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외국계 회사에서 재무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장님은 공석이고 직속상사는 외국에 있는 외국분입니다.
얼마 전 상공회의소 회비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예전에도 몇 번 뭉갰는데 별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 쪽에서도 담당자가 바뀌셨는지 이틀에 한 번 꼴로 회비 언제 납부할거냐고 전화를 하십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는 상공회의소법 제 10조 3항에 해당하는 당연가입회원입니다. 쓸데없이 매출액만 커서 (마진이 크지는 않다는...^^;) 회비도 수백만원대입니다.
고지서와 함께 온 책자를 보니 회원분들이 납부해 주신 회비로 열심히 일해서 종부세, 법인세 낮추는데도 기여하고 건설회사들도 회비를 낼테니 4대강 사업도 지원하고 하는 모양입니다. 두어장 넘겨 보다 화가 나서 쓰레기통에 넣어버렸습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밥 값 못하는 사람 월급 주고, 집 앞, 회사앞 멀쩡하던 보도블럭 파헤치고, 초코볼 밥 먹여주고, 환경 파괴하고, 시민살상무기 제조하는 것도 못 참겠는데 내가 열심히 일해서 우리 회사가 번 돈으로 같은 일을 반복하게 하는 일은 도저히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것도 싫어도 억지로 내야 하는 세금도 아니고 민간경제단체 회비를요....
더군다나 저희 회사는 번 돈을 모두 본사에 송금하기 때문에 애사심보다 애국심이 앞서는 저로서는 최대한 국내에서 쓰게 만들기 위해 티 안 나게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설령 안 좋은 곳에 쓰일지언정 법인세 내는 금액도 아깝지 않았으니 법인세율 낮춰 주는 것도 하나도 고맙지 않구요.
인터넷 검색해 보니 내지 않아도 추징하거나, 연체료를 물리거나 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어서 많은 담당자들이 안 내고 있는 것 같던데요...
저로서는 빚독촉 하는 듯이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감당하기가 힘이 듭니다. 낼려면 상사 승인만 받으면 되는데 우리나라 실정 잘 모르는 분이라 제가 꼭 내야 하는 거다라고 하면 간단히 승인해 주실텐데 결재 자체를 올리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상공회의소 담당자에게 제 개인적 신념으로 인해 납부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그렇습니다. 제 돈이 아니고 회사돈이니까요.. 그냥 회사 사정이 안 좋아서 다음에 내겠다, 알아서 기회 되면 낼 테니까 전화 좀 그만 해 주시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다들 어려워도 낸다고, 말하는 거 들어보니 안내려고 마음을 먹은 것 같은데 그럼 추징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협박 비슷하게 하네요. 추징 못한다는 거 뻔히 아는데...'좋을대로 하십시오' 하기에는 버릇 없어 보일 것 같고.. (전 30대 중반, 그 쪽은 50대 중반쯤 될 것 같아서요..) 번호 뜨니까 골라 받을 수는 있긴 한데 제가 안 받으면 제 다음 번호 걸어서 돌려서 오면 고를 수 없는데다가 다른 직원한테 피해 주기는 싫구요.
납부하지도 않으면서 전화도 그만 오게 만드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계시면 조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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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회의소 회비 납부 거부 대처 방법 좀 알려주세요...
재무담당 조회수 : 1,377
작성일 : 2009-06-24 11:31:32
IP : 203.117.xxx.1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6.24 11:44 AM (211.106.xxx.53)그 상황 너무 이해되요.
몇년전에 우리 회사는 사장님이 안내시겠다는 입장이라서
중간에 낀 제가 어쩔줄 몰라 고민하곤 했거든요.
저는 그냥, 낼때되면 낼테니 전화하지 말라고, 알아서 한다고 그랬더니
이후로는 전화안오고 고지서만 쭉 오더라구요.2. ..
'09.6.24 11:59 AM (118.220.xxx.218)저도 그 전화 고지서 참 많이 받았는데요
전 대놓고 지금 월급도 못주는 형편이라서(사실 그랬거든요)
고지서 들고 사장님한테 보고 올리기 너무 어렵다고 오히려 제가 통 사정을 했네요
그러더니 전화 뜸하던데요..3. 후..
'09.6.24 12:05 PM (211.196.xxx.37)저도 외국계 회사인데요, 인사총무부서에 문의해 보니 법적의무가 전혀 없는거라고 합니다.
안낸다고 하시고 다시 전화하지 말라고 하셔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합니다.4. 재무담당
'09.6.24 1:49 PM (203.117.xxx.189)댓글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특히 후..님은 일부러 알아봐주신 것 같은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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