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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송지헌의 커밍아웃

틈새논평 조회수 : 1,099
작성일 : 2009-06-26 18:42:48
[틈새논평] 송지헌의 커밍아웃



2009.6.26.금요일



지난 주 송지헌 아나운서가 정치적 커밍아웃을 했다. 그 정도 이슈 됐으면 몇 마디 해명은 있을 줄 알았다. 해서 기다렸다. 근데 없다. 그만 기다리고 틈새논평 간다.




송지헌의 커밍아웃




1) 사건 내용은 간단하다.


지난 6월 15일, 그가 진행하는 야후의 ‘송지헌의 사람IN’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인터뷰 도중 문제 발언을 했다. 말이란 전체 맥락과 분리되면 왜곡된다. 해서 그 전후 대목을 그대로 옮긴다.




전략

송지헌: 그 제목도 시국선언이라고 하면 시국이 문제가 심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대목부터 문제의 발언이 시작된다. 실제 들어보면 그 뉘앙스가 지금 시국이 심각한 게 아니지 않느냐 하는 조다.)

김문수: 무엇이 문제냐 이 부분에 대해서 분명히 밝혀야죠.

송지헌: 그것이 뚜렷하지 않다.

김문수: 옛날 같으면 우리는 군사독재를 반대한다든지 유신독재를 반대한다든지, 긴급조치를 철폐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뭐냐 이거지..

송지헌: 그런 국가 비상상황은 아니다.

김문수: 네. 그거 뭐 있어야 하는데 저는 이해를 잘 못 하겠고. 또 제가 대부분 다 아는 얼굴이에요. 그분들이 나와서 하시는 분들이 보면..

송지헌: 예전에 운동권 할 때 같이..

김문수: 저하고 다 같이 하던 분들이에요. 그분들이 뭘 가지고 하는 지, 저는 대체로 짐작을 다 합니다.

송지헌: 그분들은 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안됐으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김문수: 글쎄 뭐.. (이 대목부터 김문수는 자신의 변절 콤플렉스로 수세적이 되고, 오히려 송지헌이 확신에 찬 어투로 공격적이 된다.)

송지헌: 아직도 거기 남아 가지고 지금..

김문수: 네 뭐 그런데...

송지헌: 공부가 안 되어 가지고..

김문수: 좀 그래도 메시지가 분명하면 저희들이 받아들여야죠. 시국선언문 나오면 읽어보고.. 또 좋은 것은 받아들여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무슨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는 지 그 자체가 분명치 않다는 겁니다.

송지헌: 왜 그렇게 사실까요, 그러면?

김문수: 글쎄 저는...

송지헌: 그게 이제 참 중요한 거예요. 김문수 지사님도 같이 운동권이셨잖아요. 그때는 이야기하면 잘 통하셨을 걸요?

김문수: 그렇습니다.

송지헌: 그리고 목적도 같았고, 어떻게 보면. 그런데 사회주의 무너지는 걸 그분들은 못 봤나요? 봤어요.

김문수: 아, 그 분들이 바라보는 시국은, 지금 현재 그분들은 기본적으로 한미동맹도 좀 반대를 하구요, 남북관계도 기본적으로 북에 대해서 비판 안 합니다. 저는 왜 북한을 비판하지 않느냐. 핵을 쏘고 이러는데 지금 그분들이 북한이 핵을 쏘면 안 된다는 비판을 합니까?

송지헌: 아, 그러니까 잘 아시니까 김지사님이 무슨 책을 보셨거나 어디 좋은 말씀 강의를 들어 바뀌었으면 그분들도 좀 바꿀 수 없어요?

김문수: 아 그런데 이제..

송지헌: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혼란 양상이고 극과 극으로 맞붙는 건지, 저는 그게 참 궁금해요.

김문수: 그런 점에서 정말 참 허심탄회하게 서로 토론이 필요하고 대화가 필요한데 그 점에서 여러 가지로 우리 지식인들 속에서부터 먼저 그런 움직임이 최근에 나타나고 있습니다만은.

송지헌: 그게 활발해져야 될 거 같아요.

김문수: 좀 더 마음을 열고 서로 인정을 하면서 대화를 하고 또 그런 자리를 언론에서도 많이 만들어주시고 국민들도 정말 참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잖아요 우리끼리 계속 이렇게 다투어 가지고는...

송지헌: 아 그러니까 딴나라 사는 것도 아니고 돌아서면 바로 만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등 돌리고 앉아서

김문수: 그 점이 참 매우 안타깝고 그 점에서는 우리 한나라당과 대통령께서도 더 이렇게 대화의 문을 열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송지헌: 그게 정치인의 몫이거든요

김문수: 네 그렇습니다

송지헌: 그런데 저는 정치가 실종된 것이 아니냐. 국민들은 생업에 바쁘고 먹고 살기 바쁜데 돌아 앉아서 서로 너땜에 그렇다느니 그런 식으로 해대가지고는. 지사님이 한 번 하실래요. 다 모아 놓고 다 아는 분들이니까.

김문수: 저는 나름대로는

송지헌: 대토론회 한 번.

김문수: 저는 나름대로는 모든 분들과 대화를 계속 합니다.


후략



발언 부분 보기





원본 전체 보기
http://kr.news.yahoo.com/live/?idx=song06


언론들 오버가 아니었다. 이만하면 정치적 커밍아웃이다.


난 기본적으로 모든 커밍아웃을 긍정한다. 정치성향이건 성적지향이건, 제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그 모양대로 살겠다는 게 죄가 될 순 없다. 게다가 정치성향이란 제 직업에 우선하는 존재양식이다. 오히려 숨겨야 하는 사회가 후진 거다.


문제는 커밍아웃 자체가 아니라, 그 방식과 내용 그리고 대처다.


먼저, 방송에서 그렇게 자신의 정치지향을 편파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면, 그렇다면 중립적인 아나운서의 이미지 덕분에 유지할 수 있었던 보호 장치부터 스스로 해제했어야 했다. 기계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업 덕에 획득한 불편부당의 이미지가, 편파적일 수밖에 없는 사적 정치성향이 마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것처럼 포장되는 데 동원된다면, 그건 기만이고 반칙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이 그동안 축적한 아나운서로서의 방송 권력은, 제 정치성향 덕분이 아니었지 않은가. 사람들이 느끼는 배신감의 뿌리는 그 언저리서부터 출발한다.


하여 어느 순간 어떤 이유로든 제 정치성향을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겠다 싶었다면 아니 적극적으로 드러내겠다는 자각이든 결의든 필요든 생겼다면, 그럼 그 고백은 개인 송지헌으로 했어야 했다. 이 방송은 공평무사한 아나운서 송지헌이 아니라 그러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개인 송지헌이 진행하는 시사방송이라는 걸 시청자로 하여금 사전 인지토록 했어야 했다. 오프닝에서 사적 견해와 판단을 포함하겠다고 하건, 따로 인터뷰를 하거나 글을 쓰건, 개인 송지헌의 자격으로 제 정치성향을 밝혔어야 했다.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졌지만.


그랬다면 난 그의 정치적 견해에 대한 동의여부와는 별개로, 그것을 방송으로 드러낸다는 사실 자체는 오히려 지지했을 게다.


두 번째 문제는 그 내용이다.


“그분들은 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안 되서 그런 거 아니에요?”

“공부가 안 돼 가지고”

“왜 그렇게 사실까”


이런 멘트들은, 누군가의 정치성향으로 간주해주기엔 너무 저열하다. 자신의 정치지향을 준거 삼자면 그런 분들의 선택에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동의할 수 없다고 그 근거를 제시하는 식이었더라면, 역시 이런 식의 화제는 되지 않았을 게다.


지금의 멘트들은 그저 비아냥이다. 본인이 그동안 방송을 통해 연출해왔던 아나운서 송지헌의 품격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수준이라면 실제 커밍아웃된 건 그의 정치성이 아니라 그의 품성이 되고 만다. 사람들의 배신감은 이 지점에서 다시 한 번 배가된다.


대처 역시 실망스럽다. 이 정도면 자신의 입장, 밝혔어야 했다. 방송 30년 차의 그가 자신의 발언이 가진 의미를 몰랐을 리 없다. 진행을 하다 보니 상대와 호응하는 과정에서 흥분해 나온 실수가 아니라 방송 내내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며 나온 발언이다. 명백히 정치적이다. 그럴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다면, 그럼 그로 인한 사회적 반향에도 답할 의무가 있는 거다. 정치적 중립이미지의 담보가 크리티컬한 아나운서로서, 향후 직업적 전망이 우려되어 침묵하는 거라면, 그럼 애초부터 그러질 말았어야 했던 것이고.


몇 마디 안 되는 발언으로 이런 소리까지 듣는 게 본인으로선 억울할지 모르겠으나, 자신만의 정치성은 누구나 가질 수 있되, 그런 정치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낼 거라면 그로 인한 평가와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대가 역시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거다. 야속할 거 하나도 없는 거다.




2) 사실 개인적으로 그의 정치성향을 알게 된 건 훨씬 이전이었다.


작년 1월, 당시 그는 EBS [생방송 금요토론]이란 프로를 진행하고 있었다. 2008년 1월 11일자 방송은 [이명박 정부 대입정책 3부작]이란 제하로 아직 들어서지 않은 이명박 정부의 대입정책을 토론한다는 취지였으나, 우연히 시청한 그 날 방송은, 실상 토론이라 할 수가 없었다. 반대패널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보수단체인 한국교총의 황환택 부회장 정도가 그나마 큰 틀에서는 동의하나 속도조절은 좀 하자 정도의 발언을 했는데, 송지헌은 자신이 이명박의 교육정책을 직접 입안한 사람이라도 되는 양, 전교조도 아니고 한국교총의 그 정도 발언조차 그냥 놔두질 않았다. 노무현의 기존 교육정책은 철저히 정상이 아닌 것으로 치부하면서. 몇 장면만 보자.





의외였다.


대선후보 토론회 사회를 볼 정도의 지명도를 가진 아나운서로선, 대단히 이례적이었다. 아나운서의 정치적 커밍아웃은 정당공천을 확보한 후에나 있던 일인데 말이다. 해서 난 그가 그 해 4월 총선에서 한나라 공천이라도 약속받은 줄로 알았다. 여전히 방송에 남아 있는 걸 보면 그게 아니었는지 아니면 그랬었는데 일이 잘못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후 난 그가 방송을 통해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내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작년 8월 1일, KTV에서 했던 [시위문화, 이대론 안 된다!]라는 프로다. EBS 때보다 더 적극적이 된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커밍아웃보다 더 의외였던 건, 그렇게 해서 드러난 그의 정치성향 자체였다. 난 그의 정치성향을 오랫동안 오해하고 있었다. 그가 KBS 2TV에서 [시사투나잇]을 진행하던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2004년 5월 3일, [시사투나잇]은 그날부터 4일 연속 조선일보 비판 꼭지를 방송한다. 첫 날은 [조선일보는 전쟁 중:조선일보 vs MBC]편이었다. 내용 중간, MBC [시사매거진2580]의 송요훈 차장이 등장해 조선일보는 파업 해본 적 있느냐 사장 지시를 거부해본 적 있느냐, 방송은 과거 땡전뉴스를 거부해 해직도 되고 하면서 끊임없는 싸움을 해왔다는 요지의 비판을 한다. 이 말을 진행자 송지헌은 이렇게 받는다.


“그래서 조선일보가 과연 공정보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하는 질문이 나오게 된 거죠.”


이건 물론 질문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그런 노력 안했다는 재확인이요, 취재기자에게서 추가 발언을 끌어내기 위한 유도멘트다. 당연히 취재기자는 그 말에 조선일보가 그런 노력 하지 않았다고 답한다.





내가 이 멘트를 각별히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피디나 기자가 아니라 직업 아나운서였기 때문이다. 피디나 기자는 당연히 애초 기획에 부합하는 멘트만 한다. 자신들이 만든 거니까. 허나 직업 아나운서는 객관적 진행만 해도 된다. 그런데 그는 거기서 한 발 정도 더 나갔다. 조선일보가 과연 공정보도를 위한 노력을 했느냐며. 해서 난 그가 조선일보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의식은 가진 사람일 거라 짐작했던 게다.


작년 초의 EBS 토론회를 보고 의아했던 건 그래서였다. 조선일보에 비판적일 수 있는 사람이 이명박을 지지한다는 거, 그게 과연 가능한 것인가. 정신착란도 아닐테고 말이다.

그의 정치색이 완전히 드러난 지금 되돌아보면 둘 중 하나였던 거 같다. 당시는 진행을 한 게 아니라 작가가 써 준 멘트를, 실제로는 전혀 그리 생각하지 않으면서, ‘연기’했을 뿐이었거나 아니면 그땐 그렇게 행동하는 게 유리하다 싶어 그렇게 했고 지금은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을 뿐이거나. 어느 쪽이건 커밍아웃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 커밍아웃의 폭이 점점 커진다는 것 역시 분명하고.


그런데 송지헌의 커밍아웃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볼 일이 아니다. 그는 왜 점점 대담해질 수 있었던 걸까. 여기서부터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PD수첩과 미디어법


6월 19일, 청와대 대변인 이동관은 검찰의 MBC PD수첩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경영진이 사죄하고 총사퇴해야 하는 일"이란 논평을 냈다. 물론 조까는 소리다. 어느 민주국가에서 정권의 대변인이 언론사 경영진의 총사퇴를 언급하는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그런데 이날 논평은 수위도 그렇지만 형식부터 평소와 다르다. 논평에 대한 논란과 그 뒷감당 피하느라 주로 청와대 고위관계자로 둔갑해 언론에 등장해 왔던 그가, 실명을 밝히는 게 당연한 내용조차 숨어서 백그라운드 브리핑만 하던 그가, 이번 발언은 거꾸로 실명으로 써줄 것을 별도 요청했다. 이 사안에 관한 한, 논란이나 반박 따위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란 거다. 이 사안에 관한 한, 청와대의 의지는 그 정도로 강력하단 거다.


어떤 의지냐.


PD수첩 건은 지난 1월 이 사건을 지휘하던 임수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무혐의 견해를 피력하다 결국 검찰에서 떨려나갈 만큼 애초부터 무리한 사안이었다. 그걸 작가의 사적 이메일까지 끌어대는 가공할 야만을 저지르면서까지 기소했다. 물론 MBC를 먹기 위해서다. 그 시점 또한 조절 된 것이다. 어차피 자기들 마음대로 기소할 거면서 지금 터뜨린 건, 이제 곧 자기들 마음대로 MBC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MBC 사장의 임명권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 소위 방문진의 9명 이사진 임기가 8월 8일이면 끝이다. 이들 방문진 이사의 임명권은 방통위에 있고 방통위의 보스는 이명박의 멘토, 최시중이다. 방문진 이사들은 이제 곧 친이명박 인사들로 채워지게 된다. 그 직전까지, 이렇게 문제가 많은 MBC이니 경영진 교체는 당연하단 명분을 쌓기 위해 계속해서 MBC를 공격할 게다. 어제는 PD수첩, 오늘은 백분토론 하는 식으로.


그렇게 방문진 이사를 교체한 후 엄기영 자르고 9월이면 끝나는 KBS와 EBS의 이사까지 교체하고나면 인적청소는 다 끝난다. 여기까진 누구나 그릴 수 있는, 너무도 뻔한 언론장악의 로드맵이다. PD수첩은 그 첫 번째 알리바이요, 그 마지막 법적토대는 재벌의 방송소유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의 개정이고. 그리고 그 개정안의 최종보고서가 지난 24일 미발위(미디어발전위원회)에서 확정되었다.


이 일사분란한 다단계 작전에서 내가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다.

겸영이란 한마디로 조중동이 MBC 주인이 될 수도 있단 소리다. 그런데 확정된 보고서는 이 겸영을 2012년 12월 31일까지 금지하겠다고 한다. 방송의 디지털화가 완료되는 2013년 이후 허용하겠다는 거다.


이게 참 절묘한 잔머리다.


얼핏 보면 이명박 정권 내에는 신문사가 지상파를 소유할 수 없도록 했기에 “현 정부가 장기집권을 위해 조중동에 지상파를 넘기려 한다”는 지적에 대한 보완장치 같기도 하다. 일부 언론은 실제 그렇게들 보도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정반대다.


왜 하필 2012년 12월 31일까진 안 된다는 건가. 2011년이나 2013년이 아니고. 조중동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서 혹은 1조 이상 비용이 들어가는 디지털 전환이 다 끝난 후에 먹으려고, 따위의 추정도 가능하다. 그런 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전부 조중동의 사정이다. 이명박의 사정은 아니라고. 어차피 조중동이 바로 지상파 사들일 것도 아닌데 법적으로 지금부터 허용해둔다 해서 당장 바뀔 것도 없다.


그 각도에서 보면 답이 안 나온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무슨 법이든 만들 수 있는 게 현재 한나라당 의석수다. 그리고 지금 한나라당은 거수기에 불과하다. 이명박 마음대로 법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도 2012년 12월 말까지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니까 2012년 12월 말까지 못하게 만드는 게, 이명박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질문을 그렇게 바꿔서 해야 하는 거다.


이명박에게 왜 2012년 12월말이란 시점이 중요한 것인가. 사실 4년 후에나 시행될 법을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지금 굳이 만들어둔다는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 더구나 디지털의 발전 속도로 보자면 4년이면 까마득하다. 그걸 왜 굳이 지금 만들고 4년이나 있다가 시행하자고 하느냐 말이다. 그러면서 그렇게 미루는 근거로 삼은 것이 디지털방송이 2013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란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 조중동이 아날로그 방송 소유하면 언론장악이 불가능해지기라도 하는가.


그런 게 이유가 아닌 거다.


이걸 이해하자면, 문체부 산하의 미발위(미디어발전위원회)가 아니라 방통위를 봐야 한다. 미발위가 말한 2013년이란 시한은 방통위가 정했다. 언제 정했느냐. 같은 날 정했다. 미발위가 최종보고서 발표한 날이 바로 방통위가 그 디지털방송 일정 발표한 날이다. 모두 한 통속이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미발위 김우룡 위원장이 MBC 차기 사장후보로 거론 되는 걸 봐도.



그 한 통속의 보스는 물론 다시 방통위의 최시중이다. 방송장악의 시나리오는 그의 작품이란 소리다. 그럼 그는 왜 2012년 12월 말일까지 조중동의 지상파 소유를 막는 걸까.

여기서부턴 방송이 아니라 정치를 봐야 한다.


언론이 두려워하는 건 자본권력이고, 자본이 두려워하는 건 정치권력이며, 정치가 두려워하는 건 언론권력이다. 그렇게 서로 물고 물린다. 조중동에 겸영을 허용하면서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은, 이미 지상파까지 소유했기에 이명박으로부터 더 이상 얻어내야 할 것이 없어진 거대 언론권력 조중동이, 자신들의 통제를 벗어나는 거다.


그러면 안 된다.

조중동이 정권 말까지 자신들의 통제 하에 있어줘야 하는 거다. 다음 대선이 있는 2012년 12월 말까지 계속해서 충성하란 거다. 정권 넘어가면, 미디어법 다시 개정될 것이고, 조중동 니들이 원했던 거 전부 물거품 된다는 거다. 한 마디로 언론을 정치의 통제 하에 계속 두겠다는 거다. 그러니까 장기집권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보완장치가 아니라, 정반대로 장기집권을 위한 안전장치라는 말이다.


그게 의도다.




나는 송지헌의 언행에서, 바로 그런 자신감을 읽는다. 이제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의 입지는 안전할 거란 기대와 안도감. 송지헌 자신이 그걸 의식하든 하지 않았든, 그런 분위기의 전환을, 방송 언론 곳곳에서 읽는다.



이제부터 정말 정신 똑바로 차려야한다.
우리가 상대하는 자들, 제 정신이 아니다.



- 틈새논평 담당 딴지총수


http://www.ddanzi.com/articles/article_view.asp?installment_id=260&article_id...
IP : 88.109.xxx.25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틈새논평
    '09.6.26 6:43 PM (88.109.xxx.252)

    http://www.ddanzi.com/articles/article_view.asp?installment_id=260&article_id...

  • 2. 다 알고있는데
    '09.6.26 8:18 PM (222.99.xxx.180)

    커밍아웃까지 하기 귀찮을지도 모르지요.아님 우리는 다 아는데 그 사람만 모르거나.

  • 3. 남미
    '09.6.26 11:37 PM (116.40.xxx.63)

    까지 가서 사업할려고 사표낸 사람인데 그동안 정권에서
    못다한거 하고 싶은가 보네요. 건강이 좋아졌는지..
    야욕이 샘솟나 봅니다. 두고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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