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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이지만 노력하고 싶지 않은데.
맞벌이이고
일이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직업이라
두 번 자연유산을 했고
몸의 면역이 약해져서
일년 반 정도 항생제 치료를 받았어요.
지금은 병도 완치되었고
몸도 건강해졌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서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하는데
해를 넘겨도 안 생기네요
나이가 곧 마흔.
매 달마다
기대하다가
실망하는 것도
해를 넘기고 나니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싶어요
아이가 몹시 갖고 싶기도 했지만
이제 나이가 많아서인지
지쳐서인지
아이없이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친구들은 어느새 학부형이 되어서
아이들 귀여운 것보다
맘고생들 하고
그 영향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남편이 몹시 원합니다
남편은 저랑 동갑이라
친구들중에는 아직 미혼도 있고
그래서 그리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나봐요
고소득 전문직이라
경제적 부담이 없으니
제가 포기하려 하는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 하는 것 같아요
물론 남편 친구들 중에는
일부러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들도 꽤 많아서
저를 전혀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는 않습니다만
오늘 또 생리를 시작했어요
주변에서는 병원을 다녀보라 하는데
저는 다니고 싶지 않아요
유산을 해서 그런지
산부인과 드나들며
각종 진찰과 검사와 투약과 주사와
그런 것들이 너무 끔찍해요
종교가 있어서
모든 것이 운명이고 신의 섭리가 아닐까 생각도 들고
하지만 남편이 너무 밟혀요
놓아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들고
눈물이, 납니다
제가 이기적인 걸까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 한껀한 고딩들.
'09.6.26 5:11 PM (218.156.xxx.229)에고고...토닥토닥,
2. 토끼네
'09.6.26 5:15 PM (118.217.xxx.202)유산..한번 하고나면 정말 산부인과 꼴도 보기 싫지요.
차가웠던 수술대.. 조명.. 무표정한 간호사.. 도구들... 재발을 방지한다는 각종 주사들..3. 힘드시지만
'09.6.26 5:17 PM (210.98.xxx.135)아이 가지려 병원 다니면서 고생하시는게
아이 문제로 남편을 놓아 주는것보다 훨씬 강도가 약할거라 생각이 듭니다.
요즘, 마흔 아이 갖기에 많이 늦은거 아닙니다.
의학의 힘 빌리면 성공 많이 하시더라구요.
계속은 아니지만 만약에 제 동생이라면
몇번은 시험관이든 인공수정이든 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더 우물쭈물 하다가 시간 흘러가면 일찍 해볼걸 하고 또 후회 생깁니다.
제가 아는 분은 마흔넷인데 도전 하더군요.
병원에서 마흔 여섯인 분도 만났다더군요.4. 무크
'09.6.26 5:28 PM (116.36.xxx.187)저희도 결혼 9년차에 아기가 생겼었어요.
그 전까진 둘다 아기를 갖고싶으면서도 한편으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미루기만 했는데
작년 봄쯤부터 이제 정말 한 번 가져볼까 생각하고 하던 피임을 안했어요.
금방 아기가 생겨서 감사한 마음으로 지냈는데 태중에서 아기심장에 이상이 발견되서
태어나면 바로 수술해야 하는 상황인 걸 알고 출산을 했답니다.
복잡한 심기형이라서 미리 최고 의료진들에게 검사다 받고 태어나자마자 바로 손을 써야 아기를 살릴 수 있는 상황이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출산을 했는데....
수술은 잘 되었지만 아가가 감염이 되어 결국 46일만에 하늘나라로 보내고 말았어요.
양수가 터져서 34주차에 일찍 나오기도 했지만....
아가를 보고나니 왜 이제서야 임신을 했을 까, 더 일찍 노력할껄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내 새끼 안 이쁜 부모가 어디있겠냐만서도 정말 저와 신랑을 조금씩 닮은 자그마한 생명을 보면
이 세상이 달라보이더라구요.
전 교회를 다니는 사람인지라, 주신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래도 우리 아가 천국데려가 주셔서 감사하고.....하지만 마음은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당연히 남아있구요.
생명을 잉태한다는 게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닌 거라는 거 절감했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어린 생명들이 어찌나 고귀하고 소중해 보이던지 아가 보내고나서 울 아가처럼 엄마뱃속에서부터 아픈데 미리 진단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때문에 생명을 잃어가는 아이들을 후원도 하게 되었구요.
여러가지 생각이 복잡하시고 키우는 고생도 말로 다 할 수 없겠지만
그 모든걱정은 아가의 얼굴을 보는 순간 다 사라질꺼에요.
인간이 태어나서 가장 고귀한 순간이 한 생명을 잉태하고 그 생명을 세상과 만나게 하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과정이 너무 고되고 힘들어도 틀림없이 아가가 모든 걸 잊게 해 줄꺼에요.
종교가 있으시다니 마음을 다해 신랑분과 함께 기도하시고 좋은 결과있으시길 바랍니다.
님도 저도 조만간 건강하고 지혜로운 아가 출산할 수 있도록 기도할께요^^5. ..
'09.6.26 5:30 PM (211.229.xxx.98)어떤선택이 후회가 없을까요..남편을 놓아주는것? 아이를 갖도록 노력하는것?
노력해보고 안되면 어쩔수 없는거라고 마음비우고 그래도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남편분이 덜 섭섭하지 않을까요..
남편분도 원글님이 놓아주는걸 원하지는 않을거에요..아이가 필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보고 싶은마음일겁니다.6. 저도
'09.6.26 5:49 PM (123.99.xxx.45)님과 비슷한 심경이랍니다...
이런저런 병과 잦은시술로 이젠
병원근처도 가기 싫어요
허나 신랑이 요즘들어 많이 원하는
눈치라 접을 수가 없네요
또 실망스런 일 생길까봐 두렵지만
가을쯤 시험관 할 준비를 하고있어요
지금 시험관이란 단어를 쓰는것 조차도
숨이 턱 막혀오네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봐요
윗님들 쓰신대로 의학의 힘 빌려보는게 어떠신지요
불임카페 같은데 가입하셔서 정보도 얻고 비슷한
상황에 계신분들 만나서 위로도 얻구요
저도 한때 그랬는데 거의다 임신출산했네요
지금 무지 외로운데 걍 헤쳐나가고 있어요^^
저요 걍 더워도 요가비됴 틀어놓고 요가도 하고
쑥물끓여 좌훈도 하네요 글고 걷기운동도요
이런게 임신에 좋다고 해요 생각있으심 함 해보세요
초등학교 운동장에 요즘 사람들 많이 운동해요
누구랑 같이 해야지...이런거 말고 혼자라도 시간 정해서
라디오나 mp3귀에 꽂고 해보세요 시간 잘가요
좌훈은...주위 임신한분들 다 한게 좌훈이더라구요
요가는 원정혜쌤꺼 디빅스로 틀어놓고 하는데...
설명하는거 들어보면 기순환에도 좋다네요
어떤분들 기치료같은거 받고 임신하더라...하니까요
낳을 생각이 있으심 넘 늦추지는 마세요
언젠가 오겠지 포기하니 오더라 ...이런 경우 많지 않아요
저도 혼자 뭘하는게 힘든데 여름에 빡세게 해 볼려구요^^;;
우리 같이 범띠자식 낳아요~~~7. 휴..
'09.6.26 5:50 PM (118.223.xxx.42)원글님도 무크님도 안아주고 싶네요
언제였나싶게 행복하시길...8. 울언니
'09.6.26 6:05 PM (116.40.xxx.63)도 불임인데, 37세에 결혼하고
일년있다가 산부인과 드나들었는데 안되었어요.
형부는 언니보다 6살이나 위고..
형부가 안되면 할수 없지 하고 어른들은 입양이라도 하라고 했고..
지금은 그냥 둘이 잘 살아요.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은 대학, 유학 뒷바라지 하느라 등골이 휘는데
노후자금도 넉넉하게..
그런데.. 아이들은 볼수록 예쁜가 봅니다.
특히 남자들은 더더욱.. 친정엄마가 언니 부부 눈에 밟혀
죽어도 맘이 안편할거 같다고 하는데
보는 저희도 울애들 예뻐하고 뭐라도 하나 더 사줄려고 할때 맘이 짠하네요.
한살이라도 젊었을때 나중에 후회라도 하지 않을려면
노력해보세요.
그후에 안되면 어쩔수 없는거지만,
남자들은 나이들수록 더 자식타령 한다고 친정엄마가 언니 버림받을까봐
노심초사 한답니다.9. 힘들어서
'09.6.26 6:40 PM (210.205.xxx.121)포기하고 싶은 님 마음도 이해되지만,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도 본능 중의 하나라 님 남편 마음도 이해됩니다.
이렇게 포기해 버리면
님 남편은 죽을때까지도 아이땜에 괴로워하시지 않을까요?
저 아는 사람도
세 번 유산하고 노력해서 간신히 아이 낳았습니다.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10. 서른아홉
'09.6.26 6:51 PM (210.115.xxx.46)제가 겪어본 일이 아니면서 말씀드리는 게 조심스럽지만요.
저희 이웃에 서른 아홉에 의학의 힘을 빌려
아들을 출산한 분이 계세요.
그리고 또 다른 이웃은 역시 의학의 힘으로
두 남매를 세살 터울로 낳으셨고요.
의외로 그런 분들이 많으시고...
지금은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시죠.
서른 아홉이시지만 그 분은 그냥 제 친구 나이로 보여요.(전 서른 넷)
82에서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엄마 나이도 아이 나이 따라간다고...
힘내십시오... 기도할게요.11. 원글
'09.6.26 9:06 PM (123.111.xxx.9)모든 분들...너무 감사해요...
댓글들 읽어가며 눈물이 맺히다가
첫글 토닥토닥이라는 문구에서 흔들리던 마음이
바로 윗 분의 기도할게요. 라는 글에서 와르르 무너지네요.
내일 바로 병원 예약해야겠어요.
용기를 내서
잘 해볼께요
정말 모두 너무나 감사합니다12. 아...
'09.6.26 10:04 PM (116.41.xxx.24)참으로 신기한 일이네요.
어제 오늘 제가 고민한 일을 똑같이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다니...
전 결혼 4년차 아기가 없습니다. 초반에 피임을 하긴 했지만...
병원에서 둘다 아무 이상없다 했지만, 작년에 인공수정 3번 다 실패하고...
1년동안 나름 노력했는데, 아직 그대로네요.
어제 또 생리터져 결국 보건소가서 시험관지원통지서 받아왔는데,
남편이 제가 고생할게 미안한지 한달만 더 기다려 보자네요.
담배도 끊고 운동도 하겠다며... (진작 좀 그럴것이지-.-)
시험관도 몸이 좋아야 성공률이 높을거 같아
저도 요가끊고 한달간 몸 만들어 도전할 계획입니다.
정말 이제는 누가 뭐 좋다는 얘기도 짜증나고,
둘째 임신한 올케언니 보기도 불편하고...
어제 오늘 기도하면서 원망도 참 많이 했습니다.
왜이리 기도를 안 들어 주시냐고...
다니시는 병원이 같으면 만나서 차라도 마시며 수다떨면 좋겠네요.
나이는 제가 더 어리지만요 ^^
엊그제 병원가서 선생님이랑 상담하고 왔는데,
마지막에 "우리 잘해 봅시다~" 하셔서 감동하고 돌아왔어요. ㅎㅎ
참, 저 아는 언니도 작년에 서른여덟 결혼8년차에 셤관 한방에 성공해서
지금 예쁘고 건강한 딸 키우고 있어요.
우리도 꼭 한방에 성공해서 위에 다른 님 말처럼
범띠아기 낳아서 계모임 만들어요~~~ ^^13. 제이미
'09.6.26 10:49 PM (116.39.xxx.144)원글님과 아가를 기다리시는 모든 분께 격려의 마음과
임신 바이러스를 팍팍 뿌려드립니다.
좋은 결과 있으실 거에요~ 힘내세요~~14. 행복하세요..
'09.6.26 11:00 PM (121.88.xxx.69)다른 분들 댓글이 참 좋아서..
원글님께 일주일에 두번 정도 조금 뜨겁다싶게 반신욕 15분씩 권해 볼께요..
1달 후.. 3달 후 점점 몸이 참 좋아집니다..
피부도 좋아지고, 맑아지는 느낌 ? 굳이 아기 갖기 위해서라고 생각지 마시고..
오히려 요 맘때 반신욕하긴 더 좋아요.. 땀 흘러 찝찝한 몸이 반신욕하면 바깥 온도보다 몸 온도가 더 높아서 욕실 나오면 시원.. 잠도 잘 오고.. ^^
저는 아기 가지려고 반신욕한게 아니구 땀도 많이 흘리고 결혼도 앞두고 있어서 기분전환겸 피부관리겸 3개월 했는데, 결혼하고 바로 임신.. 37살이었어요.
제 몸의 컨디션을 제가 잘 아는 편이라.. 아기때문이 아니고, 뜨건 물에 15분간 맘편하게 하루 피로를 꼭 풀어 보세요..15. 꼭
'09.6.27 12:04 AM (115.136.xxx.157)병원가세요~. 좋은 일 있으시기 바랍니다. ^^
16. 아기엄마...
'09.6.27 9:09 AM (116.126.xxx.205)저도 시험관 몇번끝에 겨우 아기 가졌어요.. 남편에게 저가 한 말이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은 아이가지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라고 했어요.. 중간에 넘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저가 너무 잘했다 싶어요.. 지금 3살인 아기 보면서 얼마나 행복한지.. 그대 고생스러웠던건 하나도 기억안나요..
17. 저도
'09.6.27 3:35 PM (220.75.xxx.204)불임이지만 노력하지 않아요.
생기면 낳고
아님 지금 이대로도 좋고...
이나이에 배부르고 옷에 애 코 묻히고 젖 먹이고
학교보내고...
신경안쓰고 남편이랑 너무 편하게 오래 살아서인지
혹시나 애 생길까봐 슬쩍 날짜피임도 하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