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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 못 한건가요?

주책 조회수 : 837
작성일 : 2009-06-26 18:34:23
아는 이웃 젊은 여자가 있어요. 오며 가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됬는데..아이없이 사는데 (3년) 그간 쏠쏠 남편 흉을 봤어요. 남편이 너무 깐죽댄다..뭐 이런 얘기요. 저도 그 남편 봤는데 겉으론 좋아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저희 남편 흉 봐가면서 남자들이 뭐~ 다 그렇다고 같이 흉 봐줬거든요.
남편이 야속하겠다 싶기도 했지만 제가 듣기엔 평균수준이었읍니다. 그런데 이여자가 우울증에...몸도 계속 아프더라구요.

그런데 얼마전에 얼굴이 환해져서 와서는 남편과 갈라서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너무 놀라고 ~ 안타까운 마음이었으나 감히 상관할 바는 아니어서 그냥 들어주기만 했읍니다. 그런데 그이후로  몇달을 ...자기는 친정에 가서 살면서 남편을 짬짬히 만나서 데이트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음...다시 합치려나보다 생각했거든요. 잘 되길 바라면서요.

그런데 어제..남편과 다시 살기는 싫지만 남편 이 혼자지내는 건 걱정된다..시댁분들은 너무 좋다...그런데 남편과 시댁과 친정에서 다시 합치기를 바란다...그러나 남편이 사람은 좋지만 같이 살기는 싫다...그러면서 남편에 대한 불만사항을 얘기하는데 제가 듣기엔 그닥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그런 약간 헷갈리는 상황에  나도 모르게 저의 본심을 드러내고 말았읍니다.   이여자는 이혼후 혼자 사는게 얼마나 힘들지 알기나 알까??? 하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었거든요.


저 결혼 생활 5년 되었는데...나름 시댁과의 갈등..남편과의 갈등...심하게 겪고 이젠 잘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읍니다. 많이~~~ 참고...많이 맞춰주며 살고 있거둔요. 이젠 남편과 시댁 다 좋아지구요. 그래서 결혼해서 살려면 참을일이 많다~~결혼하면 그놈이 그놈이다...살아보면 그렇다..고 나름대로의 제 얘기를 열내서 하게 되었읍니다.  결혼은 많이 참고 노력해서 지켜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딴엔 그 여자가 동생같기도 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말이지요.  

그랬더니 이 여자가 저한테 발끈 화를 내면서 그런걸 참는 사람도 있고 못참는 사람도 있는 거 아니냐고 하면서
나가더군요.

순간 당황하고...조금은 이해가 안가기도 했어요. 우울해서 예민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내가 오지랍 넓게 간섭했나??? 아님 부부사이 얘기를 차마 숨기고 나에게 못한 얘기가 있나?? 하는 등등...그렇다면 왜 나한테 와서 자기 얘기를 했을까?? 싶기도 하구요.

저도 젊어서는 살아보니 그렇더라~하는 얘기가 듣기 싫었어요. 그리고 나이좀 더 든 아줌마가 가르치려 들면서
애 하나 더 낳아라~ 어쨰라~ 하는 소리도 좀 별로구요.

아무튼 앞으론 나도 남의 일에 오지랍 넓게 조언 안하기로 했읍니다만......제가 나름대로 생각해서 해준 얘기에
발끈 화를 내는 것에 많이 당황 스러웠읍니다.. 제가 그렇게 잘 못했나요?




IP : 210.205.xxx.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흠..
    '09.6.26 6:37 PM (58.228.xxx.167)

    저 나이 그리 많이 되진 않았지만,
    이젠 사람들이 나에게 고민 얘기하는거 무서워요.

    그렇게 고민 얘기하다가 갑자기 쌩하게 인사도 안하는 사람도 있고,
    갑자기 거리를 두는 사람도 있고...

    고민 얘기하는 사람 싫어요....글쎄 내가 (감정의)쓰레기통이 되는것 같아서...

    고민 들었다고 절대 사실대로 충고도 못하잖아요. 충고하면 님처럼 팽 당하지요.
    그냥 뭐 저런게..하면서 잊어버리세요

  • 2. 아니요
    '09.6.26 6:40 PM (118.36.xxx.137)

    넘 잘하신 듯해요.
    저라도 그렇게 했을 듯한데요.
    그분이 예민해서 그렇게 반응했을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 3. ....
    '09.6.26 6:48 PM (125.186.xxx.150)

    그 분 아직 우울증 안나으셨을겝니다.
    그러고 아주 예민할텐데 그동안 님께서 맞장구쳐주시고 꾸준히 들어주셔서
    편히 말을 했는데 이번엔 다르니 못참는걸꺼여요.

    큰언니 친구가 심한 우울증인데 평소 늘 넋두리를 해왔고 다 들어줬답니다.
    ( 아이가 둘인데 첫째가 자폐라서 고생하다 하나 더 낳았는데 장애가 있어요..
    생각하믄 참 맘 아프답니다..)
    늘 들어줬던 언니가 그날따라 언니도 좀 기분이 안좋은 일이 있었기에
    전화통화중 별 생각없이 힘들어도 지내봐라..요새 안힘든 사람 없다. 다 힘들자나..
    한마디 그냥 걸쳤는데 세상에나..상상도 못할일이 벌어진 겁니다..
    그 언니 입에서 쌍욕이 나오더랍니다..
    별의별 욕설을 다 쏟아붓고 나 지금 너 땜에 화나서 아파트 뛰어내린다.
    막 그러면서 나 죽으믄 너때문이다 그러면서 전화 확 끊더래요..
    언니가 너무너무 놀래서 신랑분께 전화하니 그 분이 애엄마 늘 그런다고..
    되려 미안하다고..그러시더래요..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말라고..
    언니가 그 뒤로 저한테도 전화를 해서 얘기하면서 울기까지 했답니다..
    상황에도 놀라고..한편 친구가 너무 불쌍해서도 울고..
    ( 언니 친구가 정말 온순하고 착했거든요..여성적이고..저도 잘 알지요..
    학교때 그 언니를 생각한다믄 욕을 한다는건 정말 상상도 못할일이랍니다.. )

    오지랖 넓은 조언 아니구요..잘되라 믿고 말씀하신건데 그분이 겉보기와 달리
    아직은 마음의 병이 깊어 잘 받아들이지 못한거라 생각하시믄 될꺼 같아요..

    음..그래도 속은 많이 상하셨겠습니다..속상한 맘 푸셔요..

  • 4.
    '09.6.26 7:20 PM (121.151.xxx.149)

    저는 그분이 님에게 해결책을 달라고 말한것이 아니라 그저 답답하니까
    말한것이지요
    그런데 님은 그분에게 참으라고(?)말하니 화가 난것 아닌가싶네요

    저는요
    누가 그런말하면 그래 참힘들겠다 속상하겠다 그럴수있다 잘한것이다
    그렇게 말합니다

    그사람은 님에게 속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을뿐이지
    조언받고싶어서 그런것 아니거든요

    제친구중에 한친구가 있는데
    누가 무슨일이있다라고 말하면 꼭 자신이 해결해줘야하는것처럼
    조언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친구 우리들사이에서 은근히 왕따입니다

    친구이든 지인이든
    그냥 답없는 그런 이야기는 그저 들어주고 힘들어주겠다고하는것이 제일 좋아요
    그분도 뭐가 정답인지 잘 알지만 답답하니까 털어놓는것일뿐이거든요

  • 5. 아직 뭐..
    '09.6.26 9:25 PM (116.120.xxx.164)

    아직은 남편을 짬짬이 만나니 문제가 없다고 보여지지만
    정작 이혼후 남편에 대한 고리가 없어지면 아무 사이도 아니게 되면
    어찌 감당할려고,,,,

    가장 좋은 친구는 그냥 들어주는거이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요.
    정작 난 이런데...이게 나은데...라고 말해봐야..본인은 듣고싶은 말만 듣는다고 생각되더군요.

    이혼하고싶다라고 말하는데
    이혼하지마라는 말을 100번하고 그래 그냥 해라고 1번 말했을때
    결과적으로는 너두 나보고 이혼하라고 부추겼잖아라고 하는거이지요.

    그러고보니 윗분 말씀이나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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