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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올케

팔불출 조회수 : 1,992
작성일 : 2009-06-16 13:02:57


밑에 올케 관련한 얘기가 나와서 불연듯 저희 올케 생각이 났어요.

전 저희 올케가 참 예뻐요.

남동생과 결혼한지 4년째....

부잣집 무남독녀 외동딸로 곱게 자라 상대적으로 많이 기우는 저희 집에 시집을 왔죠.

처음 동생이 결혼할 여자라고 소개했을때부터 제 눈엔 저희 올케가 너무 예뻐 보였어요.

외모는 크게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치열 가득 들어내보이며 환하게 웃는 웃음이 참 보기 좋은 아이였죠.

무능한 시부모님, 친정과 크게 비교되는 시댁의 볼것없는 경제력, 위로 남편과 나이차 많이 나는 손윗 시누가

두명이나 되고, 까탈스럽고 예민해 결코 쉽지 않은 남편에....

입장을 바꿔 제가 올케였다면 솔직히 쉽게 선택하기 쉽지 않은 결혼이였을꺼예요.

결혼할때도 마음과는 달리 형편이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예물 조차도 변변히 해주지 못했었죠.

헌데, 저희 올케....나이는 저보다 한참 어린데도 속이 참 여물었어요.

결혼 4년동안 저희 부모님께 대하는 모습이 늘 한결같이 잘합니다.

맞벌이 하느라 본인들도 힘들텐데 한달에 한두번은 부모님집에 와서 식사하고 자고 가요.

엄마가 피곤한데 오지 마라 극구 말리셔도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 먹고 싶어요' 하면서 옵니다.

환갑이 훨씬 넘은 우리 엄마...올케 친정 엄마보다 열살은 더 많아 어렵고 불편할텐데, 우리 예쁜 올케는 종종

'어머니 새 영화 들어왔는데 재미있대요. 저랑 함께 영화 보시러 가요' 하면서 엄마 팔짱 끼고 다정하게

영화관 다녀 옵니다.

얼마전에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마음 시리고 엄마에 대한 고마움이 새삼 가득해 저희 엄마에게

한권 선물해 드리려고 전화 드렸더니 올케가 이미 엄마에게 선물을 했다고 하시네요.

전 이런 소소한 정을 엄마와 나누는 올케가 너무 예뻐요.

온 가족의 올케 사랑이 대단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늙고 능력없는 시부모님께 마음을 다해 다가서는 며느리가 너무 예뻐 저희 가족들

모두 올케 팬이 되었네요.

저희 엄마...올케가 다니러 오면 절대 부엌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합니다.

내 부엌은 내 공간이고 모두 낯선 살림들이니 넌 내가 차려주는거 그냥 맛있게 먹으면 된다 하십니다.

명절때 역시 절대 일 못하게 하시죠. 워낙 제사 안지내고 해서 특별히 명절이라고 해서 음식을 많이 하거나

손님이 많이 오시거나 하시지 않기에 명절 전날까지 가족들 먹을 음식 엄마와 제가 미리 다 준비해 놓고

명절 당일 남동생 내외가 와서 맛난게 먹이고 돌려 보내죠.

음식 먹고 난 후 설걷이는 남동생이 하거나 제가 하구요.

저희 엄마 올케가 부엌에 들어오면 큰일 나는줄 아시다 보니 저희 온가족 모두 당연히 그리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 아이들 답지 않게 속 깊고, 예의 바르고, 저희 부모님께 진심으로 잘 하는 우리 올케...

어찌 안 예뻐할수가 있을까요.

남동생 내외가 잡음없이 행복하게 오손도손 살아가는 모습 보여주는게 효도라는 생각에 저나 저희 언니나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동생네 연락 자주 안하고 살죠.

혹여라도 어려운 손 윗 시누들 전화나 문자에 올케가 스트레스 받을까 조심하죠.

제가 올케에게 전화하는 횟수가 일년에 한번정도 될까...

그래도 우리 올케 열심히 제게 안부 전화 하고 안부 문자 주고 하지요.

제가 결혼할때부터 시부모님이 안계셔서 한번도 시어미니를 경험해 보지 못했어요.

가끔 제게 시어머니가 계시다면 과연 우리 올케처럼 내가 할 수 있을까....생각해 보면 솔직히 자신이 없더군요.

마음 예쁘고 야무지고 착한 우리 올케....

동생과 오래 오래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길 마음속으로 기도 합니다.

쑥쓰러워 올케에게 못한 한마디....여기다 풀어 놔봅니다.

'올케....고마워...그리고 사랑해!'












IP : 59.13.xxx.27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6.16 1:06 PM (118.38.xxx.89)

    올케를 이뻐하시는 원글님의 마음이 더 예쁘네요^^

  • 2. 소설에나
    '09.6.16 1:08 PM (222.111.xxx.119)

    나올법한 그런집... 부러우면서도 그런집이 있을까 생각되요 부럽습니다

  • 3. ㅎㅎ
    '09.6.16 1:08 PM (220.83.xxx.119)

    부러울뻔 했는데 우리 올케도 님 올케랑 막상막하라... 반갑습니다.

  • 4. ..
    '09.6.16 1:12 PM (58.148.xxx.82)

    원글님뿐만 아니라 어머니
    그러니까 올케분 시어머니도 만만치 않네요, 뭐...
    다들...저런 모습이 보기 좋은 가족의 모습이네요.
    제가 보기엔 우리 집도 그런데...
    우리 올케 보기엔 어쩌려나 모르겠지만요.

  • 5. ..
    '09.6.16 1:14 PM (125.241.xxx.98)

    서로가 따뜻한 사람들이네요
    한쪽만 좋아도 안되는 일이거든요

  • 6. ..
    '09.6.16 1:24 PM (114.203.xxx.44)

    시집식구 들이 먼저 따뜻하게 맞아 주니 들어온 사람도 편하게 마음을 쓰겠지요
    새 사람에게 낯설은 환경도 힘들고 어색한데 안부전화하라 강요아닌 강요하고 매주 얼굴보자고 먼길 오라하고....... 이것 저것 요구부터 하는 시집도 많답니다.
    먼저 따뜻한 마은 내 밀어주는 원글님댁이 좋아보여요

  • 7. 시부모님
    '09.6.16 1:26 PM (124.139.xxx.2)

    올케도 넘 이뿌지만,,,
    시어머니도 정말 좋으신분같으네요...
    흐뭇해요...^^

  • 8. 요즘
    '09.6.16 1:26 PM (124.216.xxx.136)

    며느리는 며느리라기보다
    딸과같다고 하는게 더 맞는거 같아요.
    시엄마한테 찰싹 달라붙어서
    엄마 이뻐요 사랑해요 쪽쪽쪽 그러니 얼마나 이쁘겠어요^^
    저도 올케를 보면 너무 이쁘답니다.

  • 9. 나나잘하자
    '09.6.16 1:35 PM (59.30.xxx.234)

    조건,물론 중요하지요.
    그러나 조건의 base가 따뜻한 마음과 이해심이 아닐까 싶네요.
    난 시집에 이렇게 이렇게 했는데 친정올케는 왜 나만큼 안하나.
    그러니 가르치고 혼내야겠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데
    생판 낯선 시집에서 사실 요즘 여자라고 입에 행주 물고 싱크대에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못하고 미숙해도 원글님댁처럼만 하시면
    인두껍 쓴 인간인데 마음이 안 통하겠습니까.
    시집이 무슨 권력이고 남자가 무슨 권력이라고 군림하려드니 문제죠.

    깝깝한 글들만 읽다가 이렇게 훈훈한 글을 읽으니 맘이 좋네요.

  • 10. 염장을 지르시는 군
    '09.6.16 1:39 PM (122.32.xxx.57)

    부럽다 못해 심술이 납니다.
    얼마나 복이 많으시면 그런 올케를 얻었을까요?
    물건이면 갖다 버리고 싶을 만큼 형편없는 우리집 싹퉁바가지와 너무도 비교가 돼 부럽다 못해 속상합니다.
    여기다 털어 놓고 싶어도 너무 창피해 말도 못꺼내는 데
    너무도 이쁜 올케가 있다니 그저 부럽군요.

  • 11. 지리산숲길
    '09.6.16 1:52 PM (59.19.xxx.215)

    많이 배우고갑니다 그런올케 됄려고 하는데 잘 안돼요

  • 12. ..
    '09.6.16 2:02 PM (211.108.xxx.17)

    시어머니 부럽습니다.
    우리 어머닌 저 가면 부엌일 올스톱인데..
    주말에 가면 보통 다섯끼 먹을 장 봐서 갑니다. 시누네까지 온 식구..

  • 13. 이라이자
    '09.6.16 2:37 PM (218.50.xxx.223)

    으,,,부러우면 지는거당..ㅋㅋㅋ

  • 14. 울 시어머닌
    '09.6.16 2:39 PM (119.196.xxx.239)

    차막혀 2~3시간 거리를 5~6시간만에 와도 힘들지? 좀 쉬어라! 하는 소리도 없이 오자마자
    앞치마들고 서서 일하라 하십니다.
    천국과 지옥차이...

  • 15. DD
    '09.6.16 3:20 PM (118.176.xxx.242)

    저도 나중에 올케 생기면 원글님 같은 시누이가 되고 싶어요...
    글 읽고 마음이 참 따뜻해졌어요.

  • 16. ...
    '09.6.16 3:38 PM (121.166.xxx.180)

    집에 사람이 참 잘 들어왔네여~
    이래서 자기 귀염은 자기가 받는다고 하지여~^^

  • 17. 주고받는 정
    '09.6.16 3:56 PM (124.53.xxx.89)

    정이죠. 정은 주고 받아야 커지는 거죠.
    보기 좋네요.
    올케분도 좋은 분이지만 시어머님도 무척 좋은 분이시네요.
    며느리가 뭘 하면 <당연히 해야지. 이정도 했다고 무슨 생색이냐>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 18. 반대로...
    '09.6.16 6:28 PM (113.10.xxx.90)

    전 올케분보다 님 가족이 더 좋아 보입니다
    잘하려는 올케들은 참 많습니다
    그런데 잘하려는 올케를 만만하게 보고 더 우습게 만들고
    장난치는 시댁도 있어요

    더 길들이려고 하구요
    더 하라고 하구요

    나중에 폭발하고 나면...그제서야 깨갱!!!하고 사람 대접 해줍니다
    전 님 가족이 더 좋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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