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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1주인데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걱정 조회수 : 1,070
작성일 : 2009-07-07 11:41:57
어제 퇴근길에...
초기 유산기가 있어서 조심해야된다는 산부인과 진단도 있고 해서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회사를 늘 택시를 타고 다니다가
어제는 집에 가는 길에 살 것이 있어 조금 걸었어요.

골목의 신호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앞쪽 도로에서 좌회전해오던 차량이 절 보고도 멈추지 않고
달려오는게 느껴졌어요.

왜 드라마 보면.. 차가 빵빵 거리고 달려오는데,
주인공은 피하지도 않고 놀라서 그냥 서있잖아요..
그게 정말 이해가 안되었는데,
그 짧은 몇 초가 정말 드라마처럼 느껴지더군요.
어, 어, 어 하면서 제가 차를 짚고 쓰러진 것 같은데
눈뜨니 도로 위에 제가 누워있었어요.
머리와 어깨가 너무 아프고,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혼비백산한 운전자분이 나와서 괜찮냐고 물어보시는데..
제 첫마디가 "저 임산부에요"였던 것 같아요...
너무 걱정이 되어서 어쩔 줄을 몰랐어요..
작년에 계류유산 후 기다리던 아기를 가진지 얼마 안되어서..
아기가 잘못되었으면 어쩌나 그 걱정밖에 안들더라구요..

주변에 목격자라며 내 연락처를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가 한의사라며 와서 내 머리를 만져보려는 할아버지도 있었고..
얼마나 그렇게 도로 위에 누워있었을까.. 운전자분이 부른 앰뷸런스가 왔어요.

한 병원을 들렀다가 응급실이 만원이길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가장 먼저 초음파를 했는데, 퇴근하려다가 다시 불려온 의사가
간단하게 보더니 이상없다고 말했어요.
저는 심장 뛰는 소리도 불규칙한 것 같고, 아이가 이상하게 축 늘어져있는 것 같았는데...
정말 괜찮냐고 재차 물었더니 괜찮다며 1~2주 후에 다시 검사해보라고 하더군요..

머리랑 어깨 엑스레이와 CT를 촬영해야한다고 하더니,
임산부라 안되겠다고 MRI를 찍더군요..
그 기계 안에 들어가있는 40분이 지옥같았어요.
얼마나 큰 굉음이 지속적으로 들리는지... 소음에 안그래도 놀란 아가가 스트레스받을까봐
아가야 괜찮아 이건 음악소리야.. 우리 지금 어느 락밴드 공연에 와있는거야..
그러면서 어이없게 버텼어요..

MRI로 골절 여부는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며
소견 상 쇄골뼈 골절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
엑스레이로 정확히 확인해볼 수 없어 답답하다며 팔자 부목을 데어줬어요.
머리는 의사도 놀랄만큼 피가 꽉 찼지만 머리 안쪽에 피가 찬 것이 아니라서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거라고..

새벽 1시에 부목을 푸를 수가 없어 병원복을 입고 그대로 퇴원했어요..
응급실에 있는 6시간 동안 응급실에 실려와 갑자기 죽은 사람도 있었고...
부고를 달려와 넋을 잃고 통곡하는 가족들도 봤어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네요.
그냥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면... 혹은 조금 늦게 회사에서 나왔더라면...
아가한테 너무 미안하고 걱정되어요..
연신 눈물 흘리며 죄송하다고 자리를 못뜨던 운전자분도 안쓰럽고..

쇄골뼈가 6주 안에 붙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한다는데
아기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제 아기 괜찮겠죠?
제발 후유증이나 나중에 자궁 수축 같은 것 없이...
건강하게만 태어나주면 좋겠어요..
아기를 또 잃고 싶지 않아요..

IP : 125.177.xxx.15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너무
    '09.7.7 11:45 AM (221.142.xxx.119)

    걱정하면 긴장돼서 안좋을것 같아요.
    저도 4개월 정도에 정지된 상태에서 추돌당했는데 괜찮았거든요.

    마음을 좀 편안히 가져보세요.
    보험 처리는 하셨지요....일단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하니....최대한 편안히....편안하게 마음 먹으세요.

  • 2. 아는 분 중에
    '09.7.7 11:49 AM (115.136.xxx.157)

    임신 중 운전석 옆 자리에서 사고 당하셨는데...아기 괜찮아요. 잘 자라고 있구요.
    다른 친구도 본인이 운전하다가 충돌했는데...역시 잘 자라고 있구요.

    괜찮을 거예요. 의사말 믿고 맘 편이 가지세요. 아이 강할 거예요.

  • 3. 고맙습니다
    '09.7.7 11:52 AM (124.56.xxx.60)

    아휴... 어쨌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세요 잘 되실 겁니다.

  • 4. 둘째 맘
    '09.7.7 12:05 PM (210.115.xxx.46)

    마음이 참 예쁘신 분같아요.
    분명히 하느님이 잘 살펴주셔서
    쇄골뼈도 붙여주시고
    아이도 건강하게 태어나게 해주실거에요.
    힘내세요. 기도 같이 드릴게요.

  • 5. 첫아이때..
    '09.7.7 12:34 PM (125.182.xxx.39)

    제가 첫아이 임신 3개월때
    정지상태에 운전석에 앉아 있다가 추돌사고 당했어요..
    근데 지금 건강하게 잘 크고 현재 9살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안정을 취하세요...
    괜찮을거예요.....홧팅!

  • 6. .
    '09.7.7 1:31 PM (116.45.xxx.118)

    사연이 많은 아이일수록 건강하게 태어나 잘 자라더라구요..
    걱정마시고 힘내세요..화이팅~

  • 7. 저도11주때..
    '09.7.7 5:30 PM (125.187.xxx.132)

    저도 딱 11주때 교통사고 당했었어요...
    정지해서있는데 뒤에서 와서 딱 박았죠...
    부딪힐때 갑자기 밑에서 뭔가 나온듯해 화장실가봤더니 피가 탁 나왔더라구요...
    놀래가지고 부랴부랴 병원갔는데 점심시간....그 점심시간 끝나길 기다리며 얼마나 울었나 몰라요...
    병원갔더니 아무이상없고 심장도 잘 뛴다고했었네요..
    근데 지금 울애기 옆에서 비됴보며 놀고있어요~~~에고 이뿐것~~~~
    병원에서 괜찮다면 괜찮을꺼예요 ~~~ 순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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