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길에서 십만원 수표 1 장 주은 거 어떻게 처리해야 될 지 몰라서 여기다 글 올렸었는데요
오늘 마침내 파출소에 습득물 신고 하고 왔답니다.
근데 오늘 경험하고 나니 다시는 길에서 그런 거 눈에 띄여도 안 주을 것 같아요.
일단 신고 하는데 어디다 해야 될지 몰라서 평소에 경찰이니 파출소니 이런 곳이랑 안 친하다 보니
집 주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그거 찾느라 인터넷 좀 뒤졌고 내 시간 내서 꽤 걸어갔다가
마침 파출소 경찰 아저씨도 그런 일은 첨인듯 신고서 작성하는데 어찌나 시간이 걸리던지 거의 1시간이나
그거 쓴다고 파출소에 앉아 있다오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더라구요.
한 가지 소득은 경찰관들의 일이 뚜렷히 는에 보이지는 않아도 쉴새없이 일하는 마치,
가정의 주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경찰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좋은 인상을 갖고 왔다는 점은 있어요.
안에서 신고 들어온 거 일하다 또 전화 오면 다른
사건 일로 목청 높히다가 자기들끼리 무선오면 또 그거 응대하고 나같은 사람이나 민원인
오면 또 그거 상대하느라 목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내가 괜히 별 거아닌 일로 게다가 별로 있지도 않은 일이라서 능숙하게 처리하지도 못하고 서로 물어보고 하는 일을 가져왔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어요. 벽에 보니까 무슨 자전거 도둑 잡아야 된다는 글도 적혀 있고 나름 새로운 경험이긴 했는데,
좋은 일 한다는 데 그런 말 듣고 있기가 부끄럽고 그래서 빨리 갔으면 좋겠는데 왜 그리 그거 쓰는 좀 늙수레한
경찰 아저씨는 그리 옆에 있는 젊은 경찰한테 계속 물어야 하는지 나도 덩달아 기다릴려니
시간이 좀 걸렸거든요.
근데 그거 보다도 좀 안타까운 일이 있었어요.
그 때가 저녁 7시쯤 된 시간이었는데 똘망해 보이는 초등학생 애들 대여섯명이 3 살된
어린 남자애를 데리고 온 거예요. 애가 자기들 있는데서 같이 놀기는 했는데 자기들은 다 집에
가는데 걔만 집에도 안 가고 엄마 물어봐도 말도 안하고 해서 엄마 잃어버린 애라면서 데리고 온 거예요.
제가 보니 나시 면티랑 내복같은 면 바지를 보니 오늘 밖에서 놀아서 더러운 정도가 아닌 더러움이라
이상하다 싶은데 머리를 봐서는 잘 깍인 머리인 거예요. 그래서 초등생 애들은 그 중 한면의 전화 번호만 묻고
돌려 보내길래 남편이랑 저랑 잡담하고 기다리던 참이라 그 애한테 내 이름 말하면서
너 이름은 뭐냐고 물어봤거든요.
근데 애가 동문서답 내지는 자기 세계에 갖혀 있는 애같이 자기 관심 있는 것만 얘기하는 거예요.
갖고 있던 장난감 플라스틱 낚싯대를 보여주면서 그거에 대해서 뭐라 말하는 데 일단 말도 발음이 불분명해서
웅얼거리는 소리인데다 물어도 다른 얘기를 하니 이름도 제대로 알아 듣기가 어려웠어요.
책임자인듯한 나이 많은 경찰 아저씨가 마침 들어 온 젊은 경찰 둘에게 처리 하라고 하니 젊은 경찰 둘이
꽤 친절하게 이름을 묻더구만 여전히 애는 딴 얘기하고 있더라구요.
아마도 그러다 부모 못 찾으면 시설로 보내지나 봐요.
애 키워봐서 알지만 보통 그 연령이면 의사소통은 되는데 아마도 발달이 느리거나 그런데도
부모가 먹고 살기 바빠서 그대로 애를 놔둔게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일단 엄마를 잃은 보통 아이라면 공포심에 울텐데 전혀 그런 기색도 없고 그저 혼자 장난감만 갖고
뭔가를 물으면 웅얼대기만 하던데 아마도 가끔씩 미아 찾는다는 글에 애가 정상아에 못 미친다는
아이들이 다 이렇게 해서 부모랑 헤어지는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손목에 이름 적힌 팔찌만 있었어도
부모를 찾아 줄 수 있을텐데 싶기도 하다가 배고프다고 하지도 않는 거 보면 밥은 제 때 먹었나보다 싶은게
그러면 부모가 의도적으로 유기한 애는 아닐테니 찾으러 다니겠지 싶기도 하고 그랬어요.
근데 남편 말로는 부모가 정말 찾을 생각이 있으면 경찰에 먼저 신고 하기 땜에 일단 애가 경찰에
누군가가 데려다만 줘도 고의적으로 유기한 게 아니라면 부모가 찾을 수 있다고는 하는데
어쨋든 안타깝고 여름이니 애 잘 간수해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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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만원 권 1장 주은 거
이런 일 저런 일 조회수 : 856
작성일 : 2009-06-25 23:55:17
IP : 61.73.xxx.21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6.26 12:04 AM (219.250.xxx.45)전 돈 주우면 모금함에 넣어요 ㅋ
2. 이런 일 저런 일
'09.6.26 12:16 AM (61.73.xxx.213)hk님,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알고 다음 주 화요일까지 12,000원으로 버텨야 되는 상황이지만
제 가치가 10만원 짜리하고는 비교가 안되거든요.3. 맘이 참..
'09.6.26 12:32 AM (218.155.xxx.27)원글님 맘이 참 이뿌시네요.
4. 원글님
'09.6.26 12:48 AM (119.198.xxx.216)복 받으실꼬에요~^^
습득한 돈도 돈이지만 세상 보는 시선에 윗 댓글님 말씀처럼 고운 맘을 가진 사람이라 느낍니다. 뭐~저도 원글님 같은 부류랄까...ㅎㅎㅎ...어쨌든, 서로 도와가며 세상을 고운 눈으로 보는 맘 이쁜 사람들이 더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너무 각박해져 가는것 같아요~5. 좋은분
'09.6.26 7:34 AM (121.72.xxx.205)제가 마치 파출소에 앉아 있는것 같은..
님, 참 좋은분이시네요. 맘이 따뜻해져요^^6. 예전에
'09.6.26 10:43 AM (222.107.xxx.148)예전에 한번 버스를 타는데
어떤 할머니가 겨울에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타셨더라구요
처음엔 기사한테 영등포 간다 하더니
나중에는 신설동이 어떻고 저떻고
아마도 치매 노인인데
가족들 몰래 나오신거 같더라구요
예전에 살던 동네를 찾으셨어요...
그래서 제가 영등포 경찰서에서 모시고 내려서
경찰에게 그 할머니가 탄 정류장,
버스번호, 시간, 알려드리고 온적있어요.
집 찾아가셨길 바래요.
제가 했던 일 중 가장 착한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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