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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주성하 그리고 임수경
사실 문학을 비롯한 예술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미는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 감성 등이 총체적으로 반응한 끝에 느끼게 되는 관능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암튼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예술작품에서는 그것이 어떤 식으로라도 발산하는 ‘관능’이 중요하다고요.
뭐 꼭 예술작품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가 않을까 싶은데, 어제 얼핏 게시판을 훑어보니 법조인에 대한 글이 핫이슈가 되고 있더라구요. 시간이 없어서 그 원글과 댓글들을 자세히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왕에 나온 주제니 거기에 기대어 저도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이제까지 제 기억 속에 제일 강한 인상을 남긴 법조인은 안타깝게도 정의의 실현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이 아니랍니다.--; 그 반대의 케이스도 아니구요. 소설가 은희경의 글 속에 등장하는 어느 ‘현직 판사’ 아저씨였어요.
은희경을 당대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확인사살해 준 소설이 바로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가 아닐까 하는데, 은희경은 그 소설을 한 일간지에 연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연재가 끝난 후 그 해당 일간지에다 연재 후기를 게재했었는데, 소설이 워낙에 인기 있다 보니 연재를 할 당시 다양한 직업군과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편지를 보내왔다고 하더라구요. 그 중에 바로 ‘여주인공이 낙태수술을 받은 날 속상해서 저녁에 포장마차에 들러 소주 한 잔 했다’는 현직 판사의 편지도 있었대요. 저 그거 신문에서 읽으면서 ‘이 아저씨 재밌네?’라고 생각했거든요? (아저씬지 총각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러니까 그 이야기가 저의 어떤 코드랄까, 좀 날나리스러운 기질이랄까... 하는 것과 ‘배가 맞으면서’ 유쾌한 빛깔의 관능을 발산했고 그로 인해 제 입에서는 푸흡, 하는 웃음이 나왔을 거라는 얘기죠. (에구, 저도 무슨 말하고 있는지 잘 몰라요...-_-;)
제가 고종석의 글에서 관능을 느낄 때는 그가 품위 있는 에세이를 선보였을 때랍니다. 그의 에세이는 정말로 ‘품위’가 있습니다. 그 품위는 무엇보다 유려하면서도 정확한 한국어 문장과 그 안에 담겨 있는 깊이 있는 사색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결코 현학적이지 않죠. 즉, 충분히 대중들이 ‘만만하게’ 달려들어서 읽어볼 만하다는 얘깁니다. 에세이는 그런 게 아닐까요? 사유는 깊되 대중들과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문장으로 그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양식. 그런데 거기에 덧붙여 대중들과 교감을 이루어내는 문장이, 고종석에 오면 ‘유려하면서도 정확한 한국어 문장’으로 나타난다는 겁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우리사회에서 얼마나 희귀한 예인지!
고종석이 쓴 에세이 중에서도 특히 제가 좋아하는 것은 한국어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는 글들입니다.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종석에 이르러 한국어는 비로소 자유로워졌다고 말입니다. 그동안 한국어는 민족적인 수난과 궤를 같이 하면서 지나친 애착의 대상으로 존재해온 측면이 있습니다. 그게 나쁘다, 혹은 잘못됐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었고 또 일견 그래야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있었기에 고종석이라는 자유주의자가 한국어와 자유롭게 연애하는 작금의 상황도 가능해졌을 테니까요. 그런데 또한 고종석이기 때문에 그런 토대를 충분히 흡수해서 그런 연애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암튼 각설하고 고종석 에세이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감염된 언어>를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책을 권하는 건 조심스러운 일인데요 (제가 재밌게 읽었다고 남들도 다 그러는 건 아닐 테니까...-_-), 저는 참 괜찮게 읽은 책이고 내 모국어에 대한 사랑을 더욱 키우게 된 책이기도 합니다. <언문세설>이나 <국어의 풍경들>도 좋아요. 머리 꽁꽁 싸매지 않고도 한국어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고 사랑의 감정을 키울 수 있는 책들입니다. 더 말랑말랑한 것으로는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도 있는데, 그 책은 제가 그다지 재밌게 읽지 않아서.... (빼먹은 게 있으려나?) 그리고 자유주의자로서의 고종석을 알고 싶다면 <유럽통신>도 적당할 듯싶고...
그렇다고 제가 고종석의 글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제가 보기엔 고종석이 가끔씩 지나친 감상으로 흐를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는 별로더군요. 또 고종석이 기본적으로 유머러스한 사람은 아닙니다. 근데 종종 유머러스해지려고 시도를 하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도 좀 그렇구요.^^ (웃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웃기지 못하는 것에 자격지심이 있나???) 차라리 감상이 허무와 냉소주의로 치달을 때, 그럴 때가 고종석은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또 왜 고종석 얘기를 꺼냈냐 하면요, 한동안은 고종석 책들을 찾아서 읽다가 근래에는 거짓말처럼 또 하나도 안 읽었어요. (제가 좀 그래요. 변덕이 팥죽...) 그런데 요새 보니까 가끔씩 다음 메인에 고종석 칼럼이 올라오곤 하더라구요? 요즘 그가 한국일보에 연재하는 칼럼이 <고종석의 여자들>인가 봐요. 리스트를 보니 강금실, 테레사 수녀, 다이애나 왕비, <겨울여자>의 이화 등등이 있네요. (제가 읽은 것만 추린 겁니다. ㅎㅎ) 괜찮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 그런데 지난 주에 올린 임수경 편은 정말 간만에 저로 하여금 고종석에 다시 한 번 격하게 공감하도록 만들어주었답니다!
그러던 차 어제는 또 이메일 체크하려고 다음에 접속했다가 ‘다음 view'에 올라온 제목 하나가 호기심을 자극해서 클릭했었어요. 천성관 사태로 본 원정화 간첩사건? 가보니 김일성대를 나온 동아일보 기자의 블로그더군요.^^ 예, 주성하라는 탈북자 출신의 기자였어요. (이렇게 ’출신성분‘을 언급해야 하는 상황이 가슴 아프네요) 음.. 문장에서 아직까지도 살짝 북한스타일 (북한은 남한보다 언어의 변화가 적었기 때문에 문장을 보면 우리의 60-70년대 신문기사나 문학작품을 읽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죠. 그걸 가리키는 겁니다.)이 느껴지긴 하지만 저는 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임수경 어쩌고 하는 제목도 보이기에 그것도 읽어봤어요. 아...! 주성하 기자가 동아일보 기자답게 아고라와 다음뷰에 대해 좌파들이 독점하고 있고, 그 좌파들이 상대편 의견은 올라오지 못하도록 난리치고 있다... 뭐 이런 주장도 했었나 봐요.^^ 하지만 북한에서의 체험에 근거해 임수경을 평가한 글을 보면 정말이지 남한 내 어느 세력도 시도하지 못한 평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와... 맞아요! 저는 그때 대학 신입생이었는데, 고종석도 지적했듯이, 평양에 간 임수경한테서 제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이미지는 ‘발랄함과 당참’이었습니다 청바지에 흰색 면티셔츠 차림도 그랬고 표정과 말투, 어느 것 하나 당차지 않고 발랄하지 않은 게 없었죠. 흰 저고리에 검정색 치마로 갈아입었을 때도 임수경이 풍기는 생기발랄함을 감출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그게 북한 사람들을 그렇게 매료시켰다는군요. 주성하 기자는 그걸 ‘역효과’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후 임수경의 단식, 판문점을 통한 귀환, 남한에서의 투옥, 투옥 후의 행적이 북한에 보도됨으로써 임수경이 북한 인민들에게 끼친 긍정적인 효과는 북한 당국이 노린 것과 배치되는 지점에서 발생한 역효과였다, 그래서 나는 임수경이 너무너무 고맙고, 개성공단도 북한 노동자들에게 임수경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개성공단을 온존시켜야 한다고 본다... 요렇게 주장하네요.
임수경에게 개인적인 불행이 닥쳤을 때 그녀의 소식을 전하는 신문기사에 ‘빨갱이 새끼가 죽어서 오히려 통쾌하다’는 식의 댓글을 남긴 사람들이 대학교수 같은 먹물들이었다죠? 그런 사람들이 저 글을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 글은, 굳이 나누자면, 그들 편에서 남한 내 진보세력을 비판하는 동아일보 기자가 순전히 자신의 체험에 근거해서 쓴 것이니까요. 더불어 김정일의 달러박스 노릇이나 하는 개성공단을 즉시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전쟁을 해서라도 핵개발을 억제하고 김정일을 몰아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인간들도 모두 읽어보시길. 고종석처럼 저도 억지스러운 통일보다는 평화로운 분단 상태가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중요한 건 절대적으로 ‘평화’이고 ‘공존’입니다. 남한에서는 쓸모가 없지만 본인으로서는 6년이라는 청춘시절을 투자해 어렵게 따낸 것이기에 김일성대 졸업장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저 명민한 기자의 신선한 분석이 그 당위성을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동 먹었어요.
<고종석의 여자들>을 통해 또 새롭게 알게 된 사람이 일본의 통역가이자 작가인 요네하라 마리입니다. 그녀가 쓴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읽어봤어요. 개인적으로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은 그 책을 읽고 나서 보스니아 사태에 대해 제가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보스니아 사태를 다루고 있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책을 구입했습니다. 저는 이제라도 박근혜가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죽어도 안 되며 북한과는 평화롭게 공존해야 하고 개성공단 등은 그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밑거름이다, 라고 선언하면 박근혜를 지지할 생각입니다. (전혀 안 심각한 상태에서 끝으로 오니까 어쩐지 비장?해지네요...-_-) 더불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전쟁도 정당화될 수 없고 이런저런 핑계로 그 전쟁에 참여하는 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방금 책상도 한 번 쾅! 두드렸어요...)
암튼 땡큐베리감사, 고종석. (어떻게 끝내야할지 몰라서 걍 이렇게 끝내요--;)
1. 프리댄서
'09.7.17 4:01 PM (118.32.xxx.168)http://issue.media.daum.net/culture/0901_kjs/view.html?issueid=3958&newsid=20... <고종석의 여자들 - 임수경>
http://www.journalog.net/nambukstory/14104 주성하, 임수경이 북한에 뿌렸던 금단의 열매들
http://www.journalog.net/nambukstory/8730 천성관 사태로 본 원정화 간첩사건2. ...
'09.7.17 4:08 PM (124.169.xxx.123)저도 너무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문지에 소설을 내셨어요. 그때부터였으니 ... 벌써 십년 훌쩍 넘는 시간을 그분의 애독자라 참칭(^^ 이것도 그분 글에서 배운 낱말)하고 다녔네요. 프리랜서님과 달리 저는 그 분이 매우 유머러스한 분이라 생각하는데.. 태생적 진지함을 엄숙주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시는 분이죠. 그 노력이 가상하지 않으세요?;; 여튼.. 요즘 몇몇 글에 비친 그 분의 스산함에 속이 상할 때가 많았습니다. 노통 서거 이전 그분의 글은 참으로 생기로왔는데 말이죠. 특히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에 관한 글 쓰신 날은 저도 마구 취하고 싶더군요.
3. Thanks
'09.7.17 4:17 PM (121.147.xxx.177)a lot !
늘 님의 글을 기다립니다.4. 프리댄서
'09.7.17 4:22 PM (118.32.xxx.168)점 세 개님. 바로 그거예요.
'태생적 진지함을 엄숙주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시는 분'
아, 어쩜 이렇게도 딱 들어맞는 표현을 하시는지.. ㅎㅎ 초야의 고수들이세요, 암튼.^^
땡스님. 저도 땡스 얼랏입니다!5. ^^
'09.7.17 4:25 PM (203.229.xxx.234)저는 <모국어의 속살>을 읽고 고종석님께 홀딱 반했지요.
6. 하늘을 날자
'09.7.17 4:34 PM (121.65.xxx.253)앗! 프리댄서님 글이닷!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주성하 기자의 블로그는 재밌는 글들도 꽤 있더라구요.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임수경' 관련 포스트는 저도 꽤 흥미롭게 읽었었습니다. 그런 '역효과'에 대해서는 사실 생각해보지 못했었거든요.;;; 북한 축구에 관한 몇몇 포스트들도 참 재밌더군요. 특히 1966년의 그 유명한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귀국 이후 생활에 대한 포스트는 참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링크해주신 고종석님의 칼럼은 처음 알았는데, 프리댄서님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강금실 편도요. 친한 동료 중에 고종석 팬이 한 명 있는데, '흠. 그러냐...'는 식으로 반응하고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궁금하네요.
근데... '웃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웃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격지심이 있나???'하는 부분을 보고는 갑자기 가슴이 철렁(!)했네요. 제가 그런 자격지심이 있는 사람 중 하난데... 음냐.
즐거운 금요일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7. 프리댄서
'09.7.17 4:37 PM (118.32.xxx.168)제가 보기엔 하늘을 날자님께선 조금만 노력하시면 충분히 웃기는 사람(?)이 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역시 화이팅입니다.^^
8. 프리댄서
'09.7.17 4:38 PM (118.32.xxx.168)아 <모국어의 속살>은 제가 안 읽어서..^^
근데 제목도 넘 좋죠? 모국어의 속살... 저도 읽어보려구요. 그래서 다시 고종석한테 '홀딱'(와, 이 부사의 감칠맛!) 빠져봐야쥐..
모국어하면 저는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도 떠올라요. 거기서 홍세화 선생이 택시운전하면서 어느 대학에서 열린 강좌를 듣게 됐다는 얘기가 나오잖아요. (강좐지 무슨 과정인지..) 그때 클래스에 '실비'라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아주 살짝 그 여학생과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고 했었어요.^^다른 건 잘 기억 안 나는데, 암튼 이런 내용은 잊어버리지도 않네요.--;) 어라, 이게 뭔 시츄에이션? 하고 있는 찰나 홍세화 선생이 그 여학생에게 그렇게 말하죠. '씰비'라는 이름을 들으면 내 고향에 내리는 '실비'가 떠오른다고. 그 비를 너무 맞고 싶다고...
저는 그게 모국어의 어떤 본질을 나타내는 에피소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비, 라고 발음했을 때 그 비를 맞고 걷던 교정의 풍경, 쌉싸름한 비 비린내, 가로등 아래서 부스스 갈라지던 비의 속살, 멀리서 어머니가 끓이시는 된장국 냄새, 그리고 너의 얼굴, 너의 목소리... 뭐 그런 거. 암튼 좋은 저녁 시간들 되세요!9. ...
'09.7.17 5:31 PM (121.138.xxx.100)잘 읽었습니다
10. ...
'09.7.17 6:33 PM (211.211.xxx.32)임수경의 그 하얀티에 청바지가 당시 북한 젊은이들에게 큰 유행을 했다 들었는데
사실이었군요.
오늘글도 잘 봤습니다. 프리댄서님의 글이 목록에서 딱 보이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뮤지션의
새음반이나 모아보는 만화책?의 신간을 무심코 서점에서 발견한 것 같아 참 기쁩니다 ^^11. 푸딩
'09.7.17 8:06 PM (114.30.xxx.49)고종석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프리댄서님 글로써 뵈니 너무 반가와요.
하다못해 전 남편을 처음 만났을때 여러가지 살아온 얘기를 하다가
전 강준만, 고종석, 진중권의 책을 얘기했고
남편이 그 사람들을 알고 게다가 책까지 읽었다는데 흠칫 놀라서
(몇년전만 해도 그 사람들에게 관심있는 남자 별로 없더군요. 여자들도... 제 주위만 그런가??? --;;;)
확~ 친해져 버리고 사귀게 되고...^^
고종석님 처음 알게되었을때 기분좋은 상쾌함으로 글을 읽게 되었고
기자들이란 따끈한 신간을 들고 도서관 가서 자판기 커피 한잔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분이 아직까지 현역에 변치않고 계신다는게 요즘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랍니다.
또한 프리댄서님 글 읽는 것또한 82의 톡톡한 재미랍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12. 프리댄서
'09.7.17 8:16 PM (118.32.xxx.168)저도 학생 때 '임수경룩'^^이 북쪽에서 유행했다는 얘기를 듣기는 들었어요. 임수경이 북한에 가서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백만청년학도를 대표해..."하고 (원고도 없이) 연설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또랑또랑한 목소리에 주눅 같은 건 모른다는 듯한 당돌한 기세. 암튼 남쪽의 우리들 눈에도 임수경의 모습은 신선했는데 북한 '청년학도'들에겐 얼마나 더 신선하게 다가갔을지. 근데 그게 20년 전이에요. 흑흑.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흐른 것인지. 로마 격언인가에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상처를 내고 그걸 치유해주며, 그리고는 마침내 죽인다!'가 있다는데 그건 그거고, 내 청춘 돌리도....ㅠㅠ 암튼 고종석 칼럼에서 임수경을 저렇게 다뤄저서 얼마나 고마운지. 작년 촛불집회에서 전대협진군가를 들었을 때만큼이나 반갑더라구요.^^
그리고 저 위에서 하늘을 날자님께서 66년 런던월드컵에 참가해서 8강 진출을 이루어냈던 북한 축구대표팀에 대해 언급하시니까 문득 생각났는데, 다니엘 고든이라는 영국 다큐멘터리 감독이 북한에 가서 그 축구대표팀의 후일담을 그린 <천리마 축구단>을 찍었었죠. 주성하 기자 블로그에 올라온 글 보니까 대표팀 선수들 중 여러 분들이 고초를 겪으셨네요.--; <천리마 축구단>에 등장하신 분들은 그 중 무사히(?) 살아남으신 분들이고... 저는 그 다큐는 말로만 듣고, 다니엘 고든이 그 다큐로 북한 당국의 신임을 얻은 다음 두 번째로 북한에 들어가서 찍은 <어떤 나라>를 시네큐브에서 봤었어요. 송연이와 현순이라는, 우리로 치면 중1 정도 되는 여학생들의 일상과 매스게임 연습을 다루고 있는데 걔네들 하는 짓이 어쩜 여기 중1 여학생들과 비슷한지.. 숙제하기 싫어하고 등등.^^ 저 그거 보고 북한에서도 애완견을 키운다는 당연한(?) 사실을 알았네요.(영화 보면서는 고난의 행군 때 애완견 먹이는 어떻게 했을까? 생각했지만^^) 음... 그래도 <어떤 나라>에서는 북한체제의 경직성에 대해 은근히 많이 드러내는데 송연이란 아이의 아버지가 김일성대 물리학부 교수였어요. 그 분이 감독에게 이라크전쟁에 대해 물어보는 장면 같은 것도 나왔죠. 그 교수가 끝에 "아무래도 여기는 정보가..." 이렇게 얼버무리는 것도. 두 아이가 연습하는 웅장한 매스게임이 '개인을 전체를 위하여'라는 북한사회의 한 속성을 교묘하게 잘 은유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었고요. 암튼 문득 그 영화 생각도 나네요... 쓰잘데기 없이.
위의 점 세 개님. 그러게요. 제가 그림실력만 좀 있었어도 만화가를 지망해보는 건데요 (정말로 되고 싶었던 직업^^) 된다면 아마 메가쇼킹 같은 만화가? 실없는 장난 같은 걸 좋아하니까 "아, 후비면 후빌수록 안으로 파고드는 이 코딱지 같은 상황이여"나 "우리 심심한테 모텔에서 쉬어 갈까?" 등의 대사를 듬뿍 넣어서 그런 만화를 그려보는 건데...^^ 저 그 만화가의 그림체를 격하게 좋아한답니다.^^;13. 프리댄서
'09.7.17 8:22 PM (118.32.xxx.168)앗, 댓글 쓰는 사이에!
아닌 게 아니라 좀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죠? 남자들은 여자들만큼 고종석을 모르는 것 같아요. 왜 모를까? 군대스리가 말고는, 그렇다고 다른 걸 아는 것도 아니면서...
어쨌든 옙, 푸딩님께서도 주말 잘 보내시길! 오늘이 제헌절이었단 걸 조금 전에야 알았네요. 근데 언제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건지..-_-;;;(제헌절을 제외시켰으면 한글날이라도 공휴일에 낑겨주든가!)14. 주성하
'09.7.18 1:16 AM (59.28.xxx.9)조선일보넘들 강철환탈북자를 기자로 시키니 경쟁적으로 한거 같네요. 그넘이 그넘인듯
15. faye
'09.7.21 10:32 AM (209.240.xxx.218)고종석의 한국어에 대한 공로는 님과 공감합니다. (그가 한겨레에 '새책리뷰' 할때부터 '기자들'... 옛날생각나네...^^)
서정주를 용서할 수 밖에 없는 심정과 같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을 보존하고 지키고, 아름답게 가꾸었으니까요.
그래도 결국 고종석의 한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남한 식자들의 한계일수도 있겠지만...
'평화'와 '공존'은 참 철없는 말입니다. 자유총연맹같은 무뇌아 집단보다야 낫겠지만, '역사'나 '국제정세'를 조금만이라도 현실적으로 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말이죠.
현재 남한이 누리는 60년정도의 이상한 '평화'가 현실감각을 마비시켰습니다.16. 고종석은
'09.7.26 1:36 AM (114.207.xxx.94)글이 아닌 말로써는 어떤 사람일까도 드문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저 역시 '한국최고의'라는 수식어를 그에게 사용하는데 조금도 망설임이 없습니다.
수년전의 책, 바리에떼를 읽으면서 요즘의 상황과 맞물려서인지, 몸이 부르르 떨렸었지요.17. 프리댄서
'09.7.27 9:42 AM (218.235.xxx.134)윗님. 저도 말로써는 어떨까 궁금한데요, 근데 말은 참 어눌하게 하신다는 얘길 들었어요.^^
아, 바리에떼도 아직 못 읽어봤네요.-_-;
몸이 부르르 떨리셨다니... 바리에떼를 더 읽어보고 싶어져요.
어떤 상황에선 그 미문이 걸리적거릴 때도 있긴 하지만, 고종석, 정말 너무 괜찮으신 분이죠.
고종석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반갑네요.^^18. 가원
'09.8.3 2:22 PM (125.128.xxx.1)여러모로 배우고 갑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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