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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쳤어요-ㄴ-

jules 조회수 : 2,013
작성일 : 2009-07-04 15:02:22
바빠서 한동안 머리를 못 자른 남편이 어젯밤에 갑자기 '머리 잘라줄래?' 하고 묻더라구요.
가끔 제 손으로 남편 머리 한 번 잘라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급 반가워져서 당장 이발기랑 가위를 사자고 집 근처 미용도구가게로 달려갔지요..
제가 막 신나서 어떻게 잘라줄까~ 첨인데 무지 설렌다~ 좋아라했더니 남편이 슬슬 걱정을 하기 시작..
'근데 머리는 잘라봤어..? 남자사진 많은 잡지라도 사 가자..'
'나 손재주있는거 모르나~걱정마시라~~'
이때까지만 해도 별 걱정 없이 큰소리 떵떵 치며 집으로 와서 이발기를 세팅하고
화장실에 의자 갖다 놓고, 큰 보자기 남편목에 둘러주고
머리카락 따가울까봐 옷도 벗겨놓은터라 보자기만 두르고 학생처럼 얌전히 앉아있는 남편 뒷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ㅋㅋㅋ
근데 이발기를 첨 사용해봐서 어떻게 해야할지 좀 난감해지더군요;
걱정가득한 얼굴로 남편이 사용법을 설명해주는데 에잉, 한 번 해보자~ 하고 작동을 하고
머리에 갖다대는순간
윙~~~~~~
참 잘 깎이더라구요-_-
순간 숭덩숭덩 수북하게 떨어진 한줌의 머리카락과 어색하게 푹 파인 뒷머리에 헉! 하는 소리가 나왔으나
거울속으로 보이는 해맑은 남편의 얼굴에 당황한 표정을 감추고 여기저기 수습을 해 보려고 갖다대는데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만 가고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쫙...
점점 훤해지는 뒷머리를 일단 포기하고 옆머리에 손을 대기 시작
서툰 손길을 느낀 남편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지고
아니 그게 아니지~ 이렇게해서 저렇게~ 설명을 하던 남편이 결국 짜증 폭발-_-
어느새 거울속의 남자는 낯선 동네아저씨로 편해있었지요...
게다가 양쪽 길이도 다른것이 90년대 댄스가수도 아니고, 저는 애써 기분을 풀어준답시고
장국영머리다~ 하며 말도안되는 위로를 했으나 수습 불가;
점점 화를 내기 시작한 남편과 이 상황이 너무 막막해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
결국 침실로 가서 웅크리고 흑흑 흐느끼는데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남편이(왠지 다른남자같은 느낌--) 오더니 달래주고 오히려 절 위로하는 상황이..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할거아냐.......'
서러워서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남편이 놀림감은 면해야되지 싶어 겨우겨우 마무리를 했네요.
자려고 침대에 누워 제게 속삭이더군요.
'담엔 내가 머리 잘라줄게.....'
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보니 왠 군인아저씨가 있네요.
책보고 연습좀 해야겠어요.히히.




IP : 116.40.xxx.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ㅎㅎㅎ
    '09.7.4 3:10 PM (211.243.xxx.231)

    아우 막 깔깔대고 웃으면서 읽었네요.
    진짜세요?
    우와.. 두 분 다 너무 용감하신거 아니예요.
    용감하게 경험도 없이 남편머리 잘라주신 아내나.. 머리를 아내에게 맡긴 남편이나..
    남편분 성격 너~~무 좋으세요.
    그런데 다음에 남편분께 머리를 맡기실껀가요? 궁금... ㅋㅋㅋㅋ

  • 2. ㅍㅎㅎ
    '09.7.4 3:11 PM (124.56.xxx.164)

    혼자 모니터 앞에서 낄낄대고 웃고있네요
    두분 모습이 상상되서...
    원글님 너무 귀엽고 남편분 너무 착하네요 ^^

  • 3. .
    '09.7.4 3:11 PM (119.203.xxx.189)

    세상에
    미용 배운것도 아닌데 남편 머리 잘랐어요?
    두분 용감무쌍하시다.
    예전에 이웃이 바리깡인지 사다가 애들 머리 깍아 줬는데
    정말 볼만했거든요.
    나중엔 제법 숙달되어 봐줄만 했지만.
    남편분 성격 좋은 분인가봐요.
    "'담엔 내가 머리 잘라 줄게...'ㅎㅎㅎ

    귀여운 신혼부부 같아요.

  • 4. 코스코
    '09.7.4 3:24 PM (222.106.xxx.83)

    ㅎㅎㅎㅎㅎ...
    신혼때 처음으로 남편 머리짤라주던날이 생각나더군요
    뒤에는 바리깡으로 밀었는데 움푹파인것을 너무나 당황해서 남편에게 보여줬더니
    한참 보고, 저의 눈물글성이는 얼굴을 보고, 다시 자기 머리를 보더니만
    "괜찬아~ 내가 뒤는 볼필요 없잔아~" 하며 저를 달래더라구요
    ㅎㅎㅎㅎ

  • 5. jules
    '09.7.4 3:28 PM (116.40.xxx.3)

    지금 생각해보면 무식한자가 용감하다고, 뭔생각으로 했는지 몰라요 헤헤. 간혹 집에서 미용하신다는 분들 계셔서 저도 해봤다가 좋은경험;했어요. 남편이 평생 기억할꺼라더라구요ㅋㅋㅋ

  • 6. ??
    '09.7.4 3:31 PM (220.71.xxx.144)

    부러운 신혼이시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7. ..
    '09.7.4 8:42 PM (58.148.xxx.8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는 콩트를 읽는 기분이에요,
    현실이 훨씬 재미있다는 거...
    근데 원글님, 다음에 남편한테 머리 잘라달라고
    맡기지는 않으실 거죠?

  • 8. 고속도로
    '09.7.5 7:30 PM (218.52.xxx.156)

    저도 예전 생각에 공감이나 한참 웃었네요.

    두째 아들 머리자를때 머리 중간에 고속도로를 내여 한참 울었어요.

    중학교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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