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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질투를 느끼다... 이런 감정 아시나요? ㅠㅠ
아직 알콩 달콩 할때 ( 라고 생각함 ) 이지요.
결혼생활은 불만이 없어요 아직까지는.. 시부모님 시댁 다 좋으신 분들이고..
남편도 제게 잘해요. 친정에는 물론이구요.. 장인 장모 모시고 먼저 여행 가자고 솔선수범해서 다녀올 정도로..
물론 저도 이런만큼 시댁에 잘하려고 하고 시부모님을 우리 부모님이다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쉽진 않지만)
아무튼 아무 문제 없고 물론 사소한것으로 싸우긴 하지만 평생 다른 부부들처럼 행복할 것만 같은... 그런
나날들이에요.
그런데 이런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가끔 제가 정말 숨이 넘어가라 울며불며 싸울때가 있어요...
쓸데없는 싸움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저도 제어가 안될 때가 있어 괴로워요...
조금 길지만, 여기에는 저보다 훨씬 더 현명하고 멋진 여성분들이 많으므로, 한번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문제의 요지는, 저는 샘과 욕심이 너무 많아요.
그게 무슨 샘이냐 , 하면, 인생에 대한 샘?? 이랄까...
제 남편 자랑을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그냥 제 질투의 근원이므로 솔직하게 말씀드릴께요.
남편은 5개 국어를 하는, 미주와 유럽에서 약 6년을 공부하고 돌아온 사람이에요.
원래 언어에 대한 감각이 탁월해서 현지 생활 하면서 금방 언어를 잘 익힐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젊을때, 과감히 자기가 전공한 회계학을 뿌리치고, 전혀 다른 쪽으로 공부를 하러 떠나 마음껏 세계를
유랑하며 다른이들은 쉽게 쌓지 못하는 재미나고 특이한 경험을 쌓고 돌아왔어요.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서 그 경험을 이용해서 특이한 일을 하고 있구요.. ( 향수 나 커피 같은.. 향기 감별사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듯. 즉 냄새 감별? 이라는 아주 예민하고 섬세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
그런 남편이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가,, 아주 대기업이 아니라서, 연봉이 대기업 과장 부장처럼 높진 않지만,
연봉 보다도.... 그 특이한 경력과 언어실력를 이용해, 해외 마케팅 쪽으로 일을 하다 보니까.. 출장을 갈 기회가
많아요. 그것도 프랑스나 이탈리아 쪽으로... 또한 여기저기서 헤드헌팅도 많이 들어오고, 언어가 여러개
되다 보니까, 전혀~ 지금 일과 상관없는 쪽으로도 헌팅이 꽤 들어오네요.
이런 남편과 자꾸 비교가 되요.
남편이 한국으로 온지 약 2년만에 저를 만나서, 결혼했고, 저를 사랑해 주지만... 저는 자꾸...
제 자신이 뭔지 모르게 한없이 작아보이고 초라해보여요..
제가 전업이라면 차라리 제가 하고 싶은 일과 직장을 찾아 노력하면 된다 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도 직장이 있거든요.. 그것도 남편네 회사보다 대기업,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아는.. 그런 회사에서
나름 5년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고, 회사가 아주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많은 걸 배웠고 배우고
있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저도 제가 왜이런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나는 그냥 직장인, 남편은 능력좋은 직업인. 이라는 생각이 강해서도 이런듯 하고..
아무튼,
이런 남편이 담달에도 프랑스쪽으로 출장이 잡혀있어서 , 요즈음 계속 몇일 내내 그것때문에 싸워요..
출장가는게 싫고 맘에 안들고.. 사실 출장 가는게 맘에 안드는 이유가... 신혼이라 둘이 떨어져
있어야 하고.. 이런것보다 그냥 저 없이 남편이 마음껏 외국 나가서.... 제가 없던 유학시절 느낌을
다시 느끼고..추억하고.... 그때 그 자유로움.. 그때 그 젊은 추억들.. 이런걸 가슴에 담는다는게 싫어요..
그리고... 그것 외에 절반은.. 나는.. 그냥 일반 사무직으로 앉아 하루 종일 같은 업무를 반복하는데....
여직원이라 잘 보내주지도 않는 출장..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써 참 부럽고.. 나는 그냥 뒤쳐지는 것 같고...
그러네요..
왜 싸우냐, 남편 자랑하냐, 욕하실 것 같아 조심스러운데.. 저는 정말 이것이 제 마음속 괴로움의 근원인것
같아 너무 슬프고.. 스스로가 바보같고 그렇습니다.
남편은 자기 하고 싶은것 다 하고 돌아와서, 정말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업으로 삼아,
이번도 또 자기가 못 가본 지역으로 출장을 가서 뭔가 새로운 걸 배운다라는 의욕에 들떠 있는데..
난... 난...
남편은, 제가 욕심도 너무 많고 샘도 너무 많은 여자라는걸 알아서, 제 앞에선 출장 이야기 일절 안꺼내지만..
그냥 속절없이 자존심이 너무 상하네요..
나도 이럴 줄 알았으면 대학 때 그 흔한 어학연수라도 한번 가봤을것을... 난 그런 경험도 추억도 없고..
집안이 어려웠던것도 아니었는데 제가 한살 빠르게 학교 일찍 들어간 케이스라... 그걸 놓치기 싫어
휴학 일절 안하고 외국 경험 없이 졸업한것도 후회스럽고...
그런데 이 후회 끝에서 다시 생각해봤을때, 내가 그동안 인생을 헛살았나, 라는 생각까지 미치면
절대로 그런게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왜 스스로 이렇게 나를 깎아 내리며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고
열등감이 드는 걸까 너무 스스로가 미워요.
나도 나름 전 직장에서 스스로 학비 모아 하고 싶은 대학원 공부 다 마치고 석사까지 땄는데...
나도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바보같은 생각에 바보같은 열등감에 사로잡혀 남편을
질투하고, 출장 하나 가는걸로 들들 볶고 못살게 구는지.....
이런 제가 어이없고 우스워 보이는 선배님들 많겠지만 그냥 오늘 같은 날.. 멍하니 앉아 보면 괜히
눈물만 나오려고 그러고... 참 저도 이걸 쓰면서 제가 웃기고 기가 찹니다... ㅠㅠ
진짜 지는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런가보다.. 하다가도, 남편이랑 지고 이기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것도 가정생활의 기싸움이 아닌 사회적 커리어의 부분을 가지고. ㅠㅠ ...
차라리 누구 연봉이 높아 존심이 상하네 마네 했으면 그저 돈 많이 주는 데로 어떻게든 옮겼을텐데
그런것도 아니고....
그냥...... 남편이 나보다 잘났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하고 싶은 일 찾아 회사에서 힘이 들어도 그 마인드
하나로 참고 버티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일하는 남편과, 그 반대로 난 지금 다른 걸 하고 싶고 더 잘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는 제 자신을 스스로 비교하며 괴로워합니다...
사실 전, 하고 싶은게 너무나 많지만 섣불리 go! 하기는 힘들고,
(그게 정말 내가하고 싶은걸까? 해서 나중에 망하면 어떡하지? 등등.. )
그런 주제에 조급증은 또 둘째가라면 서러운 저의 성격 (앞으로 나이 많아지는데 새로운걸 하려면 지금
빨리 해야하지 않을까 !!등등 ㅠㅠ) 때문에.. 오늘도 이렇게 바보같은 생각하고 앉았네요. ㅠㅠ
막연히... 남편이 경험하고 느꼈던 지난날의 유학 시절을 너무나도 부러워하는 마음때문에 시작된 욕심과
시새움. 인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워낙 여행과 돌아다니는것을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선배님들이 읽어도.. 참... 웃기죠? ㅠㅠ 그냥 .... 저도 제 잘못인걸 알지만... 어디 말할곳도 하소연할곳도
없어서 그냥 주절 거리다가 갑니다....
모두 좋은 오후 되셔요..
1. 저역시
'09.7.13 2:50 PM (121.150.xxx.147)애기 낳으면 더 한대..
전 남편 전문직입니다.
솔직히 접대도 가고..운동도 잘하고..사표내도 금방 직장 구하고..
나가면 사람들이 남편인간성 보다...
직업을 좋아하죠.^^
가끔 웃으면서 말해요.
"룸싸롱 아가씨랑 놀아서 화도 나지만..접대받는 니가 더 부럽다.."뭐 말도 안되는 감정이지만..
첨엔 남편이 다른 여자랑 노는것도 싫지만..이젠 10년가까이 되니..솔직히 그런곳 자주 가고..갈수 있고..접대받는 자리인 남편이 부러워요.
물런 저도 가면 되지만..이 소심..
이상한 질투죠^^2. 내생각
'09.7.13 2:53 PM (59.25.xxx.132)경제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원글님의 열등감? 쪽이라서 그건 정말 본인이 맘을 먹고 고치려 하지 않는한 힘들것 같아요. 또 원글님 같이 자존감 강하고, 또 본인이 남편보다 못할게 없는데 남편분은 긍정적인데다가 돈은 적게 벌지만 유유자족? 여행다니듯 돈을 벌고 전공 살리니...
부러울만도 하시지요.
또 그렇게 해외출장이 많은집 어느 가정이나 부인입장으론 서운하고 부부싸움의 원인이 될 것 같긴 해요. 근데 다른 분들은 남편이 가정에 소홀하다가 싸움의원인이 될텐데 님은 내가 남편보다 잘났는데 나는 나름 대기업이긴 하나 사무실에 박혀서 이렇게 늙어가고, 남편의 젊은날은 마치 수채화같이 화려해보여서 더 화가나는것이니...
제가 볼땐 원글님도 시간을 좀 내서 여행도 가시고 내 삶도 이렇게 풍요롭고,다채롭다..본인이 만족하시는게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부부간의 열등감이 남보기엔 별거 아닌것 같지만 그게 쌓이면 불만이 되고 상대방에 대한 증오로 변해버리는 경우도 많잖아요. 뭐 남들보기에 배부른 고민 같아보여도 원글님이 그렇게 힘들어 한다는건 그만큼 쌓였다는 증거이기도 하니...본인을 만족시킬 일을 찾는게 제일 중요한듯 합니다. 그건 물론 남편분이 해줄 수 있는일은 아닌것 같구요;;3. prettyda
'09.7.13 2:58 PM (59.7.xxx.247)남편의 그런점이 결혼전엔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이다가 결혼후엔 질투로 바뀌진 않았나요?
저 같아도 당연히 질투가 나겠어요. 내가 너무 하고 싶은것을 쉽게 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본다는것..
저두 남자친구를 그런 쪽으로 너무 질투해서 헤어진적이 있는데요.
좀 더 이해해주고 배려해줬으면 좋은 인상을 남겼을텐데 하는 후회가 남아요.
삶에 대한 열정이 크신것 같아요.
좋은책 많이 읽고 마음을 다스리시는것은 어떨까요.
책으로도 충분히 외국에 관힌 지식얻을수 있고, 남편 도움 받아서 외국어 공부도 가능할것 같은데요^^4. 펜
'09.7.13 2:58 PM (121.139.xxx.220)그런 감정 알아요.
저도 가끔 느낍니다. ㅎㅎ
지금 남편을 유학하다가 만났었어요.
대학 과정이었는데.. 전공도 서로 달랐지요.
남편은 외국인이 하기엔 좀 상대적으로 쉬운 전공이었고,
전 말빨이 중요해서 외국인으로선 좀 까다로운 전공이었어요.
단순히 이것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암튼, 남편은 첫학기때 학점 전과목 올 A 를 받더군요.
전 그렇지 못했었어요.
아 정말 성질 나고 짜증나더군요.
말하는 거 보면 나보다 똑똑해 보이지도 않고 아는 것도 많이 없는거 같은데
나보다 성적 잘 받으니까 어찌나 샘이 나고 성질이 나던지.. ㅋㅋㅋ
(게다가 공부는 제가 더 많이 했었답니다 ㅠㅠㅠ)
그래서 좀 웃기게도.. 제 라이벌이 남편이 되었었어요. ㅋㅋ (그때는 남친이었죠 ㅎ)
그래서 저도 결국 올 A 받고 그 학기부터 졸업때까지 내내 우수 명예 학생으로 장학금 받고
매 학기마다 dean's list에도 빠짐없이 올랐었죠.
결국 졸업할때 제가 남편보다 한학기 더 많이 dean's list에 올랐었어요.
그래서 그것가지고 흐뭇해 했었답니다. (무지 웃기죠? ㅎㅎ;;)
그러다 대학원 과정에선 전공도 서로 너무 다르고 학교도 달라서
별다른 경쟁심이나 시기심이 안들다가,
제가 출산하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직장을 다니지 않고 집에 있게 됐어요. (전업주부 -_-)
물론 남편이야 벌이가 있어야 하니 열심히 일했구요.
연봉도 괜찮고 나름 직장에서 인정도 받고 하는데,
아 놔... 왜 그리 승질이 나던지..
(마눌이 이러는 기분이 든다는게 제 스스로도 어이없더군요. ㅋ)
누군 집에 쳐박혀서 애랑 씨름이나 하고 있고 누군 밖에서 뭇 사람들에게 인정 받으면서
자기 돈도 벌고 있고... (물론 그 돈이 다 내돈이긴 하지만. ㅋ-_-;)
지금은 그런 부분들에 있어 좀 무덤덤해지고 잘 해주면 고맙고 기쁜데요..
저런 마음상태가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네요..
그래서인지 원글님이 남편에게 샘내고 라이벌 의식 느끼고 하는 기분.. 이해 한답니다. ㅎ
그래서 말인데, 혹시 가능하시면 출장을 따라가시는건 어떨까 싶네요.
남편분 일 하시는 동안은 혼자 여기저기 구경 다니시고,
저녁엔 오붓하게 데이트 즐기시고 하면 될듯 한데요..
비행기 삯이 너무 비싸려나요..? -_-;
아님, 님 일을 직접 찾아 보시던지요.. 배움을 다시 시작해 볼 수도 있을테구요^^5. ...
'09.7.13 3:02 PM (84.0.xxx.215)쭉 읽어보니 전 원글님이 참 착하고 성실하신 분이구나 하는 느낌이 드네요.
질투의 화신이 아니라...
그맘때가 본래 서로 맞춰보느라 좀 싸울 수도 있는 신혼기간이기도 하구요.
분명 출장 가는거에 흥분해있는 남편 모습이 누구에게도 거슬릴만 하지 않겠어요?
님께 위로하고 또 격려해주고 님의 마음을 자상하게 읽어주셔야 할 분이 남편인데
님 혼자 속으로의 부침이 심하게 방치하시니 배려가 좀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부부가 커리어쪽 면으로 서로 격려해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고 이기는 기싸움도 아니고' 라고 하셨는데 원글님이 그 면에서 마음이 아프다면 그게 혼자만의 감정일까요?
남편분이 좀 더 세심하게 보듬어주면 좋겠네요.
원글님이 대기업에서 일하시니 좀 더 실력을 보완하시면 -외국어랄지- 헤드헌터 통해서 외국계기업으로 옮기실 수도 있을 것이고 자기계발에 더욱 힘쓰시면 되죠 뭐.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건강한 발전의 시간으로 삼으면 좋겠네요.
힘내세요.
한 가지 팁, 향기 감별류의 일들은 나이가 들면 감이 좀 떨어지는 수가 있는뎅....
그땐 님이 좀 더 잘나가주면 되죠 뭐.6. 다 그래요
'09.7.13 3:06 PM (58.225.xxx.94)아마 대부분이 느끼는 감정일 듯...........
여자들은 결혼하면 어떤 성장이란 게 없잖아요
큰 갈등입니다7. 아기의자
'09.7.13 3:07 PM (211.179.xxx.216)에구....모르는것보다 잘하는게 더 낫지않나요? 다른사람들은 님 그런남편있다고 부러워하겠구만요....써먹으세요...도와달라고하고...대신해달라고하고....나중에 애 언어맡아서 교육시켜달라고하고
8. ...
'09.7.13 3:07 PM (128.134.xxx.85)아이를 가지시면, 아이의 아빠가 잘 나가는 것에 대해
질투 보다는 나은 감정을 갖게 되지 않을실까요?9. 현재
'09.7.13 3:12 PM (210.94.xxx.1)원글님의 자리도 누군가 질투할 자리일거라 생각듭니다. 남편분의 자리만큼 실력이 되었다면 또 다른 질투의 대상이 생기진 않을까요..
10. 저요~~~
'09.7.13 3:55 PM (211.201.xxx.88)저는 심술이 나서 가끔 남편에게 억지 부릴때가 있네요 ^^;
11. 쟈크라깡
'09.7.13 6:40 PM (119.192.xxx.162)아기 낳으면 더 심해져요.
저도 그런 느낌 잘 알아요.
전업으로 살림과 육아에 지쳐서 있는데 신랑은 일 하고 공부하고.
공부 끝나면 친구들과 맥주도 한 잔씩하고 늦게 오는데
나의 정체성에 무엇인가 한참을 생각해도 모르겠고
신랑을 비롯해 세상사람들에게 밀리는 느낌에 괴로웠어요.
" 너는 좋겠다. 공부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 나는 너의 뭐냐?" 대 놓고 묻기도 했었죠.
아이들이 사랑스럽지만 아이들이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좀 더 크면 나아질거라 몇 년만 참자 했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네요.에효~12. 비타민
'09.7.13 9:23 PM (110.9.xxx.36)정답부터 말하면 '모든 것은 님 자신이 문제'입니다.
님도 그걸 너무도 잘 알고 있지요.
그래서 질투를 느끼는 자신에게 화가 나고, 또 그런 감정이 부끄럽지요.
님은 지금 이 시점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라는 걸 아셨으면 합니다.
님은 이전부터 그런 것을 느끼고는 있었어요.
하지만 님 바로 옆에서 님이 동경하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생긴 거죠.
바로 '남편'
남편이 고지식하게 회사만 왔다갔다하고 님과 비슷하게 모범생같은 삶을 살았다면
님은 남편을 보며 답답하게 여겼을 겁니다.
님이 자신의 삶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니까요.
님은 부모가, 주변 사람이 '이렇게 살아야한다'는 모범답안대로 살았습니다.
학교 다닐 땐 우등생이고 모범생이고, 어디하나 나무랄데 없는 착한 딸이었죠.
순탄히 학교도 잘 다녔고 좋은 직장까지 잘 들어가 잘 다니는,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딸이고 사회인입니다.
그/런/데/ 님은 자신을 압니다.
이렇게 산 것은 이 삶이 즐거워서도, 행복해서도, 원해서도 아니라
그저 이렇게 살아야한다는 고정관념과, 무슨 다른 삶이 있겠냐는 도전의식 부족,
부모와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하는 착한 여자로서의 생각 때문에,
주변인에게 누를 끼치거나, 부담을 주거나
<자기 욕망을 내세우는 것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걸 잘했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살아왔지요.
그런데 님 남편이 나타난 겁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이루려고 도전하고
과감히 매진하며 욕구에 충실하면서도 불안하지 않고
자신도 행복한 사람.
스스로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고, 그것을 스스로 성취해가면서 만족해하는 그런 사람.
님이 외면하고 있었던 '님이 마음 속으로 바라던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바로 옆에,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난 겁니다.
외면할 수가 없죠.
매일매일 보는데요.
나는 부모님께 손 벌리기 싫어서, 해외연수 한번 안가고 착실하게 혼자 준비해서 걸어왔는데
이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하다 여기면 손도 벌리고, 도전도 하면서 미래를 위해 준비해 왔네?
나는 그런 삶은 불안하고 착실하게 만들어진 길을 가는게 가장 안전하고 이상적이라고 스스로 세뇌하며 살아왔는데
이 사람은 나는 감히 도전도 못해본 일들을 과감히 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네?
주변에 그런 친구가 있어도 굉장히 질투가 날 일입니다.
그런데 남편입니다.
쉽게 '저런 남자 만난 건 내 복이다'라고 생각하기엔
님은 '삶에 대한 갈등, 내가 제대로 살아온 것인가'하는 고민이 지금 너무 큽니다.
네. 지금 님은 '나는 제대로 살아온 것인가'하는 정신적 방황상태입니다.
모범생들, 특히 명문대생들이 가장 혼란을 느낄 때가
고등학교 때 나보다 공부 못하고, 나보다 못생겼고, 맨날 선생님한테 야단 먹던 애가
대학도 후진 대학 들어간 애가,
나는 졸업해서 착실하게 대기업 들어가 월급 받는데
아르바이트하며 해외로 막 돌아다니고 불안해보이던 그 애가,
어느날 벤처기업을 세우더니 마구 승승장구, 이제는 수십억의 자산가가 되고,
거침없이 도전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바로 그런 생각을 하지요.
부모님이 좋아하는 삶, 모범적인 삶을 살았던 내가 잘 살아온 걸까?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내 삶에 만족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죠.
문제는... 나 자신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는 겁니다.
흔히 맏이들이 이런 좌절감, 분노에 많이 봉착하죠.
나는 부모님 말씀대로 착실하게 공부하고 장학금 타고 일찍 취직해 부모님께 돈 드리며 살았는데
막내동생은 부모님께 돈 타서 해외연수 다녀오고, 이것저것 배우느라 맨날 속썩이고 그러다가
어느날 뭔가 해서 크게 돈 벌고 여전히 자유롭고 부담없이 행복하게 살 때...
난 뭔가 하는 생각이 들죠.
내가 살아온 것이 잘못 살아온 것은 아니나, <내가 진정으로, 진심으로 원하던 삶은 아니었다는 것>을 그 동생을 통해, 그 동창을 통해, 내 남편을 통해 적나라하게 느끼는 겁니다.
그때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지죠.
그 사람을 미워하고 질투하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납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누구에게 화가 나는 거냐면요
내가 원하는 삶을 적극적으로 살지 않고, 내 욕구를 좀더 드러내지 못하고
모범적으로 살아온, 그래서 좀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도 그렇지 못한
<나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겁니다.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보세요.
누구에게 화가 나는 건가.
발목에 아무 것도 매인 것 없이 날아가는 저 새가 미운 건가,
발목에 밧줄을 매어 날아가는 새를 쳐다만 보는 내가 미운 건가.
냉정하게 말하면, 님은 지금이라도 님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잇어요.
지금 나이 쉬흔도 아닌데 뭐가 늦었습니까?
그런데도 여전히 님은 스스로가 묶은 끈을 풀려하지 않고
날아가는 다른 새를 잡아놓으려고 합니다...
저 역시 님같은 그런 생각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날아가는 저 새를, 자유로운 내 남편을 원망하고 잡고 늘어져봤자
떠나가는 건 내 남편의 마음이요,
추해지는 건 내 자신의 모습입니다.
인생이 이십대에 완성이 끝난다고 생각합니까?
그때 사는 삶은 평생 요지부동,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나요?
아닐 거라는 걸 스스로 아실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님이 바라는 삶을 조금씩 살아가시고 시도하세요.
내 발의 노끈은 내 의식이, 내 고정관념이, 내 생각이 묶은 것입니다.
내가 조금씩 풀다보면 몇년이면 나도, 저 새처럼 자유로와질 수 있습니다.
어떤 부모는 심지어 자식도 자기처럼 발목에 노끈을 매는 부모도 있습니다.
자식이 성장해서 날아가버리는게 두려워서죠.
남편도 견문이 있으시고 갈수록 님에 대해 알아가실 겁니다.
그때는 님이 단순히 출장을 싫어해서, 떨어지기 싫어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님이 스스로 들여다보기 싫은 자신을, 남편이 들여다본다고 생각해보세요.
남편이 생각하는 님은, 능력있고 똑똑하고 멋진 커리어우먼일 겁니다.
그러니 그 내면에 감춰진 님의 갈증을 들키는 것은 싫으실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추한 것이 아니라, 좀더 이상적인 삶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간 느낄 그런 감정입니다.
하고 싶었지만 억눌렀던 일들이 있죠? 지금은 때가 아냐...하고요.
그것을 하나둘 꺼내놔보세요.
그러다보면... 남편을 질투할 새가 없이 내 자신을 개발하기만도 바쁠 겁니다.
샘과 욕심이 많은 것은 나쁜 것은 아니나
자신이 도전하지 않으면서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을 끌어내리는 것은 옳지 못한 겁니다.
전 뭔가를 잘 시도하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하는 그런 시도를
적극적으로 응원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안한다고해서 잡아누르려는 사람과는 결국 단절하게 되거둔요.
샘과 욕심은 그것을 자신의 원동력으로 삼으면 아주 좋습니다.
그런 그것을 타인을 억누르는데 사용하면 보기 흉합니다.
저도, 멋진 삶을 사는 사람을 동경하고 질투하다가
그런 삶을 하나 둘 시도하면서 자신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답니다..13. 위에...
'09.7.14 12:00 AM (211.215.xxx.115)비타민님... 댓글이 정말 예술이십니다. 배우고 갑니다.
14. 비타민님
'09.7.14 10:14 AM (210.180.xxx.254)댓글 작렬!
15. 원글이
'09.7.14 10:57 AM (125.131.xxx.1)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하시는 말씀 모두가 다 맞는 말씀입니다.
남편의 그런 시절이 제게는 화려한 수채화 처럼 보이는것도 사실이고,
무엇보다 또 위의 님 말씀처럼, 결혼을 결심하기까지 그 사람이 내게 매력적이었던
이유도, 바로 그런 부분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장녀도 맞구요,
어릴때는 워낙 이것저것 흥미롭게 손대보는 기질이 다분했던 저였는데 ,
커가면서 나도 모르게 저를 틀안에 가둔것 같아요.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부터.. 어느샌가 그렇게 되어버린 영향이 크네요.
대기업에서 당하는 쇄뇌라는 것은 생각보다 무시무시 합니다.
이 조직 밖으로 나가면, 나는 살 수 없을것 같고 떨려날것만 같은 그런 기분으로... 늘..
하루하루가 지납니다. 요즘 처럼 취직이 어렵고 경제가 어려운 때는 더더욱 그런 기분을
떨쳐버릴수가 없고 그래도 고용해고 없는 우리 회사가 참 좋은곳. 나는 여기에 안주해야할
것이야. 라는 기분을 들게 하네요...
어제 여러분이 써주신 주옥같은 고견들을 토대로 남편과 깊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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