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다가 열나서.. 이메일 보냈네요(오늘 동아 '오늘과 내일')

[동아 권순택논설위원]

권순택논설위원께

안녕하세요?



고3 수험생 때문에 동아일보를 보고 있습니다.

제가 고3을 들먹이는 이유는 지난 30여년을 활장중독으로 살아 왔던 제가

딱! 소리나게 신문을 끊었다가 수험생에게 필요한 정보 때문에 다시 구독하게

된 케이스임을 말씀 드리려구요



저희 부모님 세대는 얘기 끝에 "이건 신문에도 난 얘기야"하면서

그 내용에 권위와 진실을 입히곤 했습니다.  저 역시 1년 전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중앙, 동아와 친구처럼 지냈구요.



요즘요?

상당히 비판적인 자세로 신문을 읽습니다.

물론 중.고생인 두 아이가 신문을 볼 때면 옆에서

"신문사가 주장하는 바와 진실을 가려 읽으라"고 훈수를 둡니다.



오늘,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펴 들었는데

시위 중이었던 이란 소녀의 죽음, 공무원노조의 시국선언 등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파장을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권순택논설위원이 쓴 '세상은 '640만 달러'를 잊었을까'를 읽었습니다.



내용은

"피의자의 사망으로 공소권이 없어진 640만달러에 처리에 대한 것인데요.

빌린 것이면 박연차회장에게  돌려주거나

뇌물이라면 국가 환수 대상이지 않은가?  



그 숙제를 유가족이 떠안어야 하는데

노대통령은  그 돈을 가족의 몫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대통령까지 지내고 수백만명의 조문을 받을 정도의 인물이 그러했을리는 없을 것이고

노대통령일가와 유가족은 불구대천의 원수 사이이니 유가족은 640만달러에 대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미련을

버리고 노대통령의 뜻에 따라 서민적인 삶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중략 ..

노대통령의 가족의 명예와 도덕성과도 깊은 관계가 있는 만큼 현명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라고 되어 있네요



저는 되묻고 싶습니다.



"세상은 '조중동'이 한 일을 잊을 것인가"

진실왜곡과 권력결탁...

지방의 전업주부의 제가 느긋한 아침을 분노로 채우고

컴퓨터로 일면식도 없는 동아일보의 논설위원에게 글을 쓰는 것을 보면

세상은 변하고 있군요.



노대통령과의 껄끄러운 관계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었는가

자기 성찰은 요원한 일이겠지요?

언론인이라는 지식집단이 이미 권력의 단물과 밥벌이의 소중함에

흠뻑 취해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르는 건 아닐까요?

노대통령의 유가족에게 한 조언 곳곳에 능멸의 기운이 스멀스멀 느껴지는 군요



과연 권순택 논설위원의 가족은 남편과 아버지가 바른 언론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부끄러운 글쓰기로 벌어 온 돈으로 호구지책을 하고 그 돈으로 산 집에서

편히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괴로워하는 건 아닐런지요?  

아버지의 명예와 도덕성과도 깊은 관계가 있는 돈으로요.



수 백만명의 조문객들 너무 쉽게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

외고학생들 보니까 논조가 다른 2신문을 함께 보더라구요.
조선찌라시를 보는 집이라 제가 무척 싫어했는데
아이 논술준비한다고 한겨레까지 같이 보더라구요.
아마 학교에서 그렇게 시킨거같은데...
그래서 조중동을 보는 집에는 한겨레나 경향을 같이봐야
논술준비 잘할수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

저도 지금 고3맘인데
수험생을 핑계삼아 중앙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대통령 서거후 도저히 더이상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끊었습니다..
그동안 저희집은 한겨레와 중앙을 같이 구독하고 있었습니다..
저보다도 고3아들과 대학생 딸이 도저히 더이상은
읽어줄수 없다고하여 중앙을 절독하게 되었습니다..

동아일보 볼 일이 없어서 새삼 내용이 놀랍네요.
쓰레기 보다 못한데도...
논술을 위해서 이걸 읽고 세상을 배워야 하는 학생들에게 미안하네요...!
깨어있는 어머니들이 아니시라면 우매한 식민지 백성 되는 건 너무 쉽겠어요

[잘 하셨어요!]

짝짝짝!!
부끄러운 글쓰기..명언입니다.
되먹지않는 엘리트 의식에 젖은 사람 귀에는 우이독경일 듯해 안타깝지만요..

[▦ Pianiste]

원글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짝짝짝~]

저도 박수 쳐드립니다.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