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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습니다..

무거운 어깨.. 조회수 : 1,753
작성일 : 2009-07-02 23:47:38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저 위로받고 싶어 몇자 적습니다..

어릴적  아버지의 사업병,  알콜중독, 간암으로 인한 투병생활로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대학교 졸업하던해 돌아가셨구요.
어머니가 이일, 저일 해가며 우리 삼형제 어렵게 키우셨어요.
지금은 저랑 막내는 결혼하여 분가하고 결혼 안한 여동생이 엄마랑 삽니다.

어릴적 집은 가난하고 우울했지만 덕분인지 동생들이랑 잘 뭉쳐서 의지하고 살아왔구요.
일 열심히해서 주변에다  아쉬운 소리 한번 안하고 살았습니다.
소처럼 일해서 식구들  잘 먹이고 잘 입히면 그것이 행복이려니 하고 살았네요.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더군요..

막내( 일곱살 아래의 남동생입니다)가 결혼하고 나서 모든 식구가 불행하다네요.
엄마는 막내한테 서운해하시지만 말을 안하시고 우울해하시고 웃지않으십니다.
같이사는 여동생은 아무리 잘해드려도 늘 우울해하는 엄마가 이젠 힘들고 남동생네가
원망스럽다고하구요..

이런 집안 분위기 개선해보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저와 남편이 낼수 있는 모든 시간을 투자해서 모시고 여행도 가고 드라이브도하고 음식도 해드리고
별짓을 다해봤어요. 하지만 말로만 좋다하시지 기분은 나아지시지 않구요..

이런 친정때문에 시댁에 더 잘해야하는 저로서는,
양쪽 눈치보느라  날마다 시퍼런 작두 위에 서있는 기분입니다..
(친정때문에 시댁에 소흘했으면 남편이 저렇게 잘하지도 않았겠지요.)

이런 세월 지낸지 어언 삼년인데..
정말 지칩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기도를 해봐도 ..  아무도 만족하지않고 자기주장만 합니다.

'다시 태어나면 어떻게 살겠다" 라는 글들 많이 쓰시던데요..
저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자식들 위해 헌신하신 엄마껜 죄송하지만 ..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로도 태어나고 싶지않아요..
너무 피곤합니다..

제글이 길고 재미없지만 ..읽지않으셔도 좋으니 그냥 위로 한마디만이라도 부탁드립니다...






IP : 121.152.xxx.16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믿기지 않겠지만..
    '09.7.2 11:48 PM (211.245.xxx.160)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항상 되내이고 사세요.
    진심으로 평안을 기원드립니다. 나중에, 옛 이야기 하시면서 평화로우시기를...

  • 2. .
    '09.7.2 11:49 PM (121.166.xxx.150)

    저보단 상황 좋아보이시네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까지 효녀가 아니라서...
    여튼 힘내세요.

  • 3. ,,
    '09.7.2 11:52 PM (221.138.xxx.191)

    어머님이 당신 아들에 대한 기대심리가 너무 크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어렵게 키운 자식이고 또 아들이라 그 허전함이 못견디시는거 아닌가 싶네요...

    아들이 완전 살갑게 대하는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꺼 같은데요..,
    그렇게하면 또 올케가 좋아안하겠죠...ㅜ

  • 4. ...
    '09.7.2 11:53 PM (121.138.xxx.129)

    힘내세요.
    막내한테 너무 기대하시지 마시고
    적당히 내버려두시는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결혼했으면 알아서 잘 사시겠죠.
    어머니도 그런 마음 가지시고 편안해지셨으면 좋겠네요.
    원글님
    여러가지로 힘드실 것 같아요.
    하지만 힘 많이 내시고
    좋은 방향으로 해결점 찾기를 바래요.

  • 5. ..
    '09.7.2 11:54 PM (218.146.xxx.209)

    뭐든 열심히 하려말고..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말고..그냥 놔버리세요..
    그러다 병생기면 지금까지 힘든 건 암것도 아니예요. 힘드시더라도 마음비우려 노력하시고
    그간 참 열심히 사셨네요..토닥토닥~

  • 6. 토닥토닥
    '09.7.2 11:54 PM (59.3.xxx.117)

    착하신 분

    쓰디 쓴 이 시간이 어서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 7. 동감
    '09.7.3 12:10 AM (194.206.xxx.202)

    저도 원글님과 동감입니다.

    이 고통스러운 인생, 다음생에 공주로 태어난다고 해도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불로초를 찾던 진시황을 비롯하여 영생을 얻겠다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까지 모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 지겨운 인생이 뭐가 좋다고 영원히 살고 싶을까요?

  • 8. ...
    '09.7.3 12:12 AM (121.140.xxx.230)

    글쓴님이 저랑 처지가 비슷하시네요.

    저도 1남2녀의 맏이고 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시고
    엄마가 온갖 고생해서 키우셨어요.
    지금은 모두 결혼해서 잘 살지만
    올캐 들어온 후에 엄마와 잘 맞지 않아 서로 고생했구요.
    그러다 엄마가 여기저기 안아픈 데가 없어서
    안가본 병원이 없어요.
    결국 우울증으로 밝혀져서 광주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에
    입원까지 하여 치료했어요.
    엄마 우울증이 치료되니 집안 분위기가 한결 낫네요.

    병원에서 의사선생님 말씀이
    혼자 사신 노인들이 우울증 걸릴 확율이 70%랍니다.
    님의 어머니도 한 번 잘 살펴보세요.

  • 9. 자유
    '09.7.3 1:12 AM (110.47.xxx.25)

    저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때가 있었어요.
    친정, 시댁의 궂은 일이 모두 내 차지가 되는 일
    주변인들에게는 내가 활력소일 수 있으나,
    그로 인해 내 안은 곯아가는 상황

    너무 혼자 애쓰지 마세요.
    사람들이 참 이상하더라구요.
    견디다 견디다 못해, 나도 이제 힘들다 했더니
    그리 힘든 줄 몰랐다 하면서 위로하더군요.

    주변인들은 원글님이 얼마나 힘든 줄 모를거예요.
    그렇더라구요. 말 안해도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는 나 혼자만의 것이구요.
    대놓고 앓지 않는 사람들의 아픔, 아무도 모르지요.
    조금은 짐을 내려놓으세요. 나도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쉬었다 가도 됩니다.
    처음엔 변한 행동에 서운하다 할지 모르나,
    그 시기가 지나면 그간 애써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알게 되더군요.
    당연히 여겨졌던 내 행동이 단절되는 그 순간
    그간 내가 얼마나 애써왔는지가 오히려 드러나게 되더라구요.
    그 때, 다시 추스려서 잘해도 됩니다.
    혹은 그 상태 그대로 거리를 두어도 되구요.

    고단한 어깨를 좀 쉬시고, 님 자신이 무너지면 안 됩니다.
    내가 무너지지 않아야, 주변을 보듬을 힘이 생기니까요.
    기운 날 때까지, 쉬었다 가세요. 화이팅입니다.

  • 10. 위로
    '09.7.3 3:47 AM (79.71.xxx.73)

    해드리고 싶어요.

    제 친정엄마도 울 자매 어릴때 아버지가 밖에서 아들을 낳고 살림을 차리고해서
    이혼하시고 혼자 고생 많이 하시면서 딸둘 대학까지 다 보내시고...
    지금은 다 결혼하고 엄마도 편안하게 사시는데요.
    저희는 남자 형제가 없었던게 그나마 집안을 화목하게 해준거 아닌가 생각해요.
    아마 있었다면 울엄마 성격에(자식에대한 집착이나 애정이 유독 강하신) 원글님이랑 똑같은 문제가 있었지않을까 99%장담합니다.

    친정엄마 생각이요??? 딸만있어 서운하시답니다.
    아들이 꼭 있어야 든든하다고...
    아직도 아들 있는 사람 부럽다고 하신다는...

    아들은 있었줘서 든든한 존재일뿐...
    옆에서 살갑게 해주는 존재가 아니란걸 아셔야 기대를 안하실거 같은데요...
    결혼한 아들 그만 마음속에서 놓아주시라고
    그래야 아들 가족이 행복하다고 어머니께 말해드리고 싶어요.

  • 11. ....
    '09.7.3 9:45 AM (211.211.xxx.66)

    어느선에서 부모 형제 행복까지 내가 어찌해야한단 그 사고에서 벗어나세요 .
    각자의 삶의 그릇 따로인거니까요

  • 12. 저도
    '09.7.3 10:26 AM (116.127.xxx.62)

    토닥토닥.

    그동안 너무 애쓰셨어요.
    작두에 탄 기분이셨다니...하룬들 편하게 다리 뻗고 주무셨을까요.

    그런데요..
    이제는 좀 쉬셔요.
    아무 것도 안하는게 해답일 때도 있답니다.

    잠시라도 다 내려놓고 흘러가는대로 버려두시어요.

  • 13. 잠시
    '09.7.3 2:36 PM (203.142.xxx.241)

    어머니도 동생도 다 잊으시고.... 끊으시고...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구요~
    재충전하셔서... 다시 돌아보세요.

  • 14. 어머니가
    '09.7.3 5:28 PM (218.38.xxx.130)

    심적으로 아들한테 완전 올인 하셨던 분인가보네요.
    같이 사는 여동생까지 지치게 하고.. 애쓰는 님의 노력도 돌아보지 않을 정도니까요.

    님,
    어머니는 그만한 그릇이신 거예요.
    딸들의 노력도 외면하는 엄마..원망스럽네요.
    노인 우울증인 것 같기도 하고요.
    세상이 좋아졌으니 심리상담소같은 곳에 모셔가 보세요.
    자기가 아들 땜에 이리 됐단 의식도 없이 그러고 답답해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자기 입으로, 남의 진단으로 알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치유가 어느 정도 되죠.

    님, 너무 애쓰셨어요.
    님의 행복을 위해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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