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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김 전 대통령 “盧, 저승에서라도 만나…” 추도문 공개
김 전 대통령 “盧, 저승에서라도 만나…” 추도문 공개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도 기어이 만나서 지금까지 하려다 못한 이야기를 나눕시다. 그동안 부디 저승에서라도 끝까지 국민을 지켜주십시오. 위기에 처해 있는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주십시오."
지난 5월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때 추도사 낭독이 무산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도문'이 3일 뒤늦게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의 추도문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서 새로 출간되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저자 오연호)에 대한 추천사 형식을 빌어 공개됐다. 그는 "나는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동교동에서 독일 '슈피겔' 지와 인터뷰를 하다가 비서관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때 나는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했다"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 나는 노 전 대통령 생전에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에 처해지는 상황을 보고 아무래도 우리 둘이 나서야 할 때가 머지않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왔다"며 "그러던 차에 돌아가셨으니 그렇게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영결식 때 추도사 진행이 무산된 것과 관련, "상주 측으로부터 영결식 추도사 부탁을 받고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지만 하지 못했다"며 "정부 측에서 반대했다고 들었다. 어이없기도 하고 그런 일을 하는 정부에 연민의 정을 느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마음속에 간직한 추도사는 하지 못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영결식장에서 하지 못한 마음속의 그 추도사를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의 추천사로 대신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우리 국민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조문객이 500만에 이르렀다. 나는 그것이 한과 한의 결합이라고 본다. 노무현의 한과 국민의 한이 결합한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도 억울해하고 있다. 나도 억울하다. 목숨 바쳐온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으니 억울하고 분한 것"이라고 격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 당신, 죽어서도 죽지 말아달라.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다. 노무현 당신이 우리 마음속에 살아서 민주주의 위기, 경제 위기, 남북관계 위기, 이 3대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힘이 되어달라"고 간곡한 심정을 담았다. 또 "당신은 저승에서, 나는 이승에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그래야 우리가 인생을 살았던 보람이 있지 않겠나. 당신같이 유쾌하고 용감하고, 그리고 탁월한 식견을 가진 그런 지도자와 한 시대를 같이했던 것을 나는 아주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특히 "저승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도 기어이 만나서 지금까지 하려다 못한 이야기를 나누자. 그동안 부디 저승에서라도 끝까지 국민을 지켜달라. 위기에 처해 있는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국민을 향한 간곡한 호소도 담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보기 드문 쾌남아였다"면서 "우리는 우리 시대에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훌륭한 지도자를 가졌던 것을 영원히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그분이 바라던 사람답게 사는 세상,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적으로 사는 세상, 이런 세상을 위해서 우리가 뜻을 계속 이어가서 끝내 성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만일 우리가 그렇게 노력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서거했다고 해도 서거한 것이 아니다"라며 "반대로 우리가 아무리 500만이 나와서 조문했다고 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그 한과 억울함을 푸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분의 죽음은 허망한 것으로 그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노무현 대통령을 역사에 영원히 살리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 경향닷컴 안광호기자 ahn7874@khan.co.kr >
[추도문 전문]
우리가 깨어 있으면
노무현은 죽어서도 죽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동교동에서 독일 〈슈피겔〉 지와 인터뷰를 하다가 비서관으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때 나는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왜 그때 내가 그런 표현을 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온 과거를 돌아볼 때 그렇다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노 전 대통령 생전에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에 처해지는 상황을 보고 아무래도 우리 둘이 나서야 할 때가 머지않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돌아가셨으니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나는 상주 측으로부터 영결식 추도사 부탁을 받고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지 못했습니다. 정부 측에서 반대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나는 어이없기도 하고 그런 일을 하는 정부에 연민의 정을 느꼈습니다. 마음속에 간직한 추도사는 하지 못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영결식장에서 하지 못한 마음속의 그 추도사를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의 추천사로 대신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신, 죽어서도 죽지 마십시오.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노무현 당신이 우리 마음속에 살아서 민주주의 위기, 경제 위기, 남북관계 위기, 이 3대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힘이 되어주십시오.
당신은 저승에서, 나는 이승에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냅시다. 그래야 우리가 인생을 살았던 보람이 있지 않겠습니까. 당신같이 유쾌하고 용감하고, 그리고 탁월한 식견을 가진 그런 지도자와 한 시대를 같이했던 것을 나는 아주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저승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도 기어이 만나서 지금까지 하려다 못한 이야기를 나눕시다. 그동안 부디 저승에서라도 끝까지 국민을 지켜주십시오. 위기에 처해 있는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주십시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우리 국민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조문객이 500만에 이르렀습니다. 나는 그것이 한과 한의 결합이라고 봅니다. 노무현의 한과 국민의 한이 결합한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억울한 일을 당해 몸부림치다 저세상으로 갔습니다. 우리 국민들도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나도 억울합니다. 목숨 바쳐온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으니 억울하고 분한 것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만든 민주주의입니까. 1980년 광주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까. 1987년 6월항쟁을 전후해서 박종철 학생, 이한열 학생을 포함해 민주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까.
그런데 독재정권, 보수정권 50여 년 끝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10년 동안 이제 좀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되돌아가고 경제가 양극화로 되돌아가고, 남북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나는 이것이 꿈같습니다, 정말 꿈같습니다.
이 책에서 노 전 대통령은 "각성하는 시민이어야 산다.", "시민이 각성해서 시민이 지도자가 될 정도로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내가 말해온 '행동하는 양심'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 모두 행동하는 양심, 각성하는 시민이 됩시다. 그래야 이깁니다. 그래야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살려낼 수 있습니다.
그 길은 꼭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행동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바르게 투표하면 됩니다. 인터넷 같은데 글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민주주의 안 하는 정부는 지지 못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위기일 때, 그것조차 못한다면 좋은 나라와 민주국가 이런 말을 우리가 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노무현 대통령은 타고난, 탁월한 정치적 식견과 감각을 가진 우리 헌정사에 보기 드문 지도자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느 대통령보다도 국민을 사랑했고, 가까이했고, 벗이 되고자 했던 대통령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항상 서민 대중의 삶을 걱정하고 그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유일하게 자신의 소망으로 삼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당한 조사 과정에서 갖은 치욕과 억울함과 거짓과 명예훼손을 당해 결국 국민 앞에 목숨을 던지는 것 외에는 자기의 결백을 밝힐 길이 없다고 해서 돌아가신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다 알고 500만이 통곡했습니다.
그분은 보기 드문 쾌남아였습니다. 우리는 우리 시대에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훌륭한 지도자를 가졌던 것을 영원히 기억해야겠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바라던 사람답게 사는 세상,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적으로 사는 세상, 이런 세상을 위해서 우리가 뜻을 계속 이어가서 끝내 성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그렇게 노력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서거했다고 해도 서거한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우리가 아무리 500만이 나와서 조문했다고 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그 한과 억울함을 푸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분의 죽음은 허망한 것으로 그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노무현 대통령을 역사에 영원히 살리도록 노력합시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여러분,
나는 비록 몸은 건강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날까지,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이 허무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일을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연부역강(年富力强)하니 하루도 쉬지 말고 뒷일을 잘해주시길 바랍니다.
나와 노무현 대통령이 자랑할 것이 있다면 어떤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평화를 위해 일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후배 여러분들이 이어서 잘해주길 부탁합니다.
나는 이 책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가 그런 후배 여러분의 정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터뷰하고 오연호 대표 기자가 쓴 이 책을 보니 정치인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기 전후에 국민의 정부와 김대중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 책으로 참여정부와 노무현을 공부하십시오.
그래서 민주정부 10년의 가치를 재발견해 계승하고, 극복할 것이 있다면 그 대안을 만들어내서, 결국 민주주의를 위기에서 구하고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가길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깨어 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어서도 죽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김대중
*********
바람만 불어도 마음이 싸하고 코끝이 시큰한데..
이런 글 볼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ㅠ.ㅠ
1. 천개의 바람..
'09.7.3 4:02 PM (58.149.xxx.28)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09070313...
2. 천개의 바람..
'09.7.3 4:04 PM (58.149.xxx.28)'우리가 깨어 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어서도 죽지 않습니다.'
우리가 늘 깨어 있어야 겠지요..???
하지만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국민들이 많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새삼, 그분이 참 많이 그리운 날이네요.. ㅠ.ㅠ3. 창밖에
'09.7.3 4:09 PM (211.244.xxx.220)비가 많이 오네요 ㅜ.ㅜ
4. 흑흑
'09.7.3 4:12 PM (110.12.xxx.204)네~ 우리가 늘 깨어 있을께요~
갑자기 내리는 비에 마음까지 빗물로 젖어드네요.ㅠㅠ
노대통령님 하늘에서라도 부디 위기에 처해있는 이나라 국민을 구해주세요~~5. 우리의 대통령님
'09.7.3 4:29 PM (114.206.xxx.207)갈수록 마음이 더 허전하고 가슴으로 찬바람이 붑니다. 우리들의 대통령님, 그립습니다. 그 웃음소리가 그 꾸밈없던 표정이 못내 그립습니다. 어디가야 우리 대통령님을 뵈올런지요.
6. ...
'09.7.3 4:46 PM (211.211.xxx.32)아...오늘도 울게 되는구나...
너무 너무 억울해서 ... 2009년 월23일 그날을 평생 못 잊을 겁니다...7. 엉
'09.7.3 4:53 PM (211.55.xxx.30)사무실만 아니라면 통곡을 할 것 같아요.
김 전 대통령의 소회가 고스란히 제 맘속에도 와서 닿네요.
우리나라의 큰 어르신.....
부디 몸, 마음 상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시길...8. 절절함
'09.7.3 4:58 PM (219.254.xxx.231)두분 모두 참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활짝 웃으며 부끄러운듯 말씀하시던 노짱이 그립습니다.
9. 여기에
'09.7.3 5:16 PM (121.161.xxx.248)123이 뻘댓글 달면 삼대가 재수 없을 거다...
10. 후..
'09.7.3 5:22 PM (61.32.xxx.55)ㅠㅜ
부디 건강하세요.11. 감사합니다.
'09.7.3 7:04 PM (114.161.xxx.67)김대중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12. 그날이
'09.7.3 10:18 PM (125.129.xxx.14)군사독재 시절에 '그날이 오면'을 불렀다. 그날이 올까? 온 줄 알았다. 아니 단 몇 년간 그날이었다. 그리고 다시 꿈꾼다 "그날이 오면'..
조문하면서 왈칵 울음을 터뜨리던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른다. 한 시대를 살아낸, 노장의 모습, 동료를 떠나 보낸 남은 사람의 모습.. 건강하시길..13. 김대중스승님
'09.7.3 10:29 PM (114.204.xxx.151)당신은 우리나라의 스승님이십니다
부디 만수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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