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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갖고 싶은 게 없네요.
저도 휘적휘적 들어가서 루이비통 사이트 둘러보는데 별로 갖고 싶은 게 없네요.
다른 사람들 많이 좋아하는 샤넬백도 그냥 그렇고,
백화점에 가도 마음에 딱 드는 옷도 별로 없고 딱 드는 가방도 별로 없고...
어려서부터 엄마 아빠가 우리 앞에서 돈 얘기를 많이 했었고
그래서 늘 절약해야 한다, 검소해야 한다는 생각 많이 하고 살았고
스무 살 넘어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하려고 무던 애를 썼고
그렇게 계속 살다보니
이제 돈이 있어도 별로 사고 싶은 것이 없어요.
반찬통이니, 뭐 이런 것은 필요하면 바로바로 사요. 비싼 것이라도.
그런데 옷이며 가방이며 보석은 참 안 사게 되네요. 옷은 아울렛 가서 가끔 사입지만 가방이나 보석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 돈 주고 사고 싶지는 않고 그래요.
그나마 남편이 결혼할 때 정말 좋은 것들로 좀 갖춰주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옷장이 텅텅 비었을지도...
그렇다고 옷에 신경 안 쓰는 것도 아니거든요. 브랜드나 이런 것은 아주 좋은 것으로 써요. 아울렛이나 외국 나갔을 때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으로 산 것들이라 그렇지. 다이아니 시계니 백이니 구두니 하는 것도 다 좋은 것으로 있고요. 그러니 남들은 제가 5만원 10만원 넘어가면 잘 안 사는 것을 모르죠.
절약도 좋지만 물건 사는 것도 기쁨인데,
기쁨을 느끼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런 얘기 하면 남편이 농담으로 천만원 줄 테니 나가서 쓰고 오라고 하는데, 줘도 못 쓸 거예요. 통장에 넣어놓겠죠.
좀 딴소리 같지만 부모들이 아이 앞에서 경제교육 시킨다고 우리집에 빚이 얼마고, 너한테 돈이 얼마 들고, 아빠 월급이 얼마고, 이러는 게 꼭 좋은 교육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아이 머릿속에서는 족쇄가 되어서, 나는 돈을 절대 쓰면 안 되고, 엄마 아빠 꼭 도와주어야 하고, 이런 강박관념으로 남을 수가 있거든요.
에고...헛소리 주절주절 해봤습니다. 요즘 사는 게 뭔지, 죽는 것은 무서운데 사는 것도 허무하네요.
1. 원글님
'09.7.24 12:03 AM (119.149.xxx.105)상태도 나름 답답하시겠지만, 그래도 참 사는게 편안하신가봐요.
부러워요. 진짜루... 가끔, 아이들한테 경제교육때문이 아니라 진짜 니가 저걸 왜 못갖는지 납득되게 설명하느라 우리집엔 빚이 있고, 얼마간의 수입이 있고, 그래서 쓸수 있는 돈은 얼마밖에 없고... 누군가는 참아야하고... 이런 얘기하게 될때가 있더라구요.
그나마 다행인게 애초부터 그런 거 모르고 살아선지 누가 명품백이 어떻네 들고와 자랑해도 그게 뭔지도 모르고, 이름들어도 금방 까먹어서 자랑한 사람 허무하게 만들고...
천원 이천원하는 다이소가면 괜히 욕심나면서 물건 사는 재미가 있는데, 가전제품 가구 제외 십만원 넘는 물건들엔 아예 눈도 안가는 거보면 참 이렇게 사는 것도 팔자다 싶어요.2. ```
'09.7.24 12:46 AM (203.234.xxx.203)그 정도면 적당한거 같은데요.
원글님 말씀마따나 다이아니 시계니 백이니 구두니 하는 것도 다 좋은 것으로 있으시다면서요.
원글님이 스스로 고가의 물건을 자주 안사니까 기쁨을 상실했다(?) 그러시는데
제가 보기엔 그 선을 넘어가면 사치성향이 높은 거라고 생각되네요.^^;
그나저나 전 갖고 싶은게 꼭 있는데 그게 파는 게 아니라 문제입니다.
3년이 지나면 갖을 수 있을런지......-.-;3. 코스코
'09.7.24 2:09 AM (222.106.xxx.83)아니에요~ 원글님~
쓸데없이 필요하지도 않은것들을 그저 싸다고 산다거나
남들이 다들 가졌기에 산다거나
그런것이 없어진걸수도 있어요
내가 좋은것이 있어서 더 필요없다가 아니라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없는거에요
그렇게 쓰지 않고 모아진(?) 돈으로 나중에 무엇인가 내가 쓰고 싶은데 쓰면 되는거에요
물건을 꼭 사야지만 만족하고 기쁨을 느끼는건 절대 아니거든요
내 지갑에 돈이 들어있으면, 그 물건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살수 있으면 꼭 내 손에 있어야지 기쁜건 아니잔아요
뭐든지 사다 모아야 하는 사람이 있고, 그냥 없어도 괜찬은 사람이있는데요... (저요... ㅎㅎㅎ)
안 씀으로서 많이 많이 모았다가 꼭 필요성을 느낄때 물건을 사세요 ^^* 좋겟다~~4. 원글
'09.7.24 12:03 PM (210.123.xxx.199)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백원 이백원에 벌벌 떨면서 자존심 상해서 남몰래 울다가
먹고 살만해졌는데...남의 경조사에 부조도 많이 하고 어른들 돈 필요하시다 해서 몇백씩 보냈더니 제가 보기에는 쓸데없는 데에 허투로 쓰고 다니시는 것 같고...
나는 이제 돈이 있어도 나에게 오만원도 잘 못 쓰는데 왜 남한테는 잘 퍼주나, 문제가 뭘까, 심란하고 우울했어요.
예전부터 좋아했던 코스코님 댓글에 많이 위안받고 갑니다. 위에 댓글 주신 두 분의 따뜻한 조언에서도 많이 배웠어요. 고맙습니다.5. 쟈크라깡
'09.7.24 10:11 PM (118.32.xxx.146)저도 원글님과 비슷해요.
가방은 처녀적 들었던거 곱게 써서, 아니 나갈 일이 없으니 아직 깨끗하고
귀금속은 결혼 할때 한거구
정장은 딱 계절별로 하나씩 있는게 단데
어른들께 용돈 드리고 모임에서 밥 사면 제가 형편이 좋은 줄 알아요.
역할이 고정되 있어서 이제와서 안 할수도 없고;;;
평상시에는 5천원짜리 티 입고 다니는데
그것도 나쁘진 않은데 이제 이골이 나서 사고 싶은것도 없어요.
지금 바램은 먹거리나 좋은걸로 양껏 사고 싶은데
그게 여의치가 않네요.
아 요점은 다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