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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시민지국' 경향신문 판교지국을 가다

.. 조회수 : 410
작성일 : 2009-06-12 01:17:14

최초의 '시민지국' 경향신문 판교지국을 가다  
[르포] 진알시 회원이 지국장 … 회원들이 매주 거리서 홍보 캠페인

2009년 06월 10일 (수) 14:43:47 안경숙 기자 ( ksan@mediatoday.co.kr)  


6월4일 오후 3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송현초등학교 앞. 남학생 두 명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학교 앞 길거리에 차려진 파라솔 아래로 들어선다. “아저씨, 솜사탕 주세요.”

정장 바지에 넥타이까지 매고 솜사탕 기계 앞에 서 있던 ‘아저씨’는 웃으면서 “너희들 왔구나. 잠깐만 기다려”하고는 나무막대기를 휘휘 돌려 솜사탕을 만든다. 크고 둥그렇기보다는 타원형에 가까운 게, 솜사탕 모양이 시원찮다. 아이들은 솜사탕 크기에는 관심없는 듯 자전거를 한 켠에 세워놓고 ‘아저씨’ 주변으로 몰려와 재잘대기 시작한다.

“아저씨, 나 이거(솜사탕) 먹고 체육시간에 달리기 1등 했어요” “아저씨, 여기 매일 오면 안돼요?” “학교 앞에서 솜사탕 먹었다고 엄마한테 자랑했어요” “지난번에 아빠랑 지나가면서 여기 봤는데”

    
  ▲ 경기도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진실을 알리는 시민'회원들이 지난 4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삼광동 송현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에게 솜사탕을 나눠주며 '경향신문 알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이들의 수다는 솜사탕을 두 개씩 먹을 때까지 이어졌다. 학원에 갈 시간이라며 다시 자전거에 오르는 아이들에게 ‘아저씨’는 “이거 먹고 나서 꼭 이 닦아야 해. 알았지?” 당부한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은 솜사탕값을 치르지 않고 가버렸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아이들, 솜사탕을 받고 어른들과 얘기를 나누다 모두 그냥 가버린다.

그렇다. 여기는 아이들이 하굣길에 들러 솜사탕을 먹으며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수다를 떨다가 그냥 가도 아무도 탓하지 않는, 경향신문 판교지국의 거리 캠페인 현장이다. 하지만 탁자 위에 놓여 있는 그날치 경향신문과 위클리경향 특별판이 아니면, 캠페인의 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다.

경향 판교지국은 한국 최초의 ‘시민 지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경기도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진실을 알리는 시민'회원들이 지난 4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삼광동 송현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에게 솜사탕을 나눠주며 '경향신문 알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국장 박용기(33)씨는 경향과 한겨레를 구매해 시민들에게 배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진실을 알리는 시민’의 회원이다. 박 지국장은 “경향신문의 경우 단독으로 운영되는 지국이 없고 대부분 조선·중앙·동아일보 등과 묶여있는 겸임 지국인데, 겸임 지국의 실태를 보면 조중동이  지국장들에게 확장에 대한 압력을 세게 넣어서인지 시간이 지나면 경향 구독 가정이 조중동 독자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며 “조중동이 신문 시장을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독 지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문 배달은 박 지국장이 맡고 있지만, ‘참언론’을 알리는 유인물 삽지나 판촉 등은 성남에 거주하는 진알시 회원들의 몫이다. 박 지국장이 “이 분들(판촉 활동을 벌이는 진알시 회원들)이 모두 지국장”이라며 별도의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향 판교 지국의 ‘판촉 현장’은 독특하다.

먼저, 신문 판매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금 봉투’가 없다. 아파트 단지나 재래시장 입구에서 만 원짜리나 백화점 상품권을 펼쳐 보이며 “아주머니, 신문 하나 보세요. 지금 신청하시면 1년 공짜로 넣어 드리구요, 현금도 드려요”라고 외쳐대는 판촉요원이 없다. 경품이라면 그저, 오가는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솜사탕과 그날치 경향신문이 전부다.

판촉 부스를 찾는 사람들이 어른보다는 신문구독에 관한 권한이 없는 아이들이 더 많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이상화(33)씨는 “신문 자체에 대한 불신이 큰 데다 오가는 사람을 붙잡고 ‘신문 좀 봐 달라’고 하는 판촉 행태에 대해서도 시민들이 느끼는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판교 지역에는 2000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있지만 이 가운데 신문을 구독하는 가구가 400~500가구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국의 구독률이 36.8%(2006년 기준)이니, 평균 구독률보다 동판교 지역의 구독률이 훨씬 낮은 셈이다.  

박 지국장은 “신문에 대한 불신이 깊다 보니 시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신문을 보라’고 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솜사탕을 나눠주며 ‘부모님께 경향신문을 보여드리라’고 부탁하는 방법을 택했다”며 “판촉이라기보다는 경향신문을 알리는 홍보 캠페인인 셈”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솜사탕을 고른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이름이나 주소를 적게 하지 않는 등 강제력이 없는 것도 아이들이 부담 없이 부스를 찾게 된 요인이다.

오승주(33)씨는 “신문 자체에 대한 반응이 너무 안 좋아서 일단은 이미지 제고 작업을 하는 중”이라며 “부수가 당장 늘거나 하지는 않지만 교육에 민감한 지역이다 보니 아이들과 대화를 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른들과도 접촉할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동판교 지역에 2011년까지 도서관 건립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조만간 ‘이동 도서관’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4월부터 매주 두 차례 거리 캠페인을 시작한 것과 별도로, 이들은 야탑역과 서현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에서 경향과 한겨레,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하려는 미디어 관계법의 실체를 알리는 유인물 등을 매주 1000부 가량 시민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처음 시작했으니,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  

‘돈 받고는 못하는’ 자원봉사 활동인데, ‘압력’까지 있었다.

한 달 전, 구청에서 판촉 부스를 차리는 것이 불법 도로점거라며 철거를 요구했다. 인근의 상가 분양 판촉이나 교회 홍보 부스는 내버려둔 채, 경향 부스만 치우라고 하는 게 억울하기도 했지만, 이후부터는 일단 집회신고를 하고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단 씨앗을 뿌리고, 판교지국을 성공시켜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가야죠. 그럼 언젠가는 경향신문을 구독하는 독자가 늘어날 테고, 그렇게 되면 세상도 변하지 않겠어요?”

글·사진=성남·안경숙 기자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0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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