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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앞 노란피켓 "MB OUT"

바람의이야기 조회수 : 1,091
작성일 : 2009-06-17 13:36:26
아고라에서 퍼왔습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75...

백악관 앞 집회 후기



16일 오전 오바마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백악관의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약 50분간의 단독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 워싱턴을 향해 열심히 달려갔습니다. I-66을 타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는 길목이 오전 11시가 넘었는데도 정체 중이었습니다. 조금 더 서두르고 출발할 것을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차 안에서 브런치를 먹으면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걱정과 달리 DC 안은 정체되는 곳은 없더군요. Constitution Ave를 타고 17th St와 Penn. Ave가 만나는 지점에 내려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12시가 다 되었기 때문입니다. 백악관 북쪽의 라파예트 공원으로 가니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고 일부 작은 집회들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검은 색 천에 흰색 글씨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명박퇴진 협작타도"와 다른 문구가 적힌 큰 만장을 들고나오신 남성 한분이 홀로 떨어져 서 계셨습니다.





그외는 다른 분들이 보이지 않아서 당황했습니다. 예상과 다른 상황이어서 실망도 했습니다. 만장을 들고 계신 분께 어떻게 오셨냐니까, 이명박을 보려고 오셨다고 짧게 대답하셨습니다. 만장은 급히 만들어서 볼품이 없다고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정말 감격스러웠고 그분 덕분에 큰 힘이 났습니다. 그분은 오늘 백악관에 오시기 위해서 휴가를 내고 오셨다고 합니다.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는 큰 만장을 홀로 들고 계시는 모습이 광화문 한복판에 높게 서있는 이순신 동상마냥 늠름하고 담대해 보였습니다.

함께 다른 분은 백악관 앞 로즈 가든 쪽으로 가보시겠다고 그쪽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준배해 온 구호 피켓을 들고 서있기로 했습니다. 옆에서 확성기로 크게 구호를 외치고 있는 다른 그룹이 부럽긴 했지만 그래도 의사를 표현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젊은 여성 한분이 슬그머니 수줍게 가까이 오시더니 미시 USA 사이트 정치-사회면에 올라온 글을 보고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분에게서 너무나 작은 인원이 모인 모습에 놀라기도 하시고 실망도 하신 표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희와 함께 마치는 시간까지 함께 해 주신 고마운 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평일이고 정오라서 이 시간에 여기까지 나오는 것이 모두들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위로하시며 격려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렇잖아도 함께 오시기로 한 분 중에 한분은 어제부터 허리에 병이 도져서 오늘 아침에는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편찮으셔서 못오시고 다른 한분은 일하시는 사업장에 컴퓨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서 급히 그곳으로 가셔야 했답니다.

모두 다함께 "MB Out" "민주수호 독재타도" "Peace Now. Peace Treaty Now" "독재자 Mr. Lee Out" 등등의 구호 종이를 높이 들었습니다.




– 12시 조금 넘어 백악관 북쪽 입구에서 피켓 시위하는 모습


저희 모임 바로 옆에서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집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타밀 정부를 규탄하고 오바마 미 대통령은 스리랑카 현 정권에 대한 강력한 의사 표명과 국제적 제재에 앞장서라고 촉구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 그룹 리더에게 확성기 하나를 빌리기로 했습니다. 두 개를 갖고 있었는데 하나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것도 준비하지 못하고 그저 백악관에서 구호만 들고 있겠다고 생각한 안일함과 유치함을 자책했습니다.

우리는 "Democracy Now in South Korea" "Peace Now the Korean Peninsula" "Mr. President Lee apolozies to Mr. Noh! Mr. Lee out!" "Peace Now, Peace Treaty Now" "Stop despotism, Democracy Now" "Mr. President Lee, Go out Fake Democracy Now" 등등을 즉석에서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확성기를 빌리신 것도 구호를 크게 먼저 외치신 것도 제가 아니라 바로 "여성-어머니-아줌마"였습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백악관 정문, 남쪽에 있는 로즈가든 쪽으로 간 분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원래는 그곳으로 가기로 했는데 혹시라도 라파예트 공원에 사람들이 더 있을 것 같아서 북쪽으로 왔습니다. 그곳이 원천 봉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인사가 오거나 대통령이 그곳에서 무슨 발표가 있더라도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처음 봤다면서 꼭 사진을 찍어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합니다. 사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면서 이곳에서 사진기를 가져가시겠다는 것입니다.그분이 찍은 백악관 앞 전경과 주위 모습입니다. 평소와 너무 다른 모습입니다. 저희는 그 소식을 듣고 분개했습니다. 경찰에게 물어보니 평소보다 더 강화한 것 같다고 답합니다.














[사진설명:

-  회담이 끝날 때까지 통행은 고사하고 접근 자체가 통제되고 있는 백악관 남쪽(로즈가든 쪽) 도로. 평소에는 관광객이 북적대는 장소이고…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에도 최소한 통행 정도는 허용이 되었던 것에 비해 좀…

- 통행통제로 관광객들은 잘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백악관을 쳐다볼 수 밖에…

- 1시가 지나면서 통행이 허용이 되어 관광객의 접근도 가능해졌음.




한참 목소리를 높이던 중에 한 경찰관이 다가와서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왔는지 묻습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온 이명박 대통령에게 항의하러 왔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과 정신을 계승하라고 그 뜻을 전하고자 한다고 답했습니다. 경찰은 좋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피켓을 들고 인도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라면서 사라집니다. 다른 경찰들은 멀찌기서 지켜보기만 합니다.

이렇게 20여분 넘게 구호를 외치던 중에 백악관 후문을 보니 경찰들이 보이고 어느새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멀리 한국에서 온 대통령 수행원들이 묵는 숙소 쪽에 검은 양복을 입은 한국인들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곳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혹시라도 나올까 하여 그곳으로 행진하면서 구호를 외쳤습니다.










- 회담을 마치고 MB가 차량을 통해 백악관 북쪽 문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 파악되어 그쪽 방향으로 접근하면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시위 참가자들이 접근하자 그 주변으로 힘 꽤나 쓸 것 같은 한국인들이 모여들어 어디서 왔냐고 묻기도 하고 사진 찍어 가기도 하고 멀리 오른쪽으로 보이는 태극기 걸린 건물이 영빈관으로 쓰이는 블레어 하우스와 그 앞의 시커먼 밴과 승용차가 여러 대 줄지어 백악관에서 나왔음

10여분 이상을 피켓을 들고 서 있으면서 그곳을 향해 바라봤습니다. 1시 30분 경 즈음이 되어서 해산하기로 했습니다. 정리하는 저희들 모습을 보고 경찰관이 끝난지를 묻고 그렇다고 대답하니 자건거를 타고 사라집니다. 검은 선그라스를 쓰고 양복은 입은 몇 몇 한국인들이 저희들 멀찌감히 서서 지켜보고 라파예트 공원을 빠져나갈 때까지 계속 따라오며 다른 이와 교신을 했습니다. 그렇게 위험한 사람들도 아닌데 감시하고 따라붙는 것이 기분 상했습니다.

우리는 공원 끝 쪽에서 내일도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나와주신 다른 분들에게 감사했습니다. 봉하 워싱턴 카페 (http://cafe.daum.net/BonghaWashington  )회원이신.. 나무님과 메릴랜드 락빌에서 내려오신 분, 메릴랜드 프렉드릭스버그에서 오신 분께 너무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내일 GWU (조지 워싱턴 대학교. 세계에서 제일 학비가 비싸다는 곳. 부자들만 다닌다는 그 학교)에서 9시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해치고 위기를 자초한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고 비판 구호를 힘차게 함께 외치기를 기대합니다.

비록 작은 인원이 모였을지라도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명히 있음을 널리 알리고 이렇게 시위를 해도 평화적이고 목적이 분명하다면 공권력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많은 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 경찰과 검찰들, 소위 보수 언론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 정신과 평화적 시위와 집회에 대한 안전 보장이 무엇인지를 정말 깨달아야 합니다. 미국에게서 배울 것 중 으뜸은 바로 민주주의 정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적 합의인 듯 합니다. 과거 10년동안 우리가 누렸던 많은 것들이 처참하게 무너지고 위협받는 고국 대한민국의 현실이 슬프기만 합니다.
IP : 121.151.xxx.23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6.17 1:42 PM (123.254.xxx.5)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75...

  • 2. 삼성불매
    '09.6.17 1:47 PM (124.138.xxx.3)

    모두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 3. ▦후유키
    '09.6.17 1:48 PM (125.184.xxx.192)

    와..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전경차 두르고 싶었을텐데..정말 아쉬웠겠어요..
    두들겨 패고 싶었을텐데.. 미국이라 그러지 못해 정말 아쉬웠겠어요..

  • 4. 아~~
    '09.6.17 1:49 PM (222.234.xxx.98)

    눈물나라...
    정말 고마우신 분들~~~

  • 5. 이게
    '09.6.17 1:54 PM (222.239.xxx.49)

    먼 고생인지...외국에 계신분들까지...고생하셧네요~

    비둘기 쭉 세워놓고...다라락 때리면서...이게 다 한놈때문이다 라고 하는
    할매가 뿔났다의 할매가 생각나네요

    이게 다 한놈 때문이다!!!!!!!!!!!!!

  • 6. 화이팅!!
    '09.6.17 2:07 PM (123.109.xxx.128)

    정말....가슴이 울컥해집니다.
    저분들께 박수를 쳐드립니다!!!!

  • 7. 그러게요
    '09.6.17 2:55 PM (211.212.xxx.229)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전경 방패로 내리치고 싶어도 남들 이목 있어 그러지도 못하고..
    한참 어린 오바마한테 홀대까지..
    여러가지로 열불난 쥐..그 독사같은 눈이 더욱 빛났겠죠..

  • 8. *
    '09.6.17 3:05 PM (96.49.xxx.112)

    정말 대단하시네요.
    북미쪽은 교민들이 보수적인 편이거든요,
    작년에 저 캐나다에서 촛불집회 할 때도 협박 비슷한 거 받았었어요.
    어떻게 알고 저한테까지 '좃선'에서 전화가 와서 배후가 누구냐..를 캐묻기도 하고요.

    작년에 소고기협상 때 미국 한인협회 아시잖아요.
    얼마나 어처구니 없이 굴었는지.
    그런 분위기 속에서 행동하는 건 더 없이 힘들지 않으셨을까 하네요.
    정말 고생 많이하셨습니다.

  • 9. ,,
    '09.6.17 4:57 PM (211.108.xxx.17)

    감사합니다..

  • 10. **
    '09.6.17 7:34 PM (122.37.xxx.100)

    정말 눈물나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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