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외근 업무로 인해서 거래처 방문하고 돌아다니고 있는데 집사람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 여보 어제 카드 30만원 결제한거 머야? 찌사랑이라고 나오던데??"
" 아~~ 집에가서 얘기하자"
" 응.알았어"
이렇게 전화를 끊고서 마음이 두근두근대더군요.
이유인즉,
제가 낚시랑 등산을 취미로 하고있습니다.
산은 회사 사장님과 몇몇 거래처분들이 만든 산악회 모임이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함께하게된것이죠.
3주전인가 처음 산을 같이 가게되었는데 그 전날 집사람이 그러더군요.
" 당신 그래도 친목이지만 거래처사람들도있는데 갗출건 갗춰야지.."
그러면서 등산용품점으로 데리고가서 이것저것 풀세트로 맟춰주더군요.가격도 만만치않은데...
정말 없는 살림에 이래도 되나싶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챙겨주는 집사람이 너무 이쁘고 고맙고 그래서 됐다라는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덕분에 산도 잘 다녀왔구요...
여기까지는 별일없이 아주 좋은(?)분위기 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저께 그러니까 월요일날 사고를 쳤습니다.
너무나 갖고싶었던 낚시용품에 30만원을 겁도없이 카드로 긁어버린거죠.
정말 그때는 눈에 보이는게 없어서 입이 헤벌레해서 사고친거 같아요.
이래저래 원하던 낚시용품을 소유했다는 기쁨도 잠시 .. 어제 터져버린겁니다.
집사람하는 말은 자기는 안먹고 안입어도 당신 어디가서 꿀리지말라고 나름 최고로해주는데.. 우리 애기 옷이니 뭐니 다 얻어입히고 좋은 기저귀(하기스)도 왠만하면 안쓰면서 생활하는데 어쩜 그렇게 철이없냐고....
도대체 당신이 뭐 해준게있어서 그러고다니냐고...돈 30만이 문제가 아니라 당신 사고방식이 틀렸다고...
이래저래 전부 맞는 소리만 하는데 할말이 없더군요....고개만 떨구고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회사 부장님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말일이니까 사장님께서 저녁먹자고 하신다고 나오라고....
속으로 생각했죠...
" 이런 된장..진작 미리 말해주지는...."
그리고나서 10여분 집사람한테 타박듣고...눈물도 보이더군요..ㅜㅜ . 집을 나섰습니다.
술한잔 먹고 이러다저러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12시가 넘었더군요...
대리운전 불러서 잽싸게 집으로 왔죠..
조용히 현관문 열고 들어가서 옷갈아입고..물마실라고 주방으로 갔는데 대접에 꿀물 한사발이 있더군요..
참...이거 내가 뭐하는 인간인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코끝도 찡해지고...
그렇게 잠을자고 출근하려고 일어났죠..
요즘 집사람이 공부하느라 학원을 다녀서 저보다 먼저 나가거든요.
공부하는 한달동안 애기는 제가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하기로했는데 오늘은 애기도 데리고 먼저 나갔더군요... 아~~ 화가 많이 났나보다... 생각하고 집을나섰습니다.
출근해서 이것저것 일좀 보다가 집사람 끝나는 시간쯤 전화했죠.. 그런데 왠일인지 목소리가 밝더군요..
속은 안쓰리냐 뭐좀 먹었냐 등등.... 이사람이 또 사람 감동 먹이고있구나..싶더군요...ㅜㅜ
이런저런 대화 하다가 불현듯 제가 한마디했습니다.
" 여보 이번일은 정말 미안하고 내가 생각이 없었다.. 정말 미안해..그리고 나랑 살아줘서 고마워.." 라고..
그랬더니 집사람하는 말..
" 이제 알았냐 쨔샤..잘해..나 도망가기전에." 그러면서 막 웃더군요..
아뭏든 당신 정말 좋은여자고 나는 정말 행복한 놈이야.. 사랑한다..그리고 이제 절대로 사고치지 않을께..
정말정말 사랑한다... 내여자라서 정말 고맙다...^^
두서없이 써내려온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분들 저처럼 사고치지 마시고 적당히...적당히..^^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jsessionid=E6B22137539AD1...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여보 당신이 최고다..나랑 살아줘서 고마워...펌>>>
감동사연 조회수 : 729
작성일 : 2009-07-02 11:23:56
IP : 119.196.xxx.23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7.2 11:43 AM (221.155.xxx.36)훗...
그러니까
부탁하지 않아도 아내가 알아서 취미용품 턱턱 사주고
남편이 없는 주제에 취미생활따위로 몇 십만원씩 긁어대도 잔소리 몇 마디로 끝내고
저녁에 나가서 술 먹고 들어와도 피곤한 와중에 무려 꿀물까지 타 놓고
그러면서 남편 기 살려주기 위해 어디가서도 꿀리지 말라고 챙겨주고
아내랑 아기는 집에서 지지리 궁상 떨며 아껴주시고
바가지 몇 분 긁다가 하하 웃으며 용서해주고.
잊을만하면 올라오는군요. 이런게 진정 남편들의 로망인가요?
저런 놈은 또 사고친다에 한표.
그리고 나는 이런 일로 고맙고 미안하다는 소리는 절대 듣기 싫으며
'살아줘서 고마워' 소리 들을만큼 찌질한 남편의 마누라는 안 하고 싶다는 생각.
훗훗훗...2. 윗님
'09.7.2 1:05 PM (211.179.xxx.122)동감 오만표!
3. ㅋㅋㅋㅋ
'09.7.2 1:38 PM (59.5.xxx.203)남자와 여자는 왜이렇게 다른지...참...슬픕니다. 그래도 결혼을 하였다니 저도 슬픕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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