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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고해주세요...
감사하게도 3년까지 육아휴직이 가능한 직장에 근무하고 있었기에
여태껏 휴직을 하고 키웠더랬습니다.
친정, 시댁 모두 기댈 수 없는 데다, 매일 10시 넘어 퇴근하는 신랑 덕에
24시간 혼자서 키웠습니다.
그러는 동안 아가가 주는기쁨도 물론 컸지만,
동료들과 선후배들은 커리어를 쌓고 승진을 하고 연수를 나가고 하는데 비해
아기와 단둘이 종종종종 거리는 하루하루가 너무 단조롭게 느껴졌었습니다.
나 혼자만 퇴보하는 게 아닌가 사회에서 잊혀지는 느낌에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더랬습니다.
육아에 살림에 찌든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진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놓치면 후회하게 될 것 같아.. 이제 말도 곧잘 하고 기저귀도 뗐으니까..하며
이제 복직을 하겠다 결심하고
한 달 내내 어린이집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런데...
떼어놓고 나오려는 엄마 눈을 바라보는 아기의 눈빛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울지도 못하고 어리둥절 오도카니 앉아 있는 뒷모습에 그냥 접었습니다.
어린이집 종일반을 버티기엔 너무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육아 휴직이 허용된 남은 그 시간이
내 인생에서는 별 것 아닐지라도,
아기의 인생에서는 긴 시간이라 믿으며
할 수 있는 데까지 휴직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세 돌이 지나도 안쓰럽긴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키워놓으면 좀 더 낫지 않을까요.
눈 앞에서 날아간 소위 말하는 '잘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아쉬워하지 않도록
잘 했다고 칭찬해주세요.
저, 잘했지요, 82님들...
1. 칭찬
'09.7.9 4:50 PM (222.114.xxx.180)아주 잘 하셨어요
아이와 행복한 시간 잘 가지세요2. 어머~
'09.7.9 4:50 PM (116.120.xxx.164)부러워요~
아이 손잡고 낮잠도 코~같이 자보고..포동포동 살이 찔 아이녀석... 눈에 삼삼하네요.
잘 생각하셨어요..3. 심히~
'09.7.9 4:58 PM (59.13.xxx.51)부럽사옵니다~~ㅠㅠ
출산휴가도 달랑 2달밖에 안주는 회사에 다니다보니.....어린것 떼어놓고 직장에서 생활하고
이제 둘째가 태어나는 11월이 지나면 현재 21개월된 큰아이는 아마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꺼같은데 어찌 잘될지 모르겠네요...ㅜㅜ4. 잘하셨어요.
'09.7.9 5:07 PM (121.131.xxx.166)잘하셨어요..저 아는분이아동상담전문병원에서 상담사로 일하세요.. 그런데 일찍 떼어놓은 경우.. 문제가 생겨서 병원에 찾아오는 아이들과 부모가 참 많다고 하네요. 저도..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아이키우느라 관두고 많은 상실감을 겪었는데.. 그분이 제게 잘했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아이들이 모두 유치원에 다니고 유치원에 가있는 동안에만 다시 직장에 다닙니다. 물론.. 지금도 더 좋은 곳으로 가려면 풀 타임으로 뛰면서 이곳저곳으로 다니겠지만 아직은 아이들이 제 손길이 더 필요한 것 같아서 욕심을 버리고 있습니다. 인생.. 길다 생각하고 욕심을 버리고 노력하면 충분히 재취업이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유년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형성되는 만 세살까지의 시기는..평생 다시 돌아올래야 돌아올 수가 없지요.
아참.. 전 대신 아이 키우는 동안에도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매일매일 공부하고 있지요. 시험도 꾸준히 봤었구요.. 원글님.. 잘하셨어요.5. 힘내세요
'09.7.9 5:08 PM (119.71.xxx.145)저도 같은 문제로 엄청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 1년 육아휴직을 내논 상황인데... 님과 똑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도 우리 아이들을 보며 힘내자구요
저는 기독교인인데요
제가 참고한 기독교 서적중에
처음 3년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한다고 나와있더라구요
비록 내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이라 믿고
우리 힘네요!!!!
진짜 진짜 잘하셨어요
전 육아휴직 연장이나 아님 퇴직을 고려중인데
아직 제 자아가 죽지 않아서 걱정이예요 ㅠ.ㅠ6. ^^
'09.7.9 5:12 PM (220.78.xxx.31)정말 큰 결심하셨습니다. 나중에 정말 두고두고 옳은 결정이었다고 곱씹으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