?

그게 무서워서
오늘도 꾸역꾸역 방석 하나 옆에 끼고 서울역으로 나가야겠습니다.
너무 여러가지 생각하지 말고,
매 순간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IP : 211.212.xxx.8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Pianiste
    '09.7.25 12:06 PM (112.149.xxx.48)

    정의아내님,
    작년 6월 1일 새벽 저와 같은 현장에 계셨었군요.

    저도 저 기사보고 박통때네~ 아님 북한이네~
    생각 들었어요.

    저도 작년 그맘때는,
    쥐닮은넘의 생명력이 이리 질길줄은 몰랐습니다.

  • 2. verite
    '09.7.25 12:09 PM (211.33.xxx.224)

    이런 끔찍한 상황에,,,, 천천히 젖어가는것이 아닌지,,,,,,
    그래서 무뎌져 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 3. 구름이
    '09.7.25 12:38 PM (147.46.xxx.168)

    무디어져 가는 것은 아닙니다.
    분노의 한계를 실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4. 노무현대통령 께서는
    '09.7.25 12:58 PM (210.117.xxx.162)

    전방부대 위문을 하려다가도 내가 가면 행사하느라 고생한다고 삼가하셨다던 생각이 납니다.
    부대위문 안 간다고 까대던 놈들도 있었죠 사람같지 않은 것들 .
    역시 그런 종자중 하나가 할 일은 안하고 유유자적 인기작전을 펴고 다니는군요
    거기 넘어가면 그또한 사람 아닌데 ..어떨런지.

  • 5. 바람개비
    '09.7.25 1:14 PM (222.236.xxx.108)

    그러고보니 학창시절때 생각이나네여 학교가 공항쪽이어서요.. 외교사절단이오거나. 대통령이 외교나갔다들어오심.. 그도로위에죽서서~~ 태극기 흔들거나 와 ~ 하고 반기거나 ㅋㅋ
    수업빼먹고 그랬는데. 선생님들께서는 니네가 고생이 많다하셨지만 우린 마냥 수업안하게좋았는데.. 가끔 생각해보면 어이가없죠

  • 6. 그때그시절엔
    '09.7.25 1:28 PM (122.37.xxx.51)

    전 박통때 초딩이었고 서거하고 학교에 설치된 추모식장에서 묵념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담임이 열성 박통지지자라 늘 좋은얘기만 들러줬고 완전 세뇌당했었죠 그래서 그때 기억이 납니다 노통서거때 아이들이 자봉하고 자발적으로 가서 추모하고 눈물 흘리던 모습과 넘 대조적이죠

  • 7. 나도요
    '09.7.25 1:50 PM (119.70.xxx.20)

    아침 통학길 광주서 농장다리 위로 다니는데 못 지나가게
    왜? 햇더니
    박통이 기차로 지나가

    보훈병원부근살때 병원옆길로 약수터 가는디 못가
    왜?
    한달 29만원자리가 병원방문한대유
    우라구락 몸짓근사한치들 쫘악 깔렸는디 강심장 아니면 졸도 직전

  • 8. *
    '09.7.25 2:35 PM (96.49.xxx.112)

    정말 할 말이 없네요.
    너무 어이 상실이라...

    엠비야 아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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