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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시사인은 보지마세요

수치심 조회수 : 1,531
작성일 : 2009-06-18 18:35:07

어제 밤늦게 퇴근한 남편손에 시사인이 들려있었어요.
가끔 시내에 나갈때면 사오는. 정기구독을 하자니 그냥 이렇게 기회될때마다 사오겠다던.

"지난호도 같이 사오지 그랬어.."
남편말로는 신림역에는 지난호도 같이 팔고 있었다고 하네요.


남편이 출근하고 난 후 식탁위에 놓여있던 시사인을 집어들고 햇빛 찬란한 오전 10시 집근처 김밥집에서 김밥을 한줄 사서 집어먹으며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대부분 아는 얘기 였습니다.
김밥을 배불리 먹고 바로 옆 커피전문점에서 시원하고 맛있는 커피도 한잔 마셨습니다.
정말 좋은 동네라고 다시 또 생각해보는 우리동네. 정말 마음에 드는 우리집에 제 작업실을 꾸미고 있어요.
간만에 CD 플레이어를 꺼내 흥겨운 노래도 틀고 아껴뒀던 천도 꺼내서 재봉틀도 돌립니다. 근래들어 가장 행복한 날이네요.

근데 갑자기 울컥 울컥 눈물이 납니다.
머릿속에 예고도 없이 번쩍 하고 떠오르는 시사인의 기사들.
아직도 우느라 바쁘다는 노대통령의 사람들. 굴뚝 꼭대기에서 망원경으로 딸을 본다는 쌍용자동차 직원은 굴뚝에 올라가 올라오는 길을 아예 용접해버렸다네요. 식량줄도 끊었답니다. 신혼 6개월만에 아버지와 남편을 잃어버렸다는 용산 철거민 참사의 유가족.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싶었으나 부서에 표적감사가 들어오고 결국 부서의 존폐마저 위험해지자 사표를 냈다던 청소년교육.. 이름이..
황지우 총장, 명박산성에서 태극기를 거꾸로 든 이명박을 보란듯이 태극기 시위를 벌이던 어느 아저씨의 징역8개월 소식. 얼마전에 봤던 '100도' 만화, 강풀의 한해 지날때마다 숫자가 늘어날 만화 '26년'.
광주 항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돌려 살아남았다는 수치심에 울었다던 어느 화백의 만화..


살아있다는게. 멀쩡히 살고 있다는게 이렇게 수치스러운 것인지.
결국 그들이 흘린 피와 눈물에 나는 편히 살겠구나. 하는 자괴감.


머릿속에서 아무리 지우려 해도 시도때도없이 벌컥벌컥 올라오는 울음이.. 소리내어 우는 것조차 수치스럽게 느껴지네요.

하나씩 들을때는. 하나의 기사로 볼때는 잘 몰랐는데. 그냥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나와 다른 뭔가 숭고한 삶을 작정한 큰 뜻을 품은 순교자와 같은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그랬는데.


이렇게 울다가도 내일이면 또 다이어트 걱정을 하고 밀린 빨래에 한숨쉬다 뭘먹을지를 생각하면서 82에 들어와 이런저런 얘기에 댓글을 달고 최소한의 양심은 버리지 않은양 익명의 그늘에 숨어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으로 면죄부를 얻는.
그런 생활을 하겠지요.


대체 전 어떻게 하나요.
80년을 산 사람들 모두 이렇게 수치심에 시달렸나요.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저같은 분들은 이번호 시사인을 보지 마세요.
소리내어 우는 것도 저에게는 큰 사치군요.


IP : 123.214.xxx.14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6.18 6:51 PM (96.49.xxx.112)

    수치심과 죄책감, 몇 일전 남편과 그 얘기를 했는데

    전 일종의 죄책감 같은 걸 느낍니다.
    이유는 제가 지금 외국에 살고 있어서 그런가봅니다.

    이번 큰 사건 때 제가 그랬어요. 여기 살아서 다행이라고.
    한국에 살았으면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을거라고요.
    여긴 날씨도 좋고, 굶어죽을 걱정 없는 나라, 아이들이 뛰어노는 나라입니다.
    이런 시국에 나 혼자만 좋다고 여기서 한가한 생활을 하는 것,
    저는 수치심을 넘어 죄책감을 느낍니다.
    아, 오늘 밤은 정말 울고싶네요.

  • 2. 가원
    '09.6.18 7:02 PM (125.128.xxx.1)

    요즘 빅터 프랭클의 삶을 반추합니다.
    삶의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은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라는 걸.


    유태인이란 이유로 나치에게 잡혀가 수용소에서 수감되어서,
    시체 치우는 일을 한다는 건.
    어제는 내 부모가 가스실로 들어가 한 줌의 시체가 되어서 나오고, 나는 그것을 치우고 있고.
    오늘은 내 아내가 가스실로 들어가 한 줌의 시체가 되어서 나오고, 나는 그것을 치우고 있고.


    그런 삶의 상황에서 뭔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건,


    나는 지금 이 세계의 구조적 모순을 바꿀 수 있는 아무런 힘도 없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내 안의 의지와 목표를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면,
    내가 지금 즉시 세상의 구조적 모순을 바꿀 수는 없다 해도,
    나의 작은 행동 하나로 세상은 변화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는 건.


    인간의 최후의 자유는 본인 스스로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라는 것.


    저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합니다.


    같이 옆에서 저도 울겠습니다.
    너무나도 죄송하고, 눈물나고, 사는 게 뭔가....


    단 한가지는 약속하겠습니다. 투표 평생 하겠습니다.
    지치지 않고 생활속에서 바름이 뭔가.
    내 안에 mb스러움은 없었는가.


    부디 후에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이길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 삶이길.


    노력하겠습니다....

  • 3. 시간이필요
    '09.6.18 7:44 PM (123.247.xxx.239)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518에 대한 뻔한 거짓말들이 반복되고 있지만, 누구도 진실을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지요. 정치적으로 자기에게 절대 득이 될 일이 없으니까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지금도 쉽게 접할 수 있는 518에 대한 진실들이 결국은 그대로 공식적으로 들어날 날이 있을 것입니다.
    시체 가지고 골백번도 넘게 반복적으로 장사해먹는 "진보"들을 보면, 이제는 측은해 집니다.

    그런자들은 정말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하기는 사선에서 목숨을 걸고 조국을 지켰던 전쟁영웅들에게 전우들을 바로 옆에서 뭍었던 그분들에게 이제 그만 죽으라고, 투표도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 4.
    '09.6.18 8:51 PM (119.203.xxx.189)

    시간이 필요님
    무슨 말을 하는지 도대체 알아 들을 수가 없군요...

  • 5. 구절초
    '09.6.18 9:07 PM (59.4.xxx.72)

    노무현전대통령님으로 인해 정치에 대해 알게 되고..안타까움으로 가슴이 너무 아프고..날마다 들리는 소식에 분노하고..가슴은 뜨겁게 뭘 해야 할지 찾아 보는데..너무 평범한 아줌마인 저 개인으로는 정말 할수 있는게 없는것 같아서 화가 나기도 합니다..주위에 조중동에 세뇌 되어 있는 친구들에게 차근 차근 이해를 시키려고 자료를 하나씩 모으고 있기는 하지만..ㅠㅠ

  • 6. 흠님
    '09.6.18 9:43 PM (115.21.xxx.111)

    시간이필요 ( 123.247.195.xxx) <- 얘 알바에요. 무시하세요.

  • 7. -_-
    '09.6.18 9:53 PM (118.218.xxx.133)

    시간이필요 ( 123.247.195.xxx
    글의 행간도 파악하지 못하고 댓글에 떵 싼 꼬라지하고는.

  • 8. 20년 주부
    '09.6.18 10:00 PM (121.135.xxx.90)

    근데 알바던 아니던 이런 비논리적인 글에는 화가 나요 - 시간이 필요 같은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 독립운동 하신 분들은 아시나요?
    저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제일 존경하거든요

    지금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또 공식적으로 뭐가 드러나며 시체에 장사에 "진보"들?은 뭔지???
    (들어나다 라는 단어는 한글에 존재하지 않습니다.-비논리적인데다 맞춤법까지 엉망 )

  • 9. 시간이필요
    '09.6.18 10:42 PM (123.247.xxx.239)

    20년 주부 님.

    518의 진실은 분명히 민주적의사표현을 위한 시위대가 분명히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고,
    대한민국역사상 최악의 폭도들의 난동에 많은 시민과 더 많은 군인들이 죽었다는 것 이것이 진실이고, 인터넷상에서 자료를 찾으면 충분히 자료가 있습니다.

    독립운동을 하신분들이 가장 위대하지요. 기대곳도 없는데 목숨을 건 분들이니까요..
    그리고, 625 든 월남전이든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분들도 역시 위대한 분들이고요...

    무슨 인생을 거는 것도아니고, 그냥 만끽할 수 있는 자유속에서, 혹시나 자기도 민주투사로 지정받아서 한몫 챙길까 싶어, 도로막고 깽판 부리는 것들이 가장 추잡하고요...

    진보진영의 시체장사야, 진중권의 자살세 운운하면서 떠들던 입으로 노무현의 자살을 거꾸로 비호하는 그 뻔뻔한 입놀림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고요. 애들을 가슴에 묻었을 부모가 제발 애들 좀 그만 이용해 먹으라고 하는데, 효선이 미선이가 지들 딸인양 매년 이용해먹는 쇼도 그렇고요... 오죽하면 "조선"이란 글자가 유서에 있는 것 같다는 소문만으로도 , 지몸 지가 굴린고 다닌 3류 여배우의 자살도 그들에게는 순식간에 민주투사이지요...

    그들의 뻔뻔함은 동의대에서 죽은 경찰들의 목숨은 파리목숨 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그 이중적이고 파렴치한 태도에서 알수 있지요. 518에서 죽어간 애꿎은 젊은 청춘들, 군인들에 대한 모욕과 유언비어 거짓말이 난무함에서도 알 수 있고요.

    이자들에게 장사꺼리가 되는 장자연이 "서해교전에서 국토를 지키기위해 목숨을 잃은 젊은 병사들보다, 애꿎게 금 좀 넘어서, 바다 구경한다는 이유로 금강산에서 북한군의 총에 맞아 죽은 여성" 보다, 좋은 장사꺼리이지요....

    지상 최대의 이중인격자들의 모임이 아마도, 시사인 같은 인생 실패한 좌파 떨거지들의 집합소 아닐까 싶네요...

  • 10. ...
    '09.6.18 10:49 PM (125.178.xxx.23)

    123님 정말 짜증나요. 원글 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건수만 있으면 진보진영이니 좌파니 운운하며 비판하고 있네요.
    할 말 있으면 새 글 올려서 하세요. 다른 님들 글에 전혀 상관없는 댓글 달지 말고.

  • 11. 우리는
    '09.6.19 12:07 AM (123.248.xxx.131)

    빚을 지고 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한몸을 바친 많은 분들에게요.

    그들의 피와 눈물덕분에 민주주의의 달콤한 맛을 잠깐 느꼈는데

    이명박정부 덕분에 무관심과 무식의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네요.

    민주주의는 우리국민의 의식의 개혁과 발전, 딱 그만큼만 보답하는 것이랍니다...

  • 12. 하늘이
    '09.6.19 1:39 AM (58.230.xxx.150)

    미디어법 통과되면 시사인도 사라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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