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펌]하얀 마이클

ㅠ.ㅠ 조회수 : 730
작성일 : 2009-07-03 09:42:17
[신기주 칼럼] 검게 태어난 마이클은 하얗게 잠들었다. 검은 비극이다.
기사입력 2009-07-02 오후 6:46:41

     엘비스 프레슬리는 위대했다. 아니다. 엘리스 프레슬리는 위대한 백인이었다. 엘비스는 흑인들의 록큰롤을 제 것으로 구사한 최초의 백인이었다. 미국의 대중들이 엘비스에 열광할 수 있었던 건 그가 백인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흑인이었다면 결코 황제의 보위에 오르지 못했다.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백인 청소년들이 흑인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건 언제나 금기였다.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이 목화 밭에서 영가를 부르던 시절부터 검은 음악은 백인의 귀에도 송글 맺혔다. 마지못해 백인들은 흑인들한테 서양 악기를 쥐어졌다. 흑인들은 바이올린과 트럼펫과 섹소폰과 콘트라베이스로 백인들과는 전혀 다른 음악을 창조했다. 그걸 백인들은 재즈라고 불렀다. 20세기는 미국 백인 사회가 자신들의 문화적 주도권을 흑인들한테 빼앗기지 않으려고 앙탈을 부린 역사였다. 관건은 누가 젊은이들의 귀를 사로잡을 것이냐였다. 재즈부터 록큰롤까지 언제나 흑인이 먼저 나섰다. 흑인의 음악적 DNA 안엔 코카시인 백인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음악적 영감이 잠겨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승리는 늘 백인의 몫이었다. <드림걸즈>에서 어떻게 백인들이 흑인들의 창조물을 강탈해가는지가 잘 나온다. 흑인들이 멋진 음악을 창작하면 백인들은 돈과 권력으로 그 음악을 제 것으로 만든다. 음반을 살 돈이 있는 것도 백인이고 음악을 틀어줄 방송 권력을 움직이는 것도 백인이었다. 그런데 <드림걸즈>의 검은 주인공들은 그런 억울함을 정의로움 앞에서 해소하려 들지 않는다. 그저 받아들인다. 수백 년 동안 그들의 검은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배웠다. 백인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그들의 법을 따라야 한다는 걸 말이다. 그들은 이미 마틴 루터 킹을 잃었고 말콤X를 잃었다.


▲ 마이클 잭슨 (사진 출처 : 마이클 잭슨 공식 홈페이지)

태어날 때 검은 자였던 마이클 잭슨은 죽을 땐 하얀 자로 잠들었다. 몸을 계속 하얗게 만들기 위해 맞아야 했던 수많은 주사 자국이 뼈만 남은 앙상한 몸을 뒤덮고 있었다. 마이클 잭슨은 팝의 황제였다. 그러나 황제가 되려면 백인이 돼야 했다. 마이클 잭슨은 엘비스의 뒤를 잇고 싶었다. 리사 마리 프레슬리와 결혼했다. 황제가 되고 싶다는 욕망은 백인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그를 옥죄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에미넴은 대단한 랩퍼다. 그러나 에미넴이 대단해질 수 있었던 건 그의 음악이 훌륭했고 그의 피부가 하얘서였다. 에미넴은 랩의 엘비스 프레슬리라고 불린다. 그는 흑인이 창조한 랩이라는 음악 장르를 가장 완벽하게 구사한 백인이었다.

마이클 잭슨의 죽음은 대중음악의 한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다. 하지만 사회적으론 끝이 아니다. 정상에 서기 위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버려야 하는 비극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그리고 한국에서도, 권력을 쥔 다수가 소수에게 변신과 적응을 강요하는 폭력은 수많은 마이클을 낳고 있다. 하얀 마이클은 노래했다. Heal the world. Make it better place.
IP : 211.179.xxx.12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9.7.3 9:44 AM (125.178.xxx.140)

    슬프네요.

  • 2. 이건뭐지?
    '09.7.3 1:15 PM (110.8.xxx.51)

    몸을 계속 하얗게 만들기 위해 맞아야 했던 수많은 주사 자국?

    피부를 하얗게 해주는 주사가 있데요?
    82쿡님들 이거 죄다 엉터리라고 판단할 능력 다 있으신데, 굳이 퍼오실 필요까지?
    마이클 얘기하다 에미넴으로 넘어가는, 음, 에미넴 팬이 쓰셨나 봐요.
    자기가 뭐 얘기하려는 지 잘 모르는 거 같은 데요.
    결론은 에미넴이 마이클보다 낫다는 건가?

  • 3. .
    '09.7.3 2:44 PM (122.34.xxx.11)

    현재 기술로도..흑인을 백인피부로 만들어달라고 병원 가서 이야기 하면
    의사의 비웃음을 볼 수 있을거란 말 이 떠오르네요.

  • 4. **
    '09.7.3 6:50 PM (211.172.xxx.249)

    그동안 뭘 보셨나?
    마이클이 백인이 되고 싶어했다는거
    잘못알려진 사실이라는거 아직 못들으셨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3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1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2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8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84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6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8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21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22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67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8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7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12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8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21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53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26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6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4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5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4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3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59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8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70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9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9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2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14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8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