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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무서운 이야기 잔뜩 ! >> 이야기 많습니다.무서운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마세요

비오는날 조회수 : 1,236
작성일 : 2009-07-17 10:57:36

제가 워낙에 무선 얘기를 좋아해서...

퍼왔어요~ 좋아하는 분 많으면 2탄도...... ㅎㅎㅎㅎ


스크롤이 무지 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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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낚시꾼


제 동생이 군복무중, 자기 선임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제부터 서술자는 동생의 선임입니다.)

저의 아버지 고향은 강원도입니다.

제가 중학생 시절,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 분과 함께 고향에 간 적이 있습니다. 명절이기도 했지만, 두 분 다 낚시를 워낙 좋아하셔서 고향에 있는 큰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시골에 도착한 첫 날부터 아버지께선 밤낚시를 하러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는 극구 말리시며 못 가게 하셨습니다. 요새 동네가 흉흉해서 밤낚시 가서 돌아온 사람이 없다며 절대로 가지 말라고 하시는 겁니다.

아버지는 그런 건 헛소문이라며 할머니 말씀을 신경 쓰지 않으셨고, 밤에 할머니께서 주무실 때 몰래 나와 낚시를 하러 가셨습니다. 저 역시 덩달아 가게 되었고, 셋이서 밤낚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시간은 흘러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두 분께선 약주까지 한 잔 하셔서 꾸벅꾸벅 졸고 계셨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낚시이기도 했고, 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상당히 쌀쌀한 늦가을에 잠도 오지 않아 저는 그저 뭔가 물지 않을까 찌만 계속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물가 주변으로 안개가 심하게 끼기 시작했습니다. 찌의 윤곽선이 보이지 않아 그저 피곤해서 눈이 침침해졌거나 안개 때문에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곧 그런 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1) 자세히 관찰한 결과, 찌가 고기가 물었을 때처럼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주파수로 진동하고 있었고 (그래서 윤곽선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 그렇게 찌가 떨리고 있는데도 수면은 조용했습니다. 즉, 찌가 수면에서 3~4cm정도 떠올랐던 것 입니다.

처음엔 무서운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찌가 왜 그럴까. 자석이라도 달린 것처럼 왜 떠있는 걸까. 저 찌가 원래 고기가 물면 공중에 뜨는 건가? 이런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가만히 떨리는 찌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찌 주변의 아지랑이들이 안개와 합쳐지며 하얀색의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물질로 이루어진 형상으로 바뀌었습니다. 마치 하얀 안개들이 뭉쳐진 것 같은 것……. 이윽고 그것들은 사람 형상으로 변해갔습니다.

하얀 물체는 자길 쳐다보는 것 같았고, 점점 형체를 완성해 가며 저희 쪽으로 천천히, 그리고 공중에 뜬 채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제야 예삿일이 아니다 싶어 주무시는 두 분을 깨우려고 했는데, 갑자기 가위에 눌린 것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얀 물체는 점점 모습이 뚜렷해지는데, 얼굴 부분에 눈, 코, 잎이 만들어지며 마치 울부짖는 것처럼 입을 벌리고 있었고, 점점 벌어지는 눈구멍에는 퀭하니 어두운 구멍만 있을 뿐 점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 분은 일어나지도 않고, 제 몸 역시 움직이지 않아 쳐다만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아버지 친구 분께서 꿈을 꾸시다가 화들짝 놀란 듯, 벌떡 일어나셨습니다.

일어나자마자 거의 코앞까지 다가온 정체모를 형체를 보고서는 저와 아버지를 깨우려고 흔드셨지만, 저는 움직일 수 없었고, 아버지는 여전히 요지부동.

그러자 친구 분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 그 두 사람을 양 어깨에 한명씩 들쳐 메고 1km정도 뒤 길가에 세워놓은 차까지 달리셨습니다.

신기하게도 차 근처까지 오자 제 몸이 움직여졌고,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아버지께선 낚시를 간 것까진 기억나는데 일어나보니 집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래도 기억이 나지 않으신 것 같았습니다. 저와 친구 분이 어젯밤 일을 말씀드려도 처음에는 믿지 않으셨지만, 계속 말씀드리니 그제야 반신반의 하셨습니다.

여하튼 무사히 돌아온 건 다행인데, 생각해보니 급히 도망치느라 낚시도구를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낚시도구를 찾아와야 했기에, 두 분이서 저수지로 다시 갔는데,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먹다버린 쓰레기마저도 없었다고 합니다.

저수지 근처에는 조그마한 절이 있었는데, 혹시나 그 절에서 스님이 쓰레기인 줄 알고 가져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절에 가서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님은 아무것도 가져온 게 없다고 하시고는, 오히려 서울에서 왔냐고 되물어보셨답니다.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서울사람들은 이 저수치 근처에도 가면 안 된다고, 이 근방 여인이 서울에서 온 낚시꾼이랑 정을 나눈 뒤, 임신하게 되었는데 가정이 있는 남자는 매정하게 그녀를 버렸고, 그녀는 그 저수지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이곳에서 낚시를 하는 서울 사람이 종종 실종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경찰 수사 결과에서는 유류품 같은 것도 물에 떠오르지 않고 현장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으니, 증거 불충분으로 단순 가출 처리 되곤 한다고 합니다.

그 후에도 아버지 친구 분께선 종종 저희 집에 오시는데, 그 때 이야기를 자주 하시곤 합니다.

당시 친구 분께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엄청난 오한이 들고 닭살이 돋아서 잠에서 깨어났다고 합니다. 일어나니 눈앞에 이상한 물체가 있어서 직감적으로 여기 있으면 죽겠다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저희 부자를 들쳐 메시곤 뒤도 안 보고 뛰셨답니다. 평소라면 못 들었을 때 그런 괴력이 어디서 나셨는지 본인도 신기하다고 하십니다.

아버지 친구 분의 집안이 예전부터 기운이 강하고 대가 세서 대대로 조상신이 많이 계셨다고 합니다. 그 덕에 아버지 친구 분은 그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던 것 같다며 지금도 저희 아버지는 그 친구 분이 생명의 은인이라며 집에 오실 때마다 극진히 대접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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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묘비


눈이 많이 내린, 설을 앞둔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중반야간근무를 받고 경계 근무 중이었습니다. 경계근무는 두 명이 한조로 근무를 서는 데, 그 날은 눈이 좋기로 소문난 후임병과 서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녀석은 야간에도 200미터 가령 떨어진 곳에서 오는 사람도 구별해냅니다. 문제는 사람만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이 아닌 것도 본다는 것.




근무시간이 끝나갈 새벽 1시 무렵이었습니다. 반 실신상태로 졸음근무를 서는 제게 후임병이 말을 걸었습니다.

"나병장님! 저기 봐보십쇼~!"

눈을 비비며 녀석이 가리킨 곳을 야간투시경으로 봤지만, 평소와 다를 바가 없는 무덤이 많은 광경의 경계근무지역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뭘 보라는 거야.' 하며 짜증 섞인 어조로 말했더니, 녀석은 진지한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로 앞 무덤의 묘지 비석 위에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안보이십니까?"

속으론 무서웠지만, 병장이니 내색하지 않고, '인마! 무덤이 사방에 널리고 깔렸는데, 귀신 하나 없겠냐?' 하며 얼버무렸습니다. 그런데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그 곳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사람 같습니다!! 할아버지 같습니다!"

녀석의 말에 무서워서 미칠 지경이었지만 계속 내색하지 않으며 '그래, 그래. 무덤의 영감님이 눈이 많이 와서, 눈 쓸러 나오셨나보다.' 하며 얼버무렸습니다. 이윽고 다음 근무자와 교대하고 자러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밤새 내린 눈이 한 뼘이나 쌓여, 동기들과 눈을 치우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우연하게 어제 후임병이 말한 그 초소의 그 비석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동기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후임병의 말은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야, 이 비석 신기하지 않냐? 눈이 엄청 내렸는데, 여기 위에만 안 쌓였잖아. 누가 밤새, 이 위에 앉아 있었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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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예술종합학교 괴담 -1



제가 다녔던 학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입니다.

학교 건물이 처음에는 남산 안기부 건물에 있다가, 현재에는 성북구 석관동의 안기부 건물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귀신이 나올듯한 요소는 굉장히 많았고, 선배들에게 들은 이야기들도 다양해서 몇 가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에피소드 [1] 러시아 연극교수의 귀국이야기

이 이야기는 연극원 학생들에게 들었습니다.

어느 날 러시아 교수가 자기 교수실에서 글을 쓰고 있었는데, 노크소리가 들려서 들어오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인기척은 나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나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봤더니 사람 형체의 무언가가 문을 뚫고 스르르 다가오더니 자신을 통과해서 뒤쪽 창문으로 스며 나갔다고 합니다.

밤도 아닌 대낮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리하여 그 교수는 당장 짐을 챙겨 귀국해버렸다고 합니다.


에피소드 [2] 음지못의 자살 이야기

학교 뒤에는 예전 석관동 안기부가 생길 때 음기가 너무 강하다고 물을 채워야 한다고 해서 음지못이라고 불리는 작은 연못이 하나 있습니다.

크기야 지름 10m가 될까 말까 하는 정말 작은 연못입니다만, 안기부가 이전하고 저희학교가 이사를 오며 너무 탁한 음지못 준설을 한다고 흙을 파냈습니다.

시체 3구와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학교가 생기고 몇 년 후. 학생 한명이 실종되었습니다. 음지못 옆에 작은 정자가 있었는데, 거기서 몇 가지 유류물이 발견되었고, 결국 학생은 음지못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음지못은 지름 10m라고 했지만 정말 웬만한 큰 대중탕의 냉탕정도로 크기밖에 안됩니다. 발버둥만 쳐도 이동할 거리입니다


에피소드 [3] 밤샘작업에 나오는 수직상승귀신 이야기

미술과 학생들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학생 4~5명이 과실에서 밤샘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새벽쯤이었을까요?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리기에, 밤에 연습하는 연기과 학생들인가 하고는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순간 과실이 추워지더니만, 어떤 남자형체가 구석의 바닥을 뚫고 나타나더니 그대로 수직이동해서 천장을 뚫고 사라지더랍니다.

모두들 놀라서 도망가고, 다음날 다른 학생들에게 물어봤더니 그렇게 수직상승하는 귀신들이 많다고 합니다.


에피소드 [4] 지하편집실골방의 노크소리

지하에는 영화과의 편집실이 정말 두 평쯤 되는 크기로 골방처럼 쭈욱 복도를 따라 이어져 있습니다. 그곳에는 식음 전폐하고 밤새며 편집하는 영화과 학생들이 많습니다만, 편집전공 학생들 사이에선 소문이 하나 떠돈다고 합니다.

새벽 3시쯤이면 방마다 노크하면서 지나가는 귀신이 있다고 합니다.

분명 똑똑 하고 노크를 하며 대꾸를 하던 문을 벌컥 열던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단지 똑똑 노크만 하고 사라지는 거죠. 그래서 노크소리가 들리자마자 문을 벌컥 열고 복도를 봤는데 아무도 없고 아무 소리도 안 나더랍니다.

하지만 다음방 학생에게 물어보면 방금 전에 노크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안에서만 들리는 노크소리이고 형체도 안보이는 노크소리.... 이젠 뭐 그냥 그러려니 한답니다. 매일 그러는 것도 아니고 1년에 2~3번 그럴 때가 있다고 합니다.


에피소드 [5] 수송대에 들리는 한밤의 차량소리

학교 뒤엔 예전에 군용차량들이 서있던 수송대라는 큰 공터가 있습니다. 가운데 큰 콘크리트바닥의 공터이고 주위엔 낮은 탱크나 수송용 트럭이 있던 창고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미술원 학생중 금속공예나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실기생들이 쓰고 있습니다만, 그곳에서 밤에 작업을 하면 가끔 캐터필터소리나 큰 트럭의 엔진음등이 들린다고 합니다.

당연히 지금 그곳은 승용차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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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예술종합학교 괴담 -2



에피소드 [6] 경비초소의 불빛

학교가 그런 시설이어서 주변 산에 철망과 함께 군데군데 경비초소가 서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기관들이 철수하고 지금은 그냥 빈 초소들만이 남아있습니다만...

한밤중에 그 경비초소에서 서치라이트 불빛을 봤다는 학생들은 매년 꾸준히 나타납니다.


그만 [읽기]

에피소드 [7] 야산의 불빛

위의 케이스와 비슷한데 사람이 다니는 곳 말고 산쪽의 산은 꽤나 울창한 편입니다. 가끔 한밤중에 갑자기 도깨비불같은 불이 휙휙 산을 돌아다니다가 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에피소드 [8] 산속의 개소리

근처에 주택이 많아 개소리가 들리긴 합니다만, 몇몇 개들의 소리가 아닌 굉장히 사나운 개의 소리가 한군데서 굉장히 크게 즉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들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건 신관에서 들리는 소리인데 마치 군견들이 몇 십 마리 소리치는 것과 같은 소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없지만 신관에서 초소로 가는 산길 옆엔 예전 군견을 키우던 것 같은 큰 개 사육장이 폐허가 되어 남아있습니다.[저도 거기서 촬영을 했었죠]


에피소드 [9] 복도를 도는 뒷모습

이건 귀신경험을 못해봤다는 저도 실제 봤습니다만, 사실 귀신인지 아닌지 가물가물합니다.

학교 구관은 日자로 생겨있습니다. 복도가 日자이고 한쪽 빈칸은 예술극장이 있고 한쪽 빈칸은 천장까지 트인 중정[중앙정원]입니다. 복도를 따라 바깥쪽으로 방들이 있죠. 그래서 건물구조상 학교를 빙글빙글 계속 돌 수가 있는데...

어느 날. 제가 학교에서 밤샘작업을 하다가 화장실을 갈려고 복도로 나섰습니다. 그런데 복도 코너에 한사람이 슥 코너를 도는 것이 보였습니다.

화장실도 그쪽이므로 저도 걸어가서 코너를 돌았습니다. 그럼 또 반대쪽 끝에 코너를 도는 사람이 보입니다.

복도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日자로, 가로와 세로의 복도 길이는 다릅니다. 그 코너를 도는 사람이 내가 뒤따라오기를 기다려서 돌거나 내가 돌아 나와 그 복도를 보기직전 반대편까지 달려서 속도를 맞추지 않는 이상 매번 코너를 도는 뒷모습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 사람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학생 중에 이런 경험을 한 사람도 있고 아는 사람의 뒷모습이라 계속 쫓아갔는데도 몇 번이고 코너를 도는 뒷모습만 보며 학교를 한바퀴 돌았다던 학생도 있었습니다.


에피소드 [10] 축제의 나타난 얼굴

저런 괴담 때문에 학교 축제당시 연극원 사람들이 귀신놀이를 꾸민 적도 있었는데, 당시 복도 창문 안쪽은 환기창처럼 사람 키 위쯤에 세로로 긴 창문이 있습니다.

거기에 종이죽으로 사람얼굴과 손을 만들어 창밖에서 안쪽으로 쳐다보게 달아놓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축제 중에 학교에 내부 전원을 내려버렸습니다.

왜냐하면 내부 전원이 나가면 비상등이 들어와서, 창에 하얀 얼굴과 손 방향으로 해 놓은 부분이 창 밖에선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중정에서 클럽파티를 하고 있던 저는 그날 학교 곳곳에서 나는 비명소리를 들었으니까 말입니다.

곧 전기가 들어오고 연극원의 깜짝쇼였다는 것을 밝혔지만, 몇몇 학생들은 창 밖이 아니라 복도를 비춘 비상조명으로 복도 한가운데 쭈그려 앉아있는 아이를 봤다거나 기어 다니는 여자를 봤다는 학생들도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연극원은 복도창밖의 얼굴 5~6군데밖에 설치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10명 이상의 얼굴들을 보았다고 합니다.

[추신] 그 외에도 불이 없는 소각로 굴뚝의 연기라던가 기숙사 복도에 나타나는 문 긁는 소리, 영화과 스튜디오세트위 하늘다리[아시바라고 조명다는 하늘다리]에서 사람 뛰어다니는 소리등 잡다한 괴담은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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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복숭아 나무는 심지 마세요



예로부터 전해오길- 복숭아나무가 집 안에 있으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해서, 절대 집 안에 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 말을 무시하고 복숭아나무를 심었다가 된통 혼이 난 사람이 있으니, 바로 ...저희 가족입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집 뜰 안 한가운데에 복숭아나무가 한그루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꽃이나 나무를 심는 걸 좋아하셨는 데, 아마 다른 나무라고 착각하시고 심으셨던 것 같습니다.

복숭아나무가 자라나고 꽃을 피울 무렵이 되자 동네 사람들이 얼른 저 복숭아 나무 베어버리라고 우리 집에 올때마다 아버지에게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꽃이 저렇게 예쁜데 베어버릴 필요가 있냐며 동네사람들이 뭐라하든 한 귀로 흘리셨습니다.

복숭아 나무 꽃 보신 일 있으세요? 정말 예쁘답니다. 작은 분홍색 꽃이 가지 마디마다 열려서 한껏 고운 자태를 뽐내기 시작하면 그처럼 황홀한 광경도 흔치 않습습니다. 그 나무는 정말 고왔었습니다.

하지만 복숭아 꽃이 만발하기 시작하면서 집에는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복숭아 나무를 베지 않아서 라는 말을 증명하듯이...

어머니께선 갑자기 몸이 많이 약해지져서 병원에 다니기 시작하셨고, 아버지께선 하시는 일마다 잘 되지 않으셨는지 술을 드시는 일이 늘어, 엄마와 다투시는 일이 잦아지셨습니다.

그렇지만 복숭아 나무 탓이라고 꼭 꼬집어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 설명하기 어려운 공포감이 집안을 맴돌기 전까지.

어느 날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니 엄마도 아버지도 집에 계시지 않았고, 저는 방에 앉아 숙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혼자 있는 방 안에 누군가 있는 듯한 묘한 느낌...

문득 방 창문으로 복숭아나무가 정면으로 보였는데, 그날 따라 복숭아나무가 절 쳐다보는 것처럼 신경이 쓰였습니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계속 마음이 뒤숭숭해져서 결국 창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등 뒤에 누군가 서있다는 기척이 느껴지면서 머리가 쭈삣 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고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시선을 약간 옆으로 돌렸는 데...

하얀 한복을 입은 여자의 팔이 보였습니다.

저는 뒤돌아 보지 않은 체 바로 방에서 뛰쳐 나왔습니다. 아직도 그 하얀 한복의 팔이 절 감싸안으려는 느낌이 생생합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집에 혼자 있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학교를 가려는 데 마당의 복숭아나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말씀으론 아버지께서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곤 새벽에 갑자기 도끼로 베어버리셨다는 데, 그때부터 집 안은 다시 평온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도 건강이 많이 좋아지시기 시작했고 아버지의 일도 잘 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동네 아저씨들과 술자리를 나누시면서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을 우연히 듣게 된 저는 다시 무서움에 잠을 설쳤습니다.

아버지께선 말씀하시길... 복숭아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꿈에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나타나서 집 주변과 뜰 안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더랍니다.

그리고 복숭아나무마다 복숭아 꽃이 아니라 한복을 입은 여자의 손이 나와서는 아버지께 이리 오라고 손짓을 했는데...

결국 견디다 못한 아버지께서 새벽에 일어나 복숭아나무를 베어버리신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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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버지의 휴가


아버지께서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께서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오시던 날. 강원도에 있는 부대에서 나와 동기들과 차 한잔하고 나서 울산에 도착하니 벌써 해가 어둑어둑 지고 있었답니다.


당시

아버지께서 사시던 마을은 산을 하나 넘어가야 했는데, 그 날따라 어렸을 때부터 나무하러 다니던 뒷산이 그렇게 낯설게 보이셨답니다. 아버지께선 휴가나와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하고 산을 넘어가셨고...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깊어졌다고 합니다.

밤 하늘엔 달빛조차 비추지 않아 산은 온통 시커먼 어둠으로 둘러쌓여 있었고, 아버지께선 조바심을 내시며 한참 걷고 있었는데, 앞에 누군가 서있었답니다.

너무 어두워서 누군지 몰랐지만, 자세히 보니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마을 동생이었답니다. 아버지께서 너무 반가워서 [오랜만이지? 잘 지냈어?] 하시며 인사를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동생은 조용하게 분위기가 왠지 처연하더랍니다.

아버지께선 얘가 왜 이러니? 하셨지만, 반가운 마음이 앞서 같이 마을로 향하셨고, 동생은 앞장서서 말도 한마디 하지 않은 체 걷더랍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동생을 따라가다보니 늘 가던 길이 아닌 이상한 곳으로 가더랍니다. 앞장서서 가던 동생에게 이 길이 맞냐? 했지만 동생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가기만 했고... 아버지께선 새로 생긴 지름길인가 싶어 따라가셨답니다.

그때부터였답니다. 동생은 앞에서 가고 있었는데, 점점 동생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이더니만, 산 길은 점점 험해져서 휘적휘적. 덤블과 가지를 헤치고 가게 되셨답니다. 땀을 뻘뻘 흘리도록 따라 갔는데, 동생을 따라 잡을 수 없었답니다.

그러다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이게 왠 일이지... 아버지께선 왠 무덤가에 와 있더랍니다.

그때부터 공포에 사로잡히신 아버지께선 죽기살기로 산에서 뛰어오셨고, 몇시간을 헤매고나서야 집에 도착하셨답니다. 집에 도착하셨을 땐, 온 몸이 가시에 찔린 상처투성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어머니(저의 할머니)께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셨는데, 어머니는 아버지를 가만히 쳐다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걔, 두 달전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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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절에서 내려오는 길

고등학교 때 친구가 겪은 일입니다.

저희 집 뒷산에는 절이 있는 데, 동네사람 대부분은 절에 다니셨습니다. 물론 앞으로 언급할 기묘한 체험을 했던 친구도 다녔습니다.

절에 가기 위해 산을 오르다보면 산 중턱에 무덤이 하나 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사는 곳처럼 사람 어깨 정도 되는 담이 둘러져 있었는데, 그 안에는 무덤과 비석, 그리고 동물모양의 석상이 몇 개 있습니다. 평소에는 들어가는 일이 없이 무심코 지나치던 곳. 하지만 석가탄신일이었던 그 날은 달랐다고 합니다.


절실한

불교신자이셨던 친구 어머니와 친구는 그 날 역시 아침 일찍부터 절에 올라가 등 만들어 다는 것도 돕고 비빔밥이며 산채음식을 만드는 등, 절을 찾는 분들의 일을 도우며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초저녁이 되서 손전등을 얻어 집으로 내려오려 하는데 절에 주지스님(워낙 작은 절이라 스님이 같이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이 갑자기 가는 길을 말리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선 아들(제 친구)이 학교에 가야하니까 내려가야 한다고 고집을 굽히시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결국 스님께서는 정 가셔야하면 손전등 대신 등을 줄 테니 꼭 가져가라 하셨는데, 친구 어머니께서 괜찮다고 하시면서 손전등을 가지고 내려오셨다고 합니다.(등에 한문을 써주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경문이었다고 합니다)

내려오는 길에 친구랑 친구 어머니는 사찰음식으로 뭘 해서 먹을지도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무서운 기분을 떨치며 내려오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무덤 담벼락을 지나가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갑자기 어머니가 걸음을 딱 멈추시더니 담을 향해 몸을 숙이신 체 비명을 지르시더랍니다.

친구는 그런 엄마 모습이 무섭긴 했지만, 무슨 일인지 몰라 엄마만 부르며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얼마 동안 있었을까요? 친구가 사람살려달라고 울고불고 소리치는데, 저기 위쪽에서 불빛 하나가 빠르게 내려오더랍니다. 불빛의 정체는 바로 주지스님. 주지스님께서 등을 들고 큰 소리로 염불을 외시면서 오신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친구어머니께서 앞으로 푹 쓰러지시더니 벌떡 일어나 친구 손을 잡고 스님이 들고 계신 등을 빼앗아서 미친 듯이 산 아래로 뛰어 가시더랍니다(그 산은 그렇게 높지 않아 뛰어 오르내리기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좀 더 내려가면 시멘트로 진입로를 만들어 뒀죠)

친구는 영문도 모르고 어머니 손에 이끌려 눈 깜짝할 사이에 집에 도착하게 됐는데 집에 도착해서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 기절할 뻔했답니다.

어머니왈, 그 무덤주변을 지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담벼락에서 손이 나와 어머니의 뒷머리를 움켜잡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계속 말했다고 합니다.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계속 어딜 지나가……. 라고 앙칼지게 소릴 지르며 더 심하게 머리를 잡아 올렸고, 그렇게 한참을 머리채를 잡혀 있는데 머리채를 잡은 손에서 느낌이 오더랍니다. 이제 진짜 잡았다하는 만족감과 희열감이…….

다행히도 그때 마침, 뒤에서 주지스님의 목소리가 들릴 때쯤, 그 손이 아쉬움과 분노로 더 힘 있게 머리채를 당기더니 곧 포기하고 어머니의 머리를 앞으로 휙 던지듯 밀더랍니다. 어머니는 머리채가 노여나자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친구 손목만 잡고 뛰었다고 합니다.

사실 어머니께선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셨는지 잘 생각이 안 나셨다고 합니다. 심지어 스님이 가지고 계시던 등을 뺏어 달린 것마저도.

친구가 어머니 말씀만 들었을 땐 반신반의했습니다만, 이윽고 어머니께서 한숨을 내쉬며 뒷머리를 내리시는 데, 어머니 손에 빠진 머리가 한 움큼 잡히고, 머리가 빠진 어머니의 뒷머리는 두피 밑이 파여서 피멍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제야 친구는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았고, 친구랑 친구 어머니는 공포에 밤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다음날, 절에서 스님이 찾아오셨는데 그날 걱정이 되서 등을 가져가라 했는데 왜 안 가져갔냐고 야단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시길, 몇 년 전 절에서 요양하던 젊은 여자가 죽었는데 죽을 때 이승에 한을 남기고 죽은 터라, 집으로 시신을 돌려보내지 못하고(시신을 보내면 귀신도 간다고 합니다) 절 가까이 묻고 스님이 그 무덤을 돌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날 스님께서 친구 어머니를 보니 귀신이 장난칠 운이어서 그걸 막으려고 못가게 했던 것이고, 만약 가시더라도 그럼 부적을 써 줄 테니 가져가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사양하셔서 그런 장난에 걸려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절에 오시지 말라고 하셨고, 부처님은 마음으로 모시는 거니까 집에서 수양하시라고 하셨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이야기지만, 친구 어머니께서 그날 이후로 몸이 아프셔서 절에 다시 가게 됐는데 스님왈, 원래 어머니께서 귀신한테 급살 맞을 운이었는데 한번 넘긴 거라고 하셨답니다. 지금도 그 귀신이 어머니 목숨에 미련을 못 버려 어머니가 아프신 거니 절대 여기 오지 말고 무덤 지날 때도 모른척하고 지나가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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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군대 괴담-1

아는 후배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후배는 신병교육대에서 조교로 군복무 했습니다. 처음 배치 받고 며칠 동안 선임에게 훈련소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는데, 훈련소에 가끔 신기가 있는 사람, 즉 박수무당이 신병으로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선임이 신병으로 온 박수무당에게 "우리 부대에 이상한 기운이라도 느껴지느냐?" 라고 물었는데 박수무당은 연병장 주위를 둘러보더니, 구석에 있는 나무를 보곤 "저 나무 아래에 아이가 서 있습니다." 하더랍니다.

"흰 옷을 입고 있는데 상의가 피투성이입니다. 한쪽 눈은 아예 없고, 머리는 차마 말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저 나무 근처로는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후배는 선임이 자신과 동기들을 겁주기 위한 이야기로 생각했답니다. 군복무 하면서 나무 근처에 가면 왠지 한기가 느껴지고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선임의 이야기 때문일 거라 생각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년 뒤, 후배가 있는 훈련소에 박수무당인 신병이 들어 왔답니다. 문득 1년 전에 선임이 해준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 신병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역시 연병장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 나무 아래에 왠 아이가 서 있습니다. 눈이 하나 없고…… 흰 상의가 피투성이입니다. 머리는……"

1년 전 선임에게 들은 이야기와 똑 같은 이야기를 하는 신병의 말에 순간 섬찟함을 느꼈는데, 그 신병이 한마디 더 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저 아이는 나무에 매여있어서 돌아다니지는 못합니다."

그 후, 후배는 제대할 때까지 그 나무 근처로는 절대 가까이 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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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군대 괴담 - 2


제 동생이 일병이었을 때 일입니다.

제 동생이 동두천 서부전선 철책 바로 밑의 전방 지원 포대였는데, 어느 날 밤 선임병장과 함께 위병근무를 나갔다고 합니다.

무더운 여름밤이었던지 한낮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아, 등줄기가 후줄근하게 젖을 만큼 더웠고, 당시 선임은 위병소 안에서 졸고 동생은 위병소 밖 정문 앞에서 휑하니 터 있는 부대 앞 진입로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새벽 1시쯤 되었을까요?

갑자기 진입로 양 옆에 있는 논 밑에서 탁구공만한 파란 불이 물고기가 춤추듯 왔다 갔다 하더랍니다.

그 모습이 너무 신기했던 동생은 ‘저게 뭐지?’ 하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불빛이 논 속에서 솟아오르더니, 벼 사이를 마구 휘저으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란 걸 깨달은 동생은 위병소에서 자고 있는 선임병장을 깨웠습니다.

"**병장님! 큰일입니다“
선임이 졸린 눈을 비비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뭐야? 일직사관이라도 나왔어?"
"그게 아니고, 아까 전부터 논두렁에서 파란 불이 왔다 갔다 하더니 지금은 아예 물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닙니다."

그러면서 동생은 그 불빛을 확인 하느라 위병소 밖으로 나왔고, 잠시 후 후다닥 소리와 함께 누군가 달려가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동생이 깜짝 뒤돌아보니 같이 근무 서던 선임이 뒤도 안돌아 보고 중대본부로 뛰어 가고 있더랍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 자리에 서있던 동생은 달려가던 선임이 내뱉은 한마디에 같이 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뭐해? 빨리 안 뛰어?"

처음에는 하늘같은 고참이 한 말이라서 뛰기 시작했던 동생이었지만, 몇 초정도 지나자 이제는 살기위해서 죽어라고 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뛰기 시작했을 때 뒤에서 들려오던 소리 때문에.

"거기~~ 서라~~ 이 놈들~~ 뛰면 내가 못 잡을까봐!!!"

뛰면서 뒤돌아보니 조금 전까지 탁구공만 하던 불빛이 이제는 야구공처럼 커져서 동생을 쫒아오더랍니다. 파란 불빛 주위로 붉은 빛까지 내뿜으면서 말입니다.

위병소에서 중대본부까지 대략 200m 정도 되는데 동생이 느끼기엔 2km도 넘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앞에서 달리던 선임은 어느새 보이지 않고, 뒤에서 쫒아오는 정체모를 파란 불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질 때쯤 중대본부 건물 외곽에 달려 있는 전등들이 일제히 켜지면서 건물 안에서 사람들이 나오는 게 보이더랍니다.

간신히 사람들이 있는 곳에 도착한 동생.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잠시 후 먼저 달려갔던 선임이 물 한잔을 건네주고 철모도 벗겨주었다고 합니다.

물 한잔에 정신이 되돌아 온 동생이 뒤를 돌아보니 조금 전까지 죽일 듯 쫒아오던 파란 불빛이 이제는 불빛이 닿지 못하는 어둠에서만 날아다닐 뿐, 중대본부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하더랍니다. 여전히 괴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서.

나중에 고참에게 들은 얘기에 의하면 그 파란 불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밤에 가끔씩 나타난다고 하는데, 불빛이 있는 곳엔 접근을 하지 못하고 불빛 주변에서 날아다니다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등화관제가 엄격한 전방부대지만, 파란불이 나타났을 때는 예외로 하고 온 부대를 대 낮처럼 밝힌다는 데, 사실 파란불이 나타났을 때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냥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다들 도망가느라 바빠서...

그 후, 제 동생이 제대하기 전에 파란 불을 한 번 더 보았다고 합니다. 그때는 고참이었던 터라, 전에 선임이 했던 것처럼 먼저 후다닥 뛰어나가 후임에게 한마디 했다고 합니다.

"뭐해? 빨리 안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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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군대괴담 - 3


저는 현역복무중인 군인으로, 작년 겨울(11월)에 기묘한 일을 겪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희 중대가 담당한 경계지역은 탄약고 후문으로, 산 중턱에 있는 말 그대로 최악의 근무지입니다. 11월의 그날도 어김없이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며 겨우 1시간 야간근무를 마치고 사수와 둘이 복귀하는 길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야간에다 눈까지 내려,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가고 있는 데, 제 앞을 걸어가던 사수가 갑자기 그 자리에 서서 저에게 소산(蕭散: 흩어지다)하라는 수신호를 보냈습니다.

전 급히 은폐 가능한 공간으로 소산을 했지만, 근무 투입할 때나 복귀할 때 소산하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의아해하며 반대편에 소산해있는 사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사수는 수신호로 내리막길의 끝을 보라는 수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내리막길의 끝은 탄약고안에 설치된 가로등에서 빛이 약간 새어나오는 섹터인지라,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앞에 무슨 물체가 있는지 식별 할 수 있을 정도의 시야는 확보가 되는 그런 공간이었는데, 그 내리막길의 끝에 희미하게 검은 물체가 보였습니다. 그 물체는 누가 보아도 서있는 사람의 형체였습니다.

이 시간에 순찰자가 올리도 없고 순찰자나 동초근무자는 항상 2인 1조로 다니기에, 경계지역에 혼자 다닌다는 건 99%가 거수자(신원불명의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 전 바로 총구를 거수자에게 겨눴습니다.

“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담배!”
“......”

“담배!”
“......”

“담배!”
“......”

수하를 3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답이 없자, 사수는 제게 포획하자는 수신호를 보냈습니다. 전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했고, 사수의 움직임과 동시에 거수자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수와 제가 포획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거수자는 다급히 도망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근무 투입로이자 복귀로인 내리막길을 조금만 지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론 대대 OP를 오르는 길이 나오고 오른쪽은 탄약고 정문 초소가 있는 길이라, 역시 거수자는 초소가 없는 대대 OP쪽으로 방향을 틀어 도망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거기서!!” 라는 사수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거수자는 계속하여 도망쳤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빨리 뒤를 쫒아도 거수자와의 길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사수나 저나 점점 오기가 생겨 죽을힘을 다해 계속 달렸습니다. 그렇게 10분정도 달렸을 때....

“야! 멈춰!!“
“왜 그러십니까! 상병님(사수) 잡아야합니다!!!”
“알아, 그건 아는데 일단 진정하고 멈춰봐.”

거수자가 앞에 달아나고 있는데, 멈추라는 사수의 말에 저는 멈출 수밖에 없었고, 아니나 다를까?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멈추라는 겁니까! 앞을 보십쇼! 잡아야 합니다!”
“말 들어! 잠깐 흥분을 가라앉히고, 앞을 봐라”

앞? 도통 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지만, 자리에 멈춰서서 앞을 본 순간, 저는 온몸이 경직되어 굳어버렸습니다.

눈 덮인 산. 아무도 오르지 않은 길. 그럼 분명히 앞에 도망가는 거수자의 발자국이 남아야 있어야 되는데... 제 앞에 펼쳐진 길엔 발자국은커녕 그 누구도 지나간 흔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수자는 저와 사수를 우롱하듯 여전히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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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의 출처는 잠방기에서 퍼왔습니다.

IP : 125.131.xxx.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09.7.17 11:35 AM (121.169.xxx.221)

    무셔~

    꿈에 나타날까 걱정하면서 열심히 3번째 읽는 저는 모죠??
    무셔라.

  • 2. 우와~~
    '09.7.17 11:51 AM (211.225.xxx.176)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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