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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 손맛의 비법은 게으름..

문득 조회수 : 5,896
작성일 : 2009-07-04 12:37:19
결혼하면서 살림을 해보니 엄마 생각이 많이 나잖아요
엄마가 무척 살림과는 거리가 멀었거든요.

본인 치장하고..사생활(?)을 중요시하지
살림을 공들여~~쓸고닦고 음식만드시고..이러진 않았아요
그것떄매 평생~~아빠잔소리를 달고 사시죠

그렇다고 뭐 지저분하거나 밥을 안주시는건 아니지만요..^^

그런데 엄마가 음식을 잘하세요.
음식잘하는 사람은..저장음식도 만들고 때되면 계절음식만들고..이러잖아요
양념장이니 머니 항상 준비되어있고 냉동실도 그득그득

근데 엄마는 네버..-.-

전혀 식단 계획도 없구요.. 외출하셨다가 4-5시쯤 오셔셔 동네시장을 한바퀴 스윽 돌아서
그날그날 좋아보이는 재료를 한두개 사오셔서 1-2시간 걸쳐 저녁을 주셨는데
메인요리 2-3개 정도..

근데 항상 넘 맛있어요 ;;;;;


오늘아침에 냉동실에 곱게 다져얼려놓은 마늘을 꺼내고
역시 냉동실에 꼼꼼히 손질해놓았던 해물을 해동시키려니
문득 엄마 생각이 나더라구요

바지런하지않았던 엄마는..마늘을 다져서 얼려놓는단던가
재료를 손질해서 저장한다던가..절대 안그러시거든요.
항상 '귀찮어~ 그때 그떄 사다먹어~'
냉장고나 냉동실에도 저장되어있는게 없어요.

마늘도 한망사서 베란다에 널어놓으셨다가
밥준비하시려면 저를 부르시면서 "**야.. 마늘 하나만 까줘라"
"**야~ 집앞 슈퍼가서 파한단만 사와라~ 파가없네" 등등..

오히려 결혼하고 제가 살림하는걸 보면서는
얼린 마늘이나 향신간장..같은거 신기해하시며 가져가십니다. 크크..

그리고 항상 '음식은 재료맛이지 너무 양념만 공들이면 맛없어' 하셔요
어렸을때 바닷가에 사셨고 한때 잘사셨어서 (금방 망했지만서도 -.-;;)
좋은 재료보는 눈은 칼같으시거든요..

저랑 남대문같은데 지나가다가도...그 수많은 노점상들 중..눈이 반짝 하는곳이 있으세요
'어머 이거 토종콩이네요? ' 그러면 파시는 할머님도 깜놀하시죠.

그리고 항상 머 설렁설렁~대충대충.. 우리가 싱겁다하면 '이건 생선이 물이 좋으니까 그 맛에 먹는거야'
이런식으로 세뇌시키고..

그리고 손님이 오거나 해도 절대 미리 준비해두고 그런 긴장감이 없으시거든요.
사람 도착하면 그제야 하나하나씩 해줘요. 한꺼번에 주면 이것저것먹어서 맛없다구..

사위들도 항상 한국음식의 코스요리 선두주자라고 ㅋㅋ
근데 머~ 이쁜그릇에 하나하나 이쁘게담아주고..이런거랑은 거리가 먼데요

첨엔 야채같은거 주면서'먹고잇어~ 금방 잡채 무쳐줄께'
뜨끈하고 탱탱한 잡채 먹고있으면 바삭한 찌짐 주고.. 그제서야 마늘양파다져 양념간장 주고
이런식인데요..맛있거든요.

첨에 결혼해서 시어머니가 밥먹으러오라해서 갔더니
식탁에 반찬이 쫙 세팅되어있고 다 랩이 씌어진채로 완벽 준비가 되어있더라구요 @.@
문화의 엄청난 차이가 ...

엄마가 보고싶네요..ㅠ.ㅠ
주말 점심은 고기 많이 구워먹었는데
역시나 딸랑 된장찌개 하나랑 파무침 하나밖에 안주시지만 ^^
그릇이 비면 그때그때 다시 무쳐주는 파무침이 얼마나 맛있는데..

엄마 ㅠ.ㅠ
IP : 222.236.xxx.196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09.7.4 12:41 PM (123.204.xxx.97)

    그런데 전 왜 읽으면서
    어머니께서 손이 엄청 빠른 분이란 생각이 들까요?^^

    그때 그때 신선한 재료로 하는 음식이 제일 좋지요.

  • 2. 원글
    '09.7.4 12:43 PM (222.236.xxx.196)

    네..손이 빠르다고해야하나.. 성의가 없다고 해야하나..ㅎㅎㅎ
    공들여서 채썰고 다듬고 이런분은 아니시거든요..

    키톡분들보면 넘 신기해요
    너무너무 정성스럽게 요리해서.. 식구들이 감사해야할것 같아요.
    사실 저는 엄마가 너무 대애충~해주셔서..
    엄마한테 감사한 마음은 벼로 없었거든요 ㅎㅎㅎ

    도시락도 다른애들은 은박지에 곱게 반찬분리해서 가져오는데..
    제 도시락은 너무 터프했어요-.-

  • 3. --
    '09.7.4 12:43 PM (114.204.xxx.43)

    게으른 분 아니신데요...
    그때 그때 음식하시고, 모자르면 맞춰서 더 하시고...
    아고 넘 부럽습니다.
    탱탱한 잡채, 바삭한 지짐 ㅜ.ㅜ

  • 4. 아나키
    '09.7.4 12:47 PM (116.123.xxx.206)

    음식 솜씨가 있으시니 대~충 하시는 것 같아 보여도 음식이 맛있는 거지요.
    거기에 손도 빠르시고, 상황판단(대강 있는 재료로)도 엄청 빠르신에ㅛ.

    모양보다는 맛을 중시하시는 분 같네요. 친정어머님이요.

    전 모양과 맛 둘중에 꼭 하나를 선택하라면 맛을 선택하겠어요.

  • 5. 까만봄
    '09.7.4 12:49 PM (220.72.xxx.236)

    저두 그때때...반찬만들어 ...제때제때 처치하자.주의였는데...

    요즘은 밑반찬이란걸 한,두가지씩 장만하니...

    식탁이 정말 넘쳐나네요.

    어머님 요리철학이 저랑 비슷하신듯...
    좋은 재료선택이 80%~90%다.ㅋㅋ

    그리고 절대 게으른신건 아이고,순발력,센스 있으신분인듯...
    막~~~어머님께 묻어가는 1인.

  • 6. 원글
    '09.7.4 12:50 PM (222.236.xxx.196)

    그런게 손맛인걸까요?
    여느 어머님들처럼..-.-;레시피 그런 비슷한 것도 없구요
    제가 뭘 전화로 여쭤봐도..어..그게 아고~~모르겠다 만들면서 맛을봐야
    이거 필요하다 저거 필요하다 알지 그걸 어떻게 미리 아니..-.-; 하시거든요

    사위들이..어머니 음식 넘 맛있다고 하는데도.
    여전히 좀 민망해하시는..귀여우신 울 여사님

  • 7. 제 여동생이
    '09.7.4 12:58 PM (222.104.xxx.10)

    어릴때부터 요리를 해요.
    진짜 요리책에 나오는

    그런데 손바닥에 두부 놓고 대강 썰어넣고 호박도 손바닥위에서 ...
    마늘도 그자리에서 까서 칼로 내리쳐 대충 그래서 마늘이 씹히는.....
    엄마 게찌게를 못따라가요.

    울엄마도 그때그때를 좋아하셔서 늘 분주하셨어요.
    저도 원글님처럼 늘 엄마옆에서 잔심부름하느라 열 엄청 받았었는데.

  • 8. ^^
    '09.7.4 1:05 PM (124.111.xxx.196)

    어머님 게으르신거 아닌데요.
    저희 집(엄마, 할머니)도 재료를냉동한다던거 쟁여놓는다던가 이렇거 딱 질색하세요
    외려 제가 게을러서 냉동실에 쟁여놓고 요리하거나 그러는데 확실히 그때그때 신선한 걸로 사다가 만들어 먹는게 냉동해둔 것보다 훨 맛있습니다.
    이게 오히려 번거롭고 힘든 일이죠.
    냉동마늘,냉동멸치,냉동생선들, 냉동양념들... 게으른 제가 쟁여놓는 목록을 생각하니 샐수 없이 많지만 솔직히 그거 다 조금씩 그때그때 사다가 만들라 하면 힘들어서 못하죠.
    제 생각엔 어머님이 참 부지런 하신 것 같습니다

  • 9. 아 정말
    '09.7.4 1:14 PM (220.79.xxx.37)

    시장 옆에서 살고 싶어요.
    님 어머님처럼 하고 싶어도
    이건 뭐 파 한단 사려도 마트가야 하니...
    대형마트 들어오고 동네 반찬가게들 다 문닫은거 같아요.
    집옆 반찬가게 넘 그리워요.
    나가서 그때 그때 필요한거 조금씩 사오고
    퇴근하면서 들러서 손에 잡히는 대로 그날 물좋은 채소 생선 사오고.
    대형마트가 서민의 삶을 너무 많이 바꾸어 놓은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씁슬하기도 합니다요.

  • 10. 원글
    '09.7.4 1:23 PM (122.47.xxx.79)

    아 정말 님..
    맞아요!!
    저도 이 내용 쓰다가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것 같아서 -.-;; 다시 지웠는데
    마트가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음식문화자체를 바꾸는것 같아서 씁쓸해요
    어릴적 시장엔.. 정말 믿을수있는 농수산물들이 싱싱하게 그득그득했는데
    직접 골라서 소량씩 살수도 있었구요.

    진짜 요즘은..저도 생협을 많이 이용하기는 하는데..
    머 조그만거 하나 떨어져서 살래도..동네엔 편의점밖에 없고..
    이상해진것같아요.

  • 11.
    '09.7.4 1:33 PM (121.131.xxx.64)

    저희 엄마도 저장, 손질.. 그런거 없었어요. ^^김치 한가지만 그랬을 정도에요.
    시집와서야 마늘장아찌, 양파장아찌, 매실장아찌 등등이
    계절에 맞춰 준비되고 저장되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시어머님께서 매사 준비 철저로 랩 다 꼭꼭 씌워서 완벽하게 세팅이 되어 있는 것도 원글님과 비슷해요.

    도시락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곱게 반찬 분리하는 모양낸 은박지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분리는 하시되 은박지에 꽁꽁 뭉쳐서 분리를 해서 넣으셨지요. ...아침에 일어나서 후딱 해야 되는 것이기에 급조라 두가지가 최대한인데 모양은 별로라도 맛은 ^^ 기억에 생생해요. 감자양념볶음, 단무지무침, 오이무침 같은거..ㅋ장조림따위는 취급 안하시고 삶은계란, 계란후라이, 달걀말이 등등이 있었지요. 메추리알은 까기 귀찮아서 아예 쇼핑 품목에 없었고요.

    친정엄마의 대충대충 모양은 없지만 후다다닥 끓여내는 그 맛의 독특한 매력이 있더군요.
    돼지고기 두부찌게라든지, (감기걸리면 항상 끓여주셨던) 경상도식 김치콩나물 찌게라든지
    색깔 맞춰 파도 옆에 모양삼아 예쁘게 올리는 그런 모양세팅은 없었는데 이상스럽게 촥촥 감기는 맛이 있었어요.

  • 12. 예전엔
    '09.7.4 1:33 PM (121.134.xxx.225)

    동네 시장에서 장 봐다가 2-3일 해먹고 또 장 보고...마트라고는 가시지 않았던 울 엄마. 아프셔서 바지런하게 번쩍번쩍 살림 하시지는 못해도 먹을거리 하나는 확실하게 챙겨주셨어요. 마늘 베란다에 걸어놓고 밥해먹을때 마다 까서 찧게 하시고 생강 까라 그러시고 (님 글 보니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ㅎㅎ) 두부 좀 사와라, 콩나물 300원어치 사와라 동네 가게나 시장 심부름 시키시는게 참 짜증 났었는데... 메인 요리 1-2개만 새로 해놓고 먹어도 꿀맛이었던 엄마의 밥상이 생각나요. 지금은 안계시지만...엄마 보고 싶네요. 엄마의 잡채랑 사라다(샐러드가 아닌)도 먹고 싶어요...

  • 13. 원글님
    '09.7.4 1:56 PM (125.177.xxx.83)

    어머님 웬지 멋져요. 유럽 프랑스 이탈리아식 마마 같다는 느낌?
    샐러드를 만들어도 바로 테이블위에서 드레싱 뿌리고 같은 치즈라도 비싼 걸 고른다는 미식가들..좋은 재료를 신선할 때 척척 골라내는 안목..거기에 적당한 게으름? 뭔가 매력 철철^^

  • 14. ..
    '09.7.4 2:12 PM (112.72.xxx.231)

    그때그때 사다먹는게 더 맛있어요 냉동에 들어갔던건 아무래도 맛이 떨어지죠

    아무것도 모르던 새댁때는 이거저거 사들였는데 이제는 메인요리 한가지만 하고

    나머지는 집에있는 김치 뭐 이런거 먹으니 남는거 없고 좋던데요

  • 15. 그냥
    '09.7.4 2:13 PM (211.109.xxx.166)

    방송국에 보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요즘은 이런 요리 사연이 별로 없는것 같아서요...재미 있네요. 글이.

  • 16. ........
    '09.7.4 2:30 PM (121.147.xxx.151)

    어머님은 맛을 진정 즐기고 아시는 분이셨군요.
    게다가 손님 앉혀놓고 음식을 하나씩 해주실 수 있는 정도의 여유까지~~

    전 손님이 온다면 1주일전부터 재료 준비 냉동실에 준비해 놓을 수 있는 건 해놓고
    이렇게 온갖 수선을 떨면서도 준비가 부족한데
    저도 그런 여유 배짱 배우고 싶네요

  • 17. 11
    '09.7.4 2:42 PM (114.201.xxx.155)

    어머니의 여유,배짱 부러워요~

  • 18. 고수
    '09.7.4 3:22 PM (211.203.xxx.135)

    진정한 고수신데요.
    위의 댓글 중 손바닥에 두부 놓고 썰어 놓는다는 말씀
    예전에 저의 친정 엄마가 그러셨거든요.
    근데 올케 언니를 보니 도마에 놓고 썰더라구요.
    그래서 물었죠.
    언니는 왜 두부를 도마에 써냐고요.
    언니의 당황해하는 답변이 떠오릅니다.

    전 두부는 손바닥에 놓고 썰어서 바로 넣는 줄 알았답니다.

    그런 분들이 정말 고수라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예전 어머니들의 솜씨가 정말 훌륭하다는 걸
    이제사 조금씩 느낍니다.

    온갖 재료 사다놓고도 맛은 영 아닐때가 대부분이거든요 .제가

  • 19.
    '09.7.4 3:45 PM (121.167.xxx.180)

    원글님 어머님 절대로 게으른것이 아닌듯...
    원래 고수는 레시피가 없는 법이죠...
    손이 알아서 다 해주니...

    제 동서가 굉장히 게으른데,
    손맛은 기가막혀요.
    그냥 있는 풋고추나 마늘만 간장에 다져 넣어도,
    세상에 다시없는 양념간장이 되더군요.

  • 20. 원글
    '09.7.4 3:47 PM (222.236.xxx.196)

    맞아요 맞아!!!!!!
    두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무 재밌네요
    저희 엄마도 두부 손바닥에 썰어서 넣으시는데..
    저두 두부는 도마에서 썰면 다 뭉그러지는줄 알았어요

    그리고 저 결혼할때 살림살이두.. 통스뎅같은거 무겁다구 -.-;
    얇다란 스뎅냄비들과 코팅팬들을 사주셨는데
    (제가 82를 알고나서 얼마나 후회했는데요 ㅠ.ㅠ 왜몰랐을까)

    냄비나 도구도 사은품같은거 쓰시고 무쇠,,통삼중,,이런것도 안쓰시는데
    맛나게 하시잖아요.
    저희집에 오시면 얼마나 신기해하시는지..ㅋㅋ (각종 무쇠제품들을 보시고)

  • 21. 우리집은
    '09.7.4 4:47 PM (211.192.xxx.27)

    비결이 다시다 한숟갈,,,그래도 미원 안 넣는다고 큰소리 치십니다 ㅠㅠ

  • 22. 그러게요
    '09.7.4 8:37 PM (119.70.xxx.114)

    한적하고 멀찍한 곳에 마트 만들어놓고, 시장 다 없어지면,
    멀지만 할수없이 마트가서 한꺼번에 사게 만들고,
    그거 쟁여놓을 김치냉장고 팔고,
    거기까지 가야할 자동차 팔고,
    코딱지만큼 시식후 식품첨가물 들어간 음식 먹이고,
    그런거 먹고 병생기면
    약 수입해 팔고...
    자기네 병원 가게 만들고,
    돈 더 벌려고 영리병원 추진하고..

  • 23. 정말
    '09.7.4 9:26 PM (87.3.xxx.140)

    딱 이태리식 엄마네요. 제가 지금 이태리에 사는데 여기 사람들이 그렇거든요. 냉장고에 저장해 놓는게 별로 없어요. 늘 그때 그때 사 먹고... 내륙지방이라 생선은 어차피 다 냉동으로 팔지만서도. 집에 초대받아서 가면 아줌마들이 그때부터 하나씩 해서 음식을 내오죠. 얘기하면서 요리하고, 또 동시에 밥도 먹고... 도착하면 그때 메론 슥슥 썰어서 생햄을 그 자리에서 잘라 턱턱 얹어 주시구요, 요리하다 바질, 이탈리안 파슬리 필요하면 부엌 창문 앞에 있는 화분에서 뚝뚝 따서 손으로 대충 찢어 넣구요... 저희 엄마도 그런 분이신데. 바닷가에 살아서 항상 싱싱한 해물 먹고 자랐구요... 엄마 너무 보고 싶어요.

  • 24. 나이오십아줌마
    '09.7.4 9:29 PM (211.193.xxx.146)

    원글님도 세월이 흐르면 친정어머니처럼 되실겁니다
    그어머니의 딸인데 솜씨가 어디가려구요
    나도
    울엄마가 해주시는 따끈한 비지찌개 한그릇먹고 힘내고 싶다..
    하늘나라에선 택배가 안되려나....

  • 25.
    '09.7.4 9:38 PM (115.143.xxx.57)

    어머님 절대 게으른신분 아닌거같은데요.
    그때그때 장보고, 마늘 그때그때 까서 요리하고 하는게 더 귀찮은거아닌가요?
    매번 장보고 재료준비하기 귀찮으니까 대량으로 만들어서 얼리고 녹여먹고 하는거같은데.

    맛있는 이유는 솜씨가 있고 손이 빠르기도 하시지만
    바로바로 해서 주시니까 더 맛있는것같아요.
    저희어머님은 부지런히(?) 미리 해놨다가 데워주셔서 항상 맛이 없거든요.
    부침개도 다 부쳐서 싸주시는데 그때그때 부쳐먹어야 맛잇는거 매번 싸주셔서 난감해요 -_-

  • 26. 완전 공감!
    '09.7.4 9:45 PM (222.107.xxx.126)

    저도 자랄 때는 다른 엄마들도 다 그러신 줄 알았어요. 근데 결혼해서 제가 음식 해먹어보니까 엄마 솜씨가 정말 고수이셨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냉장고는 텅텅 비어있는데, 요술처럼 뚝딱 만들어 내시죠. 마당에서 파 뽑아오라고 시키시고, 지하실에 내려가서 양파 두어개 가져오라고 시키시고.. 슬쩍 슬쩍 하시는데 사위라도 가면 상다리가 부러지죠. 에고.. 엄마 보고 싶어요~~

  • 27. .
    '09.7.4 9:55 PM (124.49.xxx.143)

    우왕 진정한 달인!
    넘 부럽네요.

  • 28. 부럽삼
    '09.7.4 9:57 PM (220.117.xxx.104)

    타고난 음식감각이 있으시고 손도 매우 빠른 분이시구만요. 부러워요~

    음식을 그때그때 사온 신선한 재료로 하신다니 맛있겠네요. 냉동실 거치고, 냉장실에 며칠 있고 그런 게 아닌 재료들. 물론 동네 가게에도 며칠씩 있던 걸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집에 묵어있던 것보단 나을 거고. 사실, 매일 매일 가게 가서 장봐오는 게 귀찮죠, 마트 가서 한가득 사서 쟁여놓는 게 귀찮나요???

    사위들한테 칭찬 받고 손사레 치시면서도 즐거워하시는 어머님이 너무 좋아보이십니다. 복받으셨어요. ^^

  • 29. 여유가
    '09.7.4 11:06 PM (211.49.xxx.116)

    원글님 어머니의 여유가 느껴져서 글 읽으면서 괜히 제 마음이 즐거워지네요.
    그런데..어머니는 살아계신거죠..마지막에 ㅠㅠ라고 하셔서...
    왠지 귀엽고 사랑스런 분일듯 싶네요^^

  • 30. 울엄마도
    '09.7.5 12:40 AM (110.12.xxx.2)

    30분만에 밥상을 뚝딱 차려내시는 신의 손이예요^^
    결혼 전에는 모르니까 엄마들은 다 이렇게 하는줄 알았다죠
    결혼해보니..난 한가지 하는데도 30분인데....
    지금은 엄마한테 저녁 안먹고 간다고 그러고 전화하면서 집에 가잖아요..
    그러면 진짜 거짓말 안하고 30분 동안 쌀 씻으시면서 뜨물받으셔서 된장찌개 국물
    얹으시고 앞에 텃밭에 후다닥 다녀오시면 손에 상추랑 부추, 파 한뿌리,된장찍어먹을 고추까지^^ 들려 있어요..
    그럼 생선 한후라이팬 얹어 놓으시고 야채 씻어서 겉절이 준비해놓으시고 그때 압력솥에
    불넣으시더라구요...
    겉절이 샤샤삭 무치시면 밥상이 완성되는 거죠..이떄 시간보면 처음 쌀 씻을때 부터 딱
    30분 경과해 있더라구요..
    그럼 울 신랑 밥 먹으면서 반찬 20가지 나오는 한정식집보다 훨씬 더 맛있다고 하면서 엄지손가락 연신 치켜세웁니다...
    이거 쓰니까 엄마표 밥상 생각나네요..
    요즘은 바쁘셔서 밥먹으러 잘 못갔거든요..
    엄마가 이런 밥상 오래 오래 차려주셨으면 좋겠어요..작년에 아버지 돌아가시니 이런 생각
    더 간절하네요 ㅠ.ㅠ

  • 31. 혹시
    '09.7.5 1:25 AM (203.223.xxx.27)

    혹시 우리 엄마가 두집 살림을? 어쩜 딱 우리 엄만데.

  • 32. 원글
    '09.7.5 2:05 AM (222.236.xxx.196)

    혹시..님은 울 언니??
    ㅋㅋㅋㅋ

    엄마 건강히 살아계셔요 ^^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평소의 캐릭터대로..시집간 딸들에게도 절대 밑반찬 바리바리 안챙겨주시고
    가끔 회사근처로 와서 새로운 것 좀 사달라십니다요..-.-++

  • 33. 민망스럽지만
    '09.7.5 4:53 AM (120.142.xxx.234)

    저도 딱 님의 어머니같은 스타일....
    게으르고...집안일 하는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런데 음식하면 남편이 항상 맛있다고 너무 좋아해요.
    전 요리책도 까다롭다는 양선용님꺼 사다보고 했는데 저랑 스타일이 안 맞더라구요.
    그냥 즉석에서 이것저것 있는대로 넣고,,,,

    아이고 그렇다고 제가 무슨 요리왕은 절대 아니구요 전 그런 고수님들 정말 존경합니다.
    정말 센스쟁이들....ㅜㅜ

  • 34. ....
    '09.7.5 11:19 AM (58.224.xxx.181)

    어쩜 우리엄마랑 비슷할까....
    혹시 우리 이모?? 우리엄마도 바닷가가 고향이시고 예전에 엄청 부잣집 딸이였는데...
    집안이... 근데 정말 우리엄마 음식 못하는줄 알았어요... 어렸을땐 밥을 잘 안해주었거든요...
    할 사람이 있으니 본인이 안하셨는데... 본인이 손수 하시면서... 요즘 우리가 말하는 레시피 그런거 없어요... 엄마 이거 맛있네 어떻게 만들었어 하면.. 뭐 그냥 대충 양념 넣었어... 그래요
    너희 처럼 뭐 몇숟가락 그렇게 하라면 못하신대요... 그리고 절대 저장식품 없어요..
    엄마집에 놀러가서 엄마 뭐 없어 하면... 어 지금 사가지고 올께 그래요...
    ㅎㅎㅎ 그런데도 어쩜 그리 잘 만드시는지... 노하우인가...

  • 35. 늘보
    '09.7.5 11:21 AM (211.109.xxx.18)

    우리 딸이 올린 글이 아닌가 했네요,

    저도 음식 솜씨가 좋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인데요,

    성격은 급한데,, 행동은 무척 게으른 사람입니다.
    그런데 음식 솜씨도 타고 나는 거 같습니다.
    울엄마, 울언니, 그리고 나.
    저도 결혼하기 전에는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하다보니 제가 한 게 젤 맛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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