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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정신과치료?

우울증? 조회수 : 736
작성일 : 2009-06-09 11:43:53
저 아래 아이가 밉고, 말이 곱게 안 나간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남들이 볼 때는 어떻게 자기 자식인데 그러냐... 생각하시겠죠.
하지만 전.. 너무 이해가 갑니다.
이해하고 싶지 않지만 이해가 가요.

7살 아들이 있는데, 제가 그 아이에게 그렇게 대합니다.
엄마의 사랑이 고파서 매일 저한테 파고드는데, 저는 밀쳐내기만 해요.
핑계는 많죠.
일해야 한다, 집안일 해야 한다,
동생(5살) 달래야 한다(유치원에 막 다니기 시작해서 피곤한지 떼를 많이 쓰거든요).

이런 고비가 전에도 한 번 있었어요.
동생을 보고 나서-3돌~4돌 사이에요.
예민한 아이였는데, 잠을 거부하고 밤만 되면 서럽게 우는 거예요.
아침이면 출근하는 아빠 붙들고 출근하지 말라고 울어대고.

그 때처음 아이에게 손을 댔었습니다.
아빠 따라간다고 문 열고 나가는 거 막으려고 베란다에 가두기도 했고요ㅠ ㅠ
..그리고 처음 알았어요. 아이를 때리면 이렇게 아픈 거구나.
때린 내 손이 아프고 아파서...
이건 정말 아니다, 많이 반성하고 그랬지요.

어린이집, 유치원 같은 곳을 다니면서 간신히 관계를 회복했었는데-
그 악순환이 다시 시작되려 합니다.

잠 드는 것도 어렵고, 잠이 들었다가도 중간에 깨면-
아빠가 회식 있는 날이면 "아빠가 보고 싶다. 아빠한테 데려다 달라"며 1-2시간을 웁니다.
아빠가 집에 있어서 아빠가 달래면 "엄마를 사랑해서 그래. 엄마 보고 싶어."하면서 또 1-2시간을 웁니다.

방을 마련해줘서 요새 자기 방에서 재우고 있거든요.
안방에 데리고 오면 그래도 좀 잠잠해지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아빠 출근하지 말라고 매달리고 생떼를 쓰는 건 어떻게 달랠 도리가 없습니다.

이렇게 지옥 같은 밤을 보내면-
참 살기가 싫어져요.

제가 집에서 일을 하는 사람인데(재택근무)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내가 일을 한답시고 피곤해지쳐서 애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건 아닌가,
일 때문에 피곤하다고 애들한테 날카롭게 대하는 건 아닌가-자책만 하게 됩니다.
(밤샘을 많이 하거든요....)

시댁과 남편이라는 요소도 작용을 하고,
제가 피곤한 것도 한 몫 하고-
다 아는데 개선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시댁은 개선의 여지가 없고, 일 때문에 바쁜 남편한테 더 기대할 건 없고,
가정형편 때문에 제가 일을 그만둘 수는 없고요.)

오전에 애 둘 유치원 보내면-
정말 X줄 타게 바쁘게 일을 합니다.
오후에 오면 조금이라도 놀아주려고.
하지만.... 그보다 제게 필요한 건 부모교육이나 정신과 치료가 아닌가...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오늘 아침에는 아이를 울리지 않고 유치원에 보냈지만
오늘 밤, 내일 새벽.. 또 어떨지 겁부터 납니다.
아이에게 소리지르고 손을 댈까봐 겁도 나고요.

너무 갑갑하고 힘들어서... 시국이 이런데도 이런 글을 올리네요.
조언 부탁드릴게요.
IP : 218.50.xxx.20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6.9 11:56 AM (58.122.xxx.229)

    그게 악순환의연속일겁니다 .엄마가 심리적으로 여유롭고 안정적이면 아이들은 그렇게 보채고 불안해하고 그런 현상을 안보이거든요 .
    나이가 다섯살 일곱살이면 그렇게 힘들어할 시기도 아닌데 안타깝네요 .

  • 2. 다행히
    '09.6.9 12:03 PM (116.125.xxx.21)

    엄마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서
    호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아마도 님의 마음에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받는
    상처가 있는 게 아닌가요?
    그 상처를 치료 받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직접 부모님과 대면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겠지요.
    그게 우선 순위고
    그게 해결 되면 자연스럽게 아이와의 관계도
    회복 될 것 같아요.

  • 3. 원글
    '09.6.9 12:07 PM (218.50.xxx.204)

    네. 사실은 그렇습니다.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있는데- 그걸 자꾸 아이에게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악순환의 고리가 무섭습니다.
    '대물림', 이게 가난만 되물림되는 게 아니더라구요.

    부모님과는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닌 것 같고
    (이제 연세도 많으시고.. 이제 와서 풀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냥 제 안에 쌓인 응어리여서요.)
    심리상담을 받는 게 낫겠네요.

    ...부모에게 받은 상처-도 원인 중 하나인 걸 알았지만 일부러 안 적었었는데
    딱 지적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 4. 재택근무..
    '09.6.9 12:11 PM (211.213.xxx.75)

    정말 힘들죠.
    저도 재택근무 했었는데, 스트레스로 인해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많이 피폐해지더라구요.
    일단 몸을 좀 편히 해보시면 나아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봅니다.

  • 5. ....
    '09.6.9 12:27 PM (222.109.xxx.141)

    저는 아빠와의 관계가 안 좋아 우리 큰아이한테 함부로 대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제 자신이 너무
    미워 눈높이 낮추고 아이에게 공감 해주려 합니다...

  • 6. 사랑이 고픈거죠
    '09.6.9 2:49 PM (122.100.xxx.73)

    그 아이는 엄마가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를 알면 바로 치료되는 거예요.
    7살..그 얼마나 사랑스러울 나이인데..안타깝네요.
    저도 아이 7살때 미운짓해서 혼내주고 했지만(남아)
    대부분은 이뻐서 미칠 지경이였는데요.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시는거 같아요.
    단순한거라도 계획을 세우셔서(하루에 열번 뽀뽀한다든지.간지럼하며 장난쳐주기라든지)
    하나씩 실천해 보세요.
    아이라서 상처들 금새 아물어요.
    항상 어른이 문제지.

  • 7. 원글
    '09.6.9 3:51 PM (218.50.xxx.204)

    덧글들 감사합니다.
    참.. 낳는다고 다 부모가 아닌데,
    이렇게 모자란 엄마한테 와 준 아이들이 참 고마운데..
    몸이, 입이 잘 따라주지 않네요.

    덧글들 읽으며 아이 얼굴 떠올리며 아이 사진 보며 많이 울었어요.
    그랬더니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 같아요.
    조금씩 풀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8. 저도경험이요
    '09.6.9 5:03 PM (116.40.xxx.143)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혼자 해결해야 할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고 봐요
    내가 받은 상처가 그분들께는 기억도 나지않는 사소한 일인 경우가 참 많더라구요

    상처의 대물림....
    저는 이렇게 내 맘대로 통제되지 않는 순간의 저를 조상신에게 씌었다라고 얘기하곤 했어요
    제 아이도 상처 많이 받고 자라다가 그래도 지금은 많이 밝아졌어요
    저 역시 제 상처를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방황하다가 지금은 많이 안정되었구요

    대물림이구나.... 큰일나겠구나....를 느끼는 것이 중요한데, 이미 하셨으니 힘 내세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이제부터 조금씩이라도 더 좋은 방법을 배워나가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용기를 내야 할 때도 많겠지만, 원글님을 위해서 꼭 상담이나 부모교육 받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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