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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아들, 딸 차별하는 사람 넘 많아요.

차별시로 조회수 : 1,319
작성일 : 2009-06-28 14:22:53
아래 맑음살님 글을 읽으니 몇 달 전 기억이 떠오르네요.
제가 식당에 가서 밥을 먹다가 제 뒷 편에서 전화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어이상실이더군요.
딸이랑 통화하는 것 같은데 딸이 퇴근하고 좀 늦겠다는 전화를 하는 모양이더라구요.
근데 엄마가 오빠 집에 와 있으니까 가서 밥 차려주라고...
오빠는 좋게 말하면 시험준비중인 것 같고 나쁘게 말하면 백수...
일주일동안 직장에서 진빠지게 고생한 여동생에게 밥을 차려 줘도 모자랄 판에 밥을 차려 바치라니!!!
넘 놀래서 제가 뒤돌아봤는데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도 아니예요.
부부나이는 많아봤자 50대 후반이겠더만...
그 집 딸도 팔자 한 번 기구하더만요.
황금같은 주말에 엄마, 아빠는 중식당에서 요리 시켜 먹고 있고 오빠는 동생이 차려주는 밥상 받고 자기만 주말약속까지 캔슬하고 부엌데기신세라니...

근데 사실 저렇게 노골적인 집 아니더라도 아직도 멀긴 멀었나봐요.
전 저희집은 남,녀차별 진짜진짜 없다고 생각하고 컸거든요.
근데 아니더라구요.
그때는 몰랐는데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아들만 올인... 아들만 과외받고 아들만 좋은 학교 넣고 아들만 하숙 얻어주고... 내가 능동적으로 양보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게 아니라는 걸... 내가 지능적으로 당했다는 걸 알았어요.
차라리 노골적으로 당했으면 어렸을 때부터 세뇌가 되어서 백치로 살거나, 고집 부리고 사단을 내서라도 내 실속을 차렸을텐데 제일 가까운 부모에게 배신은 정말 뼈아팠어요.

사실 며느리 수난사는 아들, 딸 차별만 없어져도 90%는 없어지지 않을까요?
아들에게 투자할수록 며느리에게 기대하기 마련이고 그럼 아웃사이더가 되어 버린 시누이 꼬장은 옵션이구요.
그리고 이 무식한 제도의 가장 큰 맹점은 인풋과 아웃풋이 엉망진창이라는 거죠.
날로 드시는 분 따로, 맨 땅에 헤딩하는 사람 따로...
어느 집은 개뿔도 못 받고 큰며느리라고 옴팡 뒤집어 쓰고 어느집 며느리는 완전 개차반, 실속은 다 챙기고 시누이가 팔자에도 없는 바리데기가 되버리니까요.
게다가 아들넘들은 지들은 손 안대고 코 풀죠. 부인 몸종 만들고 재산명의는 지들 이름으로...

그리고 저희집도 외할머니 모시고 있는 바리데기과인데요... 바리데기를 운명으로 받아 들여도 여기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예요.
오매불망 아들만 좋다는 외할머니라 딸네집에 얹혀 산다는 자학도 심하구요, 아들은 1을 해도 100이 되는데 우린 100을 해도 10도 평가 못 받으니 재산문제는 뒷전이고 기운 빠져서리... 정말 시어머니가 저려면 연 끊었을 것 같아요.
잭팟(?)맞은 며느리들도 비슷한 처지겠죠.
며느리 고생하는 건 몰라 주고 알맹이만 빼간 자식들 먼저 챙기는 시어머니때문에 하루에도 수십번 뚜껑 열리는...
근데 엄밀히 따지면 바리데기가 더 불쌍한 것 같아요.
시어머니야 욕이라도 하고 연 끊기도 더 쉬운데 내 부모가 되면 정말 어디가서 욕도 하기 힘들고 남편에게 할 말도 없거든요.

전 제가 여자라는 것이 참 좋은데 딸, 며느리... 슬픈 호칭이란 기분이 들어요.
하루빨리 그런 부분을 도려내고 싶어요.
IP : 218.38.xxx.18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6.28 2:49 PM (59.11.xxx.168)

    멀리 갈것도 없이
    82쿡에도 젊은 새댁들이

    임신했는데 딸일까요,아들일까요.. 아니면
    딸인것 같아서 속상해요....
    아들 낳는 비법 좀 알려 주세요...
    아들인지 딸인지 맞추는방법...정확해요....

    이런글 심심찮게 올라오죠....

    어르신들이 아들아들 하는건 그렇다쳐도
    젊은 사람들이 아직도 아들을 많이 선호하더군요....

    그저 자식이라는 개념이 아닌 아들,딸 로 인식하고있는것 같아요....

  • 2. 첫째, 둘쨰 차별도
    '09.6.28 3:19 PM (220.75.xxx.151)

    아들, 딸 차별뿐 아니라 첫째와 둘째 차별도 심해요.
    왜 다들 첫아이만 이것저것 챙기고 둘째부터는 생략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차라리 애를 하나만 낳든가.. 둘을 낳았으면 똑같이 키우든가..

  • 3.
    '09.6.28 3:24 PM (220.126.xxx.186)

    아들낳는 비법 , 태몽으로 아들이냐는 꿈 묻는 질문보고
    얼굴이 다 화끈거렸어요.

  • 4. 이해가 안가요
    '09.6.28 4:21 PM (211.207.xxx.62)

    전 40대. 정말 남아선호 이해가 안가요.
    우리 엄마는 차별도 안했지만 딸 많은 집 외아들이라고 싸고돈 적 없으셔서 그런가봐요.
    딸 귀히 여기고 이뻐하신 부모님 덕분에 저도 딸을 더 좋아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세대에서 아들 꼭 있어야한다, 대를 잇는다 뭐 그런 개념 남아있어서
    아들 낳으라 압박하는 경우, 우리가 거기에 끌려가지 않도록 해야지요.

  • 5. .
    '09.6.28 4:41 PM (124.49.xxx.143)

    그러게요. 전 삼십대인데도 아들이 딸보다 더 좋더라구요.
    세상이 천지개벽하지 않는 이상
    남자가 여자보단 살기 쉬운 세상이죠.

  • 6. 여자가
    '09.6.28 4:49 PM (220.80.xxx.238)

    아들을 낳으면 남자보다 더 완고한 남자가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의 집 딸에게 몹쓸 짓을 한 남자 아이들의 엄마가
    사내애가 그럴 수도 있지라면서 자식 두둔을 하는 경우는 정말 비극이지요.

    이 지상의 모든 딸들이 여자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대접 받으려면
    남자들은 물론 여자들도 자기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어려서부터 있어야 합니다.
    제발요 !

  • 7. .
    '09.6.28 8:29 PM (61.254.xxx.44)

    50대 후반..그세대는 아들 선호사상이 어쩔수 없었겠지요..
    60대 초반 시어머니들이 아들 바라는것 처럼요...
    근데 요즘엔(30대) 친구를 애기낳으면 산후조리원가서 딸이면 부럽다하고
    아들이면 위로해주고 오는걸요..
    저도 한명만 낳는다면 딸이 넘 갖고 싶네요..

  • 8. 전 30대 중반..
    '09.6.28 9:35 PM (125.182.xxx.39)

    아들만 둘인데...
    제가 요즘 세상으로 보면 불쌍한 부모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던데요...
    요즘은 아들보다 딸이 대세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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