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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서 영원히 이 슬픔, 억울함, 먹먹함은 지워지지 않을거예요......
아직.... 이곳을 둘러보고 계시려나요....?
지난 49일동안, 차차 안정을 찾아가며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순간순간 울컥하며 눈물이 흘러서 힘들었어요.
설거지를 하다가도 눈물이 흐르고, 운전하다가도 눈물이 나서 통곡하고
신문의 이름자만 뵈어도 가슴이 싸아해졌어요....
저는 냉정하다 쌀쌀맞다 소리를 제법 듣는 편인데
사실 저희 할머니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도 이렇게 가슴저미지는 않았습니다....
나쁜 손녀였던 걸까요....
천수를 누리시고 돌아가신 분들이시라 그런지, 정이 없는 손녀라 그런지, 떨어져 산 세월이 길었던지
그렇게 슬프지 않았어요.
명절이나 생신, 방학 때 한번씩 가면 뵈었던
살아계실적의 추억을 생각하며 눈물이 났을 뿐.......
장례식이 끝나고 무섭게 그분들을 잊었던 것 같아요.
지난 5월 23일, 아침 설거지하다 받은 문자에 놀라 접시를 박살내며 TV를 켰어요.
그날부터
무얼 해도 즐겁지 않고,
문득문득 너무너무 가슴이 아파 죽을 것 같이 괴로웠어요.
그분을 참 좋아했었어요.
검찰로 소환되어 가실 때도 마음으로 노란 꽃 뿌려드렸고
아예 뉴스를 보지 못했어요.
그분이 어떤 식으로 누명이 씌워져도 그분의 결백을 믿었기에, 그래도 실낱같은 정의를 기대했기에
잘 헤쳐나가실줄 알았어요.....
그렇게 한점 꽃잎으로 가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정말 오래오래 우리 역사에 함께 같이 계실 줄 알았나봐요.....
한줄기 숨쉴 수 있는 바람같으셨던 분......
그분이 가셨습니다.
남아있는 나는 그분이 알려주신 정의와 희망을 가슴에 새기고
평범한 시민으로 소리없이 살아가겠지요.
일상으로 돌아와서 웃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아이를 키우며 재롱에 뿌듯해하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이제는 무얼 해도 예전처럼
100% 즐겁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즐거워서 웃고, 행복해서 웃고 있을 때에도
그분을 아련하게 가슴아프게 떠올릴 것 같아요.....
나는
별 가진 것 없는 사람이기에
쥐새끼가 망쳐놓는 시간들을 살아가느라 분주하겠지요.....
울분에 찬 시간들을 견디며 살아가겠지요.
가끔 봉하에 가고
비석을 보고
계신 곳을 둘러보고
세월이 가면서 어쩌면 생활에 치여 마음에서 한자락씩 멀어져 뜸할지도 모르겠지만
마음 속에 영원히 이 슬픔, 억울함, 먹먹함은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아요.
사랑합니다...........
가끔 와서 우리나라를 한번씩 봐 주시길 바래요.......
1. 공감합니다.
'09.7.10 4:14 PM (115.21.xxx.111)가슴에 돌을 얹은 것처럼 마음이 무겁습니다.ㅠㅠ
2. ..
'09.7.10 4:21 PM (121.88.xxx.179)님글이 꼭 제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것 같아..또 눈물이 납니다.
날이 참..아름답죠?..이렇게 아름다운날..그분답게 가셨어요..
하지만 놓을수가 없으니 우리 이 맘은 어떻게 해야할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세월이 약이라는데..저에겐 세월이 독같아요..3. 원글님
'09.7.10 4:23 PM (116.41.xxx.33)말씀 구절구절 제 마음에도 닿습니다.
지금도 참 많이 보고싶고,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빈 자리가 생겨버렸네요.4. 꽁지
'09.7.10 4:29 PM (59.6.xxx.30)오늘, 하늘을 우러러 봐도 참 깨끗하네요.
그 님을 닮은 날씨입니다.
원글님 말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마음 속에 영원히 이 슬픔, 억울함, 먹먹함은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 빈자리 그 님의 정신으로 채워넣어야겠지요.5. 저도
'09.7.10 4:36 PM (211.211.xxx.195)원글님과 같은 마음이에요
아무도 없는 집에서 인터넷판 뉴스보며 통곡하는 날이 참많네요
너무 가슴이 미어집니다...6. 제이미
'09.7.10 5:06 PM (121.131.xxx.130)사람들은 참 쉽게 잊어요.. 저도 영결식 이후로 많이 그 분을 잊고 있었습니다.
원글님 좋은 글 잘 봤습니다..7. 답답한 하루
'09.7.10 6:36 PM (116.40.xxx.63)지만 쾌청한 날씨에 약간의 위로가 됩니다.
하늘로 돌아가시는 날,그 길이 청명하고 아름다운게
고인이 천국으로 가심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나름 냉정하고 이성적이라 사람들이 제태도를 이해 못합니다.
그럴줄 몰랐다고..
겉으로 딱딱하지만, 속으로 추구하는게 따뜻해서 좋다고 하네요.8. 제비꽃
'09.7.10 7:14 PM (125.177.xxx.131)늘 나와 내가족을 위해서 울었지 다른 누군가를 위해 울어 본 적이 없었네요.
늘 현장에 있지 못한다는 죄책감때문에 아프리카 열어놓고 살지만 원글님처럼 혼을 빼고 사네요. 너무 슬프고 괴롭고 원망스럽고 아쉽고 우울하네요.ㅠㅠㅠㅠ9. 제마음도
'09.7.10 8:25 PM (118.36.xxx.190)그러네요...ㅜㅜ
그분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나고...
열심히 그리고 똑바로 살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